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고로 역고소하려면 무혐의 결정문 외에 뭘 준비해야 하나요
무고로 역고소하려면 무혐의 결정문 외에 뭘 준비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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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고로 역고소하려면 무혐의 결정문 외에 뭘 준비해야 하나요 

김강희 변호사


무고로 역고소하려면 무혐의 결정문 외에 뭘 준비해야 하나요


사건 개요


고소를 당해 오랜 기간 조사를 받다가 마침내 혐의없음(무혐의) 결정을 받아 든 분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상대방을 무고로 역고소하는 일입니다. 근거 없는 고소 때문에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 넘게 조사를 받고, 그 사이 직장·평판·인간관계까지 흔들린 경우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무혐의로 결론이 났으니 이 결정문 한 장이면 상대방의 무고죄가 저절로 증명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고 결정문 사본만 들고 상담을 청해 오시는 분이 상당히 많습니다.

하지만 실무에서 이 결정문 한 장만으로 무고 고소장을 접수하면, 십중팔구 그 고소 역시 혐의없음으로 되돌아옵니다. 검찰과 법원이 무혐의 처분과 무고죄 성립을 완전히 별개의 문제로 취급하기 때문입니다. 즉 "원래 고소가 인정되지 않았다"는 사실과 "그 고소가 애초에 허위였다"는 사실은 전혀 다른 차원의 증명이 필요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무고로 역고소하려면 무혐의 결정문 외에 신고사실이 객관적으로 허위라는 적극적 증거와, 상대방이 그 허위성을 인식하고도 신고했다는 정황 증거를 별도로 갖추어야 합니다. 이 두 가지를 갖추지 못한 채 결정문만 제출하면 역고소는 시작 단계에서부터 힘을 잃습니다.


핵심 쟁점


무고죄는 형법 제156조에 따라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범죄입니다. 이 조문에서 실제로 다툼이 되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앞서 받은 무혐의 결정이 정확히 어떤 사유로 내려졌는지입니다. 같은 '혐의없음'이라도 증거가 부족해서인지, 애초에 범죄가 성립하지 않아서인지에 따라 무고 성립 가능성이 크게 달라집니다. 둘째, 신고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한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지입니다. 대법원은 신고사실의 진실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소극적 증명만으로는 그 신고사실을 허위라고 단정하여 무고죄의 성립을 인정할 수 없다고 못박고 있습니다(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1도2656 판결). 셋째, 상대방이 신고 당시 그 사실이 허위라는 것을 인식하고도 신고했는지, 즉 허위성에 대한 주관적 인식이 증명되는지입니다.

이 세 가지는 순서대로 무너지기 쉬운 지점입니다. 무혐의 결정문 한 장은 이 중 어느 것도 자동으로 채워 주지 않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무혐의 결정문을 '허위성 판단'의 재료로 정밀 분해하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결정문을 통보받은 그대로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적힌 문구를 뜯어 무고죄 판단에 쓸 수 있는 재료로 바꾸는 작업입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런 사건에서 다음 순서로 접근합니다.

1) 불기소 이유서의 처분 사유를 먼저 확인합니다.

같은 '혐의없음'이라도 증거불충분(있긴 하지만 유죄를 인정하기엔 증거가 모자란다는 취지)인지, 범죄인정안됨(애초에 신고된 사실관계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인지에 따라 무고 성립 가능성이 갈립니다. 증거불충분은 "허위인지 진실인지 판단이 안 선다"는 것에 가까워 무고 입증에 불리하고, 범죄인정안됨이나 죄가안됨은 신고 내용 자체가 사실과 다르다는 판단에 가까워 상대적으로 유리한 출발점이 됩니다. 그래서 통보받은 결정서의 문구를 그대로 두지 않고, 검찰의 불기소 이유서(상세)를 별도로 발급받아 정확한 처분 이유를 확인합니다.

2) 수사기록을 열람·등사해 상대방 진술의 뼈대를 재구성합니다.

무혐의가 확정된 사건의 수사기록은 정보공개청구 또는 형사소송법상 열람·등사 절차를 통해 확보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최초 고소장에 적은 내용과 이후 조사받으며 진술한 내용을 나란히 놓고 대조하면, 신고 당시의 진술과 조사 과정의 진술이 어긋나는 지점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어긋남은 뒤에서 볼 '허위성 인식'을 뒷받침하는 핵심 재료가 됩니다.

3) 신고사실이 객관적으로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별도 증거로 채웁니다.

앞서 본 대법원 판례대로, "혐의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했다"는 소극적 사정만으로는 허위성이 증명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신고 당시 신고된 사실관계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알리바이 자료(출입기록·교통카드·통신 위치정보), CCTV·블랙박스 영상, 제3자의 목격 진술, 관련 문자·메신저 대화 등을 별도로 확보해, 무혐의 사유와 무관하게 그 신고 내용 자체가 객관적으로 성립할 수 없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채워 넣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허위성 인식을 뒷받침하는 정황을 세우기


객관적 허위성이 채워졌다 해도, 상대방이 신고 당시 그것이 허위임을 알았거나 최소한 진실이라고 확신하지 못한 채 신고했다는 점이 함께 드러나지 않으면 무고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이 주관적 요건을 세우기 위해 다음을 준비합니다.

1) 신고 이전의 정황을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상대방이 신고하기 전부터 이미 사실관계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는 정황—예컨대 신고 직전까지 오간 대화나 문자에서 스스로 다른 사정을 인정하는 발언을 한 기록, 신고 내용과 배치되는 사실을 상대방이 이미 알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자료—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이런 정황은 상대방이 '착각'해서 신고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데 결정적입니다.

2) 진술의 모순·번복 지점을 조서 대조로 특정합니다.

고소장의 최초 진술과 이후 경찰·검찰 조사에서의 진술이 달라진 부분, 특히 신고의 핵심 사실관계가 조사가 진행될수록 축소되거나 말이 바뀐 지점을 조서를 대조해 구체적으로 특정합니다. 진술이 신고 초기부터 일관되지 않았다는 점은 그 신고가 확신 없이 이루어졌다는 정황으로 작용합니다.

3) 신고에 이르게 된 동기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준비합니다.

무고죄는 형사처분·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을 요구하는 범죄입니다. 금전 요구, 채무·거래 분쟁, 감정적 갈등, 이별 통보에 대한 보복 등 신고 이전에 있었던 갈등 관계를 뒷받침하는 자료(문자, 통화 녹음, 거래 내역, 제3자 진술)를 준비해 두면, 상대방이 왜 사실과 다른 신고를 할 동기가 있었는지를 함께 설명할 수 있습니다.

4) 공소시효를 계산해 절차 일정을 관리합니다.

무고죄의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이므로 공소시효는 범행 종료일로부터 10년입니다(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3호). 시효 자체는 넉넉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통신기록·CCTV 영상·목격자의 기억 등 증거의 신선도가 시간이 지날수록 빠르게 떨어집니다. 그래서 무혐의 결정을 받은 직후, 위 자료들을 갖출 수 있는 시점부터 곧바로 고소장 준비에 들어가는 것이 유리합니다.


결론


무혐의 결정문은 역고소의 출발점일 뿐, 그 자체로 상대방의 무고죄를 증명해 주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신고사실이 허위라는 점을 소극적 증명이 아닌 적극적 증명으로 요구하고, 여기에 더해 상대방이 그 허위성을 인식하고도 신고했다는 주관적 요건까지 별도로 갖추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불기소 이유서의 정확한 처분 사유 확인, 수사기록 열람·등사를 통한 진술 대조, 신고 내용과 배치되는 객관적 증거, 그리고 신고 이전 정황과 동기 자료까지—이 네 가지를 무혐의 결정 직후부터 갖추어 나가는 것이 결과를 가릅니다. 근거 없는 고소로 고초를 겪으셨다면, 결정문만으로 고소장을 접수하기 전에 무엇을 더 갖추어야 할지 먼저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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