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 초범인데 피해자가 수십 명이면 초범이어도 구속되나요
불법촬영 초범인데 피해자가 수십 명이면 초범이어도 구속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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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성범죄

불법촬영 초범인데 피해자가 수십 명이면 초범이어도 구속되나요 

김강희 변호사


불법촬영 초범인데 피해자가 수십 명이면 초범이어도 구속되나요


사건 개요


지하철이나 대중목욕탕 인근, 편의점처럼 사람이 오가는 공간에서 몰래 신체 부위를 촬영하는 일이 한두 번으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우연히 눈에 들어온 장면을 몇 번 찍어 본 것에서 시작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촬영 대상과 횟수가 조금씩 늘어나고, 정작 본인은 그 사이 누적된 횟수를 제대로 세어 보지 않은 채 지냅니다. 그러다 경찰 수사로 휴대전화와 클라우드 계정이 포렌식에 들어가고 나서야, 저장돼 있던 촬영물 속 피해자가 수십 명에 이른다는 사실이 확인됩니다.

이런 상담을 청해 오는 분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전과가 없는 초범인데, 그것도 참작이 안 되나요." 실제로 초범이라는 사정은 형을 정하는 단계에서 분명히 유리하게 작용하는 요소입니다. 문제는 그 판단이 필요한 시점보다 훨씬 앞서, 수사 초기 단계에서 구속영장이 청구되느냐 마느냐가 먼저 갈린다는 데 있습니다. 그리고 이 구속 여부를 가르는 기준은 전과 유무가 아니라, 전혀 다른 별개의 요건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초범이라는 사정만으로 구속을 피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피해자가 수십 명에 이르고 범행이 상당 기간에 걸쳐 반복됐다면, 초범 여부와 무관하게 구속 심사에서 불리한 정황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역시 절대적인 것은 아니며, 수사 초기에 어떤 사실관계를 어떻게 소명해 두는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핵심 쟁점


구속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형사소송법 제70조 제1항이 정한 세 가지 사유입니다. ① 일정한 주거가 없는 때, ②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는 때, ③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는 때가 그것입니다. 그리고 같은 조 제2항은 이 사유를 심사할 때 범죄의 중대성, 재범의 위험성, 피해자에 대한 위해 우려 등을 함께 고려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수사 단계의 피의자 구속영장 청구 역시 형사소송법 제201조 제1항이 이 제70조 제1항의 사유를 그대로 요건으로 삼고 있어, 결국 같은 잣대로 판단됩니다. 이 조문 어디에도 '전과가 없으면 구속하지 않는다'는 내용은 없습니다.

피해자가 수십 명이라는 사실은 이 기준들과 정확히 맞물립니다. 첫째, 그만큼 오랜 기간 촬영을 이어 왔다는 뜻이므로 범죄의 중대성 판단에서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둘째, 휴대전화·클라우드·외장하드 등에 다량의 촬영물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고, 이는 곧 증거인멸 염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셋째, 한 번의 우발적 행위가 아니라 반복된 패턴이라는 사실 자체가 재범의 위험성 판단에 부정적인 자료가 됩니다. 반면 초범이라는 사정은 이 세 가지 구속 사유 중 어디에도 직접 해당하지 않습니다. 초범 여부가 힘을 발휘하는 곳은 구속 심사가 아니라, 그 이후의 형을 정하는 단계입니다.

더 나아가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카메라등이용촬영 범죄 양형기준 역시 '불특정 또는 다수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범행한 경우', '상당한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범행한 경우'를 형을 무겁게 하는 특별가중인자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다수 피해자 사건에서는 애초에 초범이라는 사정이 형을 낮추는 요소로 자동 반영되도록 설계돼 있지 않으며, 최근에는 이 부분이 재판 실무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요컨대 피해자가 수십 명인 사건에서 "초범이니 괜찮다"는 통념은 구속 단계와 양형 단계 모두에서 실제 법 기준과 어긋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증거인멸·도주 우려부터 지워 나가기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판사 앞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 이른바 영장실질심사(형사소송법 제201조의2)를 받게 됩니다. 이 자리에서 다투는 것은 "죄가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지금 이 사람을 구속할 필요가 있느냐"입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 단계에서 형사소송법 제70조 제1항의 세 가지 사유를 하나씩 지워 나가는 방식으로 소명자료를 구성합니다.

1) 저장매체를 스스로 임의제출하고 삭제 여부를 명확히 밝힙니다.

증거인멸 염려는 '앞으로 없앨 것이 남아 있는가'를 보는 판단입니다. 조사 초기에 휴대전화·클라우드 계정·외장하드·업무용 PC 등 촬영물이 있을 수 있는 매체를 스스로 목록화해 임의제출하고 포렌식에 협조하면, "더는 인멸할 대상이 남아 있지 않다"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확인됩니다. 이는 감정적 호소가 아니라 수사기관과 판사가 그대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라는 점에서, 구속 사유 중 하나를 실질적으로 제거하는 효과를 갖습니다.

2) 반포·유포 정황이 없다는 사실을 별도로 특정합니다.

같은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안에서도 촬영(제1항,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과 반포등(제2항, 같은 형량이나 실무상 훨씬 무겁게 다뤄짐), 영리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반포(제3항, 3년 이상의 유기징역)는 죄질의 무게가 전혀 다릅니다. 촬영물이 텔레그램이나 인터넷에 유포되지 않고 본인 저장매체 안에만 있었다는 사실은 '범죄의 중대성' 평가에서 결정적인 차이를 만듭니다. 포렌식 결과 업로드·전송 이력이 없다는 점, 판매나 교환 목적이 없었다는 정황을 수사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소명해, 혐의가 반포까지 확대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이 단계의 핵심입니다.

3) 주거의 안정성과 생활기반을 구체적 자료로 제출합니다.

도망할 염려가 있는지를 판단할 때는 직장·가족관계처럼 그 사람을 특정 장소에 붙잡아 두는 요소가 실제로 있는지를 봅니다. 재직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등본, 부양가족 현황 등을 통해 도주할 유인이 없다는 사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실질심사에서 반복적으로 참작되는 요소가 됩니다. 이 세 가지—증거인멸 염려 해소, 혐의 범위 특정, 도주 우려 해소—를 함께 갖출수록 초범이라는 사정과 별개로 불구속 수사·불구속 기소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다수 피해자 사건에서 재판 단계의 양형자료 준비하기


구속 여부를 넘기고 나면, 이제는 실형이냐 집행유예냐를 가르는 재판 단계가 남습니다. 카메라등이용촬영죄는 친고죄도 반의사불벌죄도 아니어서, 피해자와 합의한다고 처벌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합의와 처벌불원 의사는 여전히 형을 정할 때 실질적으로 반영되는 사유입니다. 피해자가 수십 명인 사건에서는 이 준비 과정 자체가 달라집니다.

1) 피해자별 특정 여부를 먼저 검토합니다.

다수 피해자 사건은 촬영 시점·장소·인상착의만으로 개별 피해자를 특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실무상 존재합니다. 수사기록상 피해자가 실제로 몇 명으로, 어떤 근거로 특정됐는지를 초기에 검토해 두면, 이후 공소사실의 범위와 방어 전략을 세우는 데 중요한 출발점이 됩니다.

2) 심리치료·재범방지 프로그램 이수 등 재범 위험성을 낮추는 자료를 별도로 준비합니다.

앞서 본 것처럼 다수 피해자 사건에는 '불특정 또는 다수의 피해자'라는 특별가중인자가 적용되고, 최근에는 이런 사건에서 초범이라는 사정을 유리한 요소로 그대로 인정하지 않아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커지고 있습니다. 즉 "초범이니 봐 달라"는 호소만으로는 힘을 갖기 어려운 흐름입니다. 정신건강의학과나 상담센터의 심리치료 이수 확인서, 구체적인 재범방지 조치처럼 가중인자를 상쇄할 수 있는 별도의 자료를 재판부에 제시해야 합니다.

3)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형사공탁을 검토합니다.

피해자가 수십 명이면 인적사항을 전부 확인해 개별 합의를 진행하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는 공탁법 제5조의2가 정한 형사공탁의 특례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더라도 사건번호와 피해 발생 시점 등으로 피해자를 특정해 공탁하고, 통지는 법원 게시 등으로 갈음할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이를 통해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구체적인 형태로 남겨 두면, 개별 합의가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양형자료로 제출할 수 있습니다.


결론


"초범이니 구속까지는 안 가겠지"라는 생각은, 피해자가 한두 명일 때라면 어느 정도 통할 수 있는 셈법입니다. 그러나 피해자가 수십 명에 이르고 범행이 오랜 기간 반복됐다면, 구속 여부를 가르는 형사소송법 제70조의 기준—증거인멸 염려·도주 우려·범죄의 중대성—앞에서 전과 유무는 결정적인 변수가 아닙니다.

구속을 피하는 길은 초범이라는 사정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저장매체를 스스로 정리해 증거인멸 염려를 없애고, 반포 여부를 명확히 특정해 혐의의 범위를 관리하며, 생활기반을 구체적으로 소명하는 데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의 재판에서도 다수 피해자 사건이라는 특성에 맞는 양형자료를 별도로 준비해야 합니다. 지금 이런 상황에 놓여 있다면, 수사 초기 단계에서부터 무엇을 먼저 준비해야 할지 방향을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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