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행 무혐의를 받았는데 상대가 민사 위자료 소송을 걸어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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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추행 무혐의를 받았는데 상대가 민사 위자료 소송을 걸어왔어요 

김강희 변호사


강제추행 무혐의를 받았는데 상대가 민사 위자료 소송을 걸어왔어요


사건 개요


경찰 조사와 검찰 수사를 몇 달씩 거치며 진을 뺀 끝에 마침내 "혐의없음" 결정 통지서를 받으면, 대부분은 그제야 한숨을 돌립니다. 이제 다 끝났다고, 앞으로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법원으로부터 손해배상 청구 소장이 송달되는 경우가 실제로 적지 않습니다. 상대방, 즉 고소인이 형사 절차와는 별개로 민사법원에 위자료를 청구한 것입니다.

이런 상담을 받으러 오시는 분들은 한결같이 "무혐의가 나왔는데 왜 또 소송을 당하느냐"며 당혹스러워하십니다. 감정적으로는 당연한 반응입니다. 그러나 법적으로는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형사 불기소와 민사 손해배상은 애초에 서로 다른 절차이고, 판단 기준도 다릅니다. 무혐의 통지서는 검사가 "이 사람을 기소해 처벌을 구할 만큼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의미일 뿐, 민사법원에서 "손해배상 책임도 없다"고 확정해 주는 문서가 아닙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형사 무혐의는 민사 소송에서 자동으로 승소를 보장하는 방패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무혐의 결정 과정에서 확보된 수사기록과 불기소 이유는, 잘 정리해 활용하면 민사 재판에서 대단히 유력한 방어 자료가 됩니다. 관건은 그 자료를 형사 절차가 끝났다고 흘려보내지 않고, 민사의 문법에 맞게 다시 세우는 데 있습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검찰이 내린 "혐의없음"이 정확히 어떤 종류의 혐의없음이었는지입니다. 검찰사건사무규칙 제115조는 혐의없음을 다시 '범죄인정안됨'(피의사실이 범죄를 구성하지 않거나 애초에 인정되지 않는 경우)과 '증거불충분'(피의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한 경우)으로 나누는데, 이 둘은 민사 방어의 출발선이 완전히 다릅니다. 둘째, 형사와 민사의 증명책임·증명의 정도가 다르다는 원리를 법정에서 얼마나 명확히 세우는가입니다. 셋째, 민법이 정한 불법행위의 요건사실—폭행 또는 협박에 의한 추행이라는 가해행위, 손해의 발생, 그 사이의 인과관계—을 상대방(원고)이 실제로 증명해 냈는지입니다. 넷째,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이미 완성되지는 않았는지입니다.

이 중에서도 가장 자주 오해되는 부분이 두 번째입니다. 대법원은 최근에도 "민사책임과 형사책임은 그 지도이념과 증명책임, 증명의 정도 등에서 서로 다른 원리가 적용되므로, 관련 형사재판에서 고의성 내지 인과관계가 있다는 점을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확신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되었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민사책임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25. 12. 11. 선고 2025다211430 판결). 이는 무죄판결에 대한 판단이지만, 그보다 증명의 문턱이 훨씬 낮은 수사기관의 불기소·혐의없음 결정에는 더더욱 그대로 적용되는 논리입니다. 즉 "형사에서 안 되면 민사에서도 안 된다"는 통념 자체가 출발부터 틀렸다는 뜻이고, 이 사건을 준비할 때는 이 통념을 버리는 데서 시작해야 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무혐의 이유를 민사 방어 논리로 정밀하게 전환하기


형사 절차가 끝났다고 그 기록을 그대로 묵혀 두면 안 됩니다. 무혐의를 받아 낸 근거야말로 민사 소송에서 가장 먼저 꺼내야 할 무기입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방어의 골격을 세웁니다.

1) 불기소 이유서와 수사기록을 정확히 확보합니다.

검사가 어떤 사실관계를 근거로, 어떤 논리로 혐의없음에 이르렀는지가 민사 방어의 뼈대입니다. 불기소 이유서뿐 아니라 진술조서, 현장 CCTV 영상, 목격자 진술 등 수사기록 일체를 정보공개청구나 기록 열람·등사를 통해 확보해, 형사 단계에서 이미 검토·정리된 사실관계를 민사 재판부에 그대로 제시할 수 있도록 준비합니다.

2) 혐의없음의 유형에 따라 대응 방향을 달리 잡습니다.

'혐의없음(범죄인정안됨)'을 받았다면, 검찰 스스로 애초에 폭행·협박에 의한 추행이라는 행위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므로, 민사에서도 가해행위의 부존재를 정면에서 다투는 구조로 갑니다. 반대로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이었다면 행위 자체를 부정하기보다, 형사 기소 단계에 필요한 엄격한 증거는 부족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원고가 민사에서 요구되는 증명(우월한 증거에 의한 증명)까지 성공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짚어, 증명 부족이라는 결론 자체는 민사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논리로 끌고 갑니다. 두 유형을 같은 방식으로 다루면 방어의 초점이 흐려집니다.

3) 형사 자료를 민사 증거로 다시 편성합니다.

형사 수사기록은 그 자체로 민사 재판부에 자동 제출되지 않습니다. 문서송부촉탁이나 사실조회 절차를 통해 수사기관이 보관 중인 기록을 민사 재판부에 정식으로 현출시키고, 그중 방어에 유리한 진술과 객관적 증거—시간대별 CCTV, 통화·문자 내역, 목격자 진술 등—를 별도의 서증으로 재구성해 제출합니다. 형사 단계에서 이미 확보한 자료라 해도 민사에서는 별도로 다시 세워야 힘을 갖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증명책임의 소재를 법정에서 분명히 하고 방어선을 세우기


수사기록을 잘 정리했다 해도, 재판부가 증명책임을 누가 지는지 처음부터 명확히 인식하지 못하면 방어가 흔들립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함께 챙깁니다.

1) 증명책임이 원고에게 있음을 재판 초반부터 분명히 합니다.

민법 제750조에 따른 불법행위 손해배상 청구에서는 가해행위, 고의·과실, 손해, 인과관계 모두를 청구하는 쪽인 원고가 증명해야 합니다. 무혐의 결정은 참고자료일 뿐 법원을 구속하지 않지만, 반대로 원고가 무혐의라는 결과를 뒤집을 만한 적극적 증명을 새로 해내지 못하는 한 승소할 수 없다는 점 역시 마찬가지로 분명합니다. 준비서면 초반에 이 증명책임의 소재를 명확히 짚어 두면, 이후 재판이 막연한 진술 공방이 아니라 구체적 증거를 놓고 다투는 방향으로 정리됩니다.

2) 소멸시효 완성 여부를 가장 먼저 점검합니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합니다(민법 제766조 제1항·제2항). 다만 피해자가 사건 당시 미성년자였다면 이 시효는 그가 성년이 될 때까지 진행되지 않으므로(같은 조 제3항), 시효 항변이 언제나 통하는 카드는 아닙니다. 사건 발생 시점과 원고가 안 시점을 정확히 특정해, 시효 완성이라는 절차적 항변으로 본안 다툼 자체를 조기에 종결할 여지가 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3) 허위 신고의 정황이 뚜렷하다면 무고 대응까지 검토합니다.

무혐의를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상대방의 최초 신고가 곧 허위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진술의 번복, 객관적 증거와의 명백한 배치 등 허위 신고를 뒷받침할 구체적 정황이 함께 확인되는 사안이라면, 형법 제156조 무고죄 고소나 별도의 손해배상 청구를 통한 대응까지 함께 검토합니다. 다만 이는 확실한 근거 없이 섣불리 꺼내면 오히려 분쟁만 키우는 카드이므로, 수사·재판 기록을 충분히 검토한 뒤 신중하게 판단합니다.


결론


형사 무혐의는 그 사건의 형사적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판단일 뿐,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까지 없다고 확정해 주는 결정이 아닙니다. "이제 다 끝났다"는 안도감에 형사 기록을 방치해 두었다가, 정작 민사 소장을 받고서야 서둘러 자료를 찾는 경우 방어가 훨씬 힘들어집니다.

무혐의 결정의 종류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 근거가 된 수사기록을 민사 재판에 맞게 다시 세우며, 증명책임과 소멸시효라는 절차적 지점까지 함께 짚어 두는 것이 결과를 가릅니다. 민사 소장을 받으셨다면, 형사 절차의 기록을 어떻게 민사 방어로 옮겨 세울지 지금 바로 점검을 받아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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