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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6개월 비워둔다는 임대인에게 권리금을 못 받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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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6개월 비워둔다는 임대인에게 권리금을 못 받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상가 임대차 계약이 끝나갈 무렵, 임대인이 임차인이 데려온 신규임차인과의 계약을 거절하면서 “당분간, 그러니까 1년 6개월 정도는 그냥 비워둘 생각”이라고 말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습니다.

실제로 상담을 하다 보면 임대인 쪽에서 “법에 1년 6개월 비워두면 권리금은 안 줘도 된다고 나와 있지 않느냐”는 식으로 말하며 신규임차인과의 계약 자체를 거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임차인은 “법이 그렇다니 어쩔 수 없다”며 수천만원, 많게는 억대에 이르는 권리금을 그대로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작 임대인이 그 약속을 지키지 않고 몇 달 만에 새 임차인을 들이거나 직접 영업을 시작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이 “1년 6개월 이상 영리목적으로 사용하지 아니한 경우”라는 예외 조항을 임대인이 거절 시점에 사유를 명확히 밝히고 실제로 그 약속을 이행한 경우에만 정당한 사유로 인정된다는 취지로 엄격하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정한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의무의 내용, ‘1년 6개월’ 조항이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는지, 그리고 임대인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때 어떤 절차로 대응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신규임차인과의 계약을 거절할 수 없습니다

임대차 종료를 앞둔 6개월 동안, 임대인에게는 권리금 회수기회를 보호할 의무가 있습니다.

권리금이란 상가에서 영업하는 임차인이 영업시설·비품, 거래처, 신용, 영업 노하우, 상가 위치에 따른 영업상 이점 등 유형·무형의 재산적 가치를 넘겨주는 대가로 받는 금전을 말합니다(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3). 임차인은 이 권리금을 임대인에게 직접 청구할 수는 없고, 자신이 데려온 신규임차인으로부터 지급받는 방식으로 회수합니다.

그런데 신규임차인과의 계약 체결권은 결국 임대인에게 있기 때문에, 임대인이 계약을 거절해버리면 임차인은 권리금을 받을 방법이 사라집니다. 이 때문에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는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 시까지,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과의 계약 체결을 거절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이 금지하는 행위는 신규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요구하거나 받는 행위,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막는 행위, 주변 시세보다 현저히 고액의 차임·보증금을 요구하는 행위, 그리고 정당한 사유 없이 계약 체결 자체를 거절하는 행위 네 가지입니다. 임대인이 “1년 6개월은 비워두겠다”며 계약을 거절하는 경우는 네 번째 유형에 해당하고, 여기서 말하는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는지가 실제 분쟁의 핵심 쟁점이 됩니다.

임대차 종료를 앞둔 6개월 동안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신규임차인과의 계약을 거절하면, 그 자체로 권리금 회수기회를 방해한 것이 됩니다.


2. ‘1년 6개월 비워두겠다’는 말만으로는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를 인정받으려면 거절 시점에 그 사유를 밝히고, 실제로 그대로 이행해야 합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2항은 몇 가지 경우에는 임대인의 계약 거절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것으로 봅니다. 그중 실무에서 가장 자주 문제되는 것이 제3호, ‘임대차 목적물인 상가건물을 1년 6개월 이상 영리목적으로 사용하지 아니한 경우’입니다. 겉으로만 보면 임대인이 “1년 6개월은 비워두겠다”고 말하기만 하면 곧바로 정당한 사유가 생기는 것처럼 읽히지만, 대법원은 이 조항을 그렇게 넓게 해석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이 조항이 임대차 종료 후 실제로 1년 6개월 이상 상가건물을 영리목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보고,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려면 임대인이 임대차 종료 시 그 사유를 들어 신규임차인과의 계약 체결을 거절하고, 실제로도 1년 6개월 동안 영리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2항 제3호에서 정하는 ‘임대차 목적물인 상가건물을 1년 6개월 이상 영리목적으로 사용하지 아니한 경우’는 임대인이 임대차 종료 후 상가건물을 1년 6개월 이상 영리목적으로 사용하지 아니하는 경우를 의미하고, 임대인이 다른 사유로 신규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절한 후 사후적으로 1년 6개월 동안 상가건물을 영리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위 조항에 따른 정당한 사유로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19다285257 판결).

즉 임대인이 거절 당시 “재건축 때문에”, “직접 쓸 계획이라서”처럼 다른 이유를 대놓고, 나중에 결과적으로 1년 6개월간 비워두었다고 해서 정당한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임대인이 거절 시점에 분명히 ‘1년 6개월 이상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유를 밝혔더라도, 이후 그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정당한 사유는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취급됩니다.

거절 시점의 말뿐인 약속이 아니라, 실제로 1년 6개월 동안 영업을 하지 않아야만 정당한 사유가 인정됩니다.


3. 임대인이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임대인이 1년 6개월을 채우지 않고 다시 세를 놓거나 직접 영업을 시작하면, 애초의 거절이 방해행위가 됩니다.

임대인이 1년 6개월을 채우기 전에 새로운 임차인을 들이거나 스스로 영업을 시작하면, 애초 계약 체결을 거절할 때 내세운 사유는 정당한 사유로 인정받지 못합니다. 이 경우 임대인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1항을 위반해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기회를 방해한 것이 되고,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집니다.

손해배상액은 무제한이 아니라 신규임차인이 임차인에게 지급하기로 했던 권리금과, 임대차 종료 당시의 권리금 중 낮은 금액을 한도로 정해집니다. 따라서 임차인 입장에서는 신규임차인과 권리금 계약을 미리 문서로 남겨두고, 종료 시점의 시세 권리금을 감정평가 등으로 입증할 자료를 확보해두는 것이 손해배상액을 온전히 인정받는 데 중요합니다.

이 손해배상청구권은 임대차가 종료한 날부터 3년 이내에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합니다. 임대인이 “비워두겠다”고 말한 뒤 실제로 언제 다시 영업을 시작했는지, 또는 다른 임차인을 언제 들였는지는 부동산등기부·사업자등록 현황·전기 및 수도 사용내역 등으로 뒤늦게 확인되는 경우가 많아, 3년의 시효 안에서도 가급적 빨리 자료를 모아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임대인이 스스로 밝힌 ‘1년 6개월 미사용’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그 순간부터 손해배상 책임이 되살아납니다.


4. ‘1년 6개월’ 말고도 정당한 사유로 인정되는 경우가 따로 있습니다

정당한 사유는 여러 유형으로 나뉘고, 유형마다 요건과 임대인이 증명해야 할 내용이 다릅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2항은 ‘1년 6개월 미사용’ 외에도 세 가지 경우를 정당한 사유로 인정합니다.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사람에게 보증금이나 차임을 낼 자력이 없는 경우, 그 사람이 임차인으로서 의무를 위반할 우려가 있거나 임대차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그리고 임대인이 직접 고른 신규임차인과 권리금 계약을 맺고 그 권리금을 이미 지급한 경우입니다.

한편 임대인이 재건축이나 철거를 이유로 신규임차인과의 계약을 거절하는 경우는 제10조의4가 아니라 제10조 제1항 제7호의 별도 요건, 즉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철거·재건축 계획을 구체적으로 고지했거나 건물의 노후·훼손으로 안전사고 우려가 있는 경우 등에 해당해야 합니다. ‘1년 6개월 미사용’ 조항과는 근거 조문과 증명해야 할 내용이 전혀 다르므로, 임대인이 재건축을 이유로 들었다면 그 계획이 계약 당시부터 구체적으로 고지됐는지를 먼저 따져봐야 합니다.

정당한 사유는 임대인이 주장·증명해야 하는 사항입니다. 임대인이 아무런 사유도 밝히지 않고 그냥 계약을 거절하기만 했다면, 그 자체로 정당한 사유 없는 거절, 즉 방해행위로 인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5. 신규임차인 주선부터 손해배상 청구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거절 시점의 정황과 그 이후 임대인의 실제 사용 여부를 기록해두는 것이 사건의 출발점입니다.

임대인이 신규임차인과의 계약을 거절했다면, 통상 ①임차인이 신규임차인을 주선하고 임대인에게 그 사실과 조건을 내용증명으로 통지 → ②임대인이 거절 의사와 그 사유를 밝히는지 확인 → ③임대인이 밝힌 사유가 정당한지, 이후 실제 이행 여부를 지켜보며 필요한 자료 수집 → ④정당한 사유가 없거나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이 확인되면 관할 법원(예를 들어 수원 지역 상가라면 수원지방법원)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임대인이 “1년 6개월은 비워두겠다”고 말했는데 그 약속이 지켜졌는지 의심된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임대인이 계약을 거절하며 어떤 사유를 들었는지, 그 사유를 언제·어떤 방식으로 밝혔는지부터 정리합니다.

  2. 거절 이후 해당 상가건물의 등기부·건축물대장, 사업자등록 현황, 전기·수도 사용내역 등을 통해 실제로 영업이 재개됐는지 확인합니다.

  3. 신규임차인과 주고받은 권리금 계약서·문자·통화 내역 등 주선 사실과 권리금 액수를 뒷받침할 자료를 확보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상가 권리금 분쟁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정당한 사유의 존부와 손해배상액 산정을 함께 검토해 실질적인 회수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상가 권리금 문제는 “그래도 임대인이 그렇게까지 말했으니 어쩔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권리금을 포기해야 했던 임차인 입장에서는 임대인의 거절 사유가 실제로 정당했는지, 그 약속이 지켜졌는지를 뒤늦게라도 따져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거절 당시의 통지 내용과 이후 상가 이용 현황을 확인할수록 손해배상 청구에서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실제로 상가를 비워둘 계획이 있는 임대인 입장에서도 “1년 6개월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거절 시점에 사유를 분명히 밝히고 그 계획을 실제로 지켜야 나중에 손해배상 분쟁을 피할 수 있습니다.

저는 권리금을 회수하지 못한 임차인과, 반대로 계약 거절의 정당성을 다투는 임대인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거절 시점의 사유와 그 이후의 실제 이행 여부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임대인이 “1년 6개월 비워둘 거니까 권리금은 포기하라”고 말하면 그대로 따라야 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거절 시점에 그 사유를 밝히고 실제로 1년 6개월 이상 영업을 하지 않아야 정당한 사유로 인정된다고 보고 있으므로, 말뿐인 약속만으로 권리금을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Q. 임대인이 1년 6개월을 채우지 않고 다시 세를 놓으면 어떻게 되나요?

A. 정당한 사유가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취급되어, 임대인이 신규임차인과의 계약을 거절해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Q.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 나오는 ‘6개월’과 ‘1년 6개월’은 같은 기간인가요?

A. 다릅니다. 6개월은 임대인이 권리금 회수기회를 보호할 의무를 지는 기간(임대차 종료 전 6개월부터 종료 시까지)이고, 1년 6개월은 그 기간이 지난 뒤 임대인이 실제로 상가를 사용하지 않아야 하는 별도의 기간입니다.

Q. 임대인이 재건축을 이유로 거절한 경우도 1년 6개월 조항이 적용되나요?

A. 아닙니다. 재건축·철거를 이유로 한 거절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1항 제7호의 별도 요건을 따르며, 계약 당시 철거·재건축 계획이 구체적으로 고지됐는지 등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Q. 손해배상 청구는 언제까지 할 수 있나요?

A. 임대차가 종료한 날부터 3년 이내에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하므로, 거절 이후 상가 이용 현황이 의심된다면 가급적 빨리 자료를 확보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Q. 임대인이 아무 이유도 말하지 않고 그냥 거절만 했다면 어떻게 되나요?

A. 정당한 사유는 임대인이 주장·증명해야 하는 사항이므로, 사유를 밝히지 않은 거절은 그 자체로 정당한 사유 없는 거절, 즉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행위로 인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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