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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유죄 후 신상정보 등록·공개·전자장치 부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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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유죄 후 신상정보 등록·공개·전자장치 부착 

안영진 변호사

2023년 강제추행 혐의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은 40대 회사원 J씨는 실형을 면하고 직장도 지켜내며 모든 상황이 일단락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판결 확정 직후, 관할 경찰서에 30일 이내로 신상정보를 제출하라는 통보와 함께 이듬해부터 매년 12월 31일까지 경찰서에 직접 출석해 사진을 촬영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형 집행유예로 사건이 종결된 줄 알았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았던 셈입니다. 

이처럼 성범죄 사건에서 유죄 판결이 확정되면 본형 외에도 신상정보 등록, 신상정보 공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이라는 세 가지 보안처분이 뒤따르며, 실질적으로는 형벌 이상의 제약과 불이익을 초래하곤 합니다. 

제가 쓴 책 『형사 변호사가 소개하는 성범죄 방어 지침서』를 바탕으로 유죄 판결 후 직면하게 되는 세 가지 제도의 실체와 이를 법리적으로 방어하거나 완화하는 방안을 짚어보고자 합니다.

첫 번째 제도인 신상정보 등록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에 따라 성범죄 유죄 판결이 확정된 자를 관리 데이터베이스에 등재하는 처분입니다. 여기서 규정하는 유죄 판결에는 징역형의 실형뿐만 아니라 벌금형, 선고유예, 집행유예가 전부 포함되므로, 형벌의 종류를 불문하고 성립합니다. 

등록 대상 범죄의 범위 역시 매우 포괄적이어서 강간, 유사강간, 강제추행, 준강간, 준강제추행을 비롯해 강간상해나 치상, 강간살인이나 치사, 위계나 위력에 의한 간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이 모두 들어갑니다.

아울러 13세 미만 미성년자나 장애인 대상 성범죄, 친족관계 성폭력, 공중밀집장소에서의 추행,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의 제작·배포·소지·시청 등 일상에서 성범죄로 분류되는 대다수 행위가 대상에 포함됩니다.

다만 예외적으로 벌금형 선고 시 등록 대상에서 제외되는 범죄군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성적 목적을 위한 공공장소 침입행위,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 등 입니다. 벌금형이 확정될 경우 신상정보 등록 대상에서 빠지므로 실무상 매우 중대한 감경 목표가 됩니다.

※ 성적 목적을 위한 다중이용장소 침입행위와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는 벌금형이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성폭력처벌법 제42조 제1항 단서에는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 제3항 및 제5항의 범죄에 대한 벌금형 제외 규정도 남아 있습니다. 다만 해당 범죄의 벌금형은 2020년 6월 2일 개정으로 삭제되었으므로, 현행법이 적용되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 배포·제공·광고·소개·전시·상영 및 구입·소지·시청 사건에서 벌금형을 통한 등록 제외를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만약 등록 대상자로 지정되면 판결 확정일부터 30일 이내에 관할 경찰서에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직업, 연락처 등의 기본 정보를 제출해야 합니다. 최초 제출 시 정면, 좌우 측면 상반신 및 전신 컬러사진을 촬영하며, 주소나 직업, 연락처 등에 변동이 생기면 20일 이내에 변경 사항을 신고해야 합니다. 또한 최초 등록 이듬해부터 매년 12월 31일까지 경찰서에 정기 출석하여 사진을 갱신 촬영해야 하고, 6개월 이상 국외에 머물기 위해 출국할 때는 사전 신고를, 입국 시에는 14일 이내 사후 신고를 마쳐야 하는 관리 의무가 부과됩니다.

두 번째 제도인 신상정보 공개는 경찰 내부 전산망에 비공개로 보관되는 등록 제도와 달리, 등록된 주요 신상정보를 인터넷 웹사이트 등을 통하여 일반 대중에게 열람하도록 조치하는 제도입니다. 공개 대상 범죄는 등록 대상보다 한정적이며, 주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나 강간, 강제추행 등 중대 성범죄에 집중됩니다.

공개 처분은 법원이 형을 선고하면서 부수하여 명령하는 형태로 결정되며, 재판부는 범죄의 유형과 경중, 재범의 위험성, 피고인의 연령과 직업 및 가정환경, 공개 처분으로 인해 피고인이 입게 될 불이익과 이를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을 종합적으로 비교 형량합니다.

판결 선고 당시 피고인이 아동이나 청소년에 해당하는 경우, 또는 신상정보를 공개해서는 안 될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예외적 요건 하에서는 공개명령이 부과되지 않습니다. 이 특별한 사정의 인정 범위는 엄격하게 해석되므로, 공판 과정에서 불이익의 과도함과 재범 위험성의 부존재를 치밀하게 변론해야 처분을 방어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제도인 전자장치 부착은 성범죄자의 재범 방지를 목적으로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신체에 착용하도록 명하는 보안처분입니다. 검사는 법정 청구 요건에 부합하면서 성폭력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인정되는 대상자에 한하여 법원에 부착명령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청구 요건은 징역형 실형 집행 종료 후 10년 이내에 재범한 경우, 과거 전자장치를 부착했던 전력이 있음에도 다시 성폭력범죄를 범한 경우, 성폭력범죄를 2회 이상 범하여 습벽이 인정되는 경우, 19세 미만의 미성년자를 상대로 범행한 경우, 신체적 또는 정신적 장애가 있는 사람을 상대로 범행한 경우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특히 미성년자나 장애인 대상 범죄는 초범이라도 청구 대상에 오를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됩니다. 법원이 명령하는 부착 기간은 통상 3년에서 20년 사이로 설정되며, 실무상 10년 이상의 장기 명령이 선고되는 빈도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검사의 부착명령 청구가 이유 없다고 판단하거나 본안 사건에 대해 무죄, 면소,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할 때, 혹은 벌금형을 선고할 때 청구를 기각해야 합니다. 

아울러 보호관찰을 병과하지 않은 상태에서 선고유예나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경우에도 부착명령 청구는 원칙적으로 기각 대상이 됩니다. 따라서 징역형의 실형을 면하고 집행유예나 벌금형을 이끌어내는 양형 변론이 전자장치 부착을 차단하는 결정적 분기점이 됩니다.

만약 부착명령이 확정되면 야간 외출 제한, 피해자 주거지 및 학교 등 특정 구역 접근 금지, 주거지 이탈 금지, 장치 훼손 금지, 보호관찰관 지시 순응 등 엄격한 준수사항을 이행해야 하며, 이를 위반할 시 전자장치부착법 위반 혐의로 별도 형사처벌을 받게 됩니다.

이러한 세 가지 보안처분을 실효적으로 방어하거나 감경하려면 철저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우선 무죄 판결을 받는 것이 모든 부수 처분을 원천 차단하는 가장 완전한 결과입니다. 공소사실을 인정해야 하는 사건이라면 벌금형이나 선고유예를 1차 양형 목표로 설정해야 전자장치 부착명령 기각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신상정보 공개명령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초범이라는 사실, 낮은 재범 위험성, 원만한 사회적·가족적 유대관계, 공개 처분으로 초래될 파멸적 사회적 불이익, 피해자와의 합의 및 실질적 피해 회복 노력을 정밀하게 소명해야 합니다.

부착명령은 검사의 청구로 개시되므로, 수사 및 공판 단계에서 재범 위험성이 없음을 명확히 증명하여 검사의 청구 자체를 저지하거나 법원의 기각 판결을 이끌어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성범죄 예방 교육 이수, 정신의학적 상담과 치료 이력, 가족과 지인의 탄원 등 실질적인 재범 방지 노력을 객관적 자료로 제출하는 변론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실제 판결 사례를 살펴보면 양형 방어의 중요성이 드러납니다(아래 사안은 하급심 판결례를 각색한 사안입니다).

지하철 내 카메라이용촬영 혐의로 기소된 30대 초범 남성 A씨는 촬영물의 유포 정황이 없고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한 점을 인정받아 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벌금형 선고로 전자장치 부착명령이 기각되었을 뿐 아니라, 관련 법조에 따라 신상정보 등록 대상에서도 완전히 배제되는 처분을 얻어냈습니다. 

회식 자리에서 직장 동료를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은 40대 남성 B씨는 초범인 점, 깊은 반성과 피해자와의 합의가 참작되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집행유예 선고를 통해 전자장치 부착은 기각되었으나 신상정보 등록 의무는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친족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50대 남성 C씨 사건에서는 법원이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면서도 가족의 선도 의지와 정신과 통원 치료 노력을 인정하여 신상정보 공개명령을 면제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초범이고 재범 방지 조치를 충실히 이행 중이어서 공개 처분을 부과할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성범죄 사건의 유죄 판결은 형벌 자체에 그치지 않고 신상정보 등록, 공개, 전자장치 부착이라는 항구적 사회적 제약을 동반합니다. 형기는 정해진 기한에 종료되지만 부수 처분으로 인한 사회적 배제는 훨씬 장기간 지속되므로, 형사 변호인의 조력을 초기부터 확보하여 사실관계와 양형 조건을 체계적으로 방어해야 합니다. 나아가 재범 방지 의지를 구체적 증빙으로 입증하고 양형 단계에서 등록·공개·부착 처분의 적용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전략을 수립함으로써 판결 이후 발생할 구조적 불이익을 최소화하는 방어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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