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성희롱 신고인데 사내 조사 진술이 형사에서 불리한가요
직장 내 성희롱 신고인데 사내 조사 진술이 형사에서 불리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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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성희롱 신고인데 사내 조사 진술이 형사에서 불리한가요 

김강희 변호사


직장 내 성희롱 신고인데 사내 조사 진술이 형사에서 불리한가요


사건 개요


직장 내 성희롱을 당한 근로자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대개 회사에 신고하는 것입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1항은 누구든지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 사업주에게 신고할 수 있다고 정하고, 신고를 받은 사업주는 지체 없이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해야 합니다(같은 조 제2항). 그래서 피해근로자는 인사팀·조사위원회 앞에서 사건 경위를 진술서로 남기고, 면담에서 구두로도 여러 차례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게 됩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사내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이든 후든, 가해자의 행위가 강제추행(형법 제298조)에 해당할 만큼 무겁다고 판단해 경찰에 고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신고인은 새로운 불안에 부딪힙니다. "회사 조사 때 진술한 내용과 경찰에서 말하는 내용이 조금이라도 다르면 어떡하지", "가해자 측 변호인이 회사 조사 자료를 가져와 내 진술을 흔들면 어떡하지", "신고 과정에서 한 말 때문에 오히려 명예훼손이나 무고로 맞고소당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내 조사 진술 자체가 형사절차에서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진술이 시간이 지나며 경찰·검찰 진술, 나아가 법정 진술과 어긋나는 순간, 성범죄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증거인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흔들릴 위험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결국 관건은 신고 초기부터 사내 진술과 형사 진술을 하나의 일관된 서사로 관리했는가입니다.


핵심 쟁점


이 사안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사내 조사에서 작성한 진술서나 확인서가 형사절차에서 증거로 쓰일 수 있는지입니다. 형사소송법 제313조는 피고인 아닌 자가 작성한 진술서라도 공판에서 작성자 본인의 진술로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되면 증거로 쓸 수 있다고 정합니다. 즉 사내 진술서는 자동으로 형사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수사기관이나 상대방이 확보해 제출하면 본인의 법정 진술을 통해 증거화될 수 있는 자료입니다.

둘째, 사내 조사 과정에서 얻은 정보의 비밀유지 의무와 그 예외입니다.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7항은 조사자·보고받은 자 등이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반해 누설하는 것을 금지하고, 위반 시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같은 법 제39조 제3항 제1호의7). 다만 같은 항 단서는 "관계 기관의 요청에 따라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는 예외로 둡니다. 즉 수사기관이 정식으로 자료 제출을 요청하면 사내 조사 자료가 형사절차로 넘어갈 수 있다는 뜻이고, 신고인은 이를 전제로 진술을 관리해야 합니다.

셋째, 신고·진술 과정에서 신고인 본인이 무고나 명예훼손으로 맞고소당할 위험입니다. 형법 제156조 무고죄, 제307조 명예훼손죄가 그 근거로 거론되지만, 명예훼손은 적시한 사실이 진실이고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위법성이 조각되어 처벌되지 않습니다(형법 제310조). 사내 신고와 진술이 사실에 기반하고 직장 내 성희롱 근절이라는 공익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면 이 항변이 두텁게 적용됩니다. 이 세 지점은 서로 연결돼 있어, 초기 진술 관리가 부실하면 뒤로 갈수록 방어가 어려워집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사내 진술과 형사 진술을 하나의 서사로 정렬하기


신고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내가 예전에 한 말과 지금 하는 말이 다르게 보이는 것"입니다. 실제로는 기억이 왜곡된 것이 아니라 표현 방식이나 강조점이 달랐을 뿐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재판에서는 그 차이가 신빙성 공격의 빌미가 됩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진술을 관리합니다.

1) 최초 진술 단계부터 육하원칙으로 뼈대를 고정합니다.

사내 진술서를 쓰는 시점부터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떤 말과 행동을 했는지를 시간 순서대로, 추측이나 감정 표현을 배제하고 육하원칙에 따라 적도록 조언합니다. "불쾌했다", "성희롱당한 것 같다" 같은 평가성 문장보다 "○월 ○일 ○시경 사무실에서 어깨를 잡고 ○○라는 말을 했다"는 사실 진술이 뼈대가 되면, 이후 경찰·검찰 진술에서도 같은 뼈대 위에서 세부사항만 보태게 되어 불일치가 생길 여지가 크게 줄어듭니다.

2) 사내 진술서·조사보고서 사본을 반드시 확보합니다.

회사에 제출한 진술서, 조사위원회 면담 시 작성된 확인서, 조사 결과 통보서 등은 신고인 본인이 당사자로서 사본을 요청해 손에 쥐고 있어야 합니다. 이 사본이 있어야 경찰 진술을 준비하기 전에 본인이 먼저 스스로의 이전 진술과 대조할 수 있고, 수사기관이나 상대방이 그 자료를 제출했을 때도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미리 알고 대응할 수 있습니다.

3) 성립의 진정 국면을 염두에 두고 진술을 준비합니다.

형사소송법 제313조에 따라 사내 진술서가 증거로 쓰이려면 결국 신고인 본인이 법정에서 "내가 작성한 것이 맞고, 그 내용이 사실과 같다"고 확인해 주어야 합니다. 이는 상대방만을 위한 절차가 아니라, 신고인 스스로 진술의 일관성과 임의성을 뒷받침할 기회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법정에 서기 전 사내 진술서 원문을 다시 숙지하고, 표현이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그 이유(기억이 아니라 요약·생략의 차이였다는 점 등)를 스스로 설명할 수 있도록 준비시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무고·명예훼손 맞고소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기


신고 이후 가해자 측이 "허위 신고로 명예가 훼손됐다"거나 "무고다"라며 역공을 시도하는 경우가 실무에서 드물지 않습니다. 이 국면에서 신고인을 보호하는 것은 감정적 대응이 아니라, 애초에 진술이 어떻게 쌓여 있었는가입니다.

1) 확인되지 않은 부분과 확인된 사실을 분리해 진술합니다.

목격자의 증언, 문자·카카오톡·사내 메신저 기록, CCTV 등으로 뒷받침되는 부분과, 신고인의 기억에만 의존하는 부분을 구분해 진술서에 표시해 둡니다. 이렇게 하면 나중에 세부사항 일부가 다르게 확인되더라도 "허위 사실을 적시했다"는 무고·명예훼손 주장의 근거가 약해집니다.

2) 신고와 진술의 목적을 '공익성'에 부합하도록 기록해 둡니다.

형법 제310조의 위법성조각이 인정되려면 적시한 사실이 진실이고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어야 합니다. 사내 신고서·진술서에 이 신고가 개인적 감정이 아니라 직장 내 성희롱 재발 방지와 동료 근로자 보호를 위한 것이라는 취지를 자연스럽게 남겨 두면, 추후 명예훼손 공방에서 공익 목적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됩니다.

3) 비밀유지의무 위반 여부를 함께 살핍니다.

반대로 회사의 조사자나 보고받은 관계자가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신고인의 의사에 반해 퍼뜨렸다면, 이는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7항 위반으로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대상입니다(같은 법 제39조 제3항). 소문이 먼저 퍼져 신고인이 불리한 처지에 몰린 정황이 있다면, 그 유출 경로와 시점을 별도로 정리해 회사와 조사자의 책임을 함께 추궁할 수 있는지 검토합니다.


결론


사내 조사 진술은 형사절차와 동떨어진 별개의 기록이 아닙니다. 신고인이 처음 진술서를 쓰는 그 순간부터, 그 문장들은 이후 경찰·검찰·법정에서 그대로 다시 마주하게 될 자료입니다. 그러니 "회사에는 일단 이렇게 말해 두고, 나중에 자세히 정리하자"는 생각은 오히려 위험을 키웁니다.

사내 신고 단계부터 사실과 추측을 구분해 육하원칙으로 기록하고, 그 사본을 확보해 이후 절차와 대조하며, 신고의 공익 목적을 분명히 남겨 두는 것—이 세 가지를 처음부터 갖추었는가가 결과를 가릅니다. 지금 회사에 신고했거나 신고를 앞두고 있다면, 진술을 어떻게 남기고 어떻게 이어갈지 미리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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