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에 여러 해 동안 자문·사업관리 등 용역을 제공했는데 대금을 받지 못했고, 뒤늦게 회사의 재무상태가 좋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회사와 계약했다는 이유만으로 대표자 개인에게 곧바로 대금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회사에 대한 계약상 보수청구와 대표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는 근거와 입증사항이 다르며, 대표자가 개인회생·파산 면책을 받았다면 면책의 효력과 예외도 따로 판단해야 합니다.
🧾 계약 상대방과 용역 범위를 확정합니다
첫 단계는 누가 계약 당사자인지 확인하는 일입니다. 계약서에 A법인이 발주자로 적혀 있고 대표자 B가 법인을 대표해 서명했다면, 원칙적으로 용역대금 채무자는 법인입니다. 대표자가 협의와 지시를 했다는 사정만으로 개인 채무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표자가 별도의 지급보증을 했거나 개인 명의로 채무를 부담한 자료가 있는지는 계약서, 확인서, 이메일과 녹취를 통해 구분해야 합니다.
장기간 거래에서는 정식 계약서 작성 전 업무가 뒤의 계약에 포함되는지도 쟁점입니다. 과업지시, 월별 보고서, 결과물, 회의기록, 세금계산서, 보수 산정표와 상대방의 승인·사용 내역을 시간순으로 맞춰야 합니다. 보수가 기술료나 관리용역 요율에 연동된다면 적용 기준, 대상 금액, 수행 기간과 제외 항목을 계약 문언에 따라 계산합니다. 성공보수처럼 성립 조건이 다른 항목은 기본 용역대금과 구분합니다.
⚖️ 법인의 미지급이 대표 책임은 아닙니다
상법 제401조 제1항은 이사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그 임무를 게을리한 때 제3자에게 연대해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정합니다. 그러나 회사가 자금난에 빠졌거나 약정한 대금을 지급하지 못했다는 결과만으로 대표자의 책임이 자동으로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법인의 계약채무와 이사의 제3자 책임을 구별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대표자 책임을 주장하려면 어떤 임무를 부담했고 무엇을 하거나 하지 않았으며,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었는지 특정해야 합니다. 임무위반과 용역제공자의 손해 사이 인과관계도 설명해야 합니다. 단순한 경영판단 실패를 개인책임으로 바꾸는 주장은 충분하지 않지만, 회사 운영을 방치해 위법행위가 반복되도록 한 구체적 임무해태가 확인되면 제401조 책임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 허위 설명과 계속된 용역의 관계를 입증합니다
회사의 지급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사업 진행과 자금조달이 가능한 것처럼 구체적인 거짓말을 해 용역을 계속 제공받았다는 주장이라면, 설명의 내용과 시점이 중요합니다. “잘될 것이라고 했다”는 일반적인 기대 표현보다 특정 토지·투자·대출·수익금에 관한 사실을 어떻게 설명했는지, 당시 객관자료와 어긋났는지, 대표자가 그 사정을 알고 있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그 설명이 없었다면 추가 용역을 제공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사결정 과정과, 설명 뒤 실제로 수행한 업무 및 증가한 미수금의 범위를 연결해야 합니다. 재무제표, 부동산 등기 변동, 금융조달 자료, 당시 이메일·메신저·녹취, 월별 업무일지가 핵심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이미 발생한 미수금과 이후 설명을 믿고 추가로 발생한 손해를 나누어 보면 인과관계를 더 정확히 제시할 수 있습니다. 자료를 편집해 결론만 남기지 말고 앞뒤 대화와 작성 시점을 함께 보존해야 합니다.
🛡️ 면책결정 뒤에는 채권의 성질을 따집니다
채무자회생법 제566조는 면책을 받은 채무자가 원칙적으로 파산채권에 대한 책임을 면하도록 하면서 예외 채권을 열거합니다. 그중 채무자가 고의로 가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은 면책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대표자에게 이미 면책결정이 있다면, 문제의 채권이 언제 발생했고 파산절차의 대상이 되었는지, 단순 대금채권인지 고의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채권인지부터 구별해야 합니다.
상법 제401조는 고의뿐 아니라 중대한 과실에 의한 임무해태도 포함합니다. 그러므로 제401조 책임이 주장된다는 이유만으로 채무자회생법상 고의 불법행위 채권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면책 예외를 주장하려면 대표자가 상대방에게 손해를 가할 것을 인식하면서 한 구체적 기망·은폐 등 고의 불법행위와 손해를 입증해야 합니다. 채권자목록에서 빠졌다면 제566조 제7호의 악의적 누락 여부와 채권자가 파산선고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도 별도 쟁점입니다. 채권 이름이 아니라 실제 발생 원인과 증거에 따라 판단됩니다.
📌 가압류는 대상과 필요성을 특정해야 합니다
판결 전 재산보전을 검토할 때에는 먼저 보전하려는 권리를 구분해야 합니다. A법인에 대한 용역대금채권으로 법인 재산을 가압류하는 것과, 대표자 B에 대한 별도의 손해배상채권으로 개인 재산을 가압류하는 것은 신청의 근거가 다릅니다. 대표 개인책임이 아직 자료로 소명되지 않았는데 법인 채무만으로 대표 재산을 묶을 수는 없습니다.
가압류에는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을 소명하고, 부동산·예금·매출채권 등 대상을 특정해야 합니다. 법원은 담보 제공을 명할 수 있고, 인용돼도 채권의 존재가 최종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재무상태, 처분 움직임, 지급거절 경위 같은 객관자료를 정리하고, 면책결정의 효력이 미치는 채권인지도 먼저 검토해야 합니다.
🔨 강제집행은 집행권원을 얻은 뒤 진행합니다
상대방의 재산을 확인하고 실제로 회수하는 절차는 청구의 근거와 집행권원에 따라 달라집니다. 판결, 지급명령 등 집행권원을 확보한 뒤 채무자 재산명시를 신청하거나 일정한 요건에서 재산조회를 신청할 수 있고, 확인된 예금·매출채권에는 압류 및 추심명령, 부동산에는 강제경매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재산명시나 재산조회가 소송 전 광범위한 탐색수단처럼 자동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인과 대표자를 함께 상대로 청구한다면 각 청구원인, 손해액, 지연손해금과 증거를 구분해야 합니다. 동일한 미지급 대금이 회사의 계약책임과 대표자의 손해배상책임에서 겹치더라도 이중으로 회수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소멸시효의 기산점도 계약상 대금청구와 불법행위 손해배상에서 다를 수 있으므로, 월별 수행·청구·지급기일과 손해 및 가해자를 안 시점을 표로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 주장과 증거를 세 갈래로 정리합니다
첫째, 법인에 대한 계약상 청구는 계약서, 과업 범위, 실제 수행결과, 보수 계산과 지급기일을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둘째, 대표자 개인에 대한 청구는 구체적인 임무위반 또는 허위 설명, 대표자의 인식, 추가 용역 제공과 손해 사이 인과관계를 별도로 구성합니다. 셋째, 면책결정문, 채권자목록과 송달자료를 확보해 해당 채권이 면책되는지와 예외가 성립하는지를 검토합니다.
여기에 법인·대표자별 보전 대상 재산과 보전 필요성 자료, 향후 집행에 필요한 자료를 덧붙입니다. 장기간 용역분을 한 덩어리로 적기보다 계약 전·후와 설명 전·후로 나누고, 각 기간의 업무·청구액·지급기일·확인자료를 표로 만들면 쟁점이 선명해집니다. 법인의 미지급, 대표자의 개인책임, 면책 예외, 강제집행은 이어져 보이지만 서로 다른 요건을 갖습니다. 각 단계의 법적 근거와 증거를 분리해 세우는 것이 회수 가능성을 현실적으로 판단하는 출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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