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밀집장소추행은 강제추행이랑 처벌이 다른가요
사건 개요
퇴근길 만원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신체 접촉 시비에 휘말려 경찰서에 다녀온 뒤 상담을 청해 오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조사받을 당시 담당 경찰관이 "공중밀집장소추행으로 입건하겠다"고 말했다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강제추행 혐의가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작 본인은 두 죄명이 뭐가 다른지, 왜 자신의 사건이 그중 하나로 분류됐는지조차 알지 못한 채 불안해합니다.
실제로 상담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이 바로 이것입니다. "공중밀집장소추행은 강제추행이랑 처벌이 다른가요." 짧은 질문이지만 답은 간단하지 않습니다. 두 죄명은 근거 법률부터 다르고, 법정형의 폭도 크게 벌어져 있으며, 어느 쪽으로 의율되느냐에 따라 이후 절차와 결과가 확연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처벌 수위만 다르고 나머지는 같다고 생각하면 오산인 지점도 있어, 정확히 짚어 둘 필요가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두 죄명의 법정형은 실제로 크게 다릅니다. 그러나 어떤 사실관계가 어느 죄명으로 가는지, 그리고 처벌 수위 외에 두 죄명이 실질적으로 같아지는 지점은 어디인지까지 함께 이해해야 이 질문에 제대로 답한 것이 됩니다.
핵심 쟁점
이 질문을 정확히 풀려면 네 가지를 순서대로 짚어야 합니다. 첫째, 두 죄명은 근거 법률 자체가 다릅니다. 강제추행은 형법 제298조, 공중밀집장소추행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1조에 각각 규정돼 있습니다. 둘째, 성립요건이 다릅니다. 강제추행은 '폭행 또는 협박'을 수단으로 추행했을 것을 요구하는 반면, 공중밀집장소추행은 별도의 폭행·협박 없이도 대중교통수단·공연장·집회장소 등 사람이 밀집한 장소라는 장소적 요건만 갖추면 성립합니다. 셋째, 그래서 법정형의 폭이 다릅니다. 강제추행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이고, 공중밀집장소추행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2020년 5월 19일 개정으로 종전 1년 이하 징역·300만원 이하 벌금에서 상향됐습니다). 넷째, 그럼에도 두 죄명 모두 성폭력처벌법이 정한 성폭력범죄에 포함돼 벌금형이 확정되더라도 신상정보 등록 등 부수효과에서는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실무상 가장 자주 오해가 생기는 지점은 두 번째입니다. 사람이 붐비는 곳에서 순간적으로 신체를 접촉했다고 해서 자동으로 더 가벼운 공중밀집장소추행으로만 의율되는 것이 아닙니다. 대법원은 이른바 '기습추행'의 경우, 추행행위와 동시에 이루어지는 유형력의 행사는 상대방의 반항을 억압할 정도에 이를 필요가 없고 그 힘의 세기를 불문한다고 일관되게 보고 있습니다. 즉 순간적으로 신체 일부를 만지는 행위 자체가 '추행행위'인 동시에 '폭행'으로 평가될 수 있어, 붐비는 지하철 안에서 벌어진 사건이라도 강제추행으로 의율되는 경우가 실무에서 드물지 않습니다. 어느 죄명이 적용되느냐는 장소가 아니라 행위 태양을 어떻게 구성하고 입증하느냐에서 갈립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어느 죄명이 실제로 적용되는지 사실관계부터 가려내기
상담 초기에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죄명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죄명이 붙게 된 사실관계입니다. 수사기관이 초동 단계에서 붙인 죄명이 끝까지 유지되는 것은 아니며, 초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최종 적용 법조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1) 접촉의 태양과 지속 시간을 구체적으로 재구성합니다.
피해자 진술과 CCTV·목격자 진술을 대조해, 접촉이 옷 위를 스친 정도인지, 특정 신체 부위를 움켜쥐거나 문지르는 등 유형력의 행사로 볼 만한 동작이었는지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같은 사실관계라도 이 재구성 결과에 따라 강제추행으로 갈지 공중밀집장소추행으로 갈지가 크게 좌우되므로, 진술서 작성 이전 단계에서부터 이 부분을 정밀하게 짚습니다.
2) 장소적 요건 해당 여부를 별도로 검토합니다.
공중밀집장소추행이 성립하려면 사건 장소가 '대중교통수단, 공연·집회 장소, 그 밖에 공중이 밀집하는 장소'에 해당해야 합니다. 사람이 많지 않은 골목이나 사무공간처럼 이 요건 자체가 인정되기 어려운 장소라면 애초에 공중밀집장소추행으로 의율될 여지가 없고, 강제추행 여부만 다투게 됩니다. 이처럼 장소 요건 자체를 먼저 짚어 두면 이후 죄명 다툼의 방향이 명확해집니다.
3) 초기 조서 단계에서 죄명이 성급하게 굳어지지 않도록 관리합니다.
피의자 신문이나 참고인 조사 초반에는 수사기관이 잠정적으로 붙인 죄명이 이후 공소장에도 그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관계 재구성과 장소 요건 검토 결과를 진술 및 의견서 형태로 수사 초기에 제출해, 죄명이 정황과 맞지 않게 조기에 확정되는 것을 막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처벌 격차와 부수효과를 실제 결과로 연결하기
죄명이 정리된 다음에는 그 죄명이 실제로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를 관리해야 합니다. 법정형의 상한만 보고 안심하거나 절망하기에는, 실무상 갈리는 지점이 따로 있습니다.
1) 죄명별 양형 경향과 구형 기준을 참고해 대응 방향을 정합니다.
공중밀집장소추행은 초범이고 피해가 경미하며 합의가 이루어진 경우 벌금형 약식명령으로 종결되는 사례가 상당한 반면, 강제추행은 폭행·협박의 정도, 피해자와의 관계, 상해 결과 유무에 따라 정식 재판으로 넘어가는 비중이 높습니다. 어느 죄명으로 진행되는지에 맞추어 합의 시점과 자료 제출 시점을 조정합니다.
2) 신상정보 등록 등 부수효과는 죄명과 별개로 함께 점검합니다.
공중밀집장소추행은 법정형이 강제추행보다 훨씬 낮지만,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성폭력범죄에 함께 포함돼 있어 벌금형이 확정되더라도 신상정보 등록 대상에서 완전히 벗어난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처벌 수위가 낮다는 이유로 이 부분을 소홀히 다루다가 뒤늦게 등록 통지를 받고 당황하는 경우가 있어, 처음부터 형사처벌과 부수처분을 함께 놓고 대응 범위를 설계합니다.
3) 합의서·정상자료로 실제 선고 결과를 낮춥니다.
죄명이 어느 쪽으로 정리되든, 피해자와의 합의서, 재범 방지 서약, 진지한 반성을 뒷받침하는 자료는 구형과 선고 모두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특히 강제추행처럼 법정형 상한이 높은 사건일수록 이런 정상관계 자료의 비중이 커지므로, 죄명 확정과 별도로 이 준비를 병행합니다.
결론
공중밀집장소추행과 강제추행은 법정형에서 뚜렷한 차이가 있지만, 그 차이는 장소만으로 갈리지 않습니다. 순간적인 접촉이라도 유형력의 행사로 평가되면 강제추행으로 의율될 수 있고, 반대로 장소 요건이 인정되지 않으면 공중밀집장소추행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두 죄명이 갈리는 지점을 사실관계 단계에서부터 정확히 짚는 것이 처벌 수위를 가르는 실질적인 열쇠입니다.
여기에 더해 신상정보 등록처럼 죄명과 무관하게 함께 따라오는 부수효과까지 챙겨야 대응이 완성됩니다. 지금 어느 죄명으로 조사를 받고 있거나 통보를 받은 상황이라면, 사실관계와 부수효과를 함께 점검해 대응 방향을 한 번 확인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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