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세금계산서 발급 10억 넘으면 특가법 적용되나요
사건 개요
거래처와 실물 거래 없이 세금계산서만 주고받았거나, 실제보다 금액을 부풀려 세금계산서를 발급·수취한 사업자들이 세무조사나 수사 단계에서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이 있습니다. "제가 발급한 세금계산서 합계액이 10억 원을 넘는데, 이러면 특가법(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돼 무겁게 처벌받는 게 맞나요"라는 것입니다. 주변에서 "10억 넘으면 특가법 대상"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지레 최악의 상황을 각오한 채 상담을 청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실제로 이런 사건은 자료상으로부터 가공 세금계산서를 사들여 매입세액을 공제받은 경우, 매출을 축소하려고 실물 없는 세금계산서를 끼워 넣은 경우, 계열사 간 자금을 돌리며 형식적으로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경우 등 경위가 다양합니다. 공통점은 모두 부가가치세법에 따른 세금계산서 발급의무를 위반했다는 점이고, 그 규모가 커질수록 처벌 수위가 어디까지 올라가는지가 실제 방어 전략을 좌우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10억 원"은 세금계산서 관련 범죄에 특가법이 적용되는 기준이 아닙니다. 10억 원은 별개의 조문인 조세포탈죄의 가중처벌 기준이고, 허위 세금계산서 발급·수취에 특가법이 적용되는 기준은 30억 원과 50억 원입니다. 이 숫자를 혼동한 채 대응하면 방어의 방향 자체가 어긋나므로, 정확한 조문부터 다시 세워야 합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10억 원"이라는 숫자가 어느 조문의 기준인지입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조세 포탈의 가중처벌)는 포탈세액등이 연간 10억 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반면 세금계산서를 실물 거래 없이 주고받은 행위를 가중처벌하는 조문은 제8조의2(세금계산서 교부의무 위반 등의 가중처벌)이고, 여기서는 공급가액등의 합계액이 30억 원 이상이면 1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 원 이상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실무 상담에서 이 두 조문이 자주 뒤섞입니다.
둘째,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중 어느 항이 적용되는지입니다. 실물 거래가 전혀 없는 가공거래로 세금계산서를 발급·수취했다면 같은 법 제10조제3항(3년 이하 징역 또는 세액의 3배 이하 벌금)이 적용되고, 이 경우에만 특가법 제8조의2로 가중될 여지가 생깁니다. 반면 실거래는 있었지만 세금계산서를 아예 발급하지 않았거나 금액을 거짓 기재한 정도라면 제10조제1항·제2항(1년 이하 징역 또는 세액의 2배 이하 벌금)이 적용되는데, 이 항들은 특가법 가중처벌의 대상이 아닙니다. 어느 항이 적용되느냐에 따라 특가법 적용 가능성 자체가 갈립니다.
셋째, 특가법 제8조의2는 "영리를 목적으로" 죄를 범한 경우에만 적용됩니다. 단순히 거래처의 요청으로 명의를 빌려주었을 뿐 대가를 취득할 목적이 없었다면 이 요건 자체를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넷째, 공급가액등의 합계액을 실제로 얼마로 산정하느냐입니다. 여러 건의 세금계산서를 하나의 죄로 묶어 합산할 때 매입분과 매출분을 이중으로 계산하거나, 실제 공급가액이 아니라 명목상 기재액을 그대로 합산해 기준선을 넘긴 것으로 잘못 산정되는 경우가 실무에서 드물지 않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10억 원"이 아니라 정확한 기준(30억·50억)으로 다시 세우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수사기관이 적용하려는 조문과 실제 사실관계가 맞는지를 처음부터 다시 짚는 것입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건을 재구성합니다.
1) 공급가액등의 합계액을 다시 계산합니다.
특가법 제8조의2의 "공급가액등의 합계액"은 세금계산서·계산서에 기재된 공급가액과 매출처별·매입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에 기재된 공급가액·매출·매입금액을 합산한 값입니다. 수사기관이 관련된 모든 세금계산서를 포괄일죄로 묶어 합산하는 과정에서, 실제로는 별개의 거래처·별개의 시기로 나뉘어야 할 건을 하나로 합산했는지, 매입 세금계산서와 매출 세금계산서를 중복 계산했는지를 하나씩 대조합니다. 예를 들어 실제 산정된 합계액이 28억 원이라면 30억 원 기준에 미달해 특가법 제8조의2가 아니라 조세범 처벌법 제10조제3항만 적용되어, 법정형이 3년 이하 징역 또는 세액의 3배 이하 벌금(28억 원의 10%인 2.8억 원의 3배, 즉 최대 8.4억 원 수준)으로 한정됩니다. 같은 사안이 32억 원으로 산정되면 특가법이 적용되어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세액의 2~5배(3.2억 원의 2~5배, 즉 6.4억~16억 원) 벌금이 병과되는 것과 큰 차이가 납니다. 그래서 합계액을 30억 원, 50억 원 기준선 근처에서 정밀하게 재검토하는 작업이 방어의 출발점이 됩니다.
2)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어느 항에 해당하는지를 다툽니다.
특가법 제8조의2는 조세범 처벌법 제10조제3항 및 제4항 전단의 죄, 즉 재화·용역의 공급 없이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발급받은 가공거래에만 적용됩니다. 실제 거래는 존재했으나 세금계산서 발급 시기를 놓쳤거나 금액을 잘못 기재한 정도라면 제10조제1항·제2항이 적용되어야 하고, 이 경우에는 애초에 특가법 가중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거래의 실물성을 뒷받침하는 물류 내역, 대금 결제 흐름, 계약서, 납품확인서 등을 확보해 "가공거래가 아니라 실거래였다"는 사실을 먼저 세우는 작업이 조문 선택 자체를 바꿉니다.
3) "영리를 목적으로" 했는지를 다툽니다.
특가법 제8조의2는 영리 목적이 없으면 적용되지 않습니다. 거래처의 강요나 관행에 따라 명의만 빌려주었을 뿐 수수료나 세제상 이익을 실제로 취득하지 않았다면, 자금 흐름과 이체 내역을 통해 실제 이득을 얻은 자가 따로 있음을 밝혀 본인에게 영리 목적이 없었음을 소명할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가중처벌 대상이 확실할 때의 대응 — 병과벌금과 양형, 구속 전 대응
합계액이 실제로 30억 원 이상으로 확정되어 특가법 적용을 피하기 어려운 경우라도, 최종 형량과 벌금액을 낮추는 작업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1) 병과벌금의 배수를 다툽니다.
특가법 제8조의2제2항은 공급가액등의 합계액에 부가가치세율(10%)을 적용한 세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세액이라도 2배가 적용되는지 5배가 적용되는지에 따라 벌금액이 최대 2.5배까지 벌어집니다. 자수 경위, 실제로 취득한 이득의 규모, 조세 포탈 여부와 무관하게 형식적으로만 관여한 정도, 피해 회복(수정신고·추가납부) 여부를 정리해 배수를 낮추는 양형자료로 제출합니다.
2) 조세포탈죄(제8조)와 세금계산서범죄(제8조의2)를 분리해서 봅니다.
세금계산서를 허위로 발급·수취했다는 사실이 곧바로 조세를 포탈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부가가치세 신고·납부 자체는 정상적으로 이루어졌다면 별도의 포탈세액이 없을 수 있고, 이 경우 제8조(조세 포탈의 가중처벌, 연간 10억 원 기준)까지 함께 적용될 근거가 없습니다. 두 죄가 혼동되어 함께 기소되지 않도록 실제 포탈세액의 존부와 규모를 세금계산서 관련 공급가액등의 합계액과 별도로 산정해 다툽니다.
3)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대응을 미리 준비합니다.
30억 원 이상 사안은 법정형에 유기징역 하한이 있어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금 흐름을 자진 제출하고, 관련 거래처·직원의 진술서를 확보하며, 수정신고·추가납부 등 피해 회복 조치를 진행 중이라는 자료를 갖추어 도주·증거인멸 우려가 없음을 소명하는 절차를 수사 초기부터 함께 준비합니다.
결론
"10억 원 넘으면 특가법"이라는 말은 세금계산서 관련 범죄가 아니라 조세포탈죄(특가법 제8조)의 기준을 가리킵니다. 허위 세금계산서 발급·수취에 특가법 제8조의2가 적용되려면 공급가액등의 합계액이 30억 원, 무겁게는 50억 원을 넘어야 하고, 그마저도 실물 거래 없는 가공거래이면서 영리 목적이 있었을 때에 한합니다. 숫자를 혼동한 채 대응하면 정작 다투어야 할 조문과 쟁점을 놓치게 됩니다.
세금계산서 관련 조사나 수사를 받고 있다면, 적용 조문과 공급가액 산정 근거부터 정확히 짚어 실제 처벌 수위와 방어 방향을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