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고소 무혐의 받고 무고 고소하는 순서가 어떻게 되나요
성범죄 고소 무혐의 받고 무고 고소하는 순서가 어떻게 되나요
법률가이드
성폭력/강제추행 등

성범죄 고소 무혐의 받고 무고 고소하는 순서가 어떻게 되나요 

김강희 변호사


성범죄 고소 무혐의 받고 무고 고소하는 순서가 어떻게 되나요


사건 개요


성범죄 혐의로 고소를 당하면, 수사가 진행되는 몇 달 동안 일상이 통째로 흔들립니다. 참고인 조사, 피의자 신문, 때로는 압수수색까지 거치며 회사도 가정도 위태로워지고, 그 시간을 버텨 낸 끝에 마침내 혐의없음(불기소) 통지서를 받아 듭니다. 그런데 안도감이 지나가고 나면, 곧바로 다른 감정이 올라옵니다. "억울하게 신고당해 이 고생을 했는데, 이번엔 내가 그 사람을 고소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입니다.

실제로 무혐의 처분을 받은 직후 "상대방을 무고죄로 고소하고 싶다"며 상담을 청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단계에서 서두르면 오히려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혐의를 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상대방의 신고가 허위였다는 증거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대법원도 이 지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성폭행 피해를 신고한 사람이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되거나 무죄판결을 받았다고 해서, 그 사정만으로 신고 내용을 허위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의 태도입니다(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8도2614 판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무고 고소는 무혐의 통지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별도의 '적극적 증명 자료'를 갖춘 뒤에 정해진 순서를 밟아야 성공 가능성이 있는 절차입니다. 그 순서와 각 단계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짚어 보겠습니다.


핵심 쟁점


무고 고소를 검토할 때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상대방이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이라는 점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가입니다(형법 제156조). 둘째, 상대방에게 나를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이 있었는지, 즉 신고가 착오나 과장이 아니라 의도적인 허위였는지입니다. 셋째, 신고 내용 중 허위인 부분이 범죄의 성립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부분인지, 아니면 단순한 정황의 과장에 그치는지입니다 — 후자라면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넷째, 이 모든 것을 어떤 순서로 준비하고 진행해야 시효 안에 절차를 마칠 수 있는지입니다.

이 네 가지 중 가장 많이 오해되는 부분이 첫 번째입니다.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으니 상대방 신고가 거짓이었다는 게 밝혀진 것 아니냐"고 생각하기 쉽지만, 법원은 이를 명확히 구분합니다. 신고사실의 진실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소극적 증명(=증거불충분)만으로는 신고사실이 허위라고 단정할 수 없고, 신고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한다는 적극적 증명이 별도로 있어야 무고죄가 성립합니다. 이 구분을 놓치면, 준비 없이 낸 무고 고소가 오히려 "혐의없음"으로 되돌아오는 결과를 맞을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무고죄 성립을 '입증 가능한 형태'로 먼저 구성하기


무고 고소를 준비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고소장을 쓰는 것이 아니라, 내 사건의 불기소 처분이 어떤 이유로 내려졌는지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자료를 쌓습니다.

1) 불기소이유서를 발급받아 처분 사유를 정확히 확인합니다.

같은 '혐의없음'이라도 내용은 다를 수 있습니다. "증거불충분"으로 인한 혐의없음인지, 애초에 범죄 사실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혐의없음인지, 혹은 수사 과정에서 상대방 진술의 모순·번복이 구체적으로 지적되었는지에 따라 이후 무고 고소의 성패가 크게 달라집니다. 검찰청에 불기소이유서 열람·등사를 신청해 처분의 구체적 근거를 받아 두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다만 앞서 본 판례가 강조하듯, 이 불기소이유서에 "혐의없음"이라고만 적혀 있는 것 자체는 무고죄 성립의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그래서 불기소이유서 안에서 신고 내용이 객관적 사실과 어긋난다는 점이 구체적으로 적시되어 있는지를 살피는 것이 실질적인 첫 작업입니다.

2) 신고사실이 '허위'라는 점을 뒷받침하는 적극적 증거를 별도로 모읍니다.

수사기관이 이미 살펴본 자료를 그대로 재제출하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원 사건 수사 당시에는 충분히 부각되지 못했던 자료 — 사건 당일 전후의 문자·메신저 대화, 통화 내역과 위치 정보, 목격자나 제3자의 진술, 상대방이 사건 이후 주변에 한 말이 신고 내용과 어긋나는 정황 등을 새롭게 정리하고 보강합니다. 상대방 진술이 조사 과정에서 스스로 번복되었거나 객관적 정황(CCTV, 출입 기록 등)과 명백히 배치되는 지점이 있다면, 그 대조표를 만들어 허위성을 한눈에 드러나게 구성합니다.

3) 상대방에게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이 있었는지를 뒷받침할 정황을 확보합니다.

무고죄는 단순히 신고 내용이 틀렸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상대방에게 나를 처벌받게 하려는 목적이 있었어야 합니다. 신고 직전의 갈등 관계(이별 통보, 금전 다툼, 인사상 불이익에 대한 원한 등), 신고 이후 상대방이 주변에 한 발언, 합의금을 노린 정황 등 동기를 뒷받침하는 사실관계를 시간 순으로 정리해 두면, 단순한 오해나 착오 신고가 아니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고소 절차와 시효를 순서대로 관리하기


증거가 어느 정도 갖추어졌다면, 이제 실제 절차를 순서대로 밟아야 합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챙깁니다.

1) 고소장을 작성해 관할 수사기관에 접수합니다.

고소는 서면 또는 구술로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에게 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37조). 무고 고소장에는 상대방이 신고한 원래 내용, 그 내용이 허위라는 점을 뒷받침하는 구체적 근거, 불기소이유서상의 처분 이유를 함께 정리해 제출합니다. 막연히 "억울하다"는 서술이 아니라, 어느 부분이 왜 허위인지를 항목별로 특정해야 수사기관이 재수사에 착수할 근거를 갖게 됩니다.

2) 고소인 조사, 이어 피고소인(원래 고소인) 조사 순으로 절차가 진행됩니다.

고소장 접수 후에는 고소인(무고를 당한 나) 조사가 먼저 이루어지고, 이어서 피고소인(원 사건의 고소인) 소환 조사가 진행됩니다. 이 과정에서 원 사건 수사기록이 함께 검토되므로, 원 사건 조사 당시의 진술과 이번 진술 사이에 일관성이 있는지가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준비 단계에서 정리해 둔 시간순 자료와 대조표는 이 조사 단계에서 실질적으로 쓰이게 됩니다.

3) 공소시효를 계산해 절차 전체의 일정을 역산합니다.

무고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범죄로(형법 제156조), 공소시효는 10년입니다(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3호). 시효가 길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문자·메신저 로그, CCTV, 통화 기록 등 핵심 증거가 삭제되거나 확보하기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증거가 살아 있는 시점, 즉 불기소 처분을 받은 직후부터 자료를 정리해 두는 것이 실제 성공 가능성을 좌우합니다.

아울러 근거가 빈약한 상태로 무고 고소를 냈다가 다시 "혐의없음"으로 끝나면, 그 자체로 상대방과의 관계가 더 악화되고 향후 민사 분쟁에서도 불리한 정황으로 쓰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고소 자체보다 고소 전 단계에서 증거를 얼마나 촘촘히 구성했는가가 순서상 가장 앞서 다뤄져야 할 문제입니다.


결론


성범죄 고소에서 무혐의를 받았다면 그 자체로 큰 고비를 넘긴 것이지만, 곧바로 상대방을 무고로 맞고소한다고 해서 저절로 결과가 뒤집히지는 않습니다. 법원이 반복해서 확인해 온 것처럼 무혐의라는 사실과 신고가 허위였다는 사실은 서로 다른 차원의 문제이고, 무고죄는 뒤엣것을 적극적으로 증명해야 성립합니다.

순서를 요약하면, 불기소이유서로 처분 사유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첫 단계이고, 그 위에 허위성과 목적을 뒷받침할 증거를 별도로 갖추는 것이 두 번째이며, 그 다음에야 고소장 접수와 조사, 시효 관리로 이어지는 절차가 뒤따릅니다. 이 순서를 건너뛰고 감정적으로 고소부터 진행하면 오히려 결과가 불리해질 수 있는 만큼, 지금 무혐의 통지를 받으신 상황이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전에 어떤 자료가 남아 있고 어떤 자료를 더 확보해야 하는지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24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