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몇 년간 보이스피싱 피해 신고가 이어지고 있지만, 실제로 피해금을 돌려받는 비율은 여전히 낮습니다. 2022년부터 2026년 1분기까지 누적 피해액이 1조7천억원을 넘는데도, 같은 기간 피해자에게 실제로 반환된 금액은 전체의 22%대에 머물렀다는 통계가 나올 정도입니다.
제가 상담한 피해자분들 중에는 “신고는 했으니 돈은 이미 묶여 있을 거예요”, “서류는 천천히 챙겨서 내도 되겠죠”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지급정지 신청과 서류 제출, 이의제기 대응까지 각각 정해진 절차와 흐름이 있고, 그 흐름을 놓치는 순간 되돌릴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법원은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이 정한 절차와 기간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지급정지된 계좌의 명의인이 뒤늦게 정당한 거래였다고 다투더라도 그 사실은 명의인이 직접 증명해야 한다는 점을 최근 하급심도 확인했지만, 반대로 피해자가 정해진 기간 안에 신청·확인 절차를 밟지 않으면 이 법의 보호를 아예 받지 못하게 됩니다.
아래에서는 보이스피싱 피해금 환급을 신청할 때 실제로 언제까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기한을 넘기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최근 법령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지급정지 신청 자체엔 법정 기한이 없지만, 늦을수록 돈은 사라집니다
법은 신청 시점을 못박지 않았지만, 계좌에 돈이 남아있어야 지급정지가 의미를 가집니다.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제3조는 피해자가 피해금을 송금·이체한 계좌를 관리하는 금융회사 또는 사기이용계좌를 관리하는 금융회사에 지급정지 등 피해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을 뿐, 신고를 며칠 안에 해야 한다는 별도의 기한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법적으로 정해진 신청 기한이 있느냐”고 물으시면, 지급정지 신청 그 자체에는 없다고 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실무에서는 이 조항이 사실상의 기한처럼 작동합니다. 사기이용계좌에 남아 있는 잔액에 대해서만 지급정지·채권소멸·환급이 가능한데, 보이스피싱 조직은 통상 입금 직후 수 분에서 수 시간 안에 여러 계좌로 자금을 쪼개 인출하거나 재이체합니다. 신고가 늦어질수록 계좌에 남는 돈은 줄어들고, 지급정지를 걸어도 정지할 잔액 자체가 없는 상황이 됩니다.
금융회사는 법 제4조에 따라 피해구제 신청이나 지급정지 요청이 있으면 즉시 해당 계좌 전부에 대해 지급정지 조치를 해야 합니다. 즉 신청 이후의 절차는 법이 신속하게 진행하도록 강제하고 있는 것이고, 관건은 오히려 그 앞 단계, 피해자가 얼마나 빨리 신고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112나 거래 금융회사 콜센터에 전화 한 통으로도 긴급 신고가 가능하며, 이 경우 시행령에 따라 신고일로부터 3영업일 안에 신분증 사본을 첨부한 피해구제신청서를 제출하면 되고, 사정이 있으면 금융회사가 정하는 14일의 추가 기간 안에만 내면 됩니다.
지급정지 신청 자체에 법정 기한은 없지만, 계좌에 돈이 남아 있어야 의미가 있으므로 사실상 가장 중요한 기한은 “인지 즉시”입니다.
2. 채권소멸절차가 시작된 계좌라면 공고일로부터 2개월 안에 신청해야 합니다
다른 피해자의 신고로 이미 절차가 시작됐다면, 공고일 기준 2개월이 진짜 마감입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대포통장 하나에 여러 피해자의 돈을 한꺼번에 받아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내가 아직 신고하지 않은 사이에, 같은 계좌를 두고 다른 피해자가 먼저 지급정지를 신청해 채권소멸절차가 이미 시작돼 있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이 경우에도 법은 뒤늦게 피해 사실을 안 피해자를 완전히 배제하지 않습니다. 법 제6조제1항은 채권소멸절차 개시 공고가 이루어진 계좌의 피해자로서 공고 전에 신청하지 않은 사람도 공고일부터 2개월 이내에는 금융회사에 피해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반대로 말하면, 이 2개월을 넘기면 같은 절차 안으로 들어갈 방법이 없습니다.
그 이유는 법 제9조제1항에 있습니다. 계좌 명의인의 채권은 최초 채권소멸절차 개시 공고일부터 2개월이 지나면 소멸합니다. 채권이 소멸된 뒤에는 금융감독원이 소멸일부터 14일 안에 환급받을 사람과 금액을 확정하는 절차(법 제10조)로 넘어가므로, 그 시점 이후에 새로 신청서를 내도 배분 대상에 포함되기 어렵습니다.
이미 시작된 채권소멸절차가 있다면, 공고일로부터 2개월이라는 시계가 이미 돌아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계좌가 지급정지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 바로 확인해야 합니다.
3. 계좌 명의인이 이의를 제기해도, 정당하게 받았다는 증명은 명의인의 몫입니다
신청 기한을 지켰다면, 그다음 다툼의 부담은 피해자가 아니라 계좌 명의인에게 있습니다.
피해자가 기한 안에 신청을 마쳐도, 지급정지된 계좌의 명의인이 “내가 정당하게 받은 돈”이라며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법 제7조는 명의인이 해당 계좌가 사기이용계좌가 아니라는 점, 또는 소멸될 채권을 재화·용역의 대가로 받았거나 정당한 권원으로 취득했다는 점을 소명하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그 이의제기 기한을 공고일 기준 2개월이 지나기 전까지로 못박고 있습니다.
이때 누가 무엇을 증명해야 하는지가 실무에서 중요한 쟁점입니다.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근거하여 명의인이 피해자를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에서는 통상적인 금전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의 주장·증명책임 법리를 그대로 적용할 수 없으므로, 명의인이 이 법 제7조제1항 각 호의 이의제기 사유가 존재한다는 점에 대한 주장·증명책임을 부담한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5. 8. 선고 2024가합101778 판결).
이 판결은 전자화폐 거래대금이라 주장하며 지급정지 해제를 구한 회사가, 정작 그 돈이 실제 거래 대금이었다는 사실을 충분히 증명하지 못해 패소한 사안입니다. 명의인이 “정당하게 받은 돈”이라고 주장만 해서는 지급정지가 풀리지 않고, 계좌 이체 내역·계약서·거래 자료 등으로 구체적으로 소명해야 합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기한 안에만 신청해 두면, 그 뒤의 다툼에서 불리한 입증 부담을 떠안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신청 기한만 지키면, 명의인의 이의제기 국면에서 증명 부담은 피해자가 아니라 명의인 쪽으로 넘어갑니다.
4. 계좌 잔액이 적으면 통지받은 날로부터 30일 안에 별도로 요청해야 합니다
소액이 남은 계좌는 공고 없이 절차가 그냥 끝나버릴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놓치는 부분이 소액 계좌 특례입니다. 법 제5조제1항제6호는 지급정지된 사기이용계좌의 잔액이 3만원 이하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소액인 경우, 원칙적으로 채권소멸절차 개시 공고 자체를 생략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공고가 없다는 것은 그 뒤의 채권소멸·환급 절차도 진행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다만 예외가 있습니다. 같은 조 단서는 피해자가 지급정지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금융회사에 채권소멸절차 개시를 요청하면, 잔액이 소액이더라도 정식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스미싱이나 소액 결제형 보이스피싱처럼 피해 금액 자체가 크지 않은 사건일수록 이 30일을 놓치기 쉽고, 놓치면 남아 있던 소액조차 정식 환급 절차 없이 흐지부지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소액이라고 해서 포기할 이유는 없습니다. 여러 건이 같은 계좌로 모이면 소액 기준을 넘는 경우도 많고, 소액에 해당하더라도 통지를 받은 즉시 30일 기한을 계산해 채권소멸절차 개시를 명시적으로 요청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계좌 잔액이 적을수록 절차가 자동으로 생략될 위험이 크므로, 통지받은 날로부터 30일이라는 기한을 별도로 챙겨야 합니다.
5. 지급정지부터 환급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기한을 지키는 것만큼, 각 단계에서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도 중요합니다.
보이스피싱 피해금 환급은 통상 ①피해 사실을 인지한 즉시 112 또는 피해금이 빠져나간 계좌를 관리하는 금융회사에 지급정지·피해구제를 신청 → ②금융회사가 사기이용계좌에 지급정지 조치를 하고 금융감독원에 채권소멸절차 개시 공고를 요청 → ③공고일부터 2개월 동안 다른 피해자의 추가 신청과 명의인의 이의제기를 받고, 이의가 없으면 2개월 경과로 명의인의 채권이 소멸 → ④채권 소멸일부터 14일 안에 금융감독원이 환급받을 사람과 금액을 결정하고 금융회사가 지체 없이 지급하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형사 고소를 함께 진행한다면 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사업장·주소라면 수원남부경찰서·수원중부경찰서 등) 접수 → 수사 → 수원지방검찰청 송치·처분 → 필요시 수원지방법원 재판까지 별도 트랙으로 병행됩니다.
피해 사실을 알게 됐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상황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거래 금융회사 콜센터나 영업점에 지급정지·피해구제 신청 접수 여부와 접수 일시를 먼저 확인합니다.
112 신고 또는 관할 경찰서 방문으로 사건사고사실확인원을 발급받아 기한(신청일로부터 3영업일, 필요시 14일 추가) 안에 금융회사에 제출합니다.
지급정지된 계좌가 채권소멸절차 개시 공고 대상인지, 이미 공고가 났다면 그 공고일이 언제인지 금융감독원·금융회사를 통해 확인해 2개월 기한을 역산해 둡니다.
이 확인 과정에서 신청 시점이 애매하거나, 계좌가 여러 건에 걸쳐 있거나, 명의인이 이의를 제기해 절차가 늘어지는 경우라면 보이스피싱 사건을 다뤄 온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기한 계산과 대응 자료 준비를 함께 진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마치며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한 직후에는 충격과 당혹감 때문에, 그리고 “신고했으니 이제 기다리면 되겠지”라는 생각 때문에 정작 필요한 서류 제출이나 기한 확인이 뒤로 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돈을 뜯긴 피해자 입장에서는 지급정지 신청과 서류 제출, 채권소멸절차 공고 확인까지 매 단계의 기한을 놓치지 않는 것이 회수 가능성을 좌우합니다. 반대로 정당한 거래 대금이 우연히 사기이용계좌로 함께 묶여 억울하게 지급정지를 당한 명의인 입장에서도, 정해진 이의제기 기한 안에 거래 자료를 갖춰 소명하지 못하면 자신의 돈까지 소멸될 수 있습니다.
저는 보이스피싱 피해금 환급을 신청하는 피해자와, 반대로 계좌가 억울하게 묶여 이의제기·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진행하는 명의인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기한을 하루 이틀 넘기는 것만으로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는 사례를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기한은 한 번 지나가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지급정지 통지를 받았거나 신고를 앞두고 계시다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보이스피싱을 당한 지 며칠이 지났는데, 지금 신고해도 소용이 있나요?
A. 지급정지 신청 자체에 법정 기한은 없어 지금 신고해도 절차는 시작됩니다. 다만 계좌에 남은 잔액이 있어야 지급정지·환급이 가능하므로, 시간이 지날수록 회수 가능 금액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Q. 이미 다른 피해자가 신고해서 계좌가 지급정지된 걸 뒤늦게 알았습니다. 저도 환급받을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채권소멸절차 개시 공고가 났다면 그 공고일로부터 2개월 이내에 금융회사에 피해구제를 신청하면 됩니다. 다만 그 2개월을 넘기면 같은 절차에 포함되기 어렵습니다.
Q. 계좌에 남은 돈이 몇 만원밖에 안 되는데도 신청해야 하나요?
A. 잔액이 소액이면 원칙적으로 공고 없이 절차가 생략될 수 있지만, 지급정지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채권소멸절차 개시를 요청하면 정식 절차를 밟을 수 있습니다. 소액이라도 기한 안에 요청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 계좌 명의인이 “정당하게 받은 돈”이라고 주장하면 제 환급이 늦어지거나 못 받게 되나요?
A. 명의인이 이의를 제기해도, 그 계좌 자금이 정당한 대가나 권원으로 받은 것임을 증명할 책임은 명의인에게 있습니다. 피해자가 기한 안에 신청을 마쳤다면 그 증명 부담을 피해자가 지지 않습니다.
Q. 형사 고소와 환급 신청을 같이 진행해야 하나요?
A. 두 절차는 별개입니다. 지급정지·환급 신청은 금융회사·금융감독원을 통한 절차이고, 형사 고소는 경찰·검찰을 통한 별도 절차입니다. 사건사고사실확인원 발급을 위해서라도 신고와 고소를 함께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Q. 지급정지 후 서류를 제때 못 내면 어떻게 되나요?
A. 전화·구술로 긴급 신청한 경우 신청일로부터 3영업일 안에 신청서류를 내야 하고, 금융회사가 정하는 14일의 추가 기간 안에도 못 내면 애초에 신청이 없었던 것으로 처리될 수 있습니다. 서류 제출 기한도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Q. 채권소멸절차 공고가 언제 났는지 어떻게 확인하나요?
A. 거래 금융회사나 지급정지 통지 문자·안내문에 공고 관련 내용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고, 확인이 어렵다면 금융회사에 직접 문의해 공고일을 특정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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