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메신저나 SNS로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전달하려다, 전송 직전에 마음을 바꾸거나 전송이 중간에 끊겨 상대방에게 도달하지 못한 상태에서 수사를 받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결국 안 보냈으니 미수일 뿐이다”, “미수는 형이 훨씬 가벼우니 큰 문제는 아닐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초기 대응을 미룹니다. 그런데 막상 수사가 시작되면 전송을 시도한 정황 자체가 크게 문제 되고, 가지고 있던 파일 때문에 전혀 다른 혐의가 붙는 경우가 많아 예상과 다른 결과를 마주하게 됩니다.
최근 대법원은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하는지를 행위자의 주관적 목적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표현된 내용을 기준으로 엄격하게 판단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배포·소지 관련 범죄가 언제 완성되는지에 대해서도 형식적인 의도보다 실질적인 도달·지배 관계를 중심으로 살피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아청물 배포를 시도하다 그만둔 경우 실제로 미수범으로 처벌되는지, 그리고 미수범 처벌 규정이 없다는 사실이 왜 안심할 근거가 되지 못하는지 관련 법리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아청물 배포죄는 미수범 처벌 규정이 없어 시도만으로는 처벌되지 않습니다
미수범 처벌은 법률에 명시된 죄에서만 가능하고, 아청법은 제작죄에만 미수 처벌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형법 제29조는 미수범을 처벌할 죄는 각칙의 해당 죄에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어떤 범죄든 실행에 착수했다는 사정만으로 당연히 처벌되는 것이 아니라, 그 죄를 정한 조문에 미수범 처벌 규정이 별도로 있어야만 처벌할 수 있습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제작·수입·수출한 경우(제1항), 영리 목적으로 판매·대여·배포·제공하거나 이를 목적으로 소지·운반·광고·소개·전시·상영한 경우(제2항), 배포·제공하거나 이를 목적으로 광고·소개·전시·상영한 경우(제3항), 구입·소지·시청한 경우(제5항)를 각각 처벌합니다. 그런데 같은 조 제6항은 제1항의 미수범만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즉 미수범 처벌 대상은 제작·수입·수출(제1항)에 한정되고, 배포·제공(제3항)이나 영리 목적 판매·배포(제2항), 구입·소지·시청(제5항)에는 미수범 처벌 규정이 없습니다. 배포를 시도하다가 결과가 발생하기 전에 그쳤다면, 그 시도 자체만으로는 제3항 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배포죄는 미수범 처벌 규정이 없어, 전송을 시도했더라도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그 시도 자체만으로는 처벌되지 않습니다.
2. 다만 “그만뒀다”고 생각한 시점에 이미 배포가 끝났을 수 있습니다
배포는 상대방에게 도달한 순간 완성되는 결과범이라, 뒤늦은 취소나 삭제 요청은 법적으로 의미가 없을 수 있습니다.
‘배포’란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무상으로 파일을 교부·전송하는 행위를 뜻하고, 상대방에게 실제로 파일이 도달하면 그때 범죄가 완성되는 것으로 봅니다. 메신저나 SNS로 전송 버튼을 눌러 파일이 상대방 기기나 서버에 도달했다면, 그 이후 삭제를 요청하거나 대화를 지웠다고 해도 이미 배포죄는 기수에 이른 상태입니다.
법원은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도 행위자의 주관적 의도보다 객관적으로 표현된 내용을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객관적으로 아동·청소년이 등장하여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한 영상물을 제작한 이상, 대상이 된 아동·청소년의 동의 아래 촬영한 것이라거나 사적인 소지·보관을 1차적 목적으로 제작한 것이라고 하여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이를 제작한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5도7992 판결).
같은 취지에서, 배포 역시 “보내려던 의도였을 뿐 진심은 아니었다”거나 “장난이었다”는 사정은 이미 상대방에게 도달한 결과를 되돌리지 못합니다. 실제로 문제가 되는 것은 전송 버튼을 누르기 전에 그만뒀는지, 아니면 전송이 완료된 뒤에 후회하고 삭제를 요청했는지의 구분입니다.
전송이 상대방에게 도달했다면, 그 뒤에 취소하거나 삭제를 요청해도 배포죄는 이미 완성된 것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3. 배포가 진짜 미수에 그쳤더라도 소지 자체가 별도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전송을 포기했어도 파일을 갖고 있던 사실 자체는 소지죄의 대상입니다.
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 제5항은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구입·소지 또는 시청한 자를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배포를 시도하려면 그 전에 파일을 내려받거나 저장해 갖고 있어야 하므로, 설령 배포 자체가 미수에 그쳐 처벌 대상이 아니더라도 그 파일을 갖고 있던 행위는 소지죄로 별도 처벌될 수 있습니다.
‘소지’란 그 물건을 자기가 지배할 수 있는 상태에 두고 지배관계를 지속시키는 행위를 말합니다. 유사한 구조의 촬영물 소지죄에 관한 또 다른 대법원 판례(대법원 2026. 4. 30. 선고 2026도541 판결)도 이런 소지를 지배관계가 종료할 때까지 하나의 죄로 평가하는 계속범으로 보고 있어,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소지죄 역시 같은 구조로 이해됩니다. 전송을 포기하고 파일을 그대로 갖고 있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소지죄의 실행행위는 계속 이어지는 셈입니다.
여러 명에게 순차로 전송하다가 일부는 실제로 도달해 배포가 완성되고 나머지는 도달 전에 그만둔 경우라면, 완성된 배포 부분과 소지 부분이 하나의 범행 과정으로 묶여 함께 기소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못 보냈다”는 사정이 소지 혐의까지 지워주지는 않습니다.
배포가 미수에 그쳤다는 사정은, 그 이전에 이미 파일을 갖고 있었다는 소지죄 성립까지 막아주지는 못합니다.
4. 배포·소지 여부에 따라 형량 구간이 크게 달라집니다
미수 자체가 불처벌이라는 것이지, 실제로 걸리는 혐의의 형량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청소년성보호법상 소지죄(제11조 제5항)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배포·제공죄(제3항)가 기수로 인정되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영리 목적 배포·판매(제2항)라면 5년 이상의 유기징역까지 예정돼 있습니다. 여러 차례에 걸쳐 반복적으로 전송을 시도하거나 실제로 배포한 정황이 있다면, 각 행위가 포괄일죄로 묶여 하나의 범죄로 평가되면서도 그 죄질과 양형에는 반복성이 그대로 반영됩니다.
배포가 미수에 그쳐 그 자체로는 처벌되지 않더라도, 함께 발견되는 소지 기간·파일 개수·전송을 시도한 상대방 수 등은 수사기관이 소지죄나 다른 혐의의 죄질을 판단하는 데 그대로 반영됩니다. 아울러 유죄가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공개·고지, 일정 기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 등 부수적인 처분까지 함께 검토됩니다.
5. 수사 개시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초기 진술에서 배포가 기수였는지 미수에 그쳤는지가 사실상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청물 관련 사건은 대부분 피해 신고나 수사기관의 자체 첩보·모니터링을 통해 시작되고,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사이버수사팀의 입건·조사 → ②디지털 포렌식을 통한 기기·클라우드 압수 및 분석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전송 로그, 상대방의 수신 여부, 파일이 저장돼 있던 기간 등은 대부분 디지털 포렌식으로 복원되기 때문에, 조사를 받게 됐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사실관계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로 전송이 완료돼 상대방 기기나 대화방에 파일이 도달했는지, 아니면 전송 전 단계에서 중단됐는지부터 확인합니다.
문제 된 파일을 언제부터 언제까지 보관하고 있었는지, 저장 경로와 개수를 정리합니다.
동일한 파일을 다른 기기나 클라우드, 대화방에 중복 보관하고 있지 않은지 전체를 점검합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배포죄와 소지죄 중 실제로 어느 혐의가 어느 범위까지 성립하는지 구체적으로 다투는 것이, 결과적으로 형량을 좌우하는 핵심입니다.
마치며
아청물 관련 사건에서는 “결국 못 보냈으니 큰 문제는 아니겠지”라는 생각 때문에, 혹은 반대로 “이미 걸렸으니 끝났다”는 자포자기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엄정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요구와는 별개로, 개별 사건에서 실제로 어느 단계까지 실행됐는지, 배포가 기수인지 미수인지, 소지의 시작과 종료 시점이 언제인지는 사안마다 다르게 판단돼야 할 문제입니다.
저는 디지털 성범죄 사건에서 실제 전송 여부와 소지 기간을 구체적인 증거로 다퉈온 변호사로서, 같은 혐의라도 사실관계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확인해 왔습니다.
미수라서 괜찮을 것이라는 판단만으로 대응 시기를 놓치기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전송 버튼을 누르지 않고 취소했는데도 수사를 받을 수 있나요?
A. 배포 자체는 미수범 처벌 규정이 없어 실제로 전송이 완료되지 않았다면 배포죄로는 처벌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갖고 있던 파일 자체가 별도로 소지죄의 대상이 될 수 있어, 그 부분은 조사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여러 명 중 한 명에게만 전송이 됐고 나머지는 실패했다면 어떻게 되나요?
A. 실제로 도달한 부분은 배포죄 기수로 평가될 수 있고, 도달하지 못한 나머지 시도는 그 자체로는 처벌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전체가 하나의 범행 과정으로 묶여 함께 기소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촬영만 하고 배포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면요?
A. 제작 자체가 완성됐다면 그 자체로 제작죄가 성립하고, 촬영 도중 중단했더라도 제작죄는 미수범 처벌 규정이 있어 미수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배포죄와는 미수 처벌 여부가 다릅니다.
Q. 공유 링크만 만들어 두고 아무에게도 전달하지 않았다면요?
A. 광고·소개 목적이 인정되면 별도로 문제될 여지가 있고, 단순 보관 수준이라면 소지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를 했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합니다.
Q. 상대방이 실제 아동·청소년인지 몰랐다고 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객관적으로 아동·청소년이 등장해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이 표현돼 있다면, 나이를 정확히 인식했는지와 무관하게 성착취물로 인정될 수 있다는 것이 최근 대법원의 태도입니다.
Q. 미수라서 처벌 안 된다는 말만 믿고 따로 대응하지 않아도 되나요?
A. 아닙니다. 미수범 처벌 규정이 없다는 것은 배포죄에 한정된 이야기이고, 소지죄나 다른 혐의까지 함께 검토돼야 하므로 반드시 법률 전문가와 상담해 정확한 단계를 확인해야 합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전송이 실제로 완료됐는지, 소지가 언제 시작되고 끝났는지가 초기 진술로 사실상 결정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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