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스마트폰 사진첩이나 가정용 CCTV, 반려동물캠 등에 남아 있던 미성년자의 사진 때문에 뒤늦게 경찰 조사를 받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벗은 사진도 아니고 그냥 놀이터에서 노는 모습을 찍었을 뿐인데 무슨 문제가 되느냐”, “교복 입고 걸어가는 뒷모습을 몇 장 저장해 둔 것뿐이다”라는 생각으로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 합니다. 그런데 막상 경찰 조사에서 촬영 경위와 촬영 각도, 사진을 저장·정리해 둔 방식까지 캐묻는 것을 보고서야 사안의 심각성을 깨닫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적극적인 성적 행위 장면이 없더라도 몰래 촬영하는 방식 자체로 성적 대상화가 이루어졌다면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한다는 기준을 명확히 했습니다. 노출 사진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안심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게 된 것입니다.
아래에서는 미성년자의 일상 사진을 몰래 촬영한 행위가 어떤 경우에 아동·청소년성착취물로, 또 어떤 경우에 별도의 카메라등이용촬영죄로 이어지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몰래 촬영한 사진이라도 신체 노출을 성적으로 대상화했다면 성착취물이 됩니다
적극적인 성적 행위 장면이 없어도, 몰래 촬영이라는 방식 자체가 성적 대상화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아동·청소년이 등장하여 성교 행위, 구강·항문 등을 이용한 유사 성교 행위, 신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접촉·노출하는 행위로서 일반인의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 자위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한 것”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조문만 보면 적극적인 성적 행위 장면이 찍혀 있어야만 해당하는 것처럼 읽힙니다.
그런데 실제 사건에서는 놀이터·수영장·집 안처럼 지극히 일상적인 장소에서, 옷을 갈아입거나 신체 일부가 잠깐 드러난 순간을 몰래 포착한 사진·영상이 문제 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아이가 성적 행위를 한 적은 없는데, 촬영자가 하필 그 장면만 골라 찍었다는 사실이 쟁점이 되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이런 사안에서, 신체 노출 자체는 일상 중 우연히 벌어진 것이라도 그 순간을 몰래 촬영하는 방식 자체가 성적 대상화로 평가될 수 있다는 기준을 최근 명확히 제시했습니다.
아동·청소년 등이 일상적인 생활을 하면서 신체를 노출한 것일 뿐 적극적인 성적 행위를 한 것이 아니더라도 이를 몰래 촬영하는 방식 등으로 성적 대상화하였다면 이와 같은 행위를 표현한 영상 등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 해당한다(대법원 2023. 11. 16. 선고 2021도4265 판결).
즉 “그 아이가 야한 행동을 한 게 아니다”라는 항변은 촬영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 앞에서 힘을 잃습니다. 몰래 촬영이라는 은밀한 방식과 촬영된 신체 부위가 무엇인지가 함께 평가되기 때문입니다.
노출 자체가 일상 중 우연히 벌어진 장면이라도, 그 순간을 몰래 포착해 성적으로 대상화했다면 성착취물 판단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2. 신체 노출이 없는 일상 사진은 성착취물 여부가 촬영 방식과 맥락에 따라 달라집니다
노출이 없다고 곧바로 무혐의가 되는 것이 아니라, 촬영 부위·각도·보관 방식까지 함께 봅니다.
옷을 완전히 갖춰 입은 채 얼굴이나 전신 뒷모습만 찍힌 사진처럼, 신체 노출이 전혀 없는 경우라면 조문상 요건인 “신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접촉·노출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아 성착취물로 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등하교하는 모습이나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모습을 원거리에서 찍은 사진이 대체로 여기 해당합니다.
다만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실무에서는 특정 신체 부위를 확대하거나 강조하는 각도로 찍었는지, 같은 신체 부위만 반복적으로 골라 찍었는지, 촬영물을 다른 노출 사진·영상과 함께 정리·보관했는지까지 종합적으로 살펴 성적 대상화 여부를 가립니다. 겉보기에 평범한 전신 사진이라도 이런 정황이 더해지면 평가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이를 예뻐해서 찍었다”, “성장 기록을 남기려고 했다”는 촬영 동기는 수사·양형 과정에서 참작될 수는 있지만, 촬영물 자체가 객관적으로 성적 대상화된 형태로 판단되면 동기만으로 혐의를 벗어나기는 어렵습니다.
신체 노출이 없다는 사정만으로 안심할 수 없고, 촬영 부위·각도·반복성·보관 방식까지 함께 따져야 합니다.
3. 성착취물로 인정되지 않아도 카메라등이용촬영죄로 별도 처벌될 수 있습니다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를 의사에 반해 촬영했다면 그 자체로 처벌 대상입니다.
몰래 찍은 사진이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의 정의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되더라도 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는 카메라나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를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은 아동·청소년만을 위한 규정은 아니지만, 미성년자는 촬영에 관해 유효하게 동의할 수 있는 상황 자체가 인정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성립이 오히려 더 쉽게 인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촬영한 부위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에 해당하는지는 객관적으로 촬영대상자와 같은 성별·연령대의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들의 입장에서 판단함과 아울러, 촬영대상자의 옷차림과 노출 정도, 촬영자의 의도와 촬영에 이르게 된 경위, 촬영 장소와 각도·거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개별적·상대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도7007 판결).
단순히 얼굴이나 전신 뒷모습만 찍힌 사진이라면 이 조항에도 해당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지만, 하의나 상의 사이로 드러난 신체 일부, 신체 굴곡이 부각되는 각도로 반복 촬영됐다면 이 기준에서 논의가 달라집니다.
성착취물 요건을 벗어나더라도,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를 몰래 찍었다면 카메라등이용촬영죄가 별도로 성립할 수 있습니다.
4. 제작인지 소지인지, 영리 목적 유무에 따라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무기징역까지 가능한 제작죄부터 소지·시청까지, 관여 정도에 따라 형량 구간이 나뉩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는 관여 정도에 따라 형량을 세분화하고 있습니다.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제작·수입 또는 수출한 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고, 영리를 목적으로 판매·대여·배포·제공하거나 그 목적으로 소지·운반·광고·전시·상영한 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합니다.
영리 목적 없이 단순히 배포·제공하거나 광고·전시·상영한 경우도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고, 성착취물임을 알면서 구입하거나 소지·시청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합니다. 상습으로 제작·수입·수출한 경우에는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
카메라등이용촬영죄로만 문제되는 경우에는 촬영 자체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고, 촬영물을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소지·구입·저장·시청한 경우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성착취물과 달리 벌금형 선고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두 죄명의 처벌 격차가 큽니다.
문제는 “몰래 찍은 사진 몇 장”이라는 사건 초기의 인식과 달리, 저장 기기를 디지털포렌식으로 분석하는 과정에서 유사한 촬영물이 다수 발견되거나 배포 정황이 확인되면 적용 법조 자체가 제작·배포 쪽으로 옮겨가 형량 구간이 순식간에 높아진다는 점입니다.
5. 신고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고소장·신고장 접수 전 촬영물의 실제 내용을 정리하는 것이 사건의 방향을 좌우합니다.
미성년자 몰래 촬영이 의심되는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신고·고소장 접수 또는 압수수색 → ②피의자 조사 및 저장기기 디지털포렌식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성착취물 제작 혐의까지 인정되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미성년자를 촬영한 사진·영상 때문에 조사를 받게 됐거나, 반대로 자녀나 보호 아동이 몰래 촬영당한 정황을 발견했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촬영된 사진·영상에 실제로 신체 노출이 있는지, 있다면 어느 부위가 어떤 각도로 찍혔는지부터 확인합니다.
촬영물이 언제·어디서·어떤 기기로 촬영·저장·전송됐는지 기기별 저장 이력과 클라우드·메신저 전송 기록을 확보합니다.
촬영물이 유포되거나 다른 이미지와 합성되는 등 추가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는지 점검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아동·청소년 성범죄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성착취물 해당 여부와 카메라등이용촬영죄 해당 여부를 함께 검토해 실질적인 대응 방향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미성년자의 사진이 갑자기 압수수색이나 신고의 대상이 되면, 부모든 촬영한 당사자든 “겨우 사진 몇 장인데”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녀나 보호 아동의 사진이 몰래 촬영·유포됐다고 의심하는 쪽에서는 촬영자가 누구인지 감정적으로 다그치기보다, 촬영물에 실제로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와 저장·전송 경위부터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촬영 각도와 저장 방식에 대한 기록이 쌓일수록 형사 고소와 이후 절차 모두에서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일상 사진을 찍었을 뿐인데 갑자기 조사 대상이 된 쪽에서도 “그냥 찍은 것뿐”이라는 항변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신체 노출이 있었는지, 어떤 의도와 방식으로 촬영했는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미성년자 촬영물과 관련해 피해를 주장하는 쪽과 혐의를 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촬영물 하나하나의 내용과 경위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갈리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성적인 사진이 아니라 그냥 놀이터에서 노는 모습을 몰래 찍었어도 처벌되나요?
A. 신체 노출이 전혀 없는 완전한 일상 사진이라면 아동·청소년성착취물로 보기는 어렵지만, 촬영 각도나 신체 부위를 부각한 방식이었다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고,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를 몰래 찍었다면 카메라등이용촬영죄가 별도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Q. 자녀나 조카를 예뻐서 찍은 것도 문제가 되나요?
A. 촬영 동기는 수사·양형 과정에서 참작될 수 있지만, 촬영물 자체가 객관적으로 성적 대상화된 형태라면 동기만으로 혐의를 벗어나기는 어렵습니다. 보호자 관계라도 예외가 되지 않습니다.
Q. 사진을 아무에게도 보내지 않고 혼자 보관만 했는데도 처벌되나요?
A. 유포하지 않았더라도 그 사진이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하면 소지·시청만으로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질 수 있고, 카메라등이용촬영물이라면 별도로 소지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Q. 몰래 찍은 사진을 이미 삭제했다면 문제되지 않나요?
A. 삭제했더라도 디지털포렌식으로 복원되는 경우가 많고, 이미 촬영·저장했던 사실만으로 제작·소지 혐의가 성립할 수 있어 삭제가 처벌을 면제해 주지 않습니다. 다만 수사 협조 태도로 참작될 여지는 있습니다.
Q. 미성년자 본인이 사진 촬영에 동의했다면 문제되지 않나요?
A. 동의 여부는 성착취물 해당성 자체를 부정하지 못합니다. 아동·청소년의 나이·지적 능력, 촬영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며, 동의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무혐의가 되지는 않습니다.
Q. 부모가 신고하면 어떤 절차가 진행되나요?
A. 관할 경찰서에 신고·고소장을 접수하면 피의자 조사와 디지털포렌식이 진행되고, 검찰 송치 후 기소되면 법원 재판으로 이어집니다. 촬영물의 규모나 피해 정도에 따라 구속 수사 가능성도 있습니다.
Q. 촬영 당시엔 미성년자였는데 지금은 성인이 됐습니다. 공소시효는 끝난 건가요?
A.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0조에 따라 피해자가 성년에 이른 날부터 공소시효가 진행되므로, 피해자가 이미 성인이 됐더라도 그날부터 새로 계산되어 처벌이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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