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매음 출석요구 후 첫 조사에서 자백과 부인 중 뭐가 유리한가요
사건 개요
어느 날 경찰서에서 문자나 전화로 출석요구를 받습니다. 죄명을 물으니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 흔히 말하는 통매음입니다. 대부분 처음 겪는 일이라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막한 상태에서 인터넷을 뒤져 봅니다. 그런데 나오는 정보가 서로 반대입니다. "솔직하게 인정하면 정상참작이 된다"는 글도 있고, "일단 부인부터 하고 변호사부터 구하라"는 글도 있습니다. 상담을 청해 오는 분들이 가장 먼저 묻는 것도 결국 "자백과 부인, 뭐가 유리하냐"는 이 한 문장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자료를 들여다보면 사정이 다릅니다. 고소장에는 이미 카카오톡 대화 캡처본, 문자메시지 내역, 때로는 송금 시 남긴 메모까지 첨부돼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즉 "내가 그런 말을 보냈는지 아닌지"는 이미 증거로 정리돼 있고, 다툴 여지가 있는 부분은 따로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상태에서 무작정 자백이 낫다, 부인이 낫다고 답을 정해 놓고 조사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위험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자백과 부인은 정답이 정해진 이분법이 아닙니다. 이미 확보된 증거의 강도와 구성요건 해당 여부를 먼저 따진 뒤, 그 결과에 따라 방향을 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방향은 단순히 "인정하느냐"가 아니라 벌금형으로 마무리되는가, 신상정보 등록을 피할 수 있는가라는 구체적 목표와 연결돼 있어야 실익이 생깁니다. 첫 조사에서 한 진술은 조서에 그대로 남고 이후 뒤집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이 판단은 조사실에 들어가기 전에 끝나 있어야 합니다.
핵심 쟁점
이 질문에 답하려면 실제로는 네 가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첫째, 상대방이 이미 확보한 증거의 강도—대화 캡처, 발신 시각, 계정 명의, 접속 IP 등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특정돼 있는가입니다. 둘째, 구성요건 자체를 다툴 여지가 있는가입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3조는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통신매체를 통하여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음향·글·그림·영상·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사람"을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데, 이 요건들이 실제로 충족되는지는 사안마다 다릅니다. 셋째, 부인이 오히려 부르는 위험입니다. 이미 뒤집기 어려운 증거 앞에서 무리하게 부인하면 반성이 없다는 인상을 주고, 압수수색이나 디지털포렌식 같은 강제수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넷째, 자백이 갖는 실익의 한계입니다. "인정만 하면 유리하다"는 것은 정확한 말이 아니고, 벌금형으로 귀결되어야 비로소 신상정보 등록이라는 큰 갈림길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이 네 가지를 조사 전에 순서대로 짚어야, 조사실에 들어가서 무엇을 말할지가 비로소 정해집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첫 조사 전에 증거관계와 구성요건부터 확정합니다
자백과 부인 중 하나를 고르는 것은 사실 두 번째 단계입니다. 그 앞에 반드시 거쳐야 할 것이 증거관계와 법리 검토입니다. 이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조사 전 판단을 세웁니다.
1) 상대방이 확보한 자료의 범위부터 파악합니다.
변호인 의견서 제출, 수사기록 열람·등사 신청 등을 통해 고소장에 첨부된 캡처본과 대화 내역, 발신 시각, 계정 명의, 접속 로그가 어디까지 특정돼 있는지 먼저 확인합니다. 이미 발신 계정과 시각이 명확히 특정된 상태라면 "내가 보내지 않았다"는 부인은 사실상 성립하기 어렵고, 오히려 무리한 부인이 이후 진술 번복으로 비칠 위험만 키웁니다.
2) 구성요건 해당 여부를 법리적으로 먼저 따집니다.
대법원은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것'인지는 행위자의 주관적 의도가 아니라 피해자와 같은 성별·연령대의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을 기준으로, 그 시대의 건전한 사회통념에 따라 객관적·규범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대법원 2024. 11. 28. 선고 2022도10688 판결). 또한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에는 성행위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뿐 아니라 상대방을 성적으로 비하·조롱해 심리적 만족을 얻으려는 경우도 포함되고, 그 목적에 대해서는 미필적 인식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즉 "성적 의도는 없었고 화가 나서 그런 것"이라는 항변은 분노와 성적 욕망이 결합돼 있어도 배척된다는 것이 판례의 흐름입니다. '통신매체'의 범위도 마찬가지로 넓게 해석되는데, 최근 대법원은 계좌이체 시 남긴 송금메모까지도 정보 전달 수단으로서 통신매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6. 3. 12. 선고 2025도12709 판결). 이런 흐름을 미리 확인해 두어야 "이건 통신매체가 아니다", "성적 의도가 없었다"는 식의 형식적 부인이 실제로 통할 여지가 있는지, 아니면 판례상 이미 정리된 쟁점이라 실익이 없는지를 구별할 수 있습니다.
3) 두 결과를 교차해 방향을 확정합니다.
증거가 명백하고 구성요건 요건도 다툴 여지가 없다면, 부인은 시간만 끌 뿐 결과를 바꾸지 못하고 오히려 반성이 없다는 인상만 남깁니다. 반대로 발신인이 특정되지 않았거나, 표현의 수위가 판례가 요구하는 '성적 수치심' 기준에 명백히 미달하는 경우라면 부인이 타당한 방향입니다. 이 판단이 서야 비로소 조사실에서 무엇을 말할지가 정해집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인정하기로 했다면 '벌금형과 신상정보 등록 면제'를 목표로 조사를 설계합니다
증거와 법리를 검토한 결과 인정하는 방향으로 정해졌다면, 그다음이 진짜 관건입니다. "인정했으니 됐다"가 아니라 어떤 형으로 마무리되는가가 실제 결과를 가릅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챙깁니다.
1) 신상정보 등록의 갈림길을 먼저 확인합니다.
통매음죄로 유죄가 확정되면 원칙적으로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지만, 제13조 위반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는 등록대상에서 제외됩니다(성폭력처벌법 제42조 제1항 단서). 반대로 같은 죄라도 징역형(집행유예 포함)이 선고되면 등록대상이 됩니다. 즉 자백 전략의 진짜 목표는 "혐의를 인정하느냐"가 아니라 벌금형 또는 약식명령으로 사건이 종결되느냐이고, 이 목표를 처음부터 세워 두어야 조사에서 남길 진술의 방향이 정해집니다.
2) 조사에서 진술의 순서와 시점을 설계합니다.
혐의를 인정하는 시점, 반성문·경위서를 제출하는 시점, 피해자에게 합의를 시도하는 시점을 조사 전에 미리 조율합니다. 초범인지,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는지, 재범 방지를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는 벌금형 처분으로 가는 데 실질적으로 작용하는 정상참작 사유이므로, 이런 사정이 조서에 명확한 문장으로 남도록 진술 순서를 짜 둡니다.
3) 합의와 처벌불원의 시점을 전략적으로 정합니다.
통매음은 비친고죄이므로 합의를 하더라도 공소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실무상 합의와 피해회복 노력은 기소유예나 약식기소·벌금형으로 이어지는 데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합니다. 수사 초기에 서둘러 합의를 시도하는 것과, 조사 이후 사실관계가 정리된 뒤 접근하는 것은 효과가 다르므로, 합의서를 제출할 시점과 방식을 사건 진행 단계에 맞춰 전략적으로 정해야 합니다.
결론
통매음 출석요구를 받았을 때 "자백이냐 부인이냐"는 미리 답이 정해진 질문이 아닙니다. 증거의 강도와 구성요건 해당 여부를 먼저 확인하고, 그 결과에 따라 방향을 정한 뒤, 인정하는 쪽이라면 벌금형과 신상정보 등록 면제라는 구체적 목표를 향해 진술의 순서까지 설계해야 합니다.
첫 조사에서 남긴 말은 이후 뒤집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지금 출석요구를 앞두고 있다면, 조사실에 들어가기 전에 확보된 증거와 목표로 삼을 처분의 방향을 함께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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