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SNS 투자 리딩방이나 지인 소개를 통해 특정 비상장주식을 소개받고, “곧 상장된다”는 말만 믿고 목돈을 투자했다가 상장이 무산되거나 판매자와 연락이 끊기는 피해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피해자분들 중 상당수는 “이 회사는 이미 상장 예비심사에 들어갔다”, “6개월 안에 코스닥에 상장되니 지금 아니면 못 산다”는 말을 듣고 급하게 매수를 결정한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상장 일정이 몇 차례씩 미뤄지다 결국 무산되고 판매자와 연락이 끊기면, “투자에는 원래 손실 위험이 있는 것 아니냐”는 반응만 돌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거래 상대방이 사실대로 고지받았다면 거래하지 않았을 사정을 알면서 숨기거나, 확정되지 않은 사실을 확정된 것처럼 꾸며 알린 경우 기망행위에 해당한다는 법리를 일관되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비상장주식은 정보 비대칭이 큰 시장이라 하더라도, 상장 여부처럼 투자 결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사실을 허위로 고지했다면 형사처벌의 예외가 되지 않습니다.
아래에서는 비상장주식이 곧 상장된다는 말을 믿고 매수한 경우 어떤 조건에서 사기죄가 성립하는지, 그리고 의심 정황이 있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상장 임박이라는 말만으로 곧바로 사기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기죄 성립 여부는 투자 손실 결과가 아니라 매도 당시 판매자의 인식과 진술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비상장주식은 코스닥·코스피 상장 종목과 달리 공시 의무가 약하고 형성된 시장가격도 없어, 매수 후 상장이 지연되거나 무산되는 것 자체는 이 시장에 내재된 위험 중 하나입니다. 상장을 준비하던 기업이 실적 악화나 심사 미비로 상장을 철회하는 사례는 실제로도 드물지 않습니다.
형법 제355조가 아니라 제347조 제1항이 적용되는 이 유형의 핵심 조문은 사기죄입니다. 형법 제347조 제1항은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자를 처벌하며, 2025년 12월 23일 개정으로 2026년 3월 12일부터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강화됐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판매자가 매도 당시 상장 가능성에 관해 실제로 알고 있던 사실과 매수인에게 고지한 내용 사이에 간극이 있었는지입니다.
대법원은 사기죄 성립 여부를 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원칙을 확립해 왔습니다(대법원 2016. 4. 28. 선고 2012도14516 판결 참조). 매도인이 매도 시점에 실제로 상장을 추진 중이었고 그렇게 믿을 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었다면, 이후 상장이 무산됐다는 결과만으로 사기죄가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상장 준비 자체를 한 적이 없거나 이미 무산이 확실시된 상태에서도 계속 상장을 확언했다면, 이는 전형적인 기망행위로 평가됩니다.
상장 무산이라는 결과가 아니라, 매도 당시 판매자가 상장 가능성을 알면서도 속였는지가 사기죄 성립의 분수령입니다.
2. 상장심사 신청 여부를 숨기고 판 것도 기망행위가 됩니다
고지했더라면 사지 않았을 사실을 묵비한 경우도 사기죄의 기망에 해당합니다.
실무에서 자주 확인되는 유형은 상장 예비심사조차 신청하지 않았음에도 “이미 심사가 진행 중”이라거나 “주관사 선정까지 끝났다”는 식으로 존재하지 않는 절차 진행 상황을 구체적으로 지어내는 경우입니다. 이런 진술은 단순한 낙관적 전망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확인 가능한 사실을 허위로 만들어낸 것이므로 적극적 기망행위에 해당합니다.
더 어려운 문제는 판매자가 적극적으로 거짓말을 하지는 않고, 불리한 사정을 그저 알리지 않은 경우입니다. 대법원은 이런 경우에 관해 다음과 같이 판시하고 있습니다.
사기죄의 요건인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소극적 행위를 말한다.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 관한 허위표시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을 착오에 빠뜨려 행위자가 희망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다. 거래의 상대방이 일정한 사정에 관한 고지를 받았더라면 거래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거래로 재물을 받는 자에게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사전에 상대방에게 그와 같은 사정을 고지할 의무가 있고, 이를 고지하지 않은 것은 고지할 사실을 묵비함으로써 상대방을 기망한 것이 되어 사기죄를 구성한다(대법원 2018. 8. 1. 선고 2017도20682 판결).
이 법리를 비상장주식 거래에 적용하면, 판매자가 이미 상장 주관사 계약이 해지됐거나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 절차가 사실상 중단된 사정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알리지 않고 “곧 상장된다”는 기존 설명만 반복했다면, 침묵을 통한 기망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판매 조직이 금융위원회 인가 없이 상시로 다수의 투자자를 상대로 비상장주식을 중개·알선했다면, 자본시장법 제11조가 금지하는 무인가 영업행위에 해당해 같은 법 제444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으로 사기죄와 별도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말하지 않은 사실도, 알렸다면 사지 않았을 사실이라면 기망행위가 됩니다.
3. 액면가보다 크게 부풀린 가격, 원금·수익보장 약속도 기망의 정황이 됩니다
가격 산정 근거와 보장성 발언은 상장 가능성 허위 고지와 함께 판단되는 정황 증거입니다.
비상장주식 사기에서는 상장 임박 발언과 함께, 액면가 대비 수 배에서 수십 배로 부풀린 가격에 주식을 매도하거나 “6개월 안에 원금의 2배를 보장한다”는 식의 확정적 수익률을 제시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내재된 거래이므로, 원금이나 특정 수익률을 확정적으로 보장하는 약정 자체가 이례적인 정황입니다.
대법원은 편취의 고의를 판단할 때 “범행 전후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피해자와의 관계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해 왔고(대법원 2018. 8. 1. 선고 2017도20682 판결), 이 기준은 비상장주식 매도인의 편취 고의를 판단할 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실체가 불분명한 법인, 사업자등록조차 확인되지 않는 판매 조직, 등기 이사와 실제 운영자가 다른 정황 등이 겹치면 편취 고의를 뒷받침하는 사정이 됩니다.
또한 매도인이 실제로는 자신도 다른 사람에게서 헐값에 사들인 물량을 되파는 이른바 ‘돌려막기’ 구조였다면, 매수인 각자에게 서로 다른 상장 임박 스토리를 시기별로 다르게 제시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여러 피해자의 진술과 판매 시점별 설명 내용을 대조하는 작업이 수사·소송 모두에서 중요한 이유입니다.
부풀린 가격과 확정적 수익 보장은, 상장 임박 발언의 진위를 의심할 첫 번째 단서입니다.
4. 편취 금액에 따라 형법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함께 적용됩니다
이득액 5억원을 넘기면 가중처벌 구간에 들어가고, 여러 피해자의 피해액은 합산될 수 있습니다.
앞서 본 것처럼 형법 제347조 제1항의 사기죄는 2026년 3월 12일부터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강화됐습니다. 다만 편취한 이득액, 즉 피해 금액이 일정 규모를 넘으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특경법) 제3조가 우선 적용됩니다.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특경법 제3조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비상장주식 사기는 다수 투자자를 상대로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개별 피해액은 크지 않더라도 전체 피해자의 피해액이 합산돼 특경법 구간에 들어가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다만 특경법상 이득액 합산은 개별 범행 사이에 피해자·범행 방법·범의의 단일성 등이 인정되는 포괄일죄 관계일 때 이루어집니다. 판매 조직이 여러 명이거나 시기·수법이 크게 다르다면 이득액을 나누어 판단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 공범 구조와 범행 시기를 구체적으로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5. 고소부터 손해배상 청구까지, 절차를 미리 알아두어야 합니다
고소장 접수 전 자료를 정리해두는지가 이후 수사와 손해배상 모두의 성패를 가릅니다.
비상장주식 사기 의심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거래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조직적 판매 구조가 확인되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함께 수사되고, 이득액이 특경법 구간이라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상장 임박이라는 말만 믿고 계약서나 매매확인서를 제대로 남기지 않은 경우도 많아, 뒤늦게라도 관련 자료부터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매수 당시 주고받은 문자·카카오톡·통화녹음 등 상장 관련 발언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부터 확보합니다.
실제 매매계약서·주금 납입 내역과 판매자(또는 판매 법인)의 사업자등록 여부, 금융투자업 등록 여부를 확인합니다.
해당 종목의 실제 상장 예비심사 신청 여부를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 등을 통해 확인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정리한 뒤 비상장주식 사기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형사 고소와 민사상 손해배상·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함께 검토해 실질적인 회수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비상장주식 투자는 “지금 아니면 못 산다”는 조급함 속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 피해를 인지한 뒤에도 초기 대응이 늦어지곤 합니다.
투자금을 잃은 매수인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항의보다, 매도 당시 어떤 상장 관련 발언이 있었는지와 그 발언이 사실과 달랐다는 근거를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통화녹음, 문자, 홍보 자료가 쌓일수록 형사 고소와 민사 손해배상 모두에서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상장을 준비하다 무산된 기업 관계자 입장에서도, 상장 준비 과정에서 있었던 통상적인 설명과 허위·과장 진술은 구분돼야 합니다. 실제 상장 추진 근거 자료가 있었는지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비상장주식 매매를 둘러싼 사기 사건에서 피해를 주장하는 쪽과 반대로 기망 혐의를 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상장 관련 발언의 구체성과 근거 여부에 따라 사건의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비상장주식을 산 뒤 상장이 무산됐다는 사실만으로 사기로 고소할 수 있나요?
A. 그것만으로는 어렵습니다. 대법원은 사기죄 성립 여부를 매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므로, 매도인이 그 시점에 상장을 진지하게 추진 중이었다면 이후 무산됐다는 결과만으로는 사기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매도 당시 진술이 사실과 달랐다는 정황이 핵심입니다.
Q. 판매자가 “상장 예비심사 중”이라고 했는데 실제로는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면요?
A. 존재하지 않는 절차 진행 상황을 지어낸 것이므로 적극적 기망행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 등을 통해 실제 심사 신청 여부를 확인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Q. 원금을 보장한다는 각서를 받았는데, 이게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원금·수익 보장 약정은 사기 정황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각서 하나만으로 형사처벌이 자동으로 결정되지는 않고, 다른 정황과 함께 종합적으로 판단됩니다.
Q. 개인 간 소규모 거래인데도 자본시장법 위반이 문제될 수 있나요?
A. 일회적인 개인 간 거래라면 자본시장법 무인가 영업 규정이 곧바로 문제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다수를 상대로 반복적·조직적으로 비상장주식을 중개·알선했다면 금융투자업 무인가 영업으로 별도 처벌될 수 있습니다.
Q. 피해자가 여러 명인데 개인별 피해액은 5억원이 안 됩니다. 그래도 특경법이 적용되나요?
A. 피해자·범행 방법·범의의 단일성이 인정되는 포괄일죄 관계라면 전체 피해액이 합산돼 특경법 구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판매 조직과 범행 시기를 구체적으로 정리해 봐야 합니다.
Q. 형사 고소와 손해배상 청구를 함께 진행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형사 고소 과정에서 확보되는 수사 기록이 민사상 손해배상·부당이득반환청구의 입증자료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아, 병행 전략이 회수에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Q.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하고, 이득액이 큰 사건은 구속 수사 가능성까지 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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