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로 유죄판결이나 약식명령이 확정되면 형이 끝나는 것으로 사건이 마무리됐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부터 별도의 의무가 하나 더 시작됩니다. 바로 신상정보를 관할경찰관서에 제출하고, 바뀐 내용이 있으면 다시 신고하며, 매년 사진 촬영을 위해 출석해야 하는 등록 의무입니다. 문제는 이 의무를 깜빡하거나 대충 처리했다가 원래 형량과는 완전히 별개로 새로운 징역형·벌금형을 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이 글에서는 누가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는지, 제출기한과 절차는 어떻게 되는지, 거짓 제출·미제출에는 실제로 어떤 처벌이 붙는지, 그리고 법원이 '정당한 사유'를 어떻게 판단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신상정보 등록대상자, 누가 되고 누가 제외되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 제42조 제1항은 강간·강제추행 등 등록대상 성범죄 및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한 일부 범죄로 유죄판결이나 약식명령이 확정된 사람, 또는 공개명령이 확정된 사람을 신상정보 등록대상자로 규정합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등록대상 여부가 선고받은 형의 무겁고 가벼움이 아니라 '어떤 죄명으로 유죄가 확정됐는지'로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벌금형에 그쳤더라도 등록대상 성범죄에 해당하면 원칙적으로 등록대상자가 됩니다.
다만 예외가 있습니다. 같은 조 단서는 제12조(성적 목적을 위한 다중이용장소 침입행위)와 제13조(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 그리고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3항·제5항의 일부 범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에는 등록대상에서 제외한다고 정합니다. 화장실 등 다중이용장소 침입이나 문자·SNS를 이용한 음란행위처럼 상대적으로 경미하게 처리될 수 있는 유형에 한해, 벌금형으로 마무리됐다면 등록의무까지는 지우지 않겠다는 취지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이 두 조문 외의 등록대상 성범죄는 벌금형이라도 등록의무가 그대로 발생합니다.
법원도 이 사실을 당사자가 모른 채 넘어가지 않도록 절차적 장치를 두고 있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42조 제2항은 법원이 등록대상 성범죄로 유죄판결을 선고하거나 약식명령을 고지할 때 등록대상자라는 사실과 제43조에 따른 신상정보 제출 의무가 있음을 반드시 알려주도록 정합니다. 판결 선고 시에는 구두 또는 서면으로, 약식명령 고지 시에는 통지사항이 담긴 서면을 송달하는 방식입니다. 즉 "몰랐다"는 사정이 통하기 어려운 구조로 이미 설계되어 있다는 뜻이고, 이 점이 뒤에서 살펴볼 '정당한 사유' 판단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등록대상자가 되는지는 선고받은 형이 아니라 어떤 죄명으로 유죄가 확정됐는지로 정해진다 — 벌금형이라도 등록대상 성범죄이면 원칙적으로 등록대상자가 되고, 제12조·제13조 등 일부 죄명만 벌금형일 때 예외적으로 제외된다.
기본신상정보 제출의무 — 확정 후 30일, 변경 후 20일
등록대상자가 되면 성폭력처벌법 제43조 제1항에 따라 판결이나 약식명령이 확정된 날부터 30일 이내에 자신의 주소지를 관할하는 경찰관서의 장에게 기본신상정보를 제출해야 합니다. 교정시설이나 치료감호시설에 수용되어 있다면 그 시설의 장에게 제출함으로써 이를 갈음할 수 있습니다. 제출해야 하는 기본신상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및 실제거주지
직업 및 직장 등의 소재지
연락처(전화번호, 전자우편주소)
신체정보(키와 몸무게)
소유차량의 등록번호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제출한 기본신상정보 중 일부가 바뀌면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변경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20일 이내에 그 사유와 변경내용을 다시 제출해야 합니다. 이사를 가거나 직장을 옮기거나 휴대전화 번호를 바꾸는 것처럼 일상적으로 흔히 벌어지는 일들이 전부 신고 대상이라는 뜻입니다. 또한 제4항에 따라 최초 제출한 다음 해부터는 매년 12월 31일까지 관할경찰관서에 출석해 정면·좌측·우측 상반신 및 전신 컬러사진을 새로 촬영해야 합니다. 제출은 한 번으로 끝나는 절차가 아니라, 등록기간 내내 반복되는 의무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제출의무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 최초 제출 후에도 변경정보는 20일 이내, 매년 사진 촬영은 12월 31일까지, 등록기간 내내 반복된다.
거짓 제출·미제출에 붙는 처벌 — 성범죄 본형과 별개다
이 의무를 어겼을 때 어떤 처벌이 따르는지는 성폭력처벌법 제50조 제3항에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정당한 사유 없이 기본신상정보를 제출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제출한 경우, 사진촬영 요구에 정당한 사유 없이 응하지 않은 경우(같은 항 제1호), 변경정보를 정당한 사유 없이 제출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제출한 경우(제2호), 매년 예정된 출석이나 촬영에 정당한 사유 없이 응하지 않은 경우(제3호) 모두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주목할 부분은 이 세 유형의 법정형이 동일하다는 점입니다. 애초에 아무것도 제출하지 않은 경우와, 사실과 다른 정보를 의도적으로 적어 제출한 경우가 같은 형량으로 다뤄집니다. 다만 실제 양형 단계에서는 단순 누락과 고의적 허위기재가 같은 무게로 평가되지는 않을 수 있고, 재범 여부나 반복성, 실제로 연락이 두절되는 등의 결과가 발생했는지가 구체적 형량을 가르는 요소가 됩니다.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것은, 이 처벌이 원래의 성범죄 사건과는 완전히 별개의 형사사건으로 진행된다는 사실입니다. 성범죄 자체는 이미 확정판결로 종결됐더라도, 등록의무 위반은 그 이후에 새로 발생한 별도의 범죄행위로 취급되어 별도의 수사와 기소, 재판을 거칩니다. 즉 "형을 다 살았는데 왜 또 형사사건이 걸리느냐"는 반응이 나올 수 있지만, 법적으로는 전혀 다른 사건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억울함을 줄일 수 있습니다.
미제출·거짓제출·촬영불응은 모두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며, 원래의 성범죄와는 별개의 새로운 형사사건으로 다뤄진다.
'정당한 사유' 판단기준 — 대법원 2018도2446 판결이 말하는 것
제50조 제3항이 처벌 대상으로 삼는 것은 어디까지나 '정당한 사유 없이' 제출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이 '정당한 사유'를 어떻게 판단할지에 관해 대법원 2019. 10. 17. 선고 2018도2446 판결이 중요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사안은 등록대상자가 휴대전화 번호를 바꾸면서 20일 이내에 변경신고를 하지 않아 기소된 사건이었습니다. 원심은 변경정보 미제출 자체로 유죄를 인정했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전화번호를 기본신상정보로 규정한 취지가 관할경찰서가 등록대상자에게 신속하게 연락할 수단을 확보하는 데 있다고 지적하면서, '정당한 사유'의 유무는 이 입법취지를 고려해 변경정보를 제출하지 않은 동기와 경위, 그로 인해 실제로 연락이 곤란해지는 결과가 발생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해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제출했던 주거지 전화번호와 직장 전화번호는 바뀌지 않아 여전히 연락이 가능했고, 휴대전화 번호변경 안내 서비스에 가입해 기존 번호로 걸려온 전화도 새 번호로 연결되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경찰관이 기존 번호로 전화했을 때 곧바로 변경된 번호를 안내받아 통화까지 이뤄진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대법원은 이런 사정에서는 정당한 사유 없이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이 판결이 주는 실무적 의미는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기한을 며칠 넘겼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자동으로 유죄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그럼에도 '정당한 사유'를 인정받으려면 실제로 연락이 끊기지 않았다는 사정, 즉 다른 경로로도 관할경찰관서가 연락할 수 있었다는 구체적 증거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입니다. 막연히 "깜빡했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고, 당시 상황을 뒷받침할 자료를 준비해야 방어가 가능합니다.
실무에서 걸리는 함정 — 이사·번호변경·서류 착오
실제 사건에서 반복적으로 문제가 되는 상황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이사입니다. 새로 이사한 곳에 전입신고는 마쳤지만, 그것이 곧 등록대상자로서의 주소변경 신고를 마쳤다는 뜻은 아닙니다. 전입신고와 신상정보 변경신고는 별개의 절차이고, 관할경찰관서에 별도로 변경정보를 제출해야 성폭력처벌법상 의무를 이행한 것이 됩니다. 둘째는 연락처 변경입니다. 앞서 살펴본 판례처럼 휴대전화 번호를 바꾸면 20일 이내 신고 대상이 되는데, 이사보다 훨씬 자주 발생하는 일이라 놓치기도 그만큼 쉽습니다.
셋째는 거짓 제출입니다. 실제 거주지와 다른 주소를 적어 내거나, 신체정보를 대충 기재하거나, 실거주하지 않는 곳을 주소로 신고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미제출은 '깜빡함'으로 설명될 여지가 있지만, 거짓 제출은 애초에 사실과 다른 정보를 의도적으로 써넣었다는 점에서 고의성이 뚜렷하게 드러나기 쉽고, 수사기관 입장에서도 훨씬 무겁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사 시 전입신고와 별도로 관할경찰관서에 주소변경 신고를 해야 함.
휴대전화·이메일 등 연락처 변경도 20일 이내 신고 대상.
실거주지와 다른 주소를 기재하면 미제출이 아니라 거짓 제출로 평가될 수 있음.
변경신고 접수증이나 제출 내역은 분쟁 대비를 위해 보관해 둘 것.
제출을 계속 안 하면 벌어지는 일 — 직권등록과 반복 처벌 가능성
정당한 사유 없이 신상정보를 끝내 제출하지 않는다고 해서 등록 자체가 무산되는 것은 아닙니다. 성폭력처벌법 제44조 제4항은 등록대상자가 기본신상정보나 변경정보를 정당한 사유 없이 제출하지 않은 경우, 법무부장관이 관계 행정기관의 장에게 조회를 요청해 필요한 사항을 직권으로 등록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이 경우 법무부장관은 등록일자를 밝혀 등록대상자에게 신상정보를 등록한 사실과 내용을 통지해야 합니다. 즉 본인이 제출을 거부하거나 방치하더라도 등록 자체는 행정기관의 조회를 통해 이뤄질 수 있고, 형사처벌과 등록 절차는 서로 다른 트랙으로 별도 진행됩니다.
또한 관할경찰관서의 장은 등록기간 중 일정 주기로 등록대상자와 직접 대면하는 등의 방법으로 등록정보의 진위와 변경 여부를 확인해 법무부장관에게 결과를 보고합니다(제45조 제7항). 등록기간이 30년인 경우 3개월마다, 20년 또는 15년인 경우 6개월마다, 10년인 경우 1년마다 이 확인 절차가 반복됩니다. 이 정기 확인 과정에서 미제출·거짓 제출 사실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고, 제43조 제4항에 따른 연례 출석·촬영 의무를 지키지 않으면 그 자체로도 별도의 처벌 대상(제50조 제3항 제3호)이 됩니다. 등록기간이 길수록 이런 확인 절차와 마주치는 횟수도 늘어나, 한 번의 실수가 아니라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위반 위험에 노출되는 구조라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등록기간까지 이어지는 부담 — 선고형이 무거울수록 길어진다
신상정보 등록기간은 원래 성범죄에서 어떤 형을 선고받았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성폭력처벌법 제45조 제1항은 등록기간을 네 단계로 나눕니다. 사형, 무기징역·무기금고 또는 10년을 초과하는 징역·금고형을 선고받은 경우는 30년, 3년 초과 10년 이하의 징역·금고형은 20년, 3년 이하의 징역·금고형이나 공개명령이 확정된 경우는 15년,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는 10년입니다.
이 구조가 의미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원래 사건에서 무거운 형을 선고받을수록 등록기간도 함께 길어지고, 그만큼 오랜 기간 반복적으로 제출·변경신고·출석촬영 의무를 이행해야 합니다. 벌금형에 그친 경우도 10년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이 의무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결국 신상정보 등록 위반 문제는 형사사건이 끝난 이후에도 상당 기간 이어지는 잠재적 리스크이고, 단 한 번의 누락이나 착오로도 형을 다 산 이후에 또 다른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닙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는 것 자체가 형사처벌인가요?
A. 아닙니다. 등록 자체는 행정적 성격의 의무이고, 등록대상자가 됐다는 사실만으로 처벌받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이후 제출·신고·출석 의무를 정당한 사유 없이 어겼을 때에 한해 별도의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Q. 제출기한을 며칠 넘긴 것도 무조건 처벌되나요?
A.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처벌 대상이지만, 대법원 판례에 따라 위반의 동기와 경위, 실제로 연락이 곤란해지는 결과가 있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개별적으로 판단합니다. 기한을 넘겼다는 사실만으로 자동 유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Q. 벌금형만 받아도 신상정보 등록대상이 되나요?
A. 등록대상 성범죄에 해당하면 벌금형을 선고받았어도 원칙적으로 등록대상자가 됩니다. 다만 성적 목적을 위한 다중이용장소 침입행위,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 등 일부 죄명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는 예외적으로 등록대상에서 제외됩니다.
Q. 제출한 정보에 단순 오탈자가 있으면 거짓 제출로 처벌되나요?
A. 거짓 제출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대로 제출했을 때 문제가 되는 것이므로, 단순 착오로 인한 오기는 고의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미제출·거짓제출죄와는 다르게 판단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착오였음을 뒷받침할 자료를 준비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 등록기간 중 이사를 여러 번 가면 그때마다 신고해야 하나요?
A. 그렇습니다. 주소가 바뀔 때마다 변경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20일 이내에 관할경찰관서에 변경정보를 제출해야 하며, 이는 등록기간 동안 반복적으로 적용되는 의무입니다.
Q. 이미 미제출로 처벌받은 적이 있는데 또 어기면 어떻게 되나요?
A. 각각의 위반행위가 별개의 범죄로 취급되므로 다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반복적으로 의무를 어긴 사정은 이후 양형에서도 불리한 정상으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맺음말
신상정보 등록 의무는 성범죄 사건이 끝났다고 해서 함께 종료되는 것이 아니라, 등록기간 내내 새롭게 시작되는 별도의 법적 의무입니다. 30일·20일이라는 기한, 매년 12월 31일까지의 출석 의무, 그리고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어겼을 때 붙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은 원래 사건의 형량과는 완전히 분리된 새로운 리스크입니다. "이미 형을 다 살았다"는 사정은 이 별도의 처벌을 막아주지 못합니다.
특히 등록기간이 15년, 20년, 길게는 30년까지 이어지는 경우 그 오랜 기간 동안 단 한 번의 누락으로도 새로운 형사사건에 휘말릴 수 있습니다. 수원지검 관할을 비롯해 등록대상자가 많은 지역에서는 실제로 변경신고를 놓쳐 기소되는 사례가 꾸준히 나오고 있으므로, 이사나 연락처 변경이 있을 때는 곧바로 관할경찰관서에 신고부터 마치고, 이미 수사나 기소가 진행 중이라면 당시 상황을 뒷받침할 자료부터 정리해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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