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유흥가나 먹자골목 상권을 중심으로, 특정 조직의 이름을 대며 매달 일정 금액을 “관리비” 또는 “자릿세” 명목으로 요구하는 사건이 다시 늘고 있습니다.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분들 중에는 “한두 번 주고 말지, 괜히 신고했다가 보복이라도 당하면 어떡하나”라는 생각으로 요구에 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한 번 응하고 나면 요구 금액은 점점 커지고 주기도 짧아지며, 나중에 “저 사람들이 진짜 조직원인지도 확실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도 이미 발을 빼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최근 대법원은 이런 유형의 사건에서 협박의 방법이 명시적이지 않고 조직의 이름을 대는 데 그치더라도, 상대방이 겁을 먹을 만한 정도라면 공갈죄의 해악 고지로 인정될 수 있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실제로 그 조직에 소속되어 있는지 여부는 죄책 성립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도 여러 판결에서 재확인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조직 이름을 대며 자릿세를 요구하는 행위가 어떤 범죄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실제로 이런 피해를 입었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조직 이름을 대며 돈을 요구하면 그 자체로 공갈죄가 성립합니다.
명시적인 협박이 없어도, 조직 이름을 대는 행동 자체가 묵시적 해악의 고지가 됩니다.
형법 제350조는 사람을 공갈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공갈의 수단인 협박은 상대방을 겁먹게 할 만한 해악의 고지를 뜻하는데, 그 방법이 반드시 “돈을 안 주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식의 직접적인 말이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무에서 자주 보는 자릿세 요구 사건은 상대방이 특정 조직의 이름을 대거나, 험악한 표정과 태도로 그 조직 소속임을 암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이 경우에도 피해자가 “돈을 주지 않으면 가게나 신체에 어떤 해코지를 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느껴 요구에 응했다면, 명시적인 협박 문구가 없었더라도 공갈죄의 협박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공갈죄의 수단으로서의 협박은 사람으로 하여금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말하고, 해악 고지의 수단과 방법은 명시적이거나 직접적이 아니더라도 묵시적으로 할 수도 있다(대법원 1990. 8. 14. 선고 90도114 판결).
즉 조직 이름을 입 밖에 내지 않더라도, 문신을 보여주거나 특정 단체와의 친분을 은근히 암시하며 대금 지급이나 정기적인 상납을 요구하는 행위 모두 공갈죄의 협박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조직 이름을 대며 돈을 요구하는 행위는, 그 표현이 직접적이지 않더라도 상대방이 겁을 먹을 정도라면 공갈죄의 협박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2. 실제로 조직에 속해 있지 않아도 공갈죄 성립에는 영향이 없습니다.
피해자가 겁을 먹고 돈을 냈다면, 조직의 진위 여부는 죄책을 좌우하지 않습니다.
자릿세 요구를 당한 피해자들이 사건 이후 가장 많이 궁금해하는 부분은 “상대방이 진짜 조직원이 맞는지”입니다. 그런데 공갈죄가 성립하는지는 상대방이 실제로 조직에 소속되어 있는지가 아니라, 그 언행으로 인해 피해자가 겁을 먹고 재산상 처분을 하였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실제로 법원은 조직폭력배 행세를 하며 술값이나 대금 지급을 거부하거나 “보호비” 명목의 돈을 받아낸 사건에서, 피고인들이 실제로 소속된 조직의 지시를 받았는지와 무관하게 피해자가 조직폭력배라고 믿고 겁을 먹어 재산상 이익을 포기하거나 돈을 건넨 이상 공갈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인들이 업소에 찾아가 피해자에게 보호비를 달라고 말하며 이에 응하지 아니하면 신체에 위해를 가하거나 업소 운영을 하지 못하도록 할 듯한 태도를 보여, 이에 겁을 먹은 피해자로부터 돈을 건네받은 이상 공갈에 해당한다(수원지방법원 2010. 12. 15. 선고 2009고합613 판결).
같은 판결에서는 여러 명이 호프집에 찾아가 조직폭력배 행세를 하며 인상을 쓰는 방법만으로 술값 지급을 거부해 대금지급요구를 단념하게 한 사안도 공갈로 인정되었습니다. 반대로 정당한 권리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지 않는 압박은 공갈로 보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례(대법원 1993. 9. 14. 선고 93도915 판결)도 있으나, 애초에 근거 없이 조직의 이름을 내세워 금전을 요구하는 행위에는 이러한 정당한 권리행사의 여지가 없습니다.
공갈죄 성립 여부는 상대방이 진짜 조직원인지가 아니라, 피해자가 그 위세에 겁을 먹고 재산상 손해를 감수했는지로 판단됩니다.
3.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조직 이름을 앞세우면 특수공갈로 가중처벌됩니다.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며 자릿세를 요구하면 최대 15년 이하의 징역까지 가능합니다.
형법 제350조의2는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공갈죄를 범한 경우를 특수공갈로 규정하고,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러 명이 함께 업소에 찾아가 조직 이름을 대며 자릿세를 요구하면, 벌금형이 아예 없는 이 특수공갈이 적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2명 이상이 함께 자릿세를 요구한 경우에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항 제3호도 함께 문제가 됩니다. 이 조항은 2명 이상이 공동하여 공갈죄를 범한 경우 형법 제350조에서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하도록 정하고 있어, 혼자 요구한 경우보다 처벌 수위가 크게 올라갑니다.
나아가 자릿세를 요구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특정 범죄단체에 가입되어 그 구성원으로 활동하는 경우라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른 범죄단체 등의 구성·활동죄까지 별도로 성립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자릿세를 받아낸 공갈죄와 범죄단체 활동죄가 함께 인정되어 형이 크게 무거워집니다.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조직의 위력을 내세워 자릿세를 요구했다면, 단순 공갈이 아니라 특수공갈이나 공동공갈로 가중처벌될 수 있습니다.
4. 요구 방식과 조직 관련성에 따라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단순 공갈에서 특수공갈, 범죄단체 활동까지 적용 법조가 계단식으로 무거워집니다.
혼자서 은근히 겁을 주는 방식으로 자릿세를 요구했다면 형법 제350조의 단순 공갈죄가 적용되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반면 여러 명이 함께, 또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고 요구했다면 형법 제350조의2 특수공갈이 적용되어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고, 이 죄는 애초에 벌금형 선택 자체가 없습니다.
2명 이상이 공동으로 공갈죄를 범한 경우에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에 따라 형법 제350조에서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되며, 같은 유형의 범죄로 이미 징역형을 2회 이상 받은 사람이 다시 특수공갈을 저질러 누범으로 처벌되는 경우에는 3년 이상 25년 이하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실제로 특정 범죄단체에 가입해 그 구성원으로 자릿세를 걷어온 정황이 확인되면, 수괴급은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 간부급은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 그 외 조직원도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질 수 있어 자릿세 액수와 별개로 형량이 크게 뛰어오릅니다.
5. 신고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신고 전 증거 정리가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자릿세 요구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상가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신고·고소장 접수 → ②피해자·목격자 조사 및 요구자 특정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조직적·반복적 범행으로 판단되면 구속 수사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조직 이름을 대며 돈을 요구받았다면, 두려운 마음에 일단 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요구 당시의 대화 내용, 문자·메신저 기록, 매장 CCTV 영상 등 상대방의 언행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부터 확보합니다.
요구받은 날짜·금액·주기를 정리해, 반복된 요구인지 일회성인지를 구분해 둡니다.
실제로 돈을 건넸다면 계좌이체 내역이나 영수증 등 지급 사실을 뒷받침할 자료를 별도로 보관합니다.
이렇게 정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형사 고소를 진행하면, 상대방이 실제 조직원인지 확인되지 않은 단계에서도 공갈죄나 특수공갈죄로 수사를 개시할 수 있고, 필요하다면 조직 관련 공갈 사건 대응 경험이 있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처벌 수위와 재산 회복 방안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자릿세 요구를 당한 자영업자분들은 “괜히 문제를 키웠다가 보복당하면 어떡하나”라는 두려움 때문에 신고 시점을 미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릿세를 요구받는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상대방이 실제 조직원인지 확인하려 애쓰기보다, 요구 당시의 언행과 태도를 기록해 두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조직 이름을 대며 돈을 요구한 쪽 입장에서도 “장난이었다”, “진짜 조직원은 아니었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피해자가 실제로 겁을 먹고 돈을 냈는지가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조직 관련 공갈·협박 사건에서 피해를 당한 쪽과 혐의를 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에 어떤 자료를 확보하는지에 따라 사건의 결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조직 이름을 댔지만 실제로는 조직원이 아니라고 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공갈죄는 피해자가 겁을 먹고 재산상 처분을 했는지가 핵심이므로, 상대방이 실제 조직원인지 여부는 죄책 성립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Q. 돈을 주지 않고 거절했는데도 공갈죄가 성립하나요?
A. 실제로 돈을 받지 못했더라도 협박 행위가 있었다면 공갈미수죄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다만 기수인지 미수인지는 형량을 정하는 데 참작되는 사정입니다.
Q. 여러 명이 함께 왔지만 그중 한 명만 말을 했다면 나머지도 처벌되나요?
A. 함께 있으면서 위력을 과시하는 데 가담한 사실이 인정되면 공동정범으로 함께 처벌될 수 있습니다. 옆에서 인상을 쓰거나 험악한 태도를 보인 것만으로도 공동 가담으로 인정된 사례가 있습니다.
Q. 한 번은 소액이었는데, 여러 번 반복되면 형량이 더 무거워지나요?
A. 네. 동일한 목적으로 반복된 요구는 포괄일죄로 합산되어 이득액이 커질 수 있고, 그만큼 양형에서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Q. 신고하면 보복당할까 봐 걱정되는데,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 보복 우려가 있다면 수사기관에 신변 보호 요청과 함께 사건을 접수할 수 있습니다. 증거를 먼저 확보한 뒤 조용히 수사기관과 상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문자나 SNS 메시지로 자릿세를 요구받았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 해당 메시지는 삭제하지 말고 캡처와 원본 모두 보관해야 합니다. 문자 내용만으로도 협박의 정황을 뒷받침하는 핵심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Q. 경찰 조사를 받게 됐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 내용이 사건의 방향을 결정하고, 조직 관련성이 인정되면 구속 수사로 이어질 수 있어 대응 시점이 매우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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