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피해로 살던 집이 경매나 공매에 넘어가면, 피해자에게는 크게 두 갈래 선택지가 주어집니다. 본인이 직접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그 집을 낙찰받거나, LH 같은 공공주택사업자에게 매입을 요청해 대신 나서게 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두 절차 모두 신고·요청 시한이 정해져 있고, 경매냐 공매냐에 따라 그 기준일 자체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시한을 넘기면 보증금을 자력으로 지킬 마지막 기회가 사라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이 정한 우선매수권의 요건과 신청 시기, LH 매입 요청 절차를 순서대로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전세사기피해자 우선매수권 — 누가, 어떤 요건으로 받을 수 있나
우선매수권은 전세사기로 보증금을 떼일 처지에 놓인 임차인이, 자신이 살던 집이 제3자에게 넘어가기 전에 그 집을 먼저 낙찰받을 수 있게 해주는 특별법상 권리입니다. 이 권리를 쓰려면 먼저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 제14조에 따라 전세사기피해자 결정을 받아야 합니다. 결정 없이 곧바로 법원이나 세무서에 우선매수를 신고할 수는 없고, 결정 절차가 전제됩니다.
같은 법 제3조는 결정의 요건을 정합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에 따른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전입신고)을 마치고 확정일자까지 갖췄을 것, 임차보증금이 5억원 이하일 것(위원회가 지역 여건을 고려해 2억원 범위에서 상향할 수 있습니다), 임대인의 파산·회생이나 임차주택의 경매·공매 개시 등으로 2인 이상의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가 발생했거나 예상될 것, 임대인이 보증금반환채무를 이행할 의도가 없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을 것을 모두 갖춰야 합니다. 반대로 보증보험 가입으로 전액 반환이 가능하거나, 대항력·우선변제권만으로 자력 회수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이 제도 자체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인도+전입신고+확정일자(임차권등기·전세권 설정도 포함)
임차보증금 5억원 이하(위원회 결정으로 최대 2억원까지 상향 가능)
임대인 파산·회생, 임차주택 경공매 개시 등으로 2인 이상 피해 발생·예상
임대인의 기망, 무자력자에 대한 주택 양도 등 고의성이 의심되는 사정
전세사기피해자 결정을 받지 못하면 우선매수권도, LH 매입 요청도 시작되지 않는다 — 모든 절차의 출발점은 제3조 요건 충족과 제14조 결정이다.
경매절차 우선매수권 — 매각기일까지 보증금 내고 신고해야
임대인이 대출금을 갚지 못해 집이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에 부쳐졌다면, 특별법 제20조가 적용됩니다. 전세사기피해자는 매각기일까지 민사집행법 제113조에 따른 보증을 법원에 제공하고, 최고매수신고가격과 같은 가격으로 우선매수하겠다는 신고를 할 수 있습니다. 만약 그 매각기일에 최고매수신고가격 자체가 없었다면(응찰자가 없었던 경우), 민사집행법 제97조에 따른 최저매각가격과 같은 가격으로 신고하면 됩니다. 이 신고가 있으면 법원은 재량 없이 그 피해자에게 매각을 허가해야 합니다.
여러 명의 피해자가 같은 물건에 대해 함께 우선매수를 신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가구주택처럼 한 건물에 세대가 여럿이고 그 건물 전체가 하나의 경매물건으로 묶여 있는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이때는 피해자들 사이에 별도 협의가 없으면 각자 변제받을 수 있는 임차보증금의 비율에 따라 나누어 매수하게 됩니다. 또한 피해자가 우선매수 신고를 하면 기존 최고가매수신고인은 자동으로 민사집행법 제114조의 차순위매수신고인 지위로 전환되므로, 피해자가 막판에 보증을 마련하지 못해 신고를 포기하더라도 낙찰 절차 자체가 무산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시세 3억원 상당의 아파트가 경매에서 2억 5천만원에 최고가매수신고가 나온 상황이라면, 피해자는 매각기일 당일까지 보증금을 준비해 2억 5천만원과 같은 가격으로 우선매수 신고를 하면 됩니다. 이 시점부터는 자금 마련이 관건이 되므로, 매각기일이 잡히면 곧바로 보증 조달 방법(자기자금, 대출, 공공주택사업자 연계 등)을 검토해 두어야 실제 신고 단계에서 시간에 쫓기지 않습니다.
경매의 우선매수 신고 기한은 매각기일 당일까지다 — 그날 보증을 제공하지 못하면 그 회차 경매에서는 우선매수 기회 자체가 사라진다.
국세·지방세 공매 우선매수권 — 매각결정기일이라는 다른 기준
임대인이 대출이 아니라 국세나 지방세를 체납해 집이 압류·공매로 넘어간 경우에는 근거 조문과 절차가 달라집니다. 국세징수법에 따른 공매라면 특별법 제21조, 지방세징수법에 따른 공매라면 제22조가 각각 적용됩니다. 두 조문 모두 공매보증(국세징수법 제71조) 또는 공매보증금(지방세징수법 제76조)을 제공하고, 최고가 매수신청인이 있으면 그 가격, 없으면 공매예정가격과 같은 가격으로 우선매수를 신청하는 구조는 경매와 비슷합니다.
다만 시한이 다릅니다. 경매는 '매각기일까지'가 기준이지만, 공매는 '매각결정기일 전까지'가 기준입니다. 매각기일(입찰이 이뤄지는 날)과 매각결정기일(낙찰을 확정하는 날) 사이에는 통상 며칠의 간격이 있어, 공매 쪽이 서류를 준비할 시간을 조금 더 확보할 수 있는 편입니다. 그렇다고 여유를 부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매각결정기일을 넘기면 그 공매절차에서는 마찬가지로 우선매수 신청 자체가 불가능해지고, 관할 세무서장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기존 최고가 매수신청인에게 매각결정을 확정하게 됩니다.
경매(민사집행법) — 매각기일까지, 민사집행법 제113조 보증 제공
국세 공매(국세징수법) — 매각결정기일 전까지, 국세징수법 제71조 공매보증 제공
지방세 공매(지방세징수법) — 매각결정기일 전까지, 지방세징수법 제76조 공매보증금 제공
경매는 매각기일, 공매는 매각결정기일 — 임대인이 체납한 것이 대출금인지 세금인지에 따라 신고 기준일 자체가 달라진다.
LH 등 공공주택사업자에게 매입을 요청하는 절차
보증금을 마련하기 어렵거나 그 집을 계속 소유하고 싶지 않은 피해자라면, 본인이 직접 우선매수 신고를 하는 대신 특별법 제25조에 따라 LH 등 공공주택사업자와 사전 협의해 매입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매입 요청이 있으면 공공주택사업자는 민사집행법 제113조나 국세·지방세징수법상 보증 제공 없이도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개인 피해자가 당장 목돈을 마련하지 못해도, LH가 그 자리를 대신 채울 수 있게 만든 구조입니다.
매입을 요청받은 공공주택사업자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해당 주택에 대해 법원, 관할 세무서장,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경매절차의 유예·정지 또는 매각절차의 유예·정지·중지를 요청하거나, 이미 유예·정지된 절차의 속행을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절차 진행 속도 자체를 조율할 권한이 LH 쪽에도 주어지는 셈입니다. 매입을 요청받은 사실을 법원에 통보하면 법원은 매각기일을 그 공공주택사업자에게도 통지해야 하므로, 이후 절차는 피해자와 공공주택사업자가 함께 파악하며 진행하게 됩니다.
실무적으로는 경매나 공매가 개시된 직후, 되도록 빠른 시점에 LH와 사전협의를 시작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매입 여부를 결정하기까지 서류 검증과 현장 조사에 일정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매각기일이 임박한 뒤에야 협의를 시작하면 그 회차 절차 안에서 매입이 마무리되지 못할 위험이 있습니다.
전세사기피해자 결정문(제14조 결정 통지서)
임대차계약서, 확정일자 및 전입신고 확인 자료
경매·공매 개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법원·세무서 문서
배당요구 여부와 기존 채권 관계를 보여주는 자료
LH 매입 요청은 보증금 없이도 우선매수권을 대신 행사하게 하는 절차다 — 다만 매각기일이 닥친 뒤가 아니라 경공매 개시 직후 협의를 시작해야 시간 안에 끝난다.
LH가 사들인 뒤 — 우선공급과 최장 10년 거주 조건
공공주택사업자가 경매나 공매로 주택을 취득하면 공공주택 특별법상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하되, 그 주택에 살던 전세사기피해자에게 우선 공급할 수 있고, 피해자는 최장 10년까지 그 집에 거주할 수 있습니다. 취득 비용과 공공주택 특별법 제43조에 따른 통상 매입 방식으로 매입했다면 소요되었을 금액 사이에 차액이 생기면, 그 차액은 피해자가 부담할 임대료로 우선 사용됩니다.
차액이 거주기간 동안의 임대료보다 부족하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재정으로 추가 지원할 수 있고, 10년 거주기간이 끝나면 같은 조건으로 최장 10년을 더 연장하거나, 남은 차액을 정산금으로 지급받는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지원액의 총합에는 상한이 있습니다. 피해자가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을 행사해 이미 받은 금액과 임차보증금반환채권으로 변제받은 금액은 지원액 산정에서 제외되어, 같은 손해를 이중으로 보전받지는 않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LH 매입 후 우선공급은 최장 10년 거주를 보장하지만, 대항력·우선변제권으로 이미 받은 금액을 제외한 범위 안에서만 지원이 이뤄진다.
피해자 본인이 직접 살 것인지, LH에 맡길 것인지 — 경합할 때의 우선순위
피해자 본인의 우선매수 신고와 공공주택사업자의 매입 요청이 동시에 진행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이럴 때 최종 결정권이 누구에게 있는지가 중요한데, 특별법은 이를 피해자 본인 쪽에 둡니다. 전세사기피해자와 공공주택사업자가 모두 우선매수 신고를 한 경우, 피해자는 매각기일까지(공매라면 매각결정기일 전까지) 자기의 매수신고에 대해 매각을 허가해 달라는 취지의 신고를 별도로 할 수 있고, 이 신고가 있으면 법원이나 세무서장,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그 피해자에게 매각을 허가해야 합니다.
즉 LH가 매입 절차를 진행 중이더라도, 피해자가 마음을 바꿔 본인이 직접 소유권을 갖고 싶다면 그 의사가 우선합니다. 자금 여력이 있고 그 집에 장기간 거주하며 자산으로 보유할 계획이라면 본인이 직접 낙찰받는 편이 유리할 수 있고, 당장 목돈을 마련하기 어렵거나 소유보다 거주 안정이 급하다면 LH 매입을 통한 최장 10년 임대를 선택하는 편이 부담이 적습니다.
예를 들어 직장이 가까워 계속 그 지역에 거주할 계획이고 대출을 일으킬 여력도 있는 피해자라면 본인 명의 낙찰을 검토할 만하고, 반대로 보증금 손실만으로도 형편이 어려워진 피해자라면 자기 자금 없이 진행되는 LH 매입 쪽이 현실적인 선택지가 됩니다. 어느 쪽을 택하든 신고·요청 시한은 동일하게 매각기일 또는 매각결정기일을 기준으로 하므로, 결정을 미루다 시한을 넘기면 두 선택지 모두 잃게 됩니다.
LH가 매입을 진행 중이어도 피해자 본인이 매각기일까지 별도로 신고하면 그 의사가 우선한다 — 결정은 시한 안에서 피해자 몫으로 남아 있다.
신청 시기를 놓쳤다면 — 경매유예·정지로 시간을 버는 방법
아직 전세사기피해자 결정조차 받지 못했는데 매각기일이 코앞으로 다가온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위해 특별법 제17조는 경매유예·정지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전세사기피해자(제12조에 따라 결정을 신청한 상태의 임차인도 포함됩니다)는 법원에 매각기일 지정을 보류하거나, 이미 지정된 매각기일의 취소·변경 등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국토교통부장관도 위원회 심의를 거쳐 법원에 같은 취지의 협조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법원이 채권자와 채무자의 생활형편 등을 고려해 유예·정지를 결정하면, 그 기간은 유예·정지한 날의 다음 날부터 1년 이내이고, 사유가 해소되지 않았다면 법원 직권이나 피해자의 신청으로 연장도 가능합니다. 이 기간을 활용해 전세사기피해자 결정을 마치고, LH와 매입 협의를 진행하거나 본인 자금을 마련하는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법원의 재량 판단이지 당연히 인정되는 권리가 아니므로, 매각기일이 임박해서야 신청하기보다는 경매나 공매가 개시된 사실을 안 시점에 곧바로 신청하는 편이 인용 가능성을 높입니다. 유예·정지 여부가 불확실한 상태로 매각기일을 그냥 넘기면, 그 뒤에는 우선매수 신고나 LH 매입 요청을 할 기회 자체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경매유예·정지는 최대 1년(연장 가능)까지 시간을 벌어주는 제도이지 법원의 재량 판단이다 — 매각기일이 임박하기 전에 신청해야 인용 가능성이 높다.
자주 묻는 질문
Q. 전세사기피해자 결정을 받기 전에도 우선매수 신고를 할 수 있나요?
A. 우선매수 신고 자체는 원칙적으로 제14조에 따른 전세사기피해자 결정이 있어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결정이 나오기 전이라도 제12조에 따라 결정을 신청한 상태라면 제17조의 경매유예·정지는 신청할 수 있어, 결정이 확정될 때까지 시간을 버는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Q. 매각기일이 임박했는데 아직 결정이 안 났다면 어떻게 하나요?
A. 곧바로 법원에 경매유예·정지를 신청해 매각기일 자체를 미루는 것이 우선입니다. 유예·정지가 인정되면 그사이 전세사기피해자 결정을 받고, 이후 우선매수 신고나 LH 매입 요청 절차를 정상적으로 밟을 수 있습니다.
Q. LH에 매입을 요청하면 제 우선매수권은 없어지는 건가요?
A. 아닙니다. 매입 요청은 LH가 보증 없이 우선매수권을 대신 행사할 수 있게 하는 절차일 뿐, 피해자 본인의 권리 자체가 소멸하지는 않습니다. LH와 함께 신고가 이뤄진 경우에도 피해자가 매각기일까지 별도로 신고하면 본인에게 매각을 허가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Q. 경매와 공매의 우선매수 신고 기한이 다른가요?
A. 예, 다릅니다.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는 매각기일까지, 국세징수법·지방세징수법에 따른 공매는 매각결정기일 전까지가 기준입니다. 임대인이 체납한 것이 대출금인지 세금인지에 따라 근거 조문과 절차가 달라지므로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Q. 다가구주택처럼 한 건물에 피해 임차인이 여럿이면 우선매수권은 누구 몫인가요?
A. 여러 전세사기피해자가 같은 물건에 대해 함께 우선매수 신고를 하고 절차를 마치면, 피해자들 사이에 별도 협의가 없는 한 각자 변제받을 수 있는 임차보증금의 비율에 따라 나누어 매수하게 됩니다.
Q. LH가 매입한 주택에서 10년이 지나면 어떻게 되나요?
A. 공공주택 특별법 제49조에 따른 임대료 수준으로 최장 10년을 추가로 연장해 거주하거나, 매입 당시 발생한 차액에서 그동안의 임대료 지원액을 뺀 나머지를 정산금으로 지급받는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맺음말
전세사기 피해주택이 경매나 공매에 넘어가면, 우선매수권을 본인이 행사할지 LH에 매입을 요청할지부터 정해야 하고, 그 판단은 매각기일 또는 매각결정기일이라는 정해진 시한 안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경매인지 공매인지에 따라 기준일이 다르고, 본인 신고와 LH 매입 요청이 겹치는 경우에도 최종 선택권은 피해자에게 남아 있습니다. 시한을 넘기기 전에 전세사기피해자 결정부터 받아두는 것이 모든 절차의 출발점입니다.
수원지법 관할 사건을 포함해 경기남부 지역에서도 전세사기 피해주택이 경매·공매로 넘어가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매각기일이 잡히기 전에 자신의 대항력·우선변제권 순위와 우선매수 자격부터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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