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사이트에 사진을 넣어 합성물을 받은 이용자도 처벌되나요
사건 개요
최근 인터넷에는 얼굴 사진 한 장만 올리면 몇 초 만에 성적인 이미지로 바꿔주는 이른바 'AI 합성 사이트'가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별다른 기술 없이도 사진을 넣고 몇 가지 옵션만 고르면 결과물이 나오다 보니, 호기심이나 장난삼아 지인이나 SNS에서 본 사람의 사진을 넣어보는 경우가 실제로 적지 않습니다.
얼마 전 상담을 청해 온 의뢰인도 그랬습니다. 지인의 SNS 프로필 사진을 내려받아 이런 사이트에 넣고 결과물을 받아 휴대전화에 저장해 두었는데,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거나 퍼뜨린 적은 없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딥페이크 합성물 관련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고 나서야 불안해져 "나는 사이트에 사진을 넣기만 했을 뿐이고, 그것도 유포하지 않았는데 정말 처벌될 수 있느냐"며 문의해 왔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이트를 직접 만든 것이 아니라 이용만 했더라도, 그리고 유포하지 않았더라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현행법은 이런 합성물을 만드는 행위 자체와, 만들어진 합성물을 갖고 있거나 들여다보는 행위까지 각각 별도로 처벌 대상으로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조항이 적용되고 형량이 어떻게 갈리는지는 행위의 모습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핵심 쟁점
이런 상담에서 실제로 판단을 가르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AI가 자동으로 만든 것이니 나는 만든 게 아니다"라는 주장이 법적으로 통하는지, 즉 이용자 본인이 '편집·합성한 자'로 평가되는지입니다. 둘째, 유포할 생각 없이 개인적으로만 소장하려 했다는 사정이 면책 사유가 되는지입니다. 셋째, 실제로 퍼뜨리지 않고 가지고만 있거나 들여다보기만 한 경우에도 별도의 범죄가 성립하는지입니다. 넷째, 사진 속 인물이 실존 인물이고 동의가 없었는지입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의2는 이 네 지점을 각각 다른 조항으로 나누어 규율하고 있어, 어느 단계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처벌 여부와 형량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AI를 이용한 합성에서 '이용자'의 행위자성을 가리기
가장 먼저 짚어야 할 것은 "나는 사이트에 사진을 넣기만 했지 직접 편집한 게 아니다"라는 주장이 실제로 방어논리가 되는지입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법률관계를 정리합니다.
1) 자동화된 도구를 이용한 결과라도 지시한 사람의 행위로 평가됩니다.
얼굴 사진을 업로드하고 원하는 형태를 선택해 결과물을 받는 과정은, 포토샵 같은 편집 프로그램으로 직접 합성하는 것과 법적으로 다르게 취급할 이유가 없습니다. 도구가 자동화되어 있고 실제 연산은 AI 알고리즘이 수행했다는 사정만으로 이용자의 행위자성이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 제1항은 "편집·합성 또는 가공한 자"를 처벌 대상으로 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편집등을 '한 자'는 결과를 발생시키기 위해 도구를 실제로 조작·지시한 사람을 가리키므로, AI 사이트에 사진을 넣고 결과물을 받은 이용자 본인이 이 요건에 해당할 가능성이 큽니다.
2) '반포할 목적이 없었다'는 사정은 더 이상 면책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과거에는 '반포등을 할 목적'이 있어야 처벌 대상이 되는지가 다투어지기도 했지만, 현행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 제1항에는 그러한 목적 요건이 없습니다. 즉 유포하거나 퍼뜨릴 생각이 전혀 없이 순전히 개인적으로 소장하려는 의도였다 하더라도,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편집·합성한 이상 그 자체로 제1항 위반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유포 안 했으니 괜찮다"는 판단은 이 조항 앞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먼저 정확히 인식해야 합니다.
3) '의사에 반하는지'는 실존 인물 여부와 동의 유무로 판단합니다.
이 조항이 적용되려면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의 얼굴·신체·음성을 대상으로 했어야 합니다. 실존하지 않는 가상의 얼굴만으로 이미지를 만든 경우라면 이 조항의 적용 여부가 달리 검토될 수 있지만, 지인이나 SNS에서 본 실제 인물의 사진을 사용한 경우라면 그 사람의 동의 없이 이뤄진 이상 '의사에 반한다'는 요건은 대체로 충족됩니다. 따라서 사진 속 인물이 실존 인물인지, 그 사람이 이런 합성에 동의한 사실이 있는지를 먼저 명확히 확인해 두어야 이후 대응 방향을 제대로 세울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유포 없이도 성립하는 '소지·시청죄'와 수사 대응
합성물을 직접 만들지 않고 이미 만들어진 것을 전달받아 가지고만 있었던 경우, 또는 반대로 유포 여부에 따라 형량이 어떻게 갈리는지도 미리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1) 소지·구입·저장·시청만으로도 별도의 범죄가 성립합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 제4항은 제1항·제2항의 편집물등 또는 복제물을 소지·구입·저장 또는 시청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별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직접 편집·합성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만든 합성물을 전달받아 휴대전화나 클라우드에 저장해 두거나 들여다보기만 한 경우도 포섭하는 독립된 구성요건입니다. 즉 "내가 직접 만든 게 아니다"라는 항변이 설령 받아들여지더라도, 그 결과물을 갖고 있었던 사실 자체로 별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2) 반포 여부가 형량을 가장 크게 가릅니다.
실제로 유포·전송했는지는 처벌 수위를 완전히 다르게 만듭니다. 편집·합성 자체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제1항)이지만, 이를 반포한 경우도 같은 형에 처해지고(제2항), 영리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반포한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제3항)으로 크게 무거워집니다. 반면 유포 없이 소지·시청만 한 경우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제4항)입니다. 따라서 수사 초기 단계에서 메신저 전송기록, 클라우드 공유 링크, SNS 게시 이력 등을 통해 실제로 제3자에게 전달하거나 게시한 사실이 있었는지를 객관적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이 됩니다.
3) 압수수색·임의제출 국면에서는 삭제보다 사실관계 정리가 우선입니다.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이나 임의제출 요구를 받은 뒤 뒤늦게 파일을 삭제하면, 오히려 증거인멸 정황으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김강희 변호사는 실제로 어떤 파일이 남아 있는지, 유포나 전송 이력이 있는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뒤 진술 방향을 정하고, 초범이며 유포 정황이 없다는 사정을 뒷받침할 자료(전송기록 부재, 공유 이력 부재 등)를 양형자료로 준비합니다. 아울러 사진 속 대상자가 미성년자인 경우에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별도로 훨씬 무겁게 처벌될 수 있다는 점도 반드시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결론
"직접 만들지 않았다", "퍼뜨리지 않았다"는 사정은 이 문제에서 생각만큼 든든한 방패가 되지 못합니다. AI 사이트에 사진을 넣어 합성물을 받은 이용자도 편집·합성한 자로 평가되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고, 설령 그 평가를 피하더라도 결과물을 갖고 있었던 사실 자체가 별도의 범죄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결과는 어떤 조항이 적용되는지, 그리고 유포 사실의 유무를 어떻게 정리해 두는지에서 갈립니다. 이미 이런 사이트를 이용해 결과물을 받아 둔 상태로 불안하시거나, 수사 연락을 받으신 상황이라면 섣불리 파일부터 지우기 전에 정확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대응 방향을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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