헤어진 여친에게 카톡 몇 번 보냈다고 스토킹 잠정조치 나왔어요
사건 개요
오래 만나던 사이일수록 이별은 한 번에 정리되지 않습니다. 헤어지자는 말을 들은 뒤에도 미련이 남아, 혹은 마지막 인사라도 제대로 하고 싶은 마음에 며칠 사이 카카오톡을 몇 번 보낸 것뿐인데, 어느 날 경찰서로부터 연락을 받고 법원의 잠정조치 결정문을 마주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미안하다", "한 번만 만나서 얘기하자", "잘 지내니" 정도의 메시지 서너 통을 보낸 것이 전부인데, 접근금지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가 함께 적힌 결정문을 받아 들면 당황스러움을 넘어 억울함을 느끼는 분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상담을 청해 오시는 분들의 상당수가 "때리거나 찾아간 것도 아니고, 문자 몇 번 보낸 게 전부인데 왜 스토킹으로 취급받느냐"고 반문합니다. 그러나 법은 행위의 횟수만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이뤄진 접촉이, 객관적으로 볼 때 상대방에게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였는지, 그리고 그런 행위가 지속되거나 반복되었는지가 판단의 중심입니다(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더구나 잠정조치는 유죄를 확정하는 절차가 아니라, 수사·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피해자를 보호하고 추가적인 스토킹범죄를 막기 위해 법원이 예방적으로 내리는 보전처분입니다(같은 법 제9조). 그래서 정식 재판에 비해 소명의 정도가 낮고, 발령 속도도 빠릅니다. 억울하다고 손 놓고 있을 것이 아니라, 지금 어떤 절차를 밟고 있고 무엇을 다툴 수 있는지부터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보낸 메시지들이 "지속적 또는 반복적"이라는 스토킹범죄의 요건(제2조 제2호)을 충족하는지입니다. 대법원은 이를 단순히 물리적 횟수로만 따지지 않고, 행위자와 상대방의 관계·경위·행위 태양·전후 사정을 종합해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대법원 2023. 9. 27. 선고 2023도6411 판결). 둘째, 그 접촉이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이뤄진 것인지, 즉 상대방이 명확히 연락을 거부했는데도 계속했는지, 아니면 거부 의사가 분명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접촉이었는지입니다.
셋째, 메시지의 내용과 태양이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로 평가되는지입니다. 대법원은 상대방이 실제로 공포를 느꼈는지와 무관하게, 그 행위를 인식한 사람이라면 일반적으로 불안감을 가질 만한지를 객관적으로 본다고 밝히고 있어(위 2023도6411 판결), 메시지에 욕설·협박·감시성 표현이 있었는지가 특히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넷째, 잠정조치는 확정판결이 아니라 재범 우려와 피해자 보호 필요성에 대한 법원의 잠정적 판단이라는 점입니다(대법원 2023. 5. 18. 자 2022모1830 결정 참조). 이 성격을 이해해야 지금 이 결정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가 보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잠정조치 자체를 절차적으로 다투기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만으로는 잠정조치가 바뀌지 않습니다. 법이 마련해 둔 불복·변경 절차를 정확한 시점에, 구체적인 소명자료와 함께 밟아야 합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대응합니다.
1) 대화 전체 맥락을 재구성해 요건 충족 여부를 먼저 검토합니다.
결정문에는 보통 몇 건의 메시지가 문제된 것으로 적혀 있을 뿐, 그 전후 맥락까지는 담기지 않습니다. 발송 시점과 간격, 메시지의 실제 문구, 연애 기간 중의 평소 연락 빈도와 비교했을 때 이례적인 수준인지, 상대방이 이전에 명시적으로 "연락하지 말라"는 의사를 밝힌 적이 있는지를 카카오톡 대화 원본을 통해 정리합니다. 이 재구성으로 "지속적·반복적" 요건이나 "의사에 반해"라는 요건이 실제로 충족되는지를 먼저 냉정하게 짚어 봐야, 이후 어떤 절차로 다툴지 방향이 정해집니다.
2) 항고 기간 7일을 놓치지 않습니다.
잠정조치 결정에 법령 위반이나 중대한 사실 오인, 또는 결정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사정이 있다면 항고할 수 있는데, 그 기간은 결정을 고지받은 날부터 7일 이내로 매우 짧습니다(제12조). 이 기간이 지나면 결정이 그대로 확정되므로, 상담을 받고 나서 움직이면 이미 늦는 경우가 실제로 많습니다. 결정문을 받은 즉시 소명자료를 정리해 항고장을 준비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3) 항고 시기를 놓쳤거나 사정이 바뀌었다면 변경·취소 신청으로 대응합니다.
항고 기간이 지났거나, 잠정조치 이후 상황이 안정되어 재범 우려가 낮아졌다고 볼 사정이 생겼다면, 스토킹행위자 본인이 직접 법원에 잠정조치의 취소 또는 종류 변경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제11조 제1항). 예컨대 접근금지·전기통신 이용 접근금지 조치를, 반성과 재발 방지 의사가 충분히 소명된다는 전제로 더 완화된 조치로 낮춰 달라고 다투는 방식입니다. 이때도 막연한 반성 표명이 아니라, 실제로 연락을 시도하지 않았다는 사실과 재범 위험이 낮다는 구체적 정황을 자료로 뒷받침해야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이어지는 형사수사 단계에서 처벌을 낮추기
잠정조치는 끝이 아니라 형사수사가 본격화되는 시작점입니다. 이 국면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이후 불송치·불기소 여부와 처벌 수위를 좌우합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 단계에서 다음을 챙깁니다.
1) 잠정조치는 예외 없이 준수합니다.
접근금지·전기통신 이용 접근금지 잠정조치를 위반하면, 원래의 스토킹행위 혐의와 별개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독립된 처벌이 추가됩니다(제20조 제2항). 억울함을 풀겠다고 상대방에게 사과 연락이라도 한 번 더 시도하는 순간, 스토킹 혐의를 다투는 것과 별개로 새로운 범죄가 하나 더 성립해 버립니다. 잠정조치 기간 동안은 어떤 경위로도 연락을 시도하지 않는 것이 가장 우선입니다.
2) 합의만으로 사건이 끝나지 않는다는 전제로 대응합니다.
2023년 법 개정으로 스토킹범죄의 반의사불벌 조항이 삭제되어, 예전처럼 피해자와 합의하고 처벌불원 의사만 받으면 사건이 자동으로 종결되던 구조가 아닙니다(개정 전 제18조 제3항 삭제). 그래서 합의서 한 장에 의존하기보다, 재발 방지 서약, 심리상담·교육 이수, 진지한 반성 경위를 서면으로 정리해 수사기관에 제출하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가 있다면 그 역시 양형 참작 자료로 함께 제출하는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3) 요건 미충족 주장과 정상참작 주장을 함께 준비합니다.
"지속성·반복성"이나 "불안감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라는 요건이 애초에 충족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주된 방어선으로 세우되, 수사기관의 판단이 이와 다를 가능성에 대비해 초범이라는 점, 접촉 기간이 짧았다는 점, 물리적 접근이나 협박은 없었다는 점, 실제 피해가 경미했다는 점을 함께 정리해 둡니다. 이렇게 두 갈래를 함께 준비해 두어야, 수사 단계에서는 불송치·불기소를, 만에 하나 기소되더라도 재판 단계에서 선처를 받아낼 여지를 넓힐 수 있습니다.
결론
"몇 번 보낸 것뿐인데"라는 억울함은 이해할 만하지만, 스토킹범죄의 성립 여부는 횟수가 아니라 관계와 경위, 상대방의 의사, 메시지의 내용을 종합한 객관적 평가로 결정됩니다. 그리고 그 판단이 나에게 불리하게 굳어지기 전에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은, 결정문을 받은 날로부터 단 7일뿐입니다.
지금 잠정조치 결정문을 받아 들고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막하시다면, 항고 기간을 넘기기 전에 대화 내역과 경위를 정리해 대응 방향과 시점을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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