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행으로 벌금형을 받으면 회사에서 해고 사유가 되나요
사건 개요
회식이 끝난 뒤나 사적인 자리에서 벌어진 일로 강제추행 혐의를 받고 수사를 거쳐 재판까지 간 뒤, 벌금형으로 사건이 마무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당사자로서는 "징역형도 아니고 벌금형인데, 그것도 초범이라 낮은 금액으로 나왔는데" 싶어 한숨 돌리지만, 정작 진짜 위기는 그다음에 찾아옵니다. 회사가 벌금형이 확정된 사실을 알게 되고, 인사위원회 회부 통보나 해고 예고를 받는 것입니다.
이런 상담을 오시는 분들은 한결같이 "벌금형은 전과라고 해도 가벼운 처벌 아니냐, 그런데 왜 회사는 해고까지 하려 하느냐"고 되묻습니다. 회사 쪽 논리는 대체로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취업규칙에 "형사처벌을 받은 경우"를 징계·당연퇴직 사유로 규정해 두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성범죄로 처벌받은 사람과는 신뢰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 논리가 겉보기에는 그럴듯해도, 근로기준법이 요구하는 기준에 그대로 부합하는지는 별개라는 점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강제추행으로 벌금형을 받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해고가 자동으로 정당화되지는 않습니다. 근로기준법은 해고에 '정당한 이유'를 요구하고, 그 정당성은 형의 종류·범행의 경위·업무와의 관련성·회사에 미친 실제 영향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다만 이 종합판단에서 밀리면 해고가 그대로 확정되므로, 어떤 사실관계를 어떻게 갖추어 다투는지가 결과를 가릅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 다툼의 축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벌금형을 받은 사실이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정한 '정당한 이유'에 해당하는지—즉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인지입니다. 둘째,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이 해고·당연퇴직 사유로 규정한 형의 종류(예: '금고 이상의 형')에 벌금형이 실제로 포함되는지 문언 자체를 따져야 합니다. 셋째, 범행이 업무 수행 중 발생했는지, 피해자가 직장 동료·거래처 관계자인지 등 업무 관련성이 있는지입니다. 넷째, 사용자가 서면통지·소명 기회 부여 등 절차적 요건을 지켰는지, 그리고 해고라는 처분이 사안에 비해 지나치게 무겁지는 않은지—즉 비례의 원칙입니다.
이 네 가지 중 하나라도 사용자 쪽에 유리하게 쏠리면 해고가 유지될 가능성이 커지고, 반대로 근로자 쪽에서 구체적으로 반박하면 부당해고로 뒤집힐 여지가 생깁니다. 그래서 이 사건은 '벌금형이 억울하다'는 감정이 아니라, 위 네 지점을 각각 사실관계와 문서로 채워 넣는 작업이 핵심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벌금형이 '정당한 이유'와 취업규칙 문언에 실제로 들어맞는지 검증하기
회사가 해고를 통보할 때 가장 먼저 내세우는 근거가 취업규칙이지만, 정작 그 조항을 문자 그대로 읽어 보면 벌금형까지 포섭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런 사건에서 다음 순서로 근거를 검증합니다.
1) 취업규칙·인사규정의 문언을 확보해 형의 종류를 대조합니다.
많은 회사의 취업규칙은 당연퇴직이나 징계해고 사유를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처럼 형의 종류를 명시해 규정합니다. 벌금형은 금고형·징역형보다 가벼운 형이므로, 문언상 이 조항이 벌금형까지 포함하지 않는다면 회사는 애초에 해고의 근거 규정 자체를 갖추지 못한 것입니다. 반대로 "형사처벌을 받은 경우" 등으로 포괄적으로 규정돼 있다면, 그 포괄 규정이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정당한 이유' 기준을 충족하는지를 별도로 따져야 합니다. 이 대조 작업이 다툼의 출발점입니다.
2) 범행의 업무 관련성과 회사에 미친 실제 영향을 사실관계로 정리합니다.
판례가 해고의 정당성을 판단할 때 반복적으로 보는 요소는 사업의 목적과 성격,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업무,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사업 질서에 미친 영향, 그동안의 근무 태도입니다. 사건이 업무 시간이나 사업장 밖에서, 회사와 무관한 사적 관계 속에서 벌어졌고 피해자도 동료나 거래처가 아니라면, 그만큼 업무 관련성이 낮다는 점을 부각할 여지가 큽니다. 반대로 회사가 언론 보도나 사내 소문으로 실제 대외 신용이 훼손됐다고 주장한다면, 그 훼손이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로 발생했는지 자료로 특정하게 하고, 막연한 우려에 불과하다면 이를 반박합니다.
3) 초범 여부·양형 사유·재범 위험 판단 자료를 함께 갖춥니다.
형사 재판에서 벌금형이 선고됐다는 것은 그 자체로 법원이 죄질과 정상을 참작해 징역형보다 가벼운 형을 택했다는 의미입니다. 판결문에 기재된 양형 이유, 초범 여부, 합의나 반성 정황 등은 해고 절차에서도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를 판단하는 데 유리한 자료가 됩니다. 이런 자료를 인사위원회 소명 단계에서부터 제출해, 회사가 형사 판결의 결과만 보고 기계적으로 해고를 결정하지 않도록 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절차 위반과 비례 원칙 위반을 근거로 부당해고를 다투기
실체적 사유가 다소 인정되더라도, 절차가 어긋났거나 처분이 지나치게 무겁다면 해고 자체를 무효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확인합니다.
1) 서면통지와 소명 기회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확인합니다.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 사유와 해고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하고, 이 통지 없이는 해고의 효력 자체가 없다고 정합니다. 또한 대부분의 취업규칙은 징계위원회 개최 사실을 사전에 통지하고 당사자에게 소명 기회를 주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통지가 구두로만 이루어졌거나, 소명 기회 없이 일방적으로 해고가 통보됐다면 그 자체로 해고의 효력을 다툴 강력한 근거가 됩니다.
2) 징계 형평성과 비례 원칙을 근거로 처분 수위를 다툽니다.
같은 회사에서 유사한 사안에 대해 정직이나 감봉 등 해고보다 가벼운 징계로 처리한 선례가 있다면, 이번 처분만 유독 무겁게 나온 이유를 회사가 설명해야 합니다. 징계 재량권도 무제한이 아니라 사유의 경중과 처분의 균형이 맞아야 한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이므로, 과거 징계 사례·인사기록·근무평가 등을 확보해 이번 해고가 비례 원칙에 어긋난 과도한 처분이라는 점을 뒷받침합니다.
3) 노동위원회 구제신청 기한을 놓치지 않고 관리합니다.
부당해고 구제신청은 근로기준법 제28조 제2항에 따라 해고가 있었던 날부터 3개월 이내에 관할 노동위원회에 해야 합니다. 회사와의 협상이나 소명 절차에 시간을 쓰다 이 기간을 넘기면 구제 자체를 신청할 길이 막히므로, 해고 통보를 받은 시점부터 곧바로 기한을 역산해 두고, 협의가 길어질 조짐이 보이면 신청 절차를 먼저 진행해 기한을 지켜냅니다.
결론
강제추행으로 벌금형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할 수 없는 형사처벌이지만, 그것이 곧 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된다는 결론으로 자동 연결되지는 않습니다. 취업규칙의 문언, 업무 관련성, 절차의 적법성, 처분의 균형이라는 네 가지 축을 하나씩 짚어야 비로소 이 해고가 정당한지 아닌지가 가려집니다.
회사로부터 인사위원회 회부나 해고 예고 통보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반발하기보다 취업규칙 문언과 사건 경위, 통지 절차의 흠결 여부를 먼저 점검하시고, 3개월이라는 구제신청 기한을 염두에 두고 이른 시점에 대응 방향을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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