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발명을 완성해 회사에 신고까지 마쳤는데, 그 이후로 아무 연락이 없어 답답한 경우가 있습니다. 회사가 승계 여부를 알려주지 않으면 그 발명에 대한 권리가 어떻게 되는지는, 신고를 받은 회사에 예약승계 계약이나 근무규정이 미리 있었는지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무응답이 무조건 종업원에게 유리하다고 생각했다가, 오히려 발명 완성 시점으로 소급해 회사에 자동으로 귀속되어 있었던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직무발명 신고 이후 사용자가 승계 여부를 알려야 하는 기간과, 그 기간이 지나도 답이 없을 때 권리가 실제로 어디로 향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직무발명이란 무엇이고, 왜 '신고'부터 시작하는가
직무발명은 발명진흥법 제2조 제2호가 정한 개념으로, 종업원등이 그 직무에 관하여 한 발명이 성질상 사용자등의 업무범위에 속하고, 그 발명을 하게 된 행위가 종업원등의 현재 또는 과거의 직무에 속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회사 소속으로, 회사의 설비와 자료를 써서 만든 발명이라도 특허를 받을 권리는 원칙적으로 발명을 한 사람, 즉 종업원 본인에게 원시적으로 귀속됩니다. 회사가 그 권리를 넘겨받으려면 별도의 승계 절차를 거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법은 종업원에게 먼저 통지의무를 지웁니다. 발명진흥법 제12조는 종업원등이 직무발명을 완성한 경우 지체 없이 그 사실을 사용자등에게 문서로 알려야 하고, 두 명 이상이 공동으로 완성했다면 공동으로 알려야 한다고 정합니다. 이 통지가 모든 절차의 출발점입니다. 통지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사용자의 승계 여부 판단 절차 자체가 시작되지 않고, 뒤에서 볼 4개월이라는 기간도 아직 흐르기 시작하지 않은 상태로 남습니다.
실무에서는 사내 지식재산 관리시스템에 등록하는 방식으로 신고를 갈음하는 회사도 있고, 서면 보고서 한 장으로 처리하는 곳도 있습니다. 형식이 무엇이든 핵심은 그 통지가 회사에 '도달'했다는 사실과 그 시점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도달 시점이 불분명하면 이후 승계 여부 통지 기간의 기산일 자체가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통지를 받은 회사가 취해야 할 절차 — 4개월이라는 시계
종업원의 통지를 받은 사용자는 발명진흥법 제13조에 따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 즉 4개월 안에 그 발명에 대한 권리의 승계 여부를 종업원에게 문서로 알려야 합니다. 이 4개월은 사용자가 종업원의 통지를 받은 날부터 계산됩니다. 회사가 이 기간 안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으면 어떤 결과가 되는지가 이 글의 핵심 쟁점인데, 그 결과는 회사가 사전에 어떤 준비를 해두었는지에 따라 정반대로 갈립니다.
여기서 갈림길이 되는 것이 예약승계 계약이나 근무규정의 존재 여부입니다. 미리 사용자에게 특허등을 받을 수 있는 권리나 특허권을 승계시키거나, 사용자를 위해 전용실시권을 설정하도록 하는 계약이나 근무규정을 회사가 두고 있지 않다면, 사용자는 종업원의 의사와 다르게 그 발명에 대한 권리의 승계를 주장할 수 없습니다. 즉 회사가 취업규칙이나 별도 직무발명보상규정, 근로계약서 부속조항 등으로 이런 장치를 미리 갖춰뒀는지가 이후 전개를 가르는 첫 번째 분기점입니다.
회사가 4개월간 답이 없을 때 권리가 어디로 가는지는, 그 회사에 예약승계 계약이나 근무규정이 미리 있었는지에 따라 정반대로 결정된다.
계약·근무규정이 있는 회사 — 무응답이면 오히려 회사에 자동 귀속
2024년 8월 7일부터 시행된 개정 발명진흥법은 예약승계 계약이나 근무규정을 미리 둔 사용자의 경우, 그 권리가 발명을 완성한 때부터 사용자에게 자동으로 승계되도록 구조를 바꿨습니다. 개정 전에는 사용자가 승계 의사를 통지한 시점에 비로소 권리가 넘어갔지만, 지금은 발명이 완성되는 순간 소급해서 이미 회사 것으로 취급됩니다.
이 구조에서 사용자가 승계를 원하지 않는다면, 통지를 받은 날부터 4개월 안에 '승계하지 않겠다'는 불승계 통지를 종업원에게 문서로 해야 합니다. 이 통지를 하지 않은 채 4개월이 그냥 지나가면, 자동승계의 효력이 그대로 확정됩니다. 다시 말해 이 트랙에서는 회사의 침묵이 종업원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아무 문제 없이 승계가 완결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실무적으로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제조업체나 연구개발 인력을 다수 고용한 회사는 취업규칙이나 직무발명보상규정, 근로계약서 부속서류에 예약승계 조항을 미리 마련해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사가 답이 없으니 내 권리로 남겠지'라고 단정하기 전에, 입사 시 서명한 서류와 사내 규정에 이런 조항이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예약승계 계약·근무규정이 있는 회사 — 발명 완성 시점부터 자동 승계.
회사가 승계를 원치 않으면 4개월 내 불승계 통지 필요.
4개월간 무응답이면 자동승계 효력이 그대로 확정.
계약·근무규정이 없는 회사 — 무응답이면 권리는 종업원에게 남는다
반대로 예약승계 계약이나 근무규정을 두지 않은 회사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발명진흥법 제13조 제3항은 사용자가 정해진 기간, 즉 4개월 안에 승계 여부를 알리지 않은 경우 사용자는 그 발명에 대한 권리의 승계를 포기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합니다. 이 조항이 바로 '신고했는데 답이 없다'는 상황에서 실제로 적용되는 규정이고, 계약·근무규정이 없는 회사에서는 이 침묵이 종업원에게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더 나아가 같은 조항은 이렇게 승계를 포기한 것으로 보는 경우, 사용자는 제10조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그 발명을 한 종업원의 동의를 받지 않고는 통상실시권조차 가질 수 없다고 명시합니다. 원래 사용자는 종업원이 특허등을 받으면 별도 대가 없이 통상실시권을 갖는 것이 원칙이지만(제10조 제1항), 승계를 포기한 경우에는 이 무상실시권마저 인정되지 않습니다. 회사가 그 발명을 실시하려면 종업원과 별도로 협의해 동의를 받아야 하는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결국 아직 직무발명 규정을 정비하지 못한 스타트업이나 소규모 회사에서 신고 이후 4개월이 그냥 지나갔다면, 특허등을 받을 권리는 여전히 종업원 본인에게 남아 있고 본인 명의로 출원할 수 있는 상태가 됩니다. 다만 침묵이 회사의 의도적 방치인지 단순한 업무 누락인지를 두고 나중에 다툼이 생길 수 있으므로, 통지 도달 시점과 4개월 경과 사실을 문서로 정리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예약승계 계약·근무규정이 없는 회사 — 4개월 내 승계 여부 미통지 시 승계 포기로 간주.
포기 간주 시 회사는 종업원 동의 없이는 통상실시권도 갖지 못함.
특허등을 받을 권리는 그대로 종업원에게 남아 본인 명의 출원 가능.
권리가 남았다면 종업원은 실제로 무엇을 할 수 있나
승계 포기로 권리가 자신에게 남았다면, 종업원은 그 발명에 대해 본인 명의로 특허출원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후 회사가 그 발명을 사업에 쓰고 싶다면 종업원의 동의를 받아 통상실시권 계약을 새로 맺거나, 아예 권리 자체를 재승계받는 별도 계약을 협의해야 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4개월 기한 안에 아무 조치를 하지 않았던 회사가 뒤늦게 유리한 조건을 요구하기 어려운 위치에 서게 됩니다.
다만 재직 중인 상태에서 이 권리를 어떻게 행사할지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발명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회사의 설비·자료·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정보를 상당 부분 이용했다면, 특허를 받을 권리 자체는 승계 포기로 종업원에게 남았더라도 그 발명을 제3자에게 넘기거나 경쟁 목적으로 활용하는 과정에서 영업비밀 침해나 근로계약상 의무 위반 문제가 별도로 불거질 수 있습니다. 회사와의 관계, 근로계약서상 겸업금지·비밀유지 조항까지 함께 확인한 뒤 행사 방향을 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4개월을 놓친 회사가 뒤늦게 승계를 주장한다면
4개월이 이미 지나 승계 포기가 확정된 뒤에 회사가 뒤늦게 '승계하겠다'는 통지를 보내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법이 정한 기간 안에 이루어지지 않은 통지는 이미 확정된 포기 효과를 되돌리지 못합니다. 회사가 기간을 놓친 책임을 뒤늦게 종업원에게 전가하듯 승계를 압박하는 상황이라면, 종업원 입장에서는 통지가 도달한 날짜와 4개월이 경과한 날짜를 문서로 정리해 두는 것이 대응의 출발점이 됩니다.
물론 이미 승계가 포기된 상태라도 종업원이 자발적으로 승계에 동의하거나, 회사와 새로운 계약을 맺어 권리를 다시 넘기는 것은 별개로 가능합니다. 이 경우에는 단순한 '승계 포기 이후의 권리관계' 문제가 아니라, 새로 체결하는 계약에서 정당한 보상을 어떻게 산정할지의 문제로 논의의 축이 옮겨갑니다. 협의가 원만하지 않다면 특허청 산하 산업재산권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 절차를 이용하는 방법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보상금 청구와는 다른 문제 — 승계가 안 됐다면 애초에 보상 자체가 없다
직무발명 관련 분쟁에서 자주 언급되는 것이 발명진흥법 제15조가 정한 정당한 보상을 받을 권리입니다. 그런데 이 보상청구권은 사용자가 그 발명에 대한 권리를 실제로 승계한 경우에 발생하는 권리입니다. 4개월간 무응답으로 승계 자체가 포기 처리됐다면, 애초에 회사가 그 발명을 넘겨받은 사실이 없으므로 보상금을 청구할 대상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이 경우 종업원에게 남는 것은 '보상을 받을 권리'가 아니라 '자신의 특허를 받을 권리를 어떻게 활용할지'의 문제입니다.
반대로 예약승계 계약이나 근무규정에 따라 발명 완성 시점부터 자동으로 승계된 경우라면, 종업원은 그 대가로 정당한 보상을 받을 권리를 갖습니다. 이 보상금의 산정 기준이나 퇴사 이후 청구 가능 여부, 소멸시효 문제는 승계가 확정된 이후 단계에서 별도로 따져야 할 쟁점입니다. 신고 이후 회사의 무응답이 어느 트랙에 해당하는지부터 먼저 가려야, 자신이 지금 '보상금'을 다툴 위치인지 '내 권리를 어떻게 쓸지'를 다툴 위치인지가 분명해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직무발명 신고서를 냈는데 회사가 아무 답변도 안 주면 무조건 제 권리로 남나요?
A. 아닙니다. 회사가 예약승계 계약이나 직무발명보상규정 같은 근무규정을 미리 두고 있었다면 발명 완성 시점부터 자동으로 회사에 승계되고, 회사가 4개월 내 불승계 통지를 하지 않는 한 그 승계는 그대로 확정됩니다. 반대로 그런 계약·근무규정이 없는 회사라면 4개월간 무응답 시 승계 포기로 간주되어 권리가 종업원에게 남습니다. 자신의 회사에 예약승계 규정이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Q. 4개월은 정확히 언제부터 세나요?
A. 종업원이 직무발명 완성사실을 문서로 사용자에게 알린 날, 정확히는 그 통지가 사용자에게 도달한 날부터 기산합니다. 이메일이나 사내 시스템으로 신고했다면 발송일이 아니라 회사 측 수신 확인 시점을 증거로 남겨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도달 시점이 다투어지면 4개월 경과 여부 자체가 불확실해질 수 있습니다.
Q. 회사에 근무규정이 있는지 없는지 헷갈리면 어떻게 확인하나요?
A. 입사 시 서명한 근로계약서 부속서류나 취업규칙, 인사규정 중 직무발명·지식재산권 귀속·예약승계 등의 제목이 붙은 조항을 확인하면 됩니다. 별도 규정 없이 근로계약서에 포괄적으로 업무상 발명은 회사에 귀속된다는 문구만 있어도 예약승계 근무규정으로 인정될 수 있어 문구를 꼼꼼히 살펴야 합니다. 규정 존재 여부가 불분명하면 인사팀에 서면으로 확인을 요청해 기록을 남겨두는 방법도 있습니다.
Q. 승계 포기로 권리가 저에게 남았다면 회사는 그 발명을 전혀 못 쓰나요?
A. 회사가 통상실시권을 가지려면 발명을 한 종업원의 동의가 있어야 합니다. 동의 없이 회사가 그 발명을 실시하면 종업원의 권리를 침해하는 셈이 되어 별도 분쟁의 소지가 생깁니다. 다만 실무적으로는 승계 포기 이후 회사와 종업원이 별도 협의로 실시권 계약이나 재승계 계약을 새로 맺는 경우도 있습니다.
Q. 뒤늦게 회사가 승계 의사를 통보하면 그때라도 승계되나요?
A. 원칙적으로 4개월이 지나면 승계 포기가 이미 확정된 것으로 보아 그 이후의 뒤늦은 통지는 효력이 없습니다. 다만 종업원이 자발적으로 승계에 동의하거나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별개로 가능하며, 이 경우에는 정당한 보상을 받을 권리도 함께 논의해야 합니다.
Q. 신고를 아예 안 했는데도 회사가 나중에 그 발명을 자기 것이라 주장할 수 있나요?
A. 통지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해서 권리가 자동으로 회사에 넘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통지가 없으면 4개월 기산 자체가 시작되지 않아 사용자가 승계 여부를 판단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 상태가 계속됩니다. 분쟁이 생기면 통지 여부와 그 시점을 둘러싼 다툼이 먼저 벌어질 수 있으므로, 직무발명을 완성했다면 문서로 통지해 기록을 남겨 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맺음말
직무발명을 신고했는데 회사가 답이 없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는 그 결과를 단정할 수 없습니다. 예약승계 계약이나 근무규정을 미리 갖춘 회사라면 침묵은 오히려 자동승계를 확정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고, 그런 장치가 없는 회사라면 같은 침묵이 승계 포기로 이어져 권리가 종업원에게 남습니다. 결국 4개월이라는 기간 자체보다, 그 기간이 흐르기 전에 자신의 회사에 어떤 규정이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시흥 시화·정왕이나 이천 부발처럼 연구개발 인력과 제조업체가 밀집한 지역에서는 직무발명 신고와 승계 여부를 둘러싼 문의가 꾸준히 이어집니다. 통지 도달일과 4개월 경과 시점을 문서로 정리해두면, 이후 회사와 승계·보상 문제를 협의하거나 다툴 때 훨씬 유리한 위치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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