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거책인데 피해자들에게 피해금 물어주면 감형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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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거책인데 피해자들에게 피해금 물어주면 감형되나요 

김강희 변호사


수거책인데 피해자들에게 피해금 물어주면 감형되나요


사건 개요


인터넷 구직 사이트나 지인의 소개로 "현금 심부름", "수금 대행" 같은 일을 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경찰서에서 출석 요구를 받는 분들이 있습니다. 지시받은 대로 약속 장소에 나가 피해자를 만나 현금 봉투를 받고, 알려준 계좌로 무통장입금을 했을 뿐인데, 정작 조사를 받아 보니 그 일이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수거책 역할이었다는 사실을 그제야 알게 되는 경우입니다.

이런 분들이 가장 먼저 하는 말은 대개 같습니다. "나는 몰랐다, 그냥 심부름인 줄 알았다." 그런데 수사가 진행되면서 자신이 넘겨받은 돈이 여러 피해자로부터 나온 억대의 편취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다음 질문은 "그럼 피해자들에게 그 돈을 물어주면 형이 가벼워지느냐"로 바뀝니다. 실제로 상담을 오시는 분들 상당수가 자신이 받은 수수료는 몇십만 원에 불과한데, 변제해야 할 금액은 수천만 원에서 억대에 이른다는 사실에 큰 부담을 느낍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피해금을 변제하거나 공탁하는 것은 실제로 형량에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다만 그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수거책 사건은 "얼마를 물어주느냐"보다 먼저 "애초에 어떤 죄책으로, 어떤 법에 따라 처벌받는 위치에 서 있느냐"가 정해지고, 그 위에서 변제의 효과가 결정되는 구조입니다. 이 두 단계를 순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변제에 급급해 정작 다툴 수 있었던 부분을 놓치게 됩니다.


핵심 쟁점


수거책 사건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것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현금을 수거했다는 행위 자체가 사기죄의 공동정범으로 인정되는지, 아니면 단순 방조범에 그치는지입니다. 대법원은 2024. 12. 12. 선고 2024도10141 판결에서,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의 공모나 고의는 전체 범행의 구체적 내용까지 알 필요 없이 "피해자의 현금을 수거한다는 사실을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했는지"만으로 인정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즉 "몰랐다"는 주장만으로는 책임을 벗기 어렵고, 구인 경위·근로계약서 유무·대면 여부·보수 지급 방식 같은 정황이 종합적으로 심리됩니다.

둘째, 어떤 법이 적용되느냐입니다. 형법 제347조 사기죄는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자산 환급에 관한 특별법」은 이보다 훨씬 무겁습니다. 이 법 제2조는 "자금을 교부받거나 교부하도록 하는 행위", "자금을 출금하거나 출금하도록 하는 행위"를 전기통신금융사기의 정의 자체에 포함시키고 있어, 대면편취형 수거책은 이 법의 적용 대상에 정면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같은 법 제15조의2는 전기통신금융사기를 행한 자를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범죄수익의 3배 이상 5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병과 가능)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고, 미수범도 처벌하며 상습범은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합니다. 여기에 더해 편취금 전체(개인이 받은 수수료가 아니라 조직이 취득한 금액 전체) 이득액이 5억원을 넘으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가 적용되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라는 하한선이 생깁니다.

셋째, 피해변제가 실제로 어느 지점에서 어떤 효과를 갖는지입니다. 변제는 법정형 자체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법관이 그 범위 안에서 형을 정하는 양형 단계에서 작용합니다. 그런데 보이스피싱은 조직적·전문적 범행이라는 이유로 양형에서 가중 요소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아, 변제라는 감경 요소와 조직성이라는 가중 요소가 함께 저울에 올라갑니다. 결국 변제를 어떻게, 얼마나, 어떤 형태로 했는지가 저울의 균형을 좌우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공동정범이 아니라 방조범, 나아가 무죄를 다툴 여지부터 검토합니다


변제를 이야기하기 전에 반드시 먼저 짚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내가 애초에 이 정도의 죄책을 지는 위치가 맞는가"입니다. 이 부분을 건너뛰고 바로 변제부터 진행하면, 다툴 수 있었던 여지를 스스로 포기하는 결과가 됩니다.

1) 대법원이 제시한 판단 요소를 하나씩 대조합니다.

대법원 2024도10141 판결은 현금수거책의 고의 여부를 판단할 때 볼 사정을 구체적으로 나열합니다. 일을 맡긴 사람과 실제로 대면했는지, 근로계약서나 업무위탁계약서가 정상적으로 작성됐는지, 수거 업무를 맡게 된 경위가 통상적인 구직 과정과 얼마나 다른지, 피해자에게 제시한 문서(위조된 신분증·공문서 등)가 있었는지, 수거 횟수와 금액 규모, 수거한 현금을 다시 전달한 방법, 보수의 산정 방식과 지급 형태 등입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의뢰인의 실제 경험을 이 항목들에 하나씩 대조해, 통상적인 아르바이트와 구별되지 않는 사정이 있었는지, 반대로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정황이 있었는지를 냉정하게 정리합니다.

2) 공동정범과 방조범의 차이가 실형·집행유예를 가른다는 점을 활용합니다.

같은 수거 행위라도 공동정범으로 인정되면 조직이 편취한 금액 전체에 대한 책임을 지지만, 단순 방조범에 그친다면 형이 필요적으로 감경되고(형법 제32조) 책임의 범위도 좁아질 수 있습니다. 수사 초기 진술에서 "가담했다"는 취지로 포괄적으로 답변해 버리면 이후 이 구분을 다투기가 훨씬 어려워지므로, 조사 단계부터 자신의 인식 정도와 역할 범위를 정확한 언어로 특정해 진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특별법 적용 여부와 이득액 산정 근거를 함께 다툽니다.

전기통신금융사기 특별법 제15조의2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적용되면 법정형의 하한 자체가 올라가 집행유예의 문턱이 크게 높아집니다. 특히 이득액은 개인이 받은 수수료가 아니라 조직 전체가 취득한 금액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것이 원칙이므로, 자신이 관여한 범행의 횟수와 기간이 공소사실만큼 넓은지, 특정 회차의 가담 사실이 증거로 뒷받침되는지를 개별적으로 검토해 책임 범위를 좁히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책임을 인정하는 국면이라면, 변제·공탁을 실질적인 감경 요소로 만듭니다


고의나 공모를 다투기 어려운 사안이거나, 이미 상당 부분 책임이 인정되는 국면이라면 전략의 무게중심은 실질적인 피해 회복으로 옮겨 갑니다. 이때도 "그냥 돈을 갚았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변제가 법정에서 감경 사유로 온전히 평가받도록 형태를 갖추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1) 합의가 어려우면 형사공탁으로 피해 회복 의지를 소명합니다.

피해자가 여러 명이거나 연락 자체가 닿지 않는 경우, 또는 피해자가 합의에 응하지 않는 경우가 실무상 매우 흔합니다. 이럴 때는 형사소송법상 형사공탁 특례 제도를 이용해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몰라도, 동의가 없어도 공탁이 가능합니다. 공탁은 합의만큼은 아니어도 법원이 실질적 피해 회복 노력으로 참작하는 자료가 되므로, 변제할 자금이 마련되는 대로 피해자별 피해액을 특정해 공탁 절차를 진행합니다.

2) 변제·공탁의 순서와 범위를 전략적으로 설계합니다.

피해자가 다수인 사건에서는 전액을 한 번에 갚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는 확보 가능한 자금을 피해액이 크거나 형사 절차에서 적극적으로 처벌 의사를 밝힌 피해자부터 순차적으로 변제·공탁하고, 나머지는 분할 변제 계획과 함께 변제 확약서·자금 조달 계획을 재판부에 제출해 "회복 의지가 있으나 자력이 제한적인 상황"임을 소명합니다. 일부라도 실질적으로 회복된 부분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전혀 회복이 없는 경우와는 다르게 평가됩니다.

3) 가담 경위와 정도를 보여주는 양형자료를 함께 갖춥니다.

변제·공탁과 별개로, 수거 횟수가 1~2회에 그쳤는지 상습적이었는지, 조직에서 벗어나려 한 정황이 있었는지, 취득한 수수료의 규모, 전과 유무, 생계형 가담이었는지 등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준비합니다. 조직적 범행이라는 가중 요소를 상쇄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이 사람의 가담이 조직의 핵심이 아니라 말단의 일시적 관여였다"는 사실을 구체적 자료로 보여주는 일이며, 변제·공탁은 이 자료들과 함께 제출될 때 비로소 실질적인 감경 효과를 냅니다.


결론


피해금을 물어주면 형이 가벼워지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답이 온전히 힘을 발휘하려면, 먼저 자신이 공동정범인지 방조범인지, 형법상 사기죄로 다뤄지는지 전기통신금융사기 특별법이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까지 적용되는 사안인지부터 정확히 가려야 합니다. 이 출발점을 건너뛰고 변제부터 서두르면, 다툴 수 있었던 책임의 범위를 스스로 넓혀 버리는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

책임의 범위를 먼저 정확히 가늠한 뒤, 그 위에서 합의·공탁·양형자료를 조합해 실질적인 회복 노력으로 인정받는 것, 그것이 수거책 사건에서 결과를 가르는 순서입니다. 지금 조사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진행 중이라면, 변제를 시작하기 전에 자신의 위치부터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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