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밀수 방조, 형법 종범 감경 없이 정범으로 처벌하는 관세법 제271조
마약 밀수 방조, 형법 종범 감경 없이 정범으로 처벌하는 관세법 제271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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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밀수 방조, 형법 종범 감경 없이 정범으로 처벌하는 관세법 제271조 

강대현 변호사

마약 밀수 사건에서는 직접 마약을 들여온 사람만 처벌받는 것이 아닙니다. 자금을 대주거나 운반책을 소개하고, 통관 서류를 손봐주거나 숨길 장소를 내준 사람까지 함께 기소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이런 방조 행위가 형법의 일반 원칙과 달리, 관세법에서는 정범과 똑같은 형으로 처벌된다는 점입니다. 방조범은 정범보다 형을 감경받는다는 형법의 상식이 왜 마약 밀수 사건에서는 통하지 않는지, 그 근거가 되는 관세법 조문과 실무상 다툴 지점을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형법상 방조는 원래 감경 대상 — 종범의 원칙

형법 제32조는 방조범을 종범으로 규정합니다. 제1항은 "타인의 범죄를 방조한 자는 종범으로 처벌한다"고 정하고, 제2항은 "종범의 형은 정범의 형보다 감경한다"고 못박고 있습니다. 정범의 형을 그대로 적용하지 않고 반드시 한 단계 낮춰 처벌하도록 정한 필요적 감경 규정입니다. 여기서 방조란 정범이 스스로 범죄를 실행하도록 그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해주는 지원행위를 말하며, 방조가 인정되려면 정범이 실제로 범죄를 실행했다는 사실과 그 실행을 돕는다는 방조자의 고의가 함께 있어야 합니다.

같은 형법 안에서도 가담형태에 따라 처벌 수준은 다릅니다.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은 2인 이상이 공동으로 범죄를 저지른 경우 각자를 정범으로 처벌하고, 형법 제31조의 교사범은 애초부터 "죄를 실행한 자와 동일한 형"으로 처벌됩니다. 형이 자동으로 깎이는 가담형태는 방조뿐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마약 밀수와 관련된 관세법 위반죄에서는 이 원칙 자체가 뒤집힙니다.

형법에서 형이 필요적으로 감경되는 유일한 가담형태는 방조다 — 공동정범과 교사범은 애초에 정범과 같은 형으로 처벌된다.

관세법 제271조 제1항 — 밀수 방조·교사를 정범에 준해 처벌

관세법 제271조 제1항은 "그 정황을 알면서 제269조 및 제270조에 따른 행위를 교사하거나 방조한 자는 정범(正犯)에 준하여 처벌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제269조는 밀수출입죄로,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물품을 수출입하거나 다른 물품으로 속여 신고하는 행위를 처벌합니다. 마약류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에 따라 수출입 자체에 별도의 허가·승인이 필요한 물품이고, 관세법 제226조는 이처럼 다른 법령에서 허가·승인을 요구하는 물품을 수출입할 때 세관장에게 그 요건을 갖췄음을 증명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 요건을 갖추지 않은 채 몰래 반입하면 신고의무를 어긴 것이어서 제269조 밀수출입죄가 성립하고, 여기에 방조·교사가 더해지면 제271조 제1항이 적용됩니다.

제271조 제1항은 형법 제32조의 특별규정입니다. 형법 제8조는 "타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정해 형법총칙보다 개별 법률의 특칙을 우선 적용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관세법이 적용되는 밀수 사건에서는 형법 제32조 제2항의 감경 규정이 밀려나고 관세법 제271조 제1항이 그 자리를 대신합니다. 그 결과 방조자도 정범과 같은 법정형 범위 안에서 처벌받게 됩니다.

왜 감경 없는 특칙을 두었나 — 밀수 조직의 분업 구조

마약 밀수는 대개 한 사람이 처음부터 끝까지 도맡는 범죄가 아닙니다. 해외 공급책, 자금을 대는 사람, 실제 물건을 옮기는 운반책, 국내에서 물건을 받는 수령책, 잠시 보관해주는 보관책까지 역할이 잘게 나뉘는 구조가 흔합니다. 만약 형법 원칙을 그대로 적용해 방조자를 일률적으로 감경한다면, 실제로 마약을 소지·운반한 말단 가담자만 정범으로 무겁게 처벌받고 자금을 대거나 배후에서 조직을 움직인 사람은 방조라는 이유로 오히려 가볍게 처벌받는 불균형이 생길 수 있습니다.

입법자는 이런 불균형을 막기 위해 방조·교사도 정범에 준하는 형으로 처벌하도록 정했습니다. 특히 물품원가나 관세 포탈액이 커서 뒤에서 살펴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까지 적용되는 대형 밀수 사건에서, 정작 자금을 대거나 조직을 관리한 배후 인물이 방조 감경으로 형량이 낮아진다면 처벌의 실효성 자체가 떨어진다는 점도 이 조문이 존재하는 이유로 설명됩니다.

마약 밀수에서 '방조'로 인정되는 구체적 행위들

실무에서 방조로 다뤄지는 행위는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직접 물건을 나르지 않았더라도 아래와 같은 협력 행위가 있었다면 관세법 제271조 제1항의 방조범으로 함께 기소될 수 있습니다.

  • 밀수자금을 빌려주거나 대가를 받고 자금을 조달해 준 경우

  • 운반책(속칭 '캐리어'나 '던지기 조력자')을 모집하거나 소개해 준 경우

  • 마약을 숨길 창고·차량·주거지 등 장소를 제공한 경우

  • 통관 서류를 위조하거나 다른 물품으로 신고하도록 방법을 알려준 경우

  • 해외 공급책과 국내 수령책을 연결해주는 중개 역할을 한 경우

이런 행위가 방조로 인정되는 핵심 기준은 조문에 그대로 나와 있는 "그 정황을 알면서"입니다. 즉 정범이 마약을 밀수하려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도왔는지가 관건이지, 실제로 물건에 손을 댔는지는 부차적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물품의 내용물이 마약인지 전혀 알지 못한 채 단순히 심부름을 했거나 배송만 대행했다는 사정이 인정된다면 방조의 고의 자체가 부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방조가 성립하려면 정범의 밀수 실행 사실을 인식하면서 도왔어야 한다 — 내용물을 몰랐다는 사정은 방조가 아니라 고의 자체를 다투는 지점이다.

미수범·예비죄까지 — 관세법 제271조 전체 구조

제271조는 방조·교사만 다루지 않습니다. 제2항은 "제268조의2, 제269조 및 제270조의 미수범은 본죄에 준하여 처벌한다"고 정해, 밀수가 세관 단속 등으로 실패해 미수에 그쳤더라도 기수와 똑같이 처벌하도록 합니다. 반면 제3항은 "제268조의2, 제269조 및 제270조의 죄를 저지를 목적으로 그 예비를 한 자는 본죄의 2분의 1을 감경하여 처벌한다"고 정해, 예비행위에 대해서는 오히려 절반을 감경합니다.

방조와 예비는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처벌 수준이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예비는 스스로 밀수를 저지르기 위해 준비 단계에 머문 행위이고, 방조는 타인, 즉 정범의 실행행위를 실제로 도운 행위입니다. 같은 조문 안에서 미수·방조·교사는 감경 없이 본죄나 정범에 준해 처벌하면서 예비만 절반을 감경하는 것은, 아직 남의 범행을 돕는 단계까지 나아가지 않은 준비행위와 실행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한 행위를 구분해서 평가한 결과입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과 맞물리면 방조도 가중처벌된다

물품가액이 일정 기준을 넘으면 관세법이 아니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6조가 적용됩니다. 제269조 제1항에 해당하는 밀수라면 물품가액 1억원 이상일 때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 3천만원 이상 1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가중됩니다. 무신고 수입(제269조 제2항)에 해당한다면 물품원가 5억원 이상일 때 무기 또는 5년 이상, 2억원 이상 5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적용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특가법 제6조 제7항입니다. 이 조항은 "관세법 제271조 제1항 및 제2항에 규정된 죄(같은 법 제269조 및 제270조에 관한 죄만 해당한다)를 범한 사람은 제1항부터 제6항까지의 예에 따른 그 정범 또는 본죄에 준하여 처벌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물품가액이 커서 특가법의 가중처벌 구간이 적용되는 사안이라면, 방조자도 그 가중된 형량을 감경 없이 그대로 적용받습니다. 반면 같은 조 제8항은 예비죄에 대해서는 가중처벌 형량의 2분의 1을 감경하도록 정해, 방조와 예비의 처벌 격차가 특가법 단계에서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형법 교사범과 비교 — 특칙의 실질은 방조에 있다

형법 제31조 제1항에 따르면 교사범은 원래도 "죄를 실행한 자와 동일한 형"으로 처벌되어, 형법 체계 안에서도 애초에 감경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관세법 제271조 제1항이 교사와 방조를 나란히 "정범에 준하여" 처벌한다고 정한 것의 실질적인 의미는 사실상 방조범 쪽에 있습니다. 교사범은 형법만으로도 이미 정범과 같은 형이었지만, 방조범은 관세법의 이 특칙이 없었다면 형법 제32조 제2항에 따라 감경받았을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수사·재판 과정에서 "나는 도와준 것뿐 공범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공동정범이 아니라 단순 방조라는 점을 다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관세법 위반죄에서는 방조로 인정되더라도 정범과 형량 차이가 사실상 없으므로, 이 주장만으로 얻는 실익은 다른 범죄에 비해 크지 않습니다. 오히려 가담 사실 자체가 있었는지, 방조의 고의가 있었는지를 다투는 쪽이 방어에 더 중요한 지점이 됩니다.

방조 혐의를 받았다면 — 다툴 지점과 감경 요소

방조죄가 성립하려면 정범의 밀수 실행행위가 있어야 하고, 그 실행을 돕는 방조행위가 있어야 하며, 무엇보다 "그 정황을 알면서"라는 고의 요건이 갖춰져야 합니다. 따라서 방어의 핵심은 정범과 공모했는지 여부보다, 자신의 행위가 밀수에 쓰인다는 사실 자체를 인식하지 못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데 있습니다. 통신 내역, 대가 수수 여부, 물품 내용에 대해 어떤 설명을 들었는지 등이 고의 판단의 주요 자료가 됩니다.

관세법 제271조 자체에는 방조범을 위한 별도 감경 규정이 없으므로, 실제 양형 단계에서는 형법의 일반 감경사유를 살펴야 합니다. 형법 제53조의 정상참작감경이나 제52조의 자수 규정을 활용하면, 가담 정도가 경미했다는 사정이나 받은 대가가 적었다는 사정, 초범 여부와 수사 협조 여부 등을 양형에 반영받을 여지가 있습니다. 조사 초기 단계에서 사실관계와 고의 유무를 정리해 대응하는 것이 이후 절차에서 유리한 출발점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마약 밀수 방조는 항상 정범과 똑같이 처벌되나요?

A. 관세법 제271조 제1항이 정황을 알면서 방조한 경우를 정범에 준해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어, 원칙적으로 형법 제32조의 필요적 감경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실제 선고 형량은 가담 정도·역할·전과 등을 반영하는 양형 단계에서 조정될 수 있습니다.

Q. 물건 내용물을 몰랐다면 어떻게 되나요?

A. 방조가 성립하려면 정범의 밀수 사실을 인식하면서 도왔어야 하므로, 물품 내용을 전혀 몰랐다는 사정이 인정되면 고의 자체가 부정되어 무죄를 다툴 수 있습니다. 다만 단순히 몰랐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정황상 인식할 수 있었는지가 함께 판단됩니다.

Q. 예비죄와 방조죄는 왜 처벌 수준이 다른가요?

A. 관세법 제271조 제3항은 스스로 밀수를 저지를 목적으로 준비한 예비행위에 본죄의 2분의 1을 감경하도록 정하는 반면, 방조는 타인의 실행행위를 실제로 도운 것이어서 같은 조 제1항에 따라 감경 없이 정범에 준해 처벌됩니다. 준비 단계에 머문 예비와 실행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한 방조를 다르게 평가한 결과입니다.

Q. 물품가액이 크면 방조범도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적용을 받나요?

A. 그렇습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제6조 제7항은 관세법 제271조 제1항·제2항의 죄를 저지른 사람을 같은 조의 가중처벌 규정 예에 따라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어, 물품가액이 기준을 넘으면 방조범도 가중된 법정형 구간을 그대로 적용받습니다.

Q. 공동정범이 아니라 방조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도움이 되나요?

A. 관세법 위반죄에서는 방조로 인정되어도 정범과 형량 차이가 사실상 없으므로, 공동정범이 아니라 방조라는 주장만으로 얻는 실익은 크지 않습니다. 오히려 가담 사실 자체가 있었는지, 방조의 고의가 있었는지를 다투는 것이 방어에 더 중요합니다.

Q. 방조 혐의로 조사받을 때 형량을 낮출 방법이 있나요?

A. 관세법 자체에 방조범을 위한 별도 감경 규정은 없지만, 형법 제53조의 정상참작감경이나 제52조의 자수 규정을 통해 가담 정도가 경미했던 사정 등을 양형에 반영받을 수 있습니다. 초기 단계에서 사실관계와 고의 유무를 정리해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맺음말

형법에서는 방조자를 정범보다 가볍게 처벌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마약 밀수를 포함한 관세법 위반죄에서는 제271조 제1항이라는 특칙 때문에 방조자도 정범과 같은 형을 받습니다. 밀수 범죄가 자금책·운반책·보관책 등으로 역할이 나뉘는 조직적 구조를 갖고 있어, 형법의 일반 원칙을 그대로 적용하면 처벌의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입법적 판단에 따른 결과입니다.

다만 방조가 성립하려면 정범의 밀수 사실을 인식하면서 도왔다는 고의가 전제되어야 하므로, 단순 가담이거나 내용을 몰랐던 사정이 있다면 이를 구체적으로 다툴 여지는 남아 있습니다. 인계동이나 안산처럼 마약 사건이 자주 다뤄지는 지역에서 세관이나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면, 초기 단계에서 자신의 가담 정도와 고의 유무부터 정리해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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