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에서 분양신청을 하지 않거나 신청을 철회해 조합원 지위를 유지하지 못하고 현금청산 대상자가 된 분들이, 통보받은 청산금액이 인근 시세에 크게 못 미친다며 다시 감정받을 방법을 찾는 문의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감정평가사가 정한 금액이니 그대로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막상 통보받은 금액을 인근 실거래가와 비교해 보면 시세의 6~70%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드물지 않고, 별다른 이의 없이 협의서에 서명해 버린 뒤에야 손해를 되돌리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현금청산금 산정의 평가 기준시점과 평가 방법을 사업 유형에 따라 엄격하게 따져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업시행자가 처음 제시한 감정평가 금액에 절차적 하자가 없다고 해서 그 금액이 곧 정당한 보상액이라는 의미는 아니며, 법이 정한 불복 절차를 거치면 재감정을 통해 금액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현금청산금이 어떤 절차로 산정되는지, 통보받은 금액이 낮을 때 재감정을 받으려면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최근 실무와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분양신청을 하지 않으면 현금청산 대상자가 됩니다
현금청산은 협의가 원칙이고, 협의가 안 되면 재결이나 소송으로 넘어갑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73조에 따르면,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가 있으면 조합원 중 분양신청을 하지 않았거나 신청 기간 종료 전에 신청을 철회한 사람, 관리처분계획에 따라 분양대상에서 제외된 사람 등은 현금청산 대상자가 됩니다.
사업시행자는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가 있은 날의 다음 날부터 90일 이내에 이들과 토지·건축물 등의 손실보상에 관해 협의해야 합니다. 이 90일은 협의를 진행하는 기간이지, 그 안에 반드시 합의를 봐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실무에서 자주 놓치는 지점은, 이 협의 단계에서 사업시행자(조합)가 제시하는 금액이 대개 조합이 의뢰한 감정평가 결과 그대로이고, 소유자 입장에서는 이미 정해진 금액처럼 느껴진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법은 이 협의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를 대비해 별도의 불복 절차를 마련해 두고 있습니다.
협의가 성립하지 않으면 그 기간 만료일 다음 날부터 60일 이내에, 재개발 사업은 사업시행자가 관할 지방토지수용위원회에 수용재결을 신청해야 하고, 재건축 사업은 매도청구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 어느 쪽이든 협의 단계에서 제시된 금액이 최종 금액으로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협의 단계에서 제시된 금액은 확정된 것이 아니라, 재결이나 소송을 거쳐 다시 산정될 수 있는 잠정적인 금액입니다.
2. 청산금은 감정평가 3인의 평가액을 평균해 정해집니다
소유자도 감정평가업자를 직접 추천할 수 있다는 사실이 핵심입니다.
사업시행자가 청산금(보상액)을 산정하려면 원칙적으로 감정평가법인등 3인을 선정해 평가를 의뢰해야 합니다. 시·도지사가 1인, 토지등소유자가 과반수 동의로 1인을 각각 추천하고, 나머지 1인은 사업시행자가 선정하는 구조이며, 시·도지사와 소유자 양쪽 다 추천하지 않거나 어느 한쪽만 추천하지 않으면 2인으로 진행됩니다.
많은 분들이 이 추천권 자체를 모르고 지나갑니다. 조합이 의뢰한 감정평가만으로 절차가 끝났다고 생각하고 협의서에 서명해 버리면, 이후 금액을 다시 문제 삼기가 훨씬 어려워집니다. 통보를 받는 즉시 감정평가업자 추천 절차가 제대로 진행됐는지부터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재개발과 재건축은 평가 기준 자체가 다릅니다. 재개발은 공익사업으로서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토지보상법)상 손실보상 평가 기준을 준용해, 개발이익을 배제한 보상평가액으로 산정됩니다. 반면 재건축의 매도청구는 사경제주체 간 매매의 성격을 가지므로, 재건축 사업 시행을 전제로 형성된 시가, 즉 재건축으로 인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개발이익까지 포함한 가격으로 평가합니다.
매도청구권 행사에 따른 매매대금은 매도청구권이 행사된 당시 목적물의 객관적 거래가격으로서, 주택재건축사업이 시행되는 것을 전제로 형성된 시가, 즉 재건축으로 인하여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개발이익이 포함된 가격을 말한다(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0다238349 판결).
이 차이를 모른 채 재건축 사업인데도 개발이익이 빠진 평가액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그만큼 청산금이 낮게 산정된 상태로 협의가 마무리돼 버릴 수 있습니다.
재개발과 재건축은 평가 기준이 다르고, 소유자에게는 감정평가업자를 직접 추천할 권리가 있습니다.
3. 통보받은 금액이 낮다고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재결에도, 재결에 대한 이의신청에도 각각 불복할 수 있는 창구가 남아 있습니다.
재개발 사업의 경우, 협의가 성립하지 않아 사업시행자가 관할 지방토지수용위원회(수원 소재 사업장이라면 경기도지방토지수용위원회)에 수용재결을 신청하면, 위원회는 감정평가액 등을 참고해 보상금액을 정하는 재결을 내립니다. 이 재결 금액에도 만족할 수 없다면, 재결서 정본을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이의신청 결과(이의재결)에도 불복한다면, 이의재결서를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이의신청을 거치지 않고 바로 다투는 경우는 재결서를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행정소송, 즉 보상금증액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이 소송은 형식적으로는 사업시행자를 상대로 한 당사자소송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재결의 보상금 산정 부분을 다투는 것이어서 법원이 직접 정당한 보상금액을 심리·판단합니다.
재건축의 매도청구소송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법원은 재판부가 선정한 감정인에게 별도로 감정을 명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매매대금을 정합니다. 즉 협의 단계나 최초 재결 단계의 감정평가액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소송이라는 절차를 통해 사실상 새로운 감정을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다만 이 기간 동안 지연이자·지연가산금 문제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대법원 2020. 7. 23. 선고 2019두46411 판결도, 정비사업의 현금청산 지연에 대해서는 재결신청 지연가산금과 도시정비법상 지연이자 중 어느 하나만 선택적으로 청구할 수 있다는 취지를 밝혀, 불복 절차를 늦게 시작할수록 소유자에게 불리해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의신청과 행정소송 단계마다 별도의 기한이 있고, 그 기한 안에서라면 재감정을 통해 금액을 다시 다툴 수 있습니다.
4. 재감정에서 금액이 달라지는 이유는 기준시점과 누락 항목입니다
평가 기준시점을 언제로 보느냐에 따라 수천만원이 갈릴 수 있습니다.
같은 부동산이라도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평가하느냐에 따라 금액이 크게 달라집니다. 대법원은 현금청산 대상자에 대한 청산금 지급의무가 발생하는 시기를 분양신청기간 종료일 다음 날로 보고, 목적물의 가액을 평가하는 기준시점도 같은 날로 판단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0다238349 판결). 그런데 실제 협의나 소송이 이 시점보다 한참 뒤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보니, 최초 감정평가가 이 기준시점을 정확히 반영했는지부터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최초 감정평가에서 지장물(가설건축물·부속시설 등)이나 영업손실보상, 이주정착금·주거이전비 등 별도로 산정돼야 할 항목이 통째로 누락되거나 과소평가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재감정을 신청할 때는 단순히 “금액이 낮다”고 주장하기보다, 어떤 항목이 기준시점과 다르게 평가됐는지, 어떤 항목이 아예 빠졌는지를 구체적으로 짚어야 재결이나 법원을 설득할 수 있습니다.
인근 실거래가·공시지가 대비 괴리, 비교표준지 선정의 적정성, 개별요인 보정률의 근거 등도 자주 다퉈지는 지점입니다. 특히 재건축 사업에서는 개발이익이 실제로 포함됐는지, 재개발 사업에서는 반대로 개발이익이 부당하게 섞여 들어가지 않았는지를 함께 점검해야 합니다.
5. 이의신청부터 소송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기한을 하루라도 넘기면 재감정 기회 자체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현금청산금 불복 절차는 통상 ①사업시행자와의 협의 및 최초 통보 금액 확인 → ②협의 불성립 시 관할 지방토지수용위원회(수원 소재 사업장은 경기도지방토지수용위원회) 재결 또는 재건축의 경우 매도청구소송 → ③재결에 불복 시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이의신청(30일 이내) → ④이의재결에도 불복 시 관할 법원(수원 소재 사업장은 수원지방법원)에 보상금증액청구소송 제기(60일 또는 90일 이내)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단계마다 별도의 제소기간이 걸려 있어서, 통보받은 금액에 이의가 있다면 곧바로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최초 감정평가서를 발급받아 평가 기준시점, 비교표준지, 누락 항목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인근 실거래가·공시지가 자료를 모아 통보받은 금액과의 괴리를 정리합니다.
재결서·이의재결서를 받은 날짜를 정확히 기록해 이의신청·행정소송 제소기간을 역산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정비사업 손실보상 분쟁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제소기간을 놓치지 않으면서 재감정을 통해 실질적인 증액을 끌어낼 방안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현금청산금 통보를 받으면 “그래도 전문가가 평가한 금액인데 다르겠냐”는 생각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협의 단계의 금액은 잠정적인 것일 뿐이고, 기한을 넘기는 순간 재감정 기회 자체가 사라진다는 점이 가장 큰 함정입니다.
청산금이 적다고 느끼는 소유자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항의보다, 평가 기준시점이 맞는지·누락된 보상 항목은 없는지를 먼저 정리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반대로 협의 금액이 최종이라고 안내받은 소유자 입장에서도, 이의신청과 행정소송이라는 별도의 창구가 남아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저는 정비사업 현금청산 및 손실보상 분쟁에서 협의 단계부터 이의신청, 보상금증액청구소송, 매도청구소송까지 각 단계를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기준시점과 누락 항목을 어떻게 짚느냐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통보받은 금액이 낮다고 느껴진다면, 기한이 남아 있는 지금이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협의 단계에서 이미 서명하고 도장을 찍었는데, 그래도 재감정을 받을 수 있나요?
A. 협의가 성립해 계약이 완결됐다면 원칙적으로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다만 협의가 아직 성립하지 않았거나 재결·이의신청·소송 단계라면 재감정을 통한 증액을 다툴 수 있으므로, 서명 여부와 협의 성립 시점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Q. 이의신청 기한 30일을 놓치면 방법이 없나요?
A. 이의신청 없이도 재결서를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는 바로 보상금증액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기간마저 지나면 재결 금액이 그대로 확정되므로 최대한 빨리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재개발과 재건축 중 어느 쪽이 재감정에서 더 유리한가요?
A. 어느 쪽이 유리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재개발은 개발이익을 배제한 손실보상 기준이, 재건축은 개발이익을 포함한 시가 기준이 적용되므로, 사업 유형에 맞는 평가 기준이 실제로 적용됐는지를 따지는 것이 핵심입니다.
Q. 감정평가업자를 제가 직접 추천하지 못했는데, 이미 늦은 건가요?
A. 추천 시기를 놓쳤더라도 곧바로 방법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후 재결이나 소송 단계에서 별도의 감정을 통해 최초 평가액을 다툴 수 있으므로, 지금 단계에서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여전히 의미가 있습니다.
Q. 재감정을 받으면 오히려 금액이 더 낮게 나올 위험은 없나요?
A.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소송상 특정 보상항목을 심판범위에서 제외해 달라는 의사표시를 하는 등 불리한 항목의 영향을 줄이는 전략을 쓸 수 있습니다. 무작정 소송을 제기하기보다 자료를 먼저 검토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소송까지 가면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요?
A. 사안마다 다르지만, 법원 감정 절차를 거치는 만큼 통상 1년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그 기간에도 지연이자·지연가산금이 함께 계산되므로, 시간 소요 자체가 곧바로 불리한 것만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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