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포커스 방민 변호사입니다. 공정거래 분야를 전문으로 하며, 변호사 자격과 별도로 가맹거래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창업은 검증된 브랜드와 운영 시스템을 빌려 쓸 수 있다는 점에서 독립 창업보다 위험이 적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상담 현장에서 만나는 분쟁의 상당수는 창업 이후가 아니라 계약 체결 이전 단계에서 확인하지 않은 사항 때문에 발생합니다. 가맹계약은 장기간 구속되는 계속적 거래계약이므로, 서명 전 검토가 사실상 마지막 방어선입니다.
아래는 계약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항목을 실제 분쟁 사례와 함께 정리한 것입니다.
1. 가맹본부가 직영점을 1년 이상 운영했는가
2021년 11월 18일 시행된 개정 가맹사업법은 정보공개서 신규 등록 요건으로 직영점 1개 이상을 1년 이상 운영할 것을 요구합니다(법령상 일부 예외 인정). 개정 전에는 매장 운영 경험 없이 가맹점만 모집해 수익을 얻는 이른바 '브랜드 장사'가 가능했고, 그 위험은 고스란히 초기 가맹점주가 떠안았습니다.
확인할 내용은 세 가지입니다. 직영점을 몇 개 운영했는지, 얼마나 오래 운영했는지, 그리고 그 경험이 실제로 운영 매뉴얼과 수익 구조로 축적되어 있는지입니다. 직영점이 형식적으로 1개만 존재하고 매출도 미미하다면, 검증된 사업 모델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2. 정보공개서에서 반드시 볼 네 가지
정보공개서는 가맹희망자가 가맹본부를 판단할 수 있는 유일한 공적 자료입니다. 분량이 많아 넘겨 보기 쉽지만, 최소한 다음 네 가지는 확인하셔야 합니다.
법 위반 이력: 가맹본부와 그 임원의 공정거래법·가맹사업법 위반 전력. 위반 유형이 반복되는지가 특히 중요합니다.
폐점률: 전체 가맹점 수보다 개점 후 1년·2년 내 폐점률이 실질을 보여줍니다. 가맹점 수가 늘어도 폐점이 함께 늘고 있다면 신규 모집으로 이탈을 메우는 구조일 수 있습니다.
재무 상태: 최근 3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 가맹본부의 재무가 불안정하면 물류·지원 중단 위험이 있습니다.
차액가맹금 관련 기재: 필수품목의 종류와 공급가격 산정 방식이 어떻게 기재되어 있는지.
허위·과장 정보 제공 이력이 있다면, 어떤 항목에 관한 것이었고 현재 시정되었는지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3. 가맹금 구조 — 특히 필수품목과 차액가맹금
가맹점주가 실제로 부담하는 돈은 초기 가맹금과 로열티만이 아닙니다. 차액가맹금, 즉 가맹본부의 매입가와 가맹점 공급가의 차액이 장기적으로는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부 가맹본부는 브랜드 통일성과 무관하고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일반 공산품까지 필수품목으로 지정한 뒤 공급가격을 인상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얻어 왔습니다. 이러한 관행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최근 확정되었습니다.
대법원은 2026년 1월 15일, 한국피자헛 가맹점주들이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에서 차액가맹금 215억 원의 반환을 명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2024다294033). 1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20가합607773), 2심(서울고등법원 2022나2024467)과 대법원 모두 차액가맹금 수취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차액가맹금 대상 품목·산정 기준·비율이 계약서, 인보이스, 정보공개서 어디에도 드러나지 않아 가맹점주들이 이를 인식하고 동의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핵심 논거였습니다.
한편 2024년 7월 3일 시행된 개정 가맹사업법은 가맹계약서 필수 기재사항에 필수품목의 공급가격 산정 방식을 포함시켰고, 거래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할 때의 협의 절차도 계약서에 기재하도록 했습니다.
따라서 계약 전 확인할 사항은 명확합니다. 필수품목의 범위가 브랜드 통일성에 실제로 필요한 수준인가, 공급가격 산정 방식이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는가, 가격 변경 시 협의 절차가 마련되어 있는가입니다.
4. 영업지역이 실질적으로 보호되는가
가맹사업법 제12조의4는 가맹본부가 계약 체결 시 영업지역을 설정하여 계약서에 기재하고, 이를 침해하지 않도록 규정합니다.
중고 명품 판매 프랜차이즈 사례에서, 가맹점이 "부산센텀점"을 개설한 지 4년 후 가맹본부가 불과 500m 떨어진 곳에 "부산본점"이라는 직영점을 개설한 사안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영업지역 침해를 인정하고 2,000만 원의 손해배상을 명했습니다(2017가단5151131 판결).
계약서에서 확인할 점은 ① 영업지역이 반경 또는 행정구역 기준으로 명확히 특정되어 있는지, ② 영업지역 내 직영점 개설 금지 조항이 있는지, ③ 영업지역 변경 시 동의 요건이 있는지입니다. "가맹본부가 정하는 지역" 식의 포괄적 문구는 사실상 보호가 없는 것과 같습니다.
5. 예상매출액은 검증 가능한 근거에 기반해 있는가
가맹본부가 제시한 예상매출액과 개점 후 실제 매출이 크게 어긋나는 사례가 많습니다. 가맹사업법은 이에 대한 두 가지 장치를 두고 있습니다.
첫째, 가맹본부가 중소기업자가 아니거나 직전 사업연도 말 기준 가맹점 수가 100개 이상인 경우, 예상매출액 산정서를 서면으로 제공할 의무가 있습니다(제9조 제5항). 둘째, 가맹본부는 점포 예정지에서 가장 인접한 가맹점 10개의 상호·소재지·전화번호를 서면으로 제공해야 합니다(제9조 제4항).
이 자료를 받아 두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인접 가맹점을 직접 방문해 실제 매출 수준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서면으로 제공된 예상매출액은 나중에 허위·과장 정보 제공을 다툴 때 결정적 증거가 되므로, 구두 설명에 의존하지 말고 반드시 서면으로 받아 보관해야 합니다.
6. 사모펀드가 소유한 가맹본부인지 확인
가맹본부의 지배구조도 확인 대상입니다. 단기 수익 실현을 목표로 하는 사모펀드가 가맹본부를 소유한 경우, 비용을 가맹점에 전가하는 방식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릴 유인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는 2025년 10월 1일 메가MGC커피 운영사 ㈜앤하우스에 대해 모바일상품권 수수료 전가, 제빙기·그라인더 구입처 강제, 판촉행사 관련 부적법한 동의 취득을 이유로 시정명령과 과징금 22억 9,200만 원을 부과했습니다.
정보공개서와 법인등기부를 통해 가맹본부의 최대주주가 누구인지 확인하고, 최근 필수품목 확대나 판촉비 분담 구조 변경이 있었는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마무리
프랜차이즈 계약서와 정보공개서는 분량이 많고 용어도 낯설어, 창업을 앞둔 상황에서 혼자 검토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위 여섯 가지는 계약 이후에는 되돌리기 어려운 사항들이고, 실제 분쟁의 대부분이 이 지점에서 출발합니다.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 단계에서 정보공개서 분석, 가맹계약서 조항 검토, 예상수익 구조 검증을 함께 받아 보시는 것을 권해 드립니다. 계약 후 대응보다 계약 전 검토가 비용과 시간 모두에서 훨씬 유리합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 사안에 대한 법적 조언이 아닙니다. 개별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별도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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