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미술품, 한우, 부동산, 저작권료 등 특정 자산을 잘게 쪼개 소액으로 판매하는 이른바 '조각투자' 사업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업을 운영하거나 관련 상품을 판매한 대표자·직원이 뒤늦게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는 사례도 함께 늘고 있습니다.
조각투자 사업을 시작한 분들 중 상당수는 “우리는 증권을 발행한 게 아니라 그냥 지분을 공동구매 형태로 판 것뿐”이라거나 “투자설명서 없이도 다들 이렇게 판매한다”는 생각으로 사업을 운영합니다. 그런데 막상 투자자 손실이 발생하고 민원이나 진정이 접수되면, 판매한 상품이 사실은 자본시장법상 증권에 해당해 인가나 신고 없이 판매한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금융당국과 수사기관은 조각투자 상품의 성격을 상품명이나 계약서 문구가 아니라 투자자에게 배분되는 손익이 실제로 누구의 운용 성과에 연동되는지를 기준으로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소유권 판매', '청구권 양도' 같은 이름을 붙였다고 해서 자본시장법 적용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아래에서는 조각투자 상품 판매가 어떤 경우에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지금 판매 중이거나 이미 판매한 상품이 있다면 무엇부터 점검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조각투자 상품도 실질에 따라 자본시장법상 증권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상품명이나 판매 방식이 아니라 수익구조의 실질이 증권성을 가릅니다.
자본시장법 제4조 제6항은 '투자계약증권'을 특정 투자자가 그 투자자와 타인 간의 공동사업에 금전등을 투자하고 주로 타인이 수행한 공동사업의 결과에 따른 손익을 귀속받는 계약상의 권리가 표시된 것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조각투자 상품이 여기에 해당하는지는 이용약관, 투자 대상 자산의 관리·운용 방법, 수수료·보수 등 비용 징수 구조, 수익 배분 방식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살펴 판단합니다.
실제로 2022년 4월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음악 저작권료 참여청구권을 판매한 한 플랫폼의 상품이 투자자가 직접 자산을 운용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자의 운용 성과에 따라 손익이 결정되는 구조라는 이유로 투자계약증권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후 한우·미술품 조각투자 상품에 대해서도 같은 기준의 판단이 이어졌습니다.
조각투자 플랫폼이 발행하는 조각이 '소유권 지분', '참여권', '청구권' 등 어떤 이름을 쓰든, 투자자가 실제로 자산을 직접 관리·처분하지 못하고 사업자가 매입·보관·매각·수익배분을 전담하며 그 성과에 따라 투자자의 손익이 좌우된다면, 계약의 형식과 무관하게 투자계약증권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상품을 '소유권 판매'나 '공동구매'라고 부르더라도, 손익이 사업자의 운용 성과에 연동된다면 자본시장법상 증권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2. 증권성이 인정되면 인가나 신고 없는 판매는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무인가 영업과 무신고 모집은 각각 별도로 처벌되는 범죄입니다.
판매한 조각투자 상품이 증권, 특히 투자계약증권으로 인정되면 두 가지 규제가 함께 문제됩니다. 하나는 자본시장법 제11조의 무인가 영업행위 금지로, 금융투자업 인가 없이 증권의 매매를 중개하거나 판매를 대행하는 행위 자체가 금지됩니다. 다른 하나는 같은 법 제119조 제1항의 모집 신고 의무로, 50인 이상의 투자자에게 새로 발행되는 증권의 취득을 권유하는 '모집'에 해당하면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 수리받아야 합니다.
두 의무를 모두 위반한 경우, 즉 인가 없이 판매를 대행하면서 신고서도 제출하지 않은 채 다수의 투자자를 모집했다면 자본시장법 제444조 제1호(무인가 영업)와 제12호(무신고 모집·매출)가 각각 적용되며, 두 죄 모두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인가 없이 실질적으로 금융투자업에 해당하는 영업을 한 행위에 대해 다음과 같이 판단한 바 있습니다.
사설 사이트를 개설해 회원들을 모집한 다음 위탁증거금이 예치된 증권계좌를 이용해 실제 선물거래 등을 하도록 중개하고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공제한 행위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44조 제1호, 제11조에서 정한 무인가 금융투자업 영위에 의한 같은 법 위반죄에 해당한다(대법원 2015. 4. 23. 선고 2015도1233 판결).
이 판례가 다룬 것은 선물거래 중개였지만, 인가 없이 실질적인 금융투자업 행위를 했다면 상품의 종류를 불문하고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는 점에서 조각투자 판매·중개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인가 없이 판매를 대행했다면, 그리고 신고 없이 다수에게 모집했다면 각각 별도의 범죄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3. '공동구매'나 '소유권 양도'라는 이름을 붙여도 실질 판단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계약서 문구가 아니라 손익이 누구에게 어떻게 귀속되는지가 기준입니다.
조각투자 사업자들이 자본시장법 적용을 피하려고 흔히 택하는 방식은 상품 구조를 '증권'이 아니라 '물건에 대한 공유지분 매매'나 '위탁 판매 대행'처럼 설계하는 것입니다. 계약서에는 투자자가 자산의 공유지분을 직접 취득한다고 적어 두더라도, 실제로는 투자자가 그 지분을 개별적으로 처분하거나 인도받을 수 없고, 사업자가 자산의 보관·매각·수익 정산을 전담한다면 이 구조는 형식과 실질이 어긋난 것으로 평가됩니다.
법원은 오래전부터 자금이나 재산을 둘러싼 법률관계를 판단할 때 계약서나 회계상 표시된 명칭보다 실질적인 자금·재산의 흐름과 지배관계를 기준으로 삼아 왔습니다. 조각투자 상품의 증권성 판단에도 같은 원칙이 적용되어, 계약서 제목을 '매매계약'이라 붙였다는 사정만으로는 투자계약증권 해당성이 부정되지 않습니다.
특히 투자자 모집 광고에서 “원금 회수”, “배당 수익률”, “공동 소유” 같은 표현을 함께 사용했다면, 수사기관은 그 광고 내용 자체를 증권성 판단의 근거로 삼습니다. 판매 과정에서 사용한 홍보 문구·상담 스크립트·계약서가 서로 다른 메시지를 담고 있다면 오히려 불리한 정황이 될 수 있습니다.
계약서에 어떤 이름을 붙였든, 투자자가 사업자의 운용 성과에 손익을 맡기는 구조라면 증권성 판단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4. 판매 규모와 투자자 수에 따라 처벌 수위와 적용 법조가 달라집니다
모집 인원과 조달 금액이 커질수록 사안은 무거워집니다.
자본시장법 제9조 제7항은 '모집'을 50인 이상의 투자자에게 새로 발행되는 증권의 취득 청약을 권유하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판매한 조각투자 상품의 투자자가 50인을 넘지 않는다면 모집이 아닌 사모로 분류되어 신고 의무 자체가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판매한 경우 대부분 이 기준을 넘습니다.
신고 없이 모집·매출한 총액이 커질수록, 그리고 피해를 주장하는 투자자가 많아질수록 자본시장법 위반죄와 함께 형법상 사기죄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위반(사기)이 함께 문제될 가능성도 커집니다. 특히 사업자가 애초에 약속한 방식대로 자산을 운용하지 않았거나 투자자 자금을 다른 용도로 돌려썼다는 사정이 드러나면, 자본시장법 위반죄와 사기죄가 함께 기소되어 형이 크게 가중될 수 있습니다.
다만 조각투자 사업자가 애초부터 기망 의도 없이 사업을 운영했고, 자산 운용이나 수익 배분이 약정대로 이루어졌다면 자본시장법 위반죄만 문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무인가 영업과 무신고 모집이 각각 별도의 죄로 인정되면 실체적 경합범으로 처리되어 두 죄 중 무거운 죄의 형의 절반까지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합니다.
5. 지금부터라도 구조를 정비하면 형사 리스크를 낮출 수 있습니다
수사가 시작되기 전 구조 점검과 대응 방향 설정이 결과를 가릅니다.
자본시장법 위반 사건은 통상 ①금융감독원의 민원·진정 접수 또는 자체 조사, ②이를 넘겨받거나 투자자가 직접 접수한 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사업장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의 고소·고발 사건 수사,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④기소되는 경우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모집총액이 크고 피해자가 많은 사건은 구속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다행히 조각투자 사업 자체가 불법인 것은 아닙니다. 금융위원회는 2025년 6월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개정해 기초자산을 신탁하고 그 수익증권을 발행·판매하는 방식의 조각투자를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수익증권 투자중개업' 인가 단위를 신설했습니다. 실제로 기존에 증권성 판단으로 제재를 받았던 조각투자 사업자들 중 상당수가 신탁 수익증권 발행 구조로 사업 방식을 재편해 제재를 면제받고 사업을 재개한 사례도 있습니다.
이미 판매를 진행했거나 지금도 판매 중이라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점검하는 것이 좋습니다.
판매한 상품의 약관·계약서·투자설명자료를 모아 투자자에게 배분되는 수익이 사업자의 운용 성과에 연동되는 구조인지부터 확인합니다.
지금까지 판매한 투자자 수와 모집총액을 산정해 50인 이상 모집이나 대통령령이 정한 모집가액 기준을 넘는지 확인합니다.
인가·등록 없이 판매·중개를 계속할 것인지, 신탁 수익증권 방식 등 제도화된 구조로 전환할 것인지를 자본시장법 전문 변호사와 함께 점검합니다.
이러한 점검을 바탕으로 형사 대응 방향을 정하는 동시에, 사업 구조 자체를 제도화된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도 함께 검토한다면 형사처벌 위험을 낮추면서 사업을 이어갈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조각투자 사업을 시작한 분들 중 상당수는 “증권을 발행한 게 아니니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사업을 키우다가, 투자자 민원이나 수사 통보를 받고 나서야 심각성을 깨닫습니다.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것은 대부분 이 때문입니다.
상품을 판매한 사업자 입장에서는 지금이라도 판매 구조와 수익 배분 방식을 정리해, 어떤 부분이 증권성 판단의 근거가 되는지부터 파악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반대로 투자 손실을 본 투자자 입장에서도 판매 당시 광고 문구와 계약서, 실제 자산 운용 내역을 확보해 두면 형사 고소와 민사상 손해배상·부당이득반환 청구 모두에서 유리해집니다.
저는 조각투자를 비롯한 신종 금융상품의 자본시장법 위반 사건에서 상품을 판매한 사업자 측과 피해를 주장하는 투자자 측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판매 중인 상품이 있거나, 이미 판매한 상품에 대해 문의나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조각투자 플랫폼에서 물건을 '공동구매' 형태로 팔았을 뿐인데도 자본시장법이 적용되나요?
A. 계약서에 매매나 공동구매라고 적혀 있어도, 투자자가 자산을 직접 관리·처분하지 못하고 사업자의 운용 성과에 따라 손익이 결정되는 구조라면 투자계약증권으로 판단되어 자본시장법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Q. 투자자가 50명이 안 되면 문제없나요?
A. 모집총액과 산정 방법에 따라 다르지만, 50인 미만이라도 발행 시점을 나눠 여러 차례 판매했다면 합산되어 모집으로 판단될 수 있어 인원수만으로 안전을 단정할 수 없습니다.
Q. 저희는 인가를 안 받았을 뿐이지 투자자에게 손해를 끼친 적은 없는데도 처벌되나요?
A. 가능합니다. 무인가 영업행위 금지와 무신고 모집·매출 규정은 투자자 피해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인가·신고 자체를 받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Q. 지금이라도 판매를 중단하고 환불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처벌 자체를 피하기는 어렵지만, 자진 판매 중단과 투자자 환불·정산은 수사기관의 처분과 양형에서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될 수 있습니다.
Q. 신탁 수익증권 방식으로 구조를 바꾸면 기존에 판매한 부분도 소급해서 문제없어지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구조 전환은 앞으로의 사업을 제도화된 방식으로 운영하기 위한 것이고, 이미 발생한 무인가·무신고 판매 행위에 대한 형사책임과는 별개로 판단됩니다.
Q. 자본시장법 위반과 별도로 사기죄까지 함께 조사받을 수 있나요?
A. 그렇습니다. 애초에 약정한 방식대로 자산을 운용하지 않았거나 투자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한 정황이 있다면 자본시장법 위반죄와 형법상 사기죄, 사안에 따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위반(사기)까지 함께 검토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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