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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금 유용, 횡령이냐 사기냐 갈리는 기준과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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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금 유용, 횡령이냐 사기냐 갈리는 기준과 대응 

김상훈 변호사

동업이나 사업 제휴를 하며 상대방에게 투자금을 받았는데, 애초 약속한 용도가 아니라 다른 급한 곳에 돈을 돌려 쓴 적이 있는 분들이 있습니다. 사업이 뜻대로 풀리지 않아 투자자에게 원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투자자는 "내 돈을 마음대로 썼다"며 고소를 하고, 고소장에는 횡령과 사기가 함께 또는 택일적으로 적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작 당사자는 처음부터 속일 마음은 없었고 사업이 안 풀렸을 뿐이라고 생각하지만, 수사기관이 어느 죄명으로 보느냐에 따라 형량과 앞으로의 대응 방향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게 횡령이냐 사기냐"는 단순한 용어 구분이 아니라, 처벌 수위와 방어 전략을 가르는 실질적인 갈림길입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같은 돈 문제인데 죄명이 갈리는 이유

투자금을 받아 약정한 목적과 다르게 사용한 사건에서 수사기관과 법원이 가장 먼저 보는 것은 "그 돈을 받을 당시 어떤 마음이었는가"와 "그 돈이 법적으로 누구의 소유였는가" 두 가지입니다. 처음부터 돌려줄 생각이나 능력 없이 그럴듯한 말로 돈을 받아냈다면 사기 쪽으로, 정당하게 받아 보관하다가 나중에 마음이 바뀌어 다른 데 써버렸다면 횡령 쪽으로 흐릅니다.

문제는 실제 사건에서 이 두 가지가 깔끔하게 나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사업 제안 당시에는 진심으로 성공을 자신했더라도 실제로는 자금 사정이 어려웠던 경우, 동업 형태로 투자를 받았는지 단순히 자금만 빌려준 것인지 계약서상 애매한 경우가 흔합니다. 여기에 투자금이 아예 "타인의 재물"로 인정되지 않아 횡령죄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당사자가 스스로 판단하기는 더욱 어렵습니다.

이 갈림에 따라 적용되는 조문과 법정형이 다르고, 투자금 규모가 커지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까지 얽히게 되므로, 고소를 당했거나 고소를 고려 중이라면 초반부터 이 구조를 정확히 파악하고 대응해야 합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편취 고의의 시점과 투자금의 소유권 귀속

횡령죄는 형법 제355조 제1항에 규정되어 있고,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핵심은 그 재물이 "타인의 것"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투자자와 동업 관계로 함께 사업을 경영하기로 하고 투자금을 출자한 경우, 이 자금은 동업자들의 합유재산이 되므로 동업관계가 존속하는 한 어느 한쪽이 임의로 처분하거나 소비하면 횡령죄 책임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투자자가 자금만 내고 사업 경영이나 재산 처분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는 구조, 즉 익명조합에 가깝거나 단순 자금 대여 성격이 강한 경우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런 관계에서는 투자금이 넘어가는 순간 그 돈은 영업자(자금을 받은 쪽)의 재산이 되어버려, 애초에 횡령죄가 성립하기 위한 전제인 "타인의 재물"이라는 요건 자체를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자금을 다른 용도로 썼다는 사정만으로는 횡령죄로 의율하기 어렵고, 문제는 그 대신 사기죄로 넘어갑니다.

사기죄는 형법 제347조 제1항에 규정되어 있고,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을 교부받으면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2025.12.23. 개정, 2026.3.12. 시행). 투자금 편취로 사기죄가 인정되는지에 관해 대법원은, 투자를 받는 사람이 투자자로부터 돈을 받아 설명한 사업에 실제로 사용하더라도 일정 기간 내에 원금을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마치 반환할 것처럼 거짓말을 하였고, 투자자와의 관계·거래 상황·투자자의 경험과 지식 등에 비추어 투자자가 그 원금반환 약정을 전적으로 믿고 투자한 것으로 인정된다면 기망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3631 판결). 이 판례에서 특히 중요한 부분은, 편취의 고의가 있었는지는 투자금을 받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점입니다. 즉 사업을 시작할 때는 진지하게 성공을 기대했다가 나중에 외부 요인으로 실패한 것이라면 사기죄로 보기 어렵지만, 애초부터 사업이 될 리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럴듯하게 포장해 돈을 받았다면 사업에 실제로 일부 자금을 투입했더라도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두 죄명을 가르는 기준은 다음 두 가지로 좁혀집니다.

  • 시점의 문제 — 돈을 받을 당시 이미 약정대로 갚을 의사·능력이 없었다면 사기, 정당하게 받은 뒤 사후에 다른 용도로 소비했다면 횡령 쪽에 가깝습니다.

  • 소유권 귀속의 문제 — 동업·조합 형태로 합유재산이 되는 구조라면 임의소비 시 횡령, 자금 출자로 소유권이 넘어가 상대방 고유재산이 되는 구조라면 횡령죄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고 애초의 기망 여부만 문제 됩니다.

수사기관은 실무상 이 두 죄를 함께 검토하다가 어느 한쪽으로 좁혀가는 경우가 많고, 공소장에도 예비적·택일적으로 적시되는 일이 있습니다. 여기에 투자금 규모가 커지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가 적용되어,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가중되고 이득액 이하의 벌금이 병과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투자금 7억원을 받아 다른 사업 운영비로 돌려 쓴 경우라면, 죄명이 사기로 인정되든 횡령으로 인정되든 이 특경법 가중 규정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 단순히 형법상 법정형만 보고 사안을 가볍게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계약 성격 확정부터 편취 고의 반박까지

고소를 당했거나 수사가 시작된 단계라면,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와 증거를 정리해 대응합니다.

  • 투자 약정의 법적 성격부터 확정 — 계약서·동업약정서·정관·사업계획서·문자메시지 등을 모아 투자자가 실제로 경영이나 재산 처분에 관여했는지, 아니면 자금만 출자하고 손을 뗐는지를 먼저 가려야 합니다. 이 성격에 따라 횡령죄 성립 여부(타인의 재물인지) 자체가 갈리므로 가장 먼저 확정해야 할 지점입니다.

  • 자금 사용 내역을 시간순으로 정리 — 계좌 입출금 내역, 세금계산서, 계약서, 사업 관련 지출 증빙을 투자금을 받은 시점부터 순서대로 재구성해, 실제로 설명한 사업에 자금을 투입하려는 노력이 있었는지를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이는 편취 고의를 다투는 데 가장 핵심적인 자료가 됩니다.

  • 편취 고의 부존재를 뒷받침하는 정황 확보 — 투자 유치 전후의 사업 추진 기록(거래처와의 협상 자료, 인허가 신청, 인력 채용 내역 등), 사업이 실패로 돌아간 외부적 원인(시장 상황, 거래처 사정 등)을 정리해, 애초부터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사업 진행 중 예기치 못한 사정으로 결과가 나빠졌다는 점을 소명합니다. 대법원이 편취 고의 판단 시점을 "투자금 수령 당시"로 못박은 만큼, 그 시점의 사정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특히 중요합니다.

  • 피해 회복 조치를 병행 — 조사가 진행되는 중이라도 가능한 범위에서 원금 일부를 반환하거나 공탁하면, 죄명이 횡령으로 인정되는 경우든 사기로 인정되는 경우든 양형에서 유리하게 참작될 수 있습니다. 특히 특경법 적용 여부가 걸려 있는 사안이라면 이득액을 낮추는 방향의 조치가 처벌 수위 자체를 바꿀 수 있습니다.

  • 초기 진술에서 불리한 표현을 피할 것 — 조사 초기에 "사실 처음부터 좀 무리한 계획이었다"는 식의 표현이 그대로 조서에 남으면 편취 고의를 인정하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진술 전에 위 자료들을 먼저 정리하고, 시점별 사정을 구분해 진술하는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죄명이 정해지기 전에 움직여야 하는 이유

횡령이든 사기든 수사 초기에는 아직 죄명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 시기에 어떤 자료를 준비하고 어떤 방향으로 진술하느냐에 따라 이후 적용되는 조문과 형량, 나아가 특경법 가중 여부까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받은 투자금을 다른 용도로 쓴 사실 자체를 되돌릴 수는 없지만, 그것이 처음부터 속일 마음이었는지 아니면 정당하게 받은 뒤 사정이 어려워진 것인지는 준비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소명될 수 있습니다. 투자금 관련 고소나 수사 통지를 받으셨다면, 계약의 성격과 자금 흐름부터 서둘러 정리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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