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요즘 배달대행이나 용달, 소규모 운송업체를 중심으로 사람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면허가 없거나 정지된 직원에게도 급한 대로 운전대를 맡기는 사업장이 적지 않습니다.
제가 만난 사장님들 중에는 “그날 하루만 대신 뛰어달라고 시킨 건데 이게 왜 내 문제냐”, “사고만 안 나면 아무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무면허 직원에게 배달이나 운송 업무를 맡긴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그 직원이 단속에 걸리거나 사고를 내면, 경찰은 운전자뿐 아니라 그 지시를 내린 사장까지 함께 조사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최근 대법원은 도로교통법상 고용주 처벌 규정의 적용 범위를 두고 ‘적극적으로 운전을 지시했는지’를 엄격한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형사책임에 그치지 않고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까지 폭넓게 인정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무면허 직원에게 운전을 시킨 사장이 어떤 경우에 형사처벌되는지, 사고가 발생하면 책임이 어디까지 확대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무면허인 줄 알면서 운전을 시켰다면 사장도 처벌 대상이 됩니다
직원이 아니라 사장이 운전을 지시한 것이라면, 도로교통법은 그 사장을 별도로 처벌합니다.
도로교통법 제43조는 운전면허를 받지 않았거나 면허의 효력이 정지된 사람이 자동차등을 운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기고 실제로 운전한 사람은 같은 법 제152조 제1호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그런데 도로교통법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운전자를 고용한 사람이나 차량을 관리·사용하는 지위에 있는 사람, 즉 ‘고용주등’에게도 별도의 의무를 지웁니다. 같은 법 제56조 제2항은 고용주등이 무면허 상태에 있는 운전자에게 자동차등을 운전하도록 시켜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고, 이를 위반하면 제152조 제2호에 따라 운전한 직원과 동일하게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 요건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그 직원이 면허가 없거나 정지된 상태라는 사실을 사장이 알고 있었어야 한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단순히 알고 있었던 것을 넘어 실제로 운전하도록 지시하거나 시킨 사실이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채용 당시 면허증을 확인하지 않았다거나, 면허 정지 사실을 뒤늦게 통보받고도 계속 운전 업무를 맡긴 경우라면 이 요건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직원의 면허 상태를 알면서도 운전 업무를 맡겼다면, ‘시킨 적 없다’는 말만으로는 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2. “몰랐다”와 “알고도 그냥 두었다”는 처벌 여부가 완전히 다릅니다
적극적으로 운전을 지시했는지가 이 조항의 처벌 여부를 가르는 유일한 기준입니다.
실무에서 자주 헷갈리는 지점은 ‘알고도 방치한 경우’와 ‘적극적으로 시킨 경우’를 같은 것으로 오해하는 부분입니다. 도로교통법 제56조 제2항은 문언상으로는 두 가지 행위, 즉 무면허 운전자가 운전하는 것을 ‘알고도 말리지 않는 행위’와 ‘운전하도록 시키는 행위’를 함께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이 두 행위 중 실제로 형사처벌되는 범위를 다음과 같이 좁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고용주 등이 운전면허를 받지 아니한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자동차를 운전하도록 시키는 행위를 처벌 대상으로 규정한 것이고, 고용주 등이 운전면허를 받지 아니한 사람이 자동차 등을 운전하는 것을 알고도 이를 말리지 아니하는 경우까지 처벌 대상으로 규정한 것이 아니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8도3714 판결).
당시 판단은 구 도로교통법 조문을 기준으로 한 것이지만, 현행법의 제56조·제152조에도 같은 법리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즉 사장이 직원의 무면허 사실을 알고도 별다른 지시 없이 방치만 했다면 이 조항으로 형사처벌되지는 않지만, ‘오늘은 네가 다녀와’ 식으로 구체적인 업무 지시를 한 사실이 확인되면 처벌 대상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또한 고용관계가 없더라도 지인이나 거래처 직원에게 무면허인 줄 알면서 운전을 부탁하거나 지시한 경우라면, 형법 제31조의 교사범으로서 정범인 무면허운전자와 동일한 형으로 처벌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몰랐다’는 항변은 성립 자체를 막을 수 있지만, ‘알고도 시켰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방관했을 뿐이라는 항변은 통하지 않습니다.
3. 사고가 나면 사장의 책임은 형사를 넘어 민사로 확대됩니다
형사처벌로 끝나지 않고, 사고 손해 전부를 사장이 떠안을 수 있습니다.
무면허 직원이 업무 중 사고를 낸 경우, 사장의 책임은 도로교통법위반 형사처벌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민법 제756조는 피용자가 사무집행에 관하여 제3자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사용자도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정하고 있고,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3조는 자동차를 자기를 위하여 운행하는 자, 즉 차량의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을 가진 사람에게 운행자책임을 지우고 있습니다. 사장 명의로 등록된 차량을 업무용으로 운행하게 했다면, 직접 운전하지 않았더라도 이 운행자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무면허운전 사고는 보험 처리 단계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최근(2026년 2월) 대법원은 무면허운전 사고에 대해 임의보험(대인배상Ⅱ)에서도 보험사가 피보험자에게 최대 1억원의 사고부담금을 구상할 수 있도록 정한 보험약관이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의무보험(대인배상Ⅰ) 구상금 300만원 한도는 강제보험에만 적용될 뿐, 가입자가 선택하는 임의보험에는 별도로 상향된 사고부담금이 적용된다는 취지입니다.
즉 회사 명의 차량으로 무면허 직원을 운전하게 했다가 사고가 나면, 피해자에게 보험금이 지급된 뒤 그 상당 부분을 사장이 다시 보험사에 물어줘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형사처벌과 별개로 이 구상금 규모가 사업 운영에 미치는 타격이 클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직접 운전하지 않았더라도, 차량을 관리·사용하게 한 사장은 사고 손해와 구상금까지 함께 책임질 수 있습니다.
4.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어도 무면허운전 사고는 형사처벌을 피하지 못합니다
12대 중과실에 해당하는 무면허운전은 합의를 해도 형사처벌 특례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교통사고로 사람을 다치게 한 경우, 통상은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거나 피해자와 합의하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에 따라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같은 법 제3조 제2항 단서는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음주운전 등과 함께 무면허운전(제7호)을 이른바 ‘12대 중과실’로 열거하고 있습니다. 무면허운전 중 발생한 사고는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어도, 피해자와 합의했더라도 형사처벌 특례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 경우 실제 운전자는 형법 제268조의 업무상과실치상죄로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고, 그 운전을 지시한 사장도 앞서 본 도로교통법위반(제152조 제2호)에 더해 사안에 따라 감독 소홀에 대한 별도의 책임 소재가 함께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벌금형으로 끝나는 사안이라도 전과기록은 남습니다. 특히 운수업·건설업 등 관허사업을 운영하는 경우라면 벌금형 전과가 영업정지나 면허 결격사유로 이어질 수도 있어, 단순히 ‘벌금 조금 내면 끝’이라고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닙니다. 또한 도로교통법 제159조의 양벌규정에 따라, 개인 대표자 처벌과 별개로 법인 자체도 벌금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법인이 그 위반행위를 막기 위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다한 경우에는 법인 처벌이 면제될 수 있습니다.
5. 고소·수사는 이렇게 진행되며, 지금 확인해야 할 것은 이렇습니다
조사 통보를 받기 전에 사실관계와 증거부터 정리해야 방어가 가능합니다.
무면허 직원에게 운전을 시킨 사장에 대한 수사는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사업장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인지 또는 고소·고발 접수 → ②직원·사장에 대한 각각의 피의자·참고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기소 여부 판단 → ④기소되는 경우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사고로 사람이 다친 사안이라면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조사 단계에서부터 신병 처리 여부가 함께 검토될 수 있습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직원의 면허 상태(취소·정지·미취득 여부)를 언제, 어떤 경위로 알게 됐는지 시점을 확인합니다.
운전 업무 지시가 사장 본인의 직접 지시였는지, 다른 직원을 통한 전달이었는지 문자·메신저·업무일지 등으로 확인합니다.
사고가 있었다면 사고 경위, 보험 가입 현황, 피해자와의 합의 진행 상황을 정리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무면허운전 관련 사업주 형사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다면, 형사처벌 가능성뿐 아니라 민사상 구상금·손해배상 부담까지 함께 검토해 실질적인 대응 방향을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무면허 직원에게 운전을 시킨 사장님들 중에는 “잠깐 대신 다녀오라고 한 것뿐인데 이게 왜 형사 문제가 되느냐”며 초기 대응 시점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운전을 지시했다고 의심받는 사업주 입장에서는 직원의 면허 상태를 언제 알았는지, 실제로 지시한 사실이 있는지를 객관적 자료로 소명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반대로 그 차량 사고로 피해를 입은 쪽 입장에서는 운전자 개인을 상대로 한 배상만으로는 충분한 회수가 어려운 경우가 많아, 사용자책임과 운행자책임을 근거로 사장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까지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무면허운전과 관련해 지시 여부를 다투는 사업주 사건과, 반대로 그 사고의 피해를 회복하려는 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를 어떻게 정리하고 어떤 법리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확인해 왔습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거나 사고로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면, 지금이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직원이 몰래 운전면허를 위조해서 보여줬습니다. 그래도 제가 처벌되나요?
A. 면허가 없거나 정지된 사실을 사장이 알지 못했고 알 수도 없었다면 도로교통법 제56조 제2항 위반이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채용 시 면허증 원본을 확인하지 않은 경위 등은 별도로 다퉈질 수 있습니다.
Q. 알바생이나 일용직에게 잠깐 심부름 운전을 시킨 것도 해당되나요?
A. 정규직 여부와 관계없이 그 사람을 지휘·감독하며 차량을 사용하게 한 지위에 있었다면 도로교통법상 ‘고용주등’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고용 형태보다 실질적인 지시·관리 관계가 기준입니다.
Q. 직원이 스스로 운전하겠다고 나섰고, 저는 그냥 허락만 했습니다. 그래도 처벌되나요?
A. 허락한 정황이 구체적인 운전 지시로 볼 수 있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단순히 알고도 말리지 않은 정도라면 이 조항으로 형사처벌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 입장이지만, 실무에서는 그 경계가 사실관계에 따라 미묘하게 갈립니다.
Q. 사고가 나지 않았는데도 처벌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도로교통법 제56조 제2항 위반죄는 사고 발생을 요건으로 하지 않으며, 무면허 상태의 직원에게 운전을 시킨 사실만으로 성립합니다.
Q. 초범이면 벌금형으로 끝나나요?
A. 사고 없이 단속으로 적발된 초범이라면 벌금형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지만, 사고로 사람이 다쳤거나 상습적으로 무면허 직원을 운전에 투입한 정황이 있다면 형이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Q. 회사(법인) 명의로 운영하는 사업장인데, 법인도 처벌되나요?
A. 도로교통법 제159조의 양벌규정에 따라 대표자 개인 처벌과 별개로 법인도 벌금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법인이 위반행위 방지를 위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다했다는 점을 증명하면 처벌을 면할 수 있습니다.
Q. 사고로 피해자와 합의했는데도 형사처벌을 받나요?
A. 무면허운전은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12대 중과실에 해당해,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거나 피해자와 합의했더라도 형사처벌 특례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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