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발생한 성적인 문제를 모두 직장 내 성희롱 정도로 생각하고 대응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신체 접촉이 동반되는 등 구체적인 행위에 따라 형사사건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직장 내 성희롱과 성추행은 적용되는 법률과 책임의 형태, 사건이 진행되는 절차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두 개념을 구분하여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직장 내 성희롱과 성추행이 법적으로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고, 성추행 혐의로 형사절차가 진행되는 경우 어떤 부분을 주의해야 하는지 정리해보겠습니다.
◻ 직장 내 성희롱과 성추행은 어떻게 다를까?
직장 내 성희롱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에서 규정하고 있습니다.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을 하여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근로조건이나 고용상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말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업무 관련성’이 비교적 넓게 인정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반드시 근무시간 중 회사 내부에서 이루어진 행위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회식이나 업무와 관련성이 인정되는 사적인 자리에서의 발언과 행동 역시 직장 내 성희롱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반면 직장 내 성추행은 신체 접촉을 수반하는 성적 침해행위로 형사처벌까지 이어질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대표적으로 형법상 강제추행이 문제될 수 있고, 업무 또는 고용관계에서 발생한 위계나 위력을 이용한 경우에는 성폭력처벌법상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이 적용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결국 직장 내 성희롱은 성적인 언동이나 부적절한 발언 등을 이유로 노동관계 법령에 따라 문제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직장 내 성추행은 신체 접촉을 동반한 성적 침해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 직장 내 성희롱이 발생하면 어떤 제재를 받을까?
직장 내 성희롱은 일반적으로 형사처벌보다는 행정상 제재나 민사상 책임이 문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사업주에게는 직장 내 성희롱을 예방하고 발생 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를 위반하는 경우 사업주에게 법적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 약칭: 남녀고용평등법 )
제39조(과태료) ① 사업주가 제29조의3(제29조의5제4항 및 제29조의6제3항에 따라 준용되는 경우를 포함한다)에 따라 확정된 시정명령을 정당한 이유 없이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1억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신설 2021. 5. 18.>
② 사업주가 제12조를 위반하여 직장 내 성희롱을 한 경우에는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개정 2021. 5. 18.>
③ 사업주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위반행위를 한 경우에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이처럼 사업주가 직접 성희롱 행위를 한 경우에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39조에 따라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또한 회사 내부에서 성희롱이 발생했는데도 사업주가 조사나 피해자 보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경우에도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이와 별도로 성희롱 피해자는 가해자를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민법 제750조는 고의 또는 과실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판례에서도 상급자가 “요즘 누가 시골 처녀처럼 머리를 이렇게 땋고 다니느냐”는 발언을 하면서 피해자의 머리를 만지고, 연구실로 반복하여 불러 외모를 평가하는 듯한 행동을 한 사안에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러한 침해행위는 선량한 풍속 또는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위법한 행위이고, 이로써 원고가 정신적으로 고통을 입었음은 경험칙상 명백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위 피고의 위와 같은 성적인 언동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할 것이므로 피고로서는 원고에 대하여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1998. 2. 10. 선고 95다39533 판결
따라서 직장 내 성희롱이 곧바로 형사처벌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더라도, 사업주에 대한 행정상 제재와 가해자에 대한 민사상 책임이 함께 문제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 직장 내 성추행은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직장 내 성추행은 직장 내 성희롱과 달리 형사처벌이 가능한 범죄라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회사 내부의 징계나 과태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수사기관이 개입하는 형사절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 약칭: 성폭력처벌법 )
제10조(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① 업무, 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 추행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는 업무나 고용관계에서 발생한 위계 또는 위력을 이용하여 상대방을 추행한 경우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으로 인정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이처럼 직장 내 성추행은 단순한 행정상 과태료 문제와 달리 형사처벌 및 전과 기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법적 위험성이 더욱 큽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위력’은 무엇일까요?
대법원은 피해자의 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사회적·경제적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경우도 위력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20. 7. 9. 선고 2020도5646 판결).
또한 피해자의 의사가 실제로 완전히 제압되었는지까지 반드시 요구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상급자나 관리자 등 조직 내에서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면, 업무관계에서 이루어진 신체 접촉이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으로 평가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경우 회사 내부에서 발생한 문제를 넘어 형사 수사로 사건이 확대될 수 있으므로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 직장 내 성희롱 혐의를 받았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은 반드시 형사처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행정절차와 민사상 책임이 함께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건이 접수된 이후 사실관계가 어떻게 조사되고 정리되는지가 중요합니다.
1)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에 대한 대응
성희롱 피해자 또는 해당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진정이 접수되면 인권위는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필요한 경우 당사자에게 자료 제출이나 의견서 등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제출된 자료와 당사자의 진술은 이후 민사소송이나 다른 분쟁절차에서 참고자료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인권위에서 성희롱 사실을 인정하고 시정 권고를 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는 해당 내용이 공표될 수도 있습니다.
2) 노동위원회 시정 신청 및 고용노동부 신고
직장 내 성희롱 문제는 고용노동부 또는 지방노동관서를 통한 구제 절차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 근로감독관이 관련 사실관계를 조사한 후 성희롱 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
성희롱이 인정되면 회사에 시정조치가 내려질 수 있으며,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과태료가 부과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근로감독관 조사 단계에서도 당시 사실관계와 관련 자료를 정확하게 정리하여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편 피해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결국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을 단순한 회사 내부 문제로만 생각하기보다는 행정절차와 민사상 분쟁까지 함께 고려하여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 직장 내 성추행 혐의를 받았다면
직장 내 성추행은 단순한 직장 내 갈등이나 징계 사안과 달리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는 혐의입니다.
특히 수사 초기 단계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이후 사건의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 객관적인 증거 확보
사건 당시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녹취파일, 메시지, CCTV 영상, 목격자 진술 등의 객관적인 자료를 가능한 한 신속하게 확보해야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관련 자료가 삭제되거나 목격자의 기억이 흐려질 수 있으므로 초기 단계에서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진술 내용 정리
경찰조사에서 작성된 피의자신문조서는 이후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중요한 증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건의 전체적인 경위와 신체 접촉이 발생한 과정, 당시 주변 상황 등을 미리 정리하고 진술의 일관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 피해자와의 합의 검토
혐의를 인정하는 사건이라면 피해자와의 합의가 중요한 요소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다만 피해자에게 직접 반복적으로 연락하거나 무리하게 설득하려는 행동은 오히려 2차 가해로 오해받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합의 역시 사건의 구체적인 경위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법적 절차를 고려하여 신중하게 진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처럼 직장 내 성추행 사건에서는 사실관계의 정리부터 증거 확보, 진술 방향, 합의 여부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특히 수사 초기 대응이 충분하지 않다면 사건이 예상보다 불리한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따라서 사건의 경위와 증거관계를 객관적으로 살펴보고 적절한 대응방향을 정하기 위해서는 수사 단계부터 형사사건 경험이 있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직장 내 성희롱과 성추행은 적용 법률뿐만 아니라 사건의 처리 방식과 처벌 수위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한 직장 내 문제라고 생각하기보다는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형사사건으로 확대될 가능성까지 고려하여 신중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특히 사건 초기에는 사실관계와 증거를 정확하게 확인하고 자신의 입장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정리하는 과정이 중요하며, 이를 바탕으로 변호사와 함께 구체적인 대응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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