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 앱에서 합의하에 관계했는데 상대가 만취였다고 주장해요
소개팅 앱에서 합의하에 관계했는데 상대가 만취였다고 주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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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강제추행 등

소개팅 앱에서 합의하에 관계했는데 상대가 만취였다고 주장해요 

김강희 변호사


소개팅 앱에서 합의하에 관계했는데 상대가 만취였다고 주장해요


사건 개요


소개팅 앱에서 매칭이 되고 며칠 대화를 나눈 뒤 실제로 만나 술자리를 갖고, 그날 관계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 상대방에게서 "그날 나는 너무 취해서 기억이 하나도 없다", "동의한 적 없다"는 연락이 오면서 상황이 뒤집힙니다. 상담을 청하는 분들은 하나같이 억울해합니다. "그날 그 사람은 멀쩡하게 대화했고, 먼저 스킨십을 청하기도 했다. 다음날 아침에도 서로 안부 문자를 주고받았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런 사건에서 본인의 기억과 상대방의 사후 진술이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점입니다. 상대방은 "필름이 끊겼다"거나 "정신을 차려 보니 이미 상황이 벌어져 있었다"고 진술하고, 수사기관은 이 진술을 준강간(형법 제299조) 혐의의 출발점으로 삼습니다. 술자리에서 함께 있었다는 사실 자체는 다툼이 없으니, 결국 쟁점은 "그날 상대방이 법이 말하는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였는가", "그렇다면 나는 그 상태를 인식하고 있었는가"로 좁혀집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단순히 술을 많이 마셨다거나 다음 날 기억이 끊겼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준강간이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형법이 요구하는 "심신상실·항거불능"은 그보다 훨씬 엄격한 개념이고, 이를 어떻게 다투느냐에 따라 사건의 결론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상대방이 관계 당시 형법 제299조가 정한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는지입니다. 준강간죄는 상대의 그런 상태를 이용했을 때 성립하며, 법정형은 강간죄와 같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매우 무겁습니다(형법 제299조, 제297조). 둘째, 설령 사후적으로 그런 상태였다고 인정되더라도, 관계 당시 상대방이 그런 상태임을 본인이 인식하면서 이를 이용했는지입니다. 셋째, "취해서 기억이 안 난다"는 사후 진술과 "그날은 대화도 잘 통했고 적극적이었다"는 당시의 행동 정황 중 어느 쪽을 뒷받침하는 객관적 자료가 더 두터운지입니다.

소개팅 앱을 통한 만남은 다른 경우보다 유리한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매칭 시점부터 만남 이후까지 대화 내역, 위치, 결제 기록 같은 디지털 흔적이 촘촘하게 남는다는 것입니다. 이 흔적을 얼마나 체계적으로 확보하고 정리하느냐가 조사 초기 대응의 성패를 가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만취'의 법적 성격을 정확히 가르기 — 블랙아웃과 패싱아웃 구분


대법원은 2021년 2월 4일 선고한 전원합의체 판결(2018도9781, 준강제추행 사건)에서 술에 취한 상태를 두 가지로 나누어 보아야 한다고 명확히 정리했습니다. 이 기준은 같은 조문(형법 제299조)의 요건을 다투는 준강간 사건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 구분을 사건 초기부터 방어선의 축으로 세웁니다.

1) '알코올 블랙아웃'과 '의식상실(패싱아웃)'을 구분해 다툽니다.

대법원은 술을 많이 마셔 사후에 기억을 하지 못하는 블랙아웃 상태와, 술에 취해 의식 자체를 잃어버린 패싱아웃 상태는 법적으로 전혀 다르다고 보았습니다. 블랙아웃은 당시에는 의식이 있어 정상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했지만 나중에 그 기억이 뇌에 저장되지 않는 현상일 뿐이므로, 그 자체만으로는 심신상실이라 할 수 없다는 것이 판결의 핵심입니다. 반면 의식을 완전히 잃은 패싱아웃 상태였다면 심신상실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상대방이 "기억이 안 난다"고만 진술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면, 그것이 블랙아웃인지 패싱아웃인지부터 정확히 구별해야 한다는 점을 조사 단계에서부터 짚어야 합니다.

2) 당시의 행동 정황을 시간순으로 재구성해 '의식이 있었음'을 뒷받침합니다.

대법원은 완전한 의식상실이 아니더라도 음주로 인해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이 현저히 저하되었다면 항거불능으로 볼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그래서 방어의 핵심은 그 반대 방향의 사실, 즉 상대방이 정상적인 판단·대응 능력을 유지하고 있었다는 정황을 촘촘히 모으는 데 있습니다. 만남 당일 나눈 문자·메신저 대화(맞춤법과 문맥이 흐트러지지 않았는지), 술집에서 계산을 직접 했는지, 스스로 걸어서 이동했는지, 택시를 본인 명의로 호출·결제했는지, 함께 있었던 지인이나 매장 직원의 목격 진술, 매장 CCTV 등이 모두 이 재구성의 재료가 됩니다.

3) 음주량과 경과 시간, 평소 주량을 객관적 자료로 뒷받침합니다.

술자리의 시작·종료 시각, 주문 내역(영수증), 술자리가 이어진 시간에 비추어 본 음주 속도, 평소 주량에 대한 지인들의 진술을 함께 확보하면, "그 정도 음주량으로 항거불능 상태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는 주장에 설득력을 더할 수 있습니다. 이런 자료는 수사 초기, 기억이 생생할 때 확보해 둘수록 힘을 갖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고의(인식하며 이용했다는 점) 자체를 다투기 — 소개팅 앱 맥락 활용


설령 상대방이 실제로는 심신상실·항거불능 상태였다고 사후에 인정되더라도, 그것만으로 준강간이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준강간죄는 고의범이라 그 상태를 인식하면서 이를 이용했다는 점까지 검사가 증명해야 합니다. 본인이 그런 상태였음을 알아차릴 수 없었다면 고의가 없어 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 지점을 소개팅 앱이라는 만남의 특성을 살려 구성합니다.

1) 매칭부터 만남까지의 대화 흐름 전체를 증거로 남깁니다.

앱 매칭 이후 나눈 대화, 만남을 잡은 경위, 만남의 목적에 관한 사전 대화(예컨대 술자리 이후 계획에 대한 언급)를 캡처·백업해 둡니다. 이는 단지 '동의가 있었다'를 보여주는 자료를 넘어, 만남이 시작될 때부터 상호 의사소통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는 기초선을 세우는 자료입니다. 이 기초선이 있어야 그날 밤의 대화·행동이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는 비교가 가능해집니다.

2) 현장에서의 상호작용을 객관적 시선으로 확보합니다.

같은 자리에 있었던 지인, 매장 직원, 인근 CCTV처럼 제3자의 시선으로 남은 자료는 본인의 진술보다 신빙성이 훨씬 높게 평가됩니다. 상대방이 대화를 주도했는지, 스스로 스킨십을 청하거나 이동 경로를 제안했는지 등 적극적으로 행동한 정황이 목격자 진술이나 영상으로 뒷받침되면, "나로서는 정상적인 의사표시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립니다.

3) 사후 정황까지 함께 정리해 '인식 가능성' 자체를 다툽니다.

관계 이후 오간 안부 문자, 다음 만남에 대한 언급, 상대방이 스스로 귀가 방법을 정한 정황처럼 사후에 남은 흔적도 당시 상대방의 상태를 재구성하는 데 쓰입니다. 이런 정황이 쌓이면, 설령 상대방이 심신상실 상태였다고 인정되는 최악의 경우에도 "그 상태를 인식할 수 없었다"는 고의 조각 주장이 가능해져, 불기소나 무죄로 이어질 여지가 커집니다.


결론


소개팅 앱을 통한 만남에서 벌어지는 준강간 분쟁은 "그날 그 사람이 취해 있었는가"가 아니라, 그 취기가 법이 말하는 심신상실·항거불능에 이르렀는가, 그리고 내가 그 사실을 인식하면서 이용했는가라는 두 가지 좁은 질문으로 결정됩니다. "기억이 안 난다"는 사후 진술만으로 결론이 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당시의 행동 정황을 담은 자료가 있다면 그것이 이 다툼에서 결정적인 무기가 된다는 점을 기억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이런 자료는 시간이 지날수록 흩어지고, 기억은 무뎌집니다. 상대방의 연락을 받았거나 고소를 예고받은 상황이라면, 대화 내역과 결제 기록부터 지금 확보해 두고, 조사에 어떻게 임할지 방향을 빠르게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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