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부부 한쪽 명의로 부동산을 등기해 두었다가, 세무조사나 이혼·상속 분쟁 과정에서 “이것도 명의신탁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당황하는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배우자 명의니까 이 정도는 괜찮겠지”, “부부 사이인데 무슨 문제가 되겠어”라는 생각으로 세금이나 대출 규제를 피해 배우자 이름으로 부동산을 사둔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국세청 조사가 시작되거나 채권자의 강제집행이 임박하면, “배우자니까 특례가 적용된다”는 방어만으로는 넘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배우자 명의로 등기했다는 사정만으로 명의신탁 규제를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조세 포탈이나 강제집행의 면탈, 법령상 제한의 회피 목적이 확인되면 특례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기준을 거듭 확인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배우자 명의 부동산이 어떤 경우에 명의신탁으로 처벌될 수 있는지, 그리고 특례가 적용되는 경우와의 경계선이 무엇인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배우자 명의로 등기했다고 해서 명의신탁 규제를 전부 벗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배우자 특례는 예외 규정일 뿐, 모든 배우자 명의 등기를 면책해 주는 조항이 아닙니다.
부동산실명법 제3조는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다른 사람 명의로 등기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합니다. 실제 소유자와 등기부상 명의자가 다르면 투기·탈세·법령 회피의 통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같은 법 제8조 제2호는 “배우자 명의로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등기한 경우”에는 무효 규정(제4조)과 처벌 규정(제7조)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어, 실무에서는 이 문구만 보고 “배우자 명의면 무조건 안전하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제8조를 끝까지 읽으면 전제 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조세 포탈, 강제집행의 면탈 또는 법령상 제한의 회피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경우”라는 단서입니다. 이 세 가지 목적 중 하나라도 인정되면, 배우자 명의라는 사실만으로는 특례를 받을 수 없습니다.
배우자 명의 등기는 원칙적으로 특례 대상이지만, 등기 목적에 따라 그 보호막이 걷힐 수 있습니다.
2. 세금이나 대출·청약 규제를 피하려는 목적이면 배우자 특례가 깨집니다
조세 부담을 줄이거나 법령상 제한을 피하려는 의도가 확인되면, 배우자 명의라도 명의신탁 규제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실무에서 가장 흔한 사례는 다주택자가 종합부동산세 누진 구간을 피하거나 1세대 1주택 비과세·장기보유특별공제 요건을 유지하려고, 새로 취득하는 주택을 배우자 단독 명의로 등기하면서 자금은 본인이 대는 경우입니다.
법령상 제한 회피도 마찬가지입니다. 조정대상지역 주택담보대출 규제나 다주택자 대출 제한, 청약 재당첨 제한, 임대사업자 등록 요건 등을 피하기 위해 배우자 명의를 빌리는 사례도 여기 해당합니다.
대법원도 부부간 명의신탁의 특례는 조세 포탈 등의 목적이 없을 것을 전제로 한다는 점을 여러 사건에서 확인해 왔습니다. 배우자 명의 등기의 효력이 다투어진 대법원 2013. 1. 24. 선고 2011다99498 판결에서도, 법원은 그 등기가 부동산실명법 제8조 제2호가 정한 목적 없이 이루어진 것인지를 먼저 확인한 뒤에야 특례 적용 여부를 판단했습니다.
세무서의 부동산 취득자금 조사나 세무조사 과정에서 실제 자금을 낸 사람과 등기 명의자가 다르고, 그 경위에 세금·대출 규제 회피 의도가 드러나면 배우자 명의 등기도 명의신탁으로 통보되어 형사고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세금이나 대출·청약 규제를 피할 목적이 확인되는 순간, “배우자니까 괜찮다”는 방어는 통하지 않습니다.
3. 이혼이나 채무 문제로 재산을 숨기려 한 경우도 처벌 대상입니다
채권자의 집행을 피하려고 배우자 명의를 빌렸다면, 명의신탁죄에 강제집행면탈죄까지 함께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부부 한쪽이 사업 실패나 보증 채무 등으로 재산 상황이 악화되자, 채권자의 압류를 피하려고 부동산을 배우자 명의로 돌려놓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부동산실명법 제8조가 정한 “강제집행의 면탈” 목적에 해당해 특례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강제집행의 면탈을 목적으로 한 명의신탁에 해당하려면 민사집행법에 따른 강제집행 또는 가압류·가처분의 집행을 받을 우려가 있는 객관적인 상태, 즉 채권자가 본안 또는 보전소송을 제기하거나 제기할 태세를 보이고 있는 상태에서 한쪽 배우자가 상대방 배우자에게 부동산을 명의신탁함으로써 채권자가 집행할 재산을 발견하기 곤란하게 할 목적이 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5다240645 판결).
다만 대법원은 이 기준을 폭넓게 인정하지는 않습니다. 명의신탁 당시 막연히 “언젠가 채권자가 집행할 수도 있다”는 정도를 염두에 두었다는 사정만으로는 강제집행면탈 목적을 섣불리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같은 판결의 취지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이혼을 앞두고 재산분할을 피하려고, 또는 소송이 임박한 상황에서 부동산을 배우자 명의로 옮긴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면, 명의신탁죄뿐 아니라 형법 제327조의 강제집행면탈죄까지 함께 문제 될 수 있어 사안은 훨씬 무거워집니다.
재산을 숨기려는 목적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면, 배우자 명의라는 사정은 더 이상 방패가 되지 못합니다.
4. 명의신탁이 인정되면 형사처벌과 과징금이 함께 부과됩니다
형사처벌뿐 아니라 부동산 가액의 상당 부분이 과징금·이행강제금으로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부동산실명법 제7조는 명의신탁자, 즉 실제 소유자에게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을, 명의수탁자인 배우자에게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을 정하고 있습니다. 배우자 특례가 인정되지 않으면 이 처벌 규정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형사처벌과 별도로 제5조에 따라 부동산 가액의 100분의 30 이내에서 과징금이 부과됩니다. 과징금을 낸 뒤에도 실명등기로 전환하지 않으면, 1년이 지난 시점에 부동산평가액의 100분의 10, 다시 1년이 지난 시점에 100분의 20에 해당하는 이행강제금이 추가로 부과됩니다.
여기에 더해 제4조에 따라 명의신탁약정과 그에 따른 등기 자체가 무효로 처리되기 때문에, 애초에 세금이나 대출 규제를 피하려던 목적조차 달성하지 못한 채 형사처벌·과징금·이행강제금만 떠안는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
5. 명의신탁 의심 정황이 있다면 이런 순서로 확인해야 합니다
수사기관 조사에 앞서 자금 흐름과 등기 경위부터 객관적으로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배우자 명의 부동산이 명의신탁으로 문제 되는 경우, 통상 국세청·관할 세무서의 세무조사나 자금출처 조사에서 단서가 드러나거나 채권자의 고소·고발로 시작되어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사업장·거주지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조사 → ②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③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세무조사에서 시작된 사안이라면 ④조세범칙조사로 전환되어 검찰 고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배우자 명의 등기 경위에 대해 의심을 받고 있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점검하는 것이 좋습니다.
해당 부동산의 취득 자금이 실제로 누구의 계좌에서 나갔는지, 계약금·중도금·잔금 이체 내역부터 확인합니다.
등기 당시 배우자 명의로 한 이유(증여, 공동생활비 마련, 실거주 목적 등)를 뒷받침할 대화 기록·계약서·가계 지출 내역을 정리합니다.
세무조사 통지서나 채권자의 소송·집행 서류가 있다면, 그 시점과 등기 시점의 선후 관계를 대조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명의신탁 문제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형사처벌 위험뿐 아니라 과징금·이행강제금 등 재산상 불이익까지 함께 검토해 대응 방향을 정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배우자 명의로 해둔 부동산 문제는 “부부 사이인데 설마 문제가 되겠나”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금이나 대출 규제를 피하려다 뜻하지 않게 형사처벌 위기에 놓인 쪽 입장에서는 등기 경위와 자금 흐름을 뒷받침할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배우자 명의로 등기해 둔 재산 때문에 이혼이나 상속 과정에서 억울하게 의심받는 쪽 입장에서도, 실제 동의와 자금 부담 관계가 어떻게 정리되어 있었는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배우자 명의 부동산을 둘러싼 명의신탁 분쟁에서 자금을 실제로 마련한 쪽과 명의를 빌려준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등기 경위와 목적을 어떻게 소명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등기 경위가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배우자 명의로 등기했는데 자금은 제가 다 냈습니다. 이것만으로 처벌되나요?
A. 자금을 본인이 냈다는 사정만으로는 곧바로 처벌되지 않습니다. 배우자 명의 등기는 원칙적으로 특례 대상이며, 조세 포탈·강제집행 면탈·법령상 제한 회피 목적이 없다면 유효한 등기로 인정됩니다.
Q. 종합부동산세를 줄이려고 배우자 명의로 두 번째 집을 샀습니다. 문제가 되나요?
A.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세금 부담을 줄이려는 목적이 확인되면 부동산실명법 제8조의 특례가 적용되지 않아 명의신탁죄와 과징금 부과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 이혼 소송 중에 배우자에게 넘겨둔 부동산도 명의신탁인가요?
A. 등기 경위와 시점에 따라 다릅니다. 혼인 중 실질적으로 재산을 공동으로 관리해 온 사정이라면 특례가 인정될 수 있지만, 채권자의 집행을 피하려는 목적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면 강제집행면탈 목적의 명의신탁으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 명의신탁으로 인정되면 과징금과 형사처벌을 둘 다 받나요?
A. 그럴 수 있습니다. 부동산실명법은 형사처벌(제7조)과 과징금(제5조)을 별도로 규정하고 있어 두 제재가 함께 부과될 수 있고, 실명등기로 전환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까지 추가됩니다.
Q. 청약 재당첨 제한을 피하려고 배우자 명의로 청약받았는데, 등기까지 명의신탁이 되나요?
A. 법령상 제한 회피 목적이 인정되면 등기 자체도 명의신탁으로 평가되어 특례를 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청약 규제 위반과 별도로 부동산실명법 위반 문제가 함께 발생할 수 있습니다.
Q. 이혼하면 배우자 명의로 해둔 부동산은 어떻게 처리되나요?
A. 명의신탁이 유효하게 인정된 경우라면 실질 소유자가 반환을 청구할 수 있고, 재산분할 절차에서도 실질 소유관계가 함께 고려됩니다. 다만 조세 포탈 등 목적이 있었다면 명의신탁 자체가 무효로 처리될 수 있습니다.
Q. 세무조사 통지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상담받는 것이 좋나요?
A. 소명자료를 제출하기 전이 가장 좋습니다. 자금 흐름과 등기 경위에 대한 초기 소명 내용이 이후 형사 절차 진행 여부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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