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고소인이 목격자를 회유한 카톡으로 증거위조 고발되나요
사건 개요
성추행으로 고소를 당한 상대방(피고소인) 측이 수사기관에 참고인 진술을 앞두고, 고소인이 당시 현장 근처에 있던 지인에게 보낸 카카오톡 대화를 확보해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내용은 대개 "그날 본 대로만 말해줘"에서 시작해 "굳이 자세히 말 안 해도 돼", "내가 힘들었던 거 알잖아, 좀 도와줘" 식으로 이어집니다. 고소인 입장에서는 억울함을 나눌 사람에게 사정을 전한 것뿐이라고 생각하지만, 피고소인 측은 이 대화를 캡처해 "목격자를 회유해 증거를 조작했다"며 증거위조로 맞고발합니다.
상담을 오는 고소인들은 대개 두 가지를 동시에 걱정합니다. 하나는 "이 카톡 때문에 내가 형사처벌을 받는 것 아닌가"라는 불안이고, 다른 하나는 "이 맞고발 때문에 원래 성추행 사건의 신빙성마저 흔들리는 것 아닌가"라는 불안입니다. 실제로 이런 맞고발은 그 자체의 유·무죄를 다투는 것을 넘어, 원 사건에서 고소인 진술의 신빙성을 깎으려는 전형적인 방어 전술로 쓰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목격자에게 진술을 부탁하거나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말해 달라고 요청한 카카오톡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증거위조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대화의 구체적인 문구와 이후 목격자의 행동에 따라 전혀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으므로, 감정적으로 "그럴 리 없다"고 넘길 문제가 아니라 문구 하나하나를 법리에 대입해 짚어야 합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판단을 가르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그 카카오톡 대화가 형법 제155조 제1항이 말하는 '증거위조', 즉 증거 자체를 새로 만들어 낸 것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목격자에게 진술을 부탁한 정도에 그치는지입니다. 대법원은 참고인이 수사기관에서 허위로 진술하는 것 자체는 증거위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오래전부터 밝혀 왔고(대법원 1995. 4. 7. 선고 94도3412 판결), 나아가 참고인이 허위의 사실확인서나 진술서를 작성해 제출한 경우에도 그것이 존재하지 않던 문서를 이전부터 있던 것처럼 새로 창조한 것이 아니라면 역시 증거위조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11. 7. 28. 선고 2010도2244 판결). 즉 "이렇게 말해줘"라는 부탁과 그에 따른 진술·진술서는 원칙적으로 증거위조죄의 '증거'를 위조한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둘째, 그렇다면 이 부탁이 다른 죄책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입니다. 목격자가 실제로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선서한 뒤 그 부탁대로 허위 증언을 했다면, 부탁한 사람은 위증교사(형법 제152조, 제31조)의 문제가 됩니다. 목격자를 아예 숨기거나 도피시켰다면 증거인멸 등의 죄(형법 제155조 제2항)가, 부탁의 방식이 회유가 아니라 협박이나 불이익을 암시하는 강요였다면 강요죄(형법 제324조)가 별도로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셋째, 애초 성추행 고소 사실 자체가 진실인지도 함께 도마에 오릅니다. 피고소인 측은 이 맞고발을 통해 "고소 자체가 허위였고 그래서 증거까지 조작한 것"이라는 무고(형법 제156조) 프레임을 짜려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사건의 승패는 "카톡을 보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 문구가 어느 지점에 있는지와 목격자가 실제로 무엇을 했는지에서 갈립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카카오톡 문구를 증거위조 요건에 정확히 대입해 방어선을 세우기
맞고발을 당한 고소인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감정적 항변이 아니라, 문제가 된 대화를 법이 정한 요건에 정확히 대입해 어느 지점에 있는지를 가려내는 작업입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런 사건에서 다음 순서로 대응합니다.
1) 대화 전문을 시간순으로 복원하고 목격자의 실제 진술과 대조합니다.
피고소인 측이 캡처 일부만 제출한 경우가 많으므로, 먼저 해당 대화방의 전체 흐름을 복원해 앞뒤 맥락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그 카톡 이후 목격자가 수사기관에서 실제로 진술한 내용을 진술조서와 대조합니다. 목격자가 부탁받은 문구를 그대로 옮기지 않고 자신이 실제로 경험한 대로 진술했다면, 카톡은 '부탁'에 그친 것이고 목격자의 진술은 여전히 목격자 본인의 진술로 남습니다. 이 대조 작업이 증거위조 프레임을 무너뜨리는 첫 단추입니다.
2) '진술 부탁'과 '문서 창조'를 구분하는 판례 기준으로 정리합니다.
앞서 본 대법원 판례의 핵심은, 목격자가 자신이 실제 경험한 사실을 그대로 말하거나 쓴 것이라면 그 내용이 결과적으로 고소인에게 유리하더라도 증거위조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반대로 목격자가 존재하지 않았던 사실확인서를 사건 발생 당시 작성된 것처럼 날짜를 조작하거나, 실제로는 없었던 목격 장면을 처음부터 만들어 낸 경우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카톡 문구가 "네가 본 대로 말해"인지, "안 본 걸 봤다고 말해"인지, "이 날짜로 써 줘"인지를 구체적으로 특정해 판례의 경계선 어느 쪽에 있는지를 밝힙니다.
3) 목격자를 다시 조사받게 해 진술의 자발성을 확인합니다.
목격자가 수사기관에서 "카톡 부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말했다"고 진술하면 상황이 불리해집니다. 그래서 목격자가 재조사를 받을 때, 부탁을 받은 사실과 실제 목격 사실을 분리해서 진술하도록—강요가 아니라 사실 확인 차원에서—정리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목격자 스스로 "부탁은 받았지만 말한 내용은 내가 본 그대로다"라는 점을 명확히 할수록 위조가 아니라는 결론에 힘이 실립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위증교사·강요·무고로 번질 위험까지 함께 관리하기
증거위조죄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안심할 단계는 아닙니다. 같은 카톡이 다른 죄명의 근거로 다시 쓰일 수 있기 때문에, 이 단계에서는 확산 리스크를 함께 차단합니다.
1) 목격자가 법정 증인으로 나설 가능성을 미리 점검합니다.
수사 단계의 참고인 진술과 달리, 목격자가 이후 재판에서 선서한 증인으로 증언하면 그때부터는 위증죄(형법 제152조)의 영역이 열립니다. 이 경우 카톡으로 특정 진술을 부탁한 사실이 위증교사(제31조)의 근거로 쓰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목격자가 증인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있는지, 그렇다면 카톡 부탁의 표현이 "사실대로 말해 달라"는 수준이었는지 다시 한번 짚어 교사의 고의를 부인할 근거를 준비해 둡니다.
2) 대화의 어조가 강요로 읽히지 않는지 확인합니다.
"도와달라"는 부탁과 "안 도와주면 곤란해질 거다"는 암시는 전혀 다른 죄책으로 이어집니다. 후자처럼 불이익을 암시하는 표현이 섞여 있다면 강요죄(형법 제324조) 프레임까지 추가될 수 있으므로, 대화 전체에서 그런 표현이 있는지 먼저 확인하고, 있다면 그 맥락(예를 들어 다툼 중 감정적으로 나온 말인지)을 함께 설명할 준비를 해 둡니다.
3) 무고 역풍에 대비해 원 고소 사실의 근거를 다시 정리합니다.
피고소인 측의 맞고발은 결국 "고소 자체가 허위였다"는 무고(형법 제156조) 주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는 카톡 문제와 별개로, 애초 성추행 사실을 뒷받침하는 자료—피해 당시 정황, 즉시 남긴 메시지나 신고 기록, 다른 목격자나 CCTV 등—를 다시 정리해 원 고소의 진실성을 흔들리지 않게 지켜야 합니다. 맞고발에 대응하는 동안 원 사건의 신빙성이 함께 무너지지 않도록 두 절차를 나란히 관리하는 것이 이 단계의 핵심입니다.
결론
목격자에게 진술을 부탁한 카카오톡이 있다는 사실 자체는, 판례가 정한 증거위조죄의 경계 안에서는 곧바로 처벌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부탁"과 "조작"의 경계가 대화 문구 하나에서 갈릴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같은 카톡이 위증교사·강요·무고 등 다른 이름으로 다시 문제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맞고발을 받았다면 대화 내용을 스스로 판단해 넘기지 말고, 문구 하나하나를 법리에 대입해 어디까지가 안전하고 어디부터가 위험한지를 먼저 가려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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