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정 전에 술을 더 마시면 그것만으로 처벌받나요 | 음주/무면허 | 로톡
측정 전에 술을 더 마시면 그것만으로 처벌받나요
법률가이드
음주/무면허

측정 전에 술을 더 마시면 그것만으로 처벌받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도로 위 교통사고 현장에서 경찰이 도착하기 전, 사고를 낸 운전자가 짧은 시간 동안 몰래 술을 더 마신 뒤에야 음주측정에 응하는 사례가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제가 상담한 의뢰인들 중에서도 “측정 전에만 마셨으니 이건 운전할 때 마신 술이 아니잖아요”, “수치를 못 믿게 만들면 어차피 무죄 아닌가요”라는 생각으로 사고 직후 급하게 술을 들이켠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계산을 흐트러뜨리면 처벌을 피할 수 있다는 이 생각은, 지금은 오히려 별도의 형사처벌을 자초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이런 이른바 ‘후행음주’로 처벌을 회피하려는 시도에 대해 입법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판결문에 직접 지적했고, 이 지적이 나온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국회는 도로교통법을 개정해 측정을 방해할 목적의 추가 음주 자체를 처벌하는 규정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아래에서는 측정 전 추가 음주가 예전에는 왜 처벌을 피하는 수단이 될 수 있었는지, 지금은 어떤 법조문에 따라 그 자체로 처벌될 수 있는지, 그리고 의심 상황에서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와 개정법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예전에는 측정 전 추가 음주로 형사처벌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위드마크 공식으로 역산한 운전 당시 수치가 기준 미만이면 무죄가 나올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대법원까지 간 사건이 있습니다. 운전자가 화물차를 몰다 맞은편 승용차와 충돌하는 사고를 냈고, 사고 발생 18분 뒤 현장을 이탈해 소주 한 병에 음료를 섞어 마셨습니다.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호흡측정을 실시한 결과 혈중알코올농도는 0.169%로 나왔습니다.

문제는 이 수치에 사고 뒤 마신 술, 이른바 ‘후행음주’로 인한 증가분이 섞여 있었다는 점입니다. 법원은 위드마크 공식을 이용해 후행음주로 인한 증가분을 계산했고, 이미 알려진 통계자료 중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수치를 대입해 0.141%라는 값을 얻었습니다. 이를 측정치 0.169%에서 빼면 사고, 즉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028%로 추정됐습니다.

이 수치는 당시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처벌 기준치인 0.03%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원심은 이를 근거로 무죄를 선고했고, 대법원은 2023년 12월 28일 검사의 상고를 기각해 무죄를 확정했습니다. 범죄사실 인정에는 엄격한 증명이 필요한데, 운전 전 음주량에 관한 자료가 아예 없는 이상 피고인에게 유리한 계산 결과를 뒤집을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형사처벌을 모면하기 위해 의도적인 추가음주를 하는 행위가 드물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죄증을 인멸하기 위한 의도적인 추가음주행위를 통해 음주운전자가 정당한 형사처벌을 회피하게 되는 결과를 그대로 용인하는 것은 정의의 관념이나 음주운전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통해 안전사회를 염원하는 국민적 공감대 및 시대적 흐름에 비추어 바람직하지 않다(대법원 2023. 12. 28. 선고 2020도6417 판결).

다만 대법원 스스로도 이 결론이 개운치 않다는 점을 판결문에 남겼습니다. 죄증을 인멸하기 위한 의도적인 추가음주로 정당한 처벌을 피하게 되는 결과는 바람직하지 않으며, 입법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판결이 던진 문제 제기는 그대로 국회로 넘어갔습니다.

2025년 6월 이전에는, 사고 직후 추가로 마신 술이 위드마크 공식상 운전 당시 수치를 기준치 밑으로 끌어내리면 무죄가 나올 수 있었습니다.


2. 지금은 측정 방해 목적의 추가 음주 자체가 별도 범죄입니다

도로교통법이 개정되며 ‘음주측정방해행위’ 금지 규정이 새로 생겼습니다.

위 판결이 지적한 공백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2024년 12월 국회는 도로교통법을 개정해 제44조에 제5항을 새로 만들었고, 이 조항은 2025년 6월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은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이 자동차등을 운전한 후, 경찰의 측정이나 재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으로 추가로 술을 마시거나 혈중알코올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의약품 등을 사용하는 행위를 ‘음주측정방해행위’로 규정하고 금지합니다.

핵심은 이 행위가 원래의 음주운전죄가 실제로 성립하는지와 별개의 독립된 범죄로 취급된다는 점입니다. 운전 당시 정말 술에 취한 상태였는지를 끝까지 따지지 않아도, 술에 취했다고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는 상태에서 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으로 추가 음주를 한 사실 자체만으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만약 앞서 본 2020도6417 사건과 같은 상황이 지금 벌어진다면, 위드마크 역산 결과 운전 당시 수치가 기준 미만으로 나오더라도, 사고 직후 몰래 마신 술 자체가 음주측정방해행위로 별도 처벌될 여지가 큽니다.

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의 추가 음주는, 원래의 음주운전 성립 여부와 무관하게 그 자체로 처벌되는 독립된 범죄가 됐습니다.


3. 다만 아무 때나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상당한 이유’와 ‘목적’이 있어야 합니다

외관·태도·운전 행태 등 객관적 사정이 뒷받침돼야 하고, 측정을 방해하려는 목적도 별도로 증명돼야 합니다.

이 죄가 성립하려면 먼저 운전자가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이 요건은 기존 음주측정불응죄에서도 똑같이 요구돼 온 것으로, 대법원은 오래전부터 그 판단 기준을 밝혀 왔습니다.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음주측정 요구 당시 운전자의 외관·태도·운전 행태 등 객관적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도6632 판결).

즉 사고가 났다는 사실만으로, 또는 음주감지기에 미세한 반응이 나왔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비틀거림·말투·혈색·사고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기준은 새로 생긴 음주측정방해행위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여기에 더해 이 죄는 ‘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이 있어야 성립하는 이른바 목적범입니다. 사고로 놀라 진정할 목적으로 물을 마셨다거나, 측정 자체를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다는 사정이 인정되면 목적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실무에서는 사고 직후 경찰 도착 전이라는 짧은 시간에, 그것도 사고 현장을 벗어나 술을 마셨다는 정황이 있다면 목적을 추단하는 유력한 간접사실로 작용합니다. 앞서 본 사건에서도 피고인은 사고 발생 18분 만에 현장을 이탈해 술을 마셨는데, 지금 같은 사안이라면 이런 시간적 근접성이 목적 인정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상당한 이유 없이, 또는 순수하게 다른 목적으로 마신 술까지 처벌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고 직후 짧은 시간 안의 음주는 목적을 추단하는 강한 간접증거가 됩니다.


4. 처벌 수위는 오히려 원래의 음주운전보다 무거울 수 있습니다

법정형이 음주측정불응죄와 같은 1년 이상 5년 이하 징역이라, 낮은 수치의 음주운전보다 무겁습니다.

음주측정방해행위를 하면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2항 제2호에 따라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이는 경찰의 측정 요구에 아예 응하지 않는 음주측정불응죄와 같은 법정형입니다.

반면 원래의 음주운전죄는 혈중알코올농도 구간에 따라 형량이 달라집니다. 0.03% 이상 0.08% 미만이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그치고, 0.08% 이상 0.2% 미만이면 1년 이상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1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즉 낮은 수치의 음주운전만 성립했을 경우보다, 측정을 방해하려다 별도로 성립하는 음주측정방해죄의 하한 형량이 오히려 더 높습니다.

10년 이내에 벌금형 이상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사람이 다시 음주측정방해행위를 하면,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 제1호에 따라 1년 이상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중됩니다.

게다가 실제로 음주운전 자체가 인정되는 사안이라면, 음주운전죄와 음주측정방해죄는 별개의 죄로 함께 성립해 경합범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결국 측정을 피하려고 술을 더 마시는 선택은, 형량을 낮추기는커녕 오히려 처벌을 무겁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5. 사고 직후 추가 음주가 의심된다면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신고 직후 시간대별 정황을 얼마나 재구성해두느냐가 사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사고 현장에서 음주측정방해가 의심되는 사건은 통상 ①사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상당한 이유를 확인해 측정을 요구 → ②측정 전후의 시간대별 행적 조사(관할은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기소 여부 판단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고 발생 시각과 경찰 접촉 시각 사이, 그 짧은 시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객관적으로 재구성하는 일입니다. 목적이 없었다는 사정을 뒷받침할 자료가 없다면, 시간적 근접성만으로도 불리한 추정이 굳어질 수 있습니다.

음주측정방해 의심을 받고 있다면, 감정적으로 항변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사고 발생 시각, 경찰 접촉·측정 요구 시각, 술을 마신 시각을 분 단위로 최대한 구체적으로 정리합니다.

  2. 그 시간대 블랙박스·CCTV·목격자 진술 등 객관적 자료를 확보해, 실제로 마신 시점·양, 그리고 마신 이유를 뒷받침합니다.

  3. 측정을 예상했는지, 측정을 피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에 관한 자신의 초기 진술을 변호인과 함께 일관되게 정리해 둡니다.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음주운전·음주측정 관련 사건 경험이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상당한 이유와 목적 요건을 다투는 방향으로 방어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사고 직후는 누구나 당황하기 마련이라, 그 순간의 선택이 이후 형사책임의 범위를 얼마나 크게 바꿔놓는지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고를 낸 뒤 당황해 술을 더 마신 운전자 입장에서는, 그 행동이 새로운 별도의 범죄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반대로 사고 피해를 입은 상대방 입장에서는, 가해자가 뒤늦게 술을 마시는 모습을 목격하고도 이를 법적으로 문제 삼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음주운전 사건과 음주측정방해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상당한 이유와 목적 요건을 어떻게 다투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측정 전에 마신 술 한 잔이 별도의 형사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지금, 초기 대응이 결과를 가릅니다.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사고 후 너무 놀라서 술을 마셨을 뿐인데도 처벌되나요?

A. 단순히 술을 마신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이 있었는지가 핵심입니다. 다만 경찰 도착 전 짧은 시간에 급하게 마신 정황, 이후 진술 등을 종합해 목적이 인정되는 사례가 많으므로 신중해야 합니다.

Q. 원래 운전할 때는 술을 안 마셨는데도 처벌될 수 있나요?

A. 네. 이 죄는 운전 당시 실제 음주운전이 성립했는지와 별개로, 술에 취한 상태였다고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는 상태에서 측정을 방해할 목적으로 추가 음주를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Q. 예전 판례(2020도6417)처럼 위드마크로 역산해 기준치 밑으로 나오면 지금도 무죄인가요?

A. 그 판결은 음주측정방해행위 처벌 규정이 시행되기 전 사건입니다. 지금은 같은 상황이라도 추가 음주 행위 자체가 별도 범죄로 처벌될 수 있어 결론이 달라질 가능성이 큽니다.

Q. 음주측정불응죄와 음주측정방해행위는 어떻게 다른가요?

A. 측정불응죄는 경찰의 측정 요구에 아예 응하지 않는 경우이고, 음주측정방해행위는 측정에 응하기 전에 추가 음주 등으로 수치 자체를 왜곡시키는 경우입니다. 법정형은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등으로 같습니다.

Q. ‘상당한 이유’가 있었는지는 어떻게 판단하나요?

A. 대법원은 운전자의 외관·태도·운전 행태 등 객관적 사정을 종합해 판단한다고 밝혀왔습니다. 단순히 음주감지기에 반응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합니다.

Q. 이미 음주운전이 명백한데 측정 전 추가 음주까지 하면 형이 더 무거워지나요?

A. 그렇습니다. 원래의 음주운전죄와 음주측정방해죄가 별도로 성립해 경합범으로 함께 처벌될 수 있어, 추가 음주를 하지 않았을 때보다 형량이 오히려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Q. 재범이면 가중되나요?

A. 네. 10년 내 벌금형 이상을 선고받은 뒤 다시 음주측정방해행위를 하면 1년 이상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중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고준용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25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