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서가 압류하려는 재산에 이미 다른 기관의 압류등기가 붙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세무서는 재산을 별도로 다시 압류하는 대신 참가압류를 하거나, 진행 중인 절차에서 배당만 요구하는 교부청구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두 방법 모두 국세를 회수하려는 절차라는 점은 같지만, 나중에 배당표가 짜일 때 실제로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는 어느 쪽을 선택했는지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이 글에서는 이미 압류된 재산에서 국세 체납액을 회수하는 두 절차의 법적 차이와, 배당 순서가 실제로 어떻게 갈리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이미 압류된 재산 — 참가압류와 교부청구라는 두 갈래
국세를 체납한 사람의 재산이 이미 다른 절차에 묶여 있는 경우는 드물지 않습니다. 다른 세무서가 먼저 체납처분으로 압류를 마쳤을 수도 있고, 지방자치단체가 지방세 체납처분으로 압류했을 수도 있으며, 채권자가 신청한 강제집행이나 담보권 실행 경매, 또는 회생·파산절차가 먼저 진행 중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세징수법은 세무서장에게 두 가지 길을 열어 둡니다. 하나는 국세징수법 제59조에 따른 교부청구로, 이미 진행 중인 절차의 집행기관에 체납액을 교부해 달라고 청구하는 방법입니다. 다른 하나는 국세징수법 제61조에 따른 참가압류로, 재산을 이미 압류한 기관에 참가압류통지서를 보내 별도의 압류를 하는 대신 그 압류에 참가하는 방법입니다.
두 절차는 겉보기엔 비슷해 보이지만 법적 성격이 다릅니다. 판례는 세무서장이 경매법원 등에 국세의 교부를 청구하는 것은 민사집행절차에서 하는 배당요구와 성질이 같다고 보고 있어, 교부청구는 이미 진행되는 절차에 얹혀 배당만 받아가는 소극적인 절차에 가깝습니다. 반면 참가압류는 압류의 효력과 교부청구의 효력을 동시에 가지는 절차로, 단순히 배당을 요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재산에 대한 압류 자체에 참여하는 지위를 얻습니다. 이 차이가 뒤에서 살펴볼 배당 순서에 그대로 반영됩니다.
교부청구는 진행 중인 절차에서 배당만 요구하는 절차이고, 참가압류는 압류의 효력과 교부청구의 효력을 함께 갖는 절차다 — 이 차이가 배당 순서를 가른다.
압류선착주의 — 먼저 압류한 기관이 우선한다
국세 채권끼리 경합할 때는 저당권과 국세 사이의 순위를 정하는 법정기일 원칙과는 다른 기준이 적용됩니다. 국세기본법 제36조는 국세의 체납처분으로 납세자의 재산을 압류한 경우, 다른 국세나 지방세의 교부청구가 있으면 압류에 관계된 국세를 교부청구한 국세·지방세보다 우선하여 징수한다고 정합니다. 이를 실무에서는 압류선착주의라고 부릅니다. 조세채권이 확정된 시점(법정기일)이 아니라, 실제로 먼저 압류에 나선 기관에 우선권을 준다는 취지입니다.
압류선착주의를 두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체납자의 재산 상태를 먼저 파악하고 실제로 압류라는 강제조치를 취해 재산을 확보한 징수권자에게, 뒤늦게 교부청구만 낸 다른 징수권자보다 우선권을 주어 조세 징수의 실효성을 높이려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 원칙이 참가압류를 한 기관과 단순히 교부청구만 한 기관을 다르게 취급한다는 데 있습니다. 다음 항목에서 그 차이를 구체적으로 짚어보겠습니다.
적용 대상 — 국세·지방세 등 조세채권 상호간의 순위(저당권 등 사법상 담보물권과의 순위는 별도 원칙 적용).
기준 — 조세 부과일이나 법정기일이 아니라 실제 압류(또는 참가압류) 시점.
효과 — 먼저 압류한 국세·지방세가 나중에 교부청구한 국세·지방세보다 우선 징수.
국세 상호간의 우선순위는 법정기일이 아니라 실제로 먼저 압류에 나섰는지로 갈린다 — 이것이 압류선착주의다.
교부청구만으로는 순위를 지키지 못하는 이유
압류선착주의가 적용되려면 문언 그대로 재산을 '압류'했어야 합니다. 단순히 교부청구서를 제출한 것만으로는 압류를 한 것이 아니므로, 다른 세무서가 그 재산을 먼저 압류했다면 나중에 교부청구만 낸 세무서의 국세는 압류한 세무서의 국세에 밀립니다. 반면 참가압류는 그 자체로 압류의 효력을 인정받습니다. 참가압류를 한 세무서는 선행압류기관에 묶여 있는 재산에 대해 스스로도 압류를 한 것과 같은 지위를 얻게 되므로, 압류선착주의를 다툴 때 단순 교부청구권자보다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됩니다.
다만 참가압류를 했다고 해서 무조건 선행압류기관보다 앞서는 것은 아닙니다. 참가압류도 결국은 압류이므로, 압류선착주의의 틀 안에서는 참가압류통지서가 선행압류기관에 도달한 시점이 그 세무서의 압류 시점으로 취급됩니다. 따라서 이미 다른 세무서가 앞서 압류를 마친 상태라면, 참가압류를 하더라도 그 순위 자체는 선행압류보다 뒤에 놓입니다. 참가압류의 진짜 힘은 순위를 역전시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다음 항목에서 볼 선행압류가 사라졌을 때 발휘됩니다.
선행압류가 풀리면? — 참가압류의 승계효(국세징수법 제62조)
참가압류가 단순한 교부청구와 결정적으로 갈라지는 지점은 선행압류가 사라졌을 때입니다. 국세징수법 제62조는 참가압류를 한 뒤 선행압류기관이 그 압류를 해제한 경우, 참가압류가 압류의 효력을 그대로 승계한다고 정합니다. 등기·등록이 필요한 재산은 참가압류의 등기·등록이 끝난 때로, 등기·등록이 필요 없는 재산은 참가압류통지서가 선행압류기관에 송달된 때로 소급해 압류의 효력이 생깁니다. 결과적으로 선행압류가 취하되거나 해제되더라도 재산에 대한 강제집행 절차가 끊기지 않고 참가압류를 한 세무서가 이어받아 계속 진행할 수 있습니다.
교부청구는 이 승계효가 없습니다. 교부청구는 어디까지나 진행 중인 절차에 얹혀 배당만 요구하는 것이므로, 그 절차 자체가 취하되거나 경매가 취소되면 교부청구도 함께 효력을 잃습니다. 그렇게 되면 세무서는 처음부터 다시 별도의 압류 절차를 밟아야 하고, 그사이 체납자가 재산을 처분하거나 다른 채권자가 먼저 움직일 위험에 노출됩니다. 재산이 이미 압류돼 있는데도 세무서가 굳이 참가압류를 선택하는 실무상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참가압류 1건 — 선행압류 해제 시 참가압류통지서 송달(또는 등기·등록) 시점으로 소급해 압류 효력 발생.
참가압류 여러 건 — 가장 먼저 통지서가 송달되거나 등기·등록이 완료된 참가압류부터 순서대로 압류 효력 인정.
교부청구 — 선행 절차가 취하·취소되면 함께 효력을 잃어 별도 압류부터 다시 진행해야 함.
선행압류가 풀리면 참가압류는 그 자리를 이어받아 압류 효력을 승계하지만, 교부청구는 선행 절차와 운명을 같이한다.
구체적 사례로 보는 배당 순서
사례로 순서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A세무서가 체납자 소유 부동산에 1월에 압류등기를 마쳤고, 그 재산이 3월에 임의경매에 부쳐졌다고 가정합니다. B세무서는 같은 체납자에게 별도의 국세 체납이 있어 이 부동산에서 회수를 시도합니다. B세무서가 경매법원에 단순히 교부청구만 냈다면, 압류선착주의에 따라 A세무서의 국세가 B세무서의 국세보다 먼저 배당받습니다. 도중에 체납자가 세금을 완납해 A세무서가 압류를 해제하더라도, B세무서가 낸 교부청구는 경매절차 자체가 유지되는 한 그대로 있지만 압류 자체는 아니므로 경매가 취소되는 상황에는 취약합니다.
반대로 B세무서가 처음부터 참가압류를 선택했다면 결과가 달라집니다. 경매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여전히 A세무서의 압류가 먼저이므로 배당 순위 자체는 A세무서가 앞섭니다. 그러나 체납자가 A세무서에는 세금을 완납해 압류가 해제되더라도, B세무서의 참가압류는 통지서가 A세무서에 송달된 시점으로 소급해 압류의 효력을 갖게 되어 경매절차가 끊기지 않고 그대로 이어집니다. 반면 B세무서가 단순 교부청구만 해둔 상태에서 경매 자체가 다른 이유로 취하됐다면, B세무서는 처음부터 다시 압류 절차를 밟아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국세 상호간 순위와 국세·저당권 순위를 혼동하지 말 것
실무에서 자주 헷갈리는 지점은 압류선착주의가 국세와 저당권 사이의 순위에도 적용된다고 오해하는 것입니다. 국세와 저당권·전세권·질권처럼 사법상 담보물권 사이의 우선순위는 국세기본법 제35조가 정하는 법정기일 원칙에 따라 정해집니다. 국세의 법정기일보다 저당권 설정등기가 먼저 이루어졌다면 그 저당권이 국세보다 우선하고, 반대로 법정기일이 더 빠르면 국세가 우선합니다. 이 원칙은 언제 재산에 손을 댔는지(압류)가 아니라 언제 세금이 확정됐는지와 언제 담보권이 설정됐는지를 비교하는 방식입니다.
반면 압류선착주의는 국세와 지방세 등 조세채권끼리 경합할 때만 적용되는 원칙입니다. 저당권자나 일반 채권자를 상대로는 먼저 압류했다는 사실만으로 국세가 우선순위를 얻지 못합니다. 그 관계에서는 여전히 법정기일과 담보권 설정일을 비교해야 합니다. 재산에 국세 압류와 저당권이 함께 걸려 있는 사안이라면, 국세 상호간에는 압류·참가압류 시점을, 국세와 저당권 사이에는 법정기일을 각각 따로 확인해야 정확한 배당 순서를 그릴 수 있습니다.
절차상 유의점 — 시기를 놓치면 생기는 불이익
교부청구는 아무 때나 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판례는 국세의 교부청구도 민사집행절차의 배당요구와 성질이 같다고 보아, 배당요구의 종기까지만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 시한을 넘겨 교부청구를 하면 그 경매절차에서는 국세를 배당받을 수 없고, 나중에 체납자에게 별도로 징수 절차를 밟아야 하는 처지에 놓입니다. 참가압류 역시 서두를 이유가 있습니다. 참가압류의 순위는 참가압류통지서가 선행압류기관에 송달된 시점(또는 등기·등록이 완료된 시점)을 기준으로 정해지므로, 통지가 늦어질수록 다른 참가압류권자나 새로 진행되는 절차에서 밀릴 위험이 커집니다.
실무적으로는 체납자 재산의 등기부를 확인해 이미 압류나 경매개시결정이 있는지부터 파악하는 것이 첫 단계입니다. 이미 압류가 있다면 그 압류가 국세·지방세 체납처분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민사집행절차에 의한 것인지에 따라 참가압류와 교부청구 중 어느 쪽을 선택할지, 그리고 배당요구종기가 언제인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체납자를 상대로 여러 기관이 동시에 움직이는 사안일수록 이 순서를 놓치면 실제로 회수할 수 있었던 금액을 놓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참가압류와 교부청구 중 세무서가 마음대로 고를 수 있나요?
A. 재산이 이미 다른 기관의 체납처분으로 압류돼 있는 경우라면 국세징수법상 참가압류를 할 수 있고, 강제집행·경매·파산절차처럼 압류가 아닌 다른 절차가 진행 중인 경우에는 교부청구를 하게 됩니다. 두 요건이 겹치는 사안에서는 세무서가 실무상 참가압류를 우선 검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이미 저당권이 설정된 재산인데 국세로 압류당했습니다. 배당순위는 어떻게 되나요?
A. 국세와 저당권 사이의 순위는 압류선착주의가 아니라 국세기본법 제35조의 법정기일 원칙으로 정해집니다. 저당권 설정등기일이 국세의 법정기일보다 빠르면 저당권이 우선하고, 그 반대라면 국세가 우선합니다.
Q. 참가압류를 하면 선행압류기관보다 항상 우선하나요?
A. 아닙니다. 참가압류도 압류선착주의의 적용을 받으므로 이미 압류를 마친 기관이 원칙적으로 우선합니다. 참가압류의 실질적 힘은 순위를 뒤집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선행압류가 해제됐을 때 그 효력을 승계해 집행이 끊기지 않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Q. 교부청구를 했는데 경매가 취하됐습니다. 국세는 어떻게 되나요?
A. 교부청구는 그 경매절차에 부수하는 것이어서 경매가 취하되면 함께 효력을 잃습니다. 세무서는 별도로 그 재산에 대한 압류 등 새로운 체납처분 절차를 다시 진행해야 합니다.
Q. 배당요구종기가 지난 뒤에도 교부청구를 할 수 있나요?
A. 판례상 국세의 교부청구도 배당요구와 같은 성질로 취급되어 배당요구종기까지만 할 수 있습니다. 종기를 넘기면 그 절차에서는 배당을 받지 못하므로, 종기 이전에 반드시 교부청구를 마쳐야 합니다.
Q. 지방세도 참가압류·교부청구 순서에 똑같이 적용되나요?
A. 국세기본법 제36조는 국세와 지방세를 함께 규율하고 있어, 지방자치단체의 지방세 체납처분에도 같은 압류선착주의가 적용됩니다. 다만 담당 기관과 절차가 달라 실제 통지·등기 절차는 각 기관의 규정에 따라 진행됩니다.
맺음말
이미 압류된 재산에서 국세를 회수하려 할 때, 교부청구와 참가압류는 절차만 다른 것이 아니라 결과도 다릅니다. 교부청구는 진행 중인 절차에 얹혀 배당만 요구하는 소극적 절차이고, 참가압류는 압류의 효력까지 갖춰 선행압류가 사라져도 집행을 이어갈 수 있는 절차입니다. 압류선착주의에 따라 먼저 압류한 기관이 우선한다는 원칙과, 국세·저당권 사이의 순위를 정하는 법정기일 원칙을 구분해서 봐야 실제 배당 순서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습니다.
체납 처분이나 경매 절차에 여러 기관이 얽혀 있다면, 등기부와 배당요구종기부터 확인하고 참가압류와 교부청구 중 어느 절차가 유리한지 시기를 놓치지 않고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원지법 관할 경매·배당 절차에서 이런 다툼을 겪고 있다면 절차별 시한부터 먼저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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