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렌탈료 미납, 횡령죄가 되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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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렌탈료 미납, 횡령죄가 되는 기준 

오치원 변호사

정수기·가전·장비·차량 같은 렌탈 물품의 이용료를 내지 못해 계약이 해지되고, 업체가 물품 반환을 요구했는데도 돌려주지 못하면 형사 고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렌탈료를 연체했다는 사실만으로 횡령죄가 자동으로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상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는지, 이용자가 타인의 물건을 보관하는 지위인지, 반환 요구 뒤 물건을 어떻게 관리·처분했는지와 반환거부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 요금 연체와 횡령은 판단 구조가 다릅니다

렌탈료를 지급하지 않은 문제는 우선 계약에 따른 대금채무입니다. 업체는 계약 해지, 미납금과 위약금 청구, 물품 반환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반면 형법 제355조 제1항의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사람이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한 경우를 처벌합니다. 돈을 제때 내지 못했다는 채무불이행만으로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 것처럼 처분하려는 의사’가 곧바로 증명되지 않습니다.

수사에서는 미납 기간이나 금액만 보는 것이 아니라 물품의 소유관계, 계약 종료와 반환 요구, 실제 보관 장소, 처분·양도·은닉 여부, 반환 협의 경과를 함께 봅니다. “요금을 못 냈을 뿐”이라는 말이나 “고소됐으니 횡령이 확정됐다”는 결론 모두 충분하지 않습니다. 계약위반 뒤의 구체적 행동이 형사 판단으로 이어지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 계약서에서 소유권과 반환 조항을 먼저 봅니다

계약 이름이 렌탈이라고 적혀 있어도 법률관계는 모두 같지 않습니다. 순수 임대차인지, 일정 기간 뒤 소유권이 이전되는 약정인지, 할부매매에 소유권 유보가 붙은 것인지, 중도 해지 시 반환해야 하는지에 따라 물품이 ‘타인의 재물’인지와 보관관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계약서의 소유권 조항, 계약기간, 완납 전·후 권리, 해지 사유와 회수 절차를 확인해야 합니다.

제품의 모델명·제조번호, 설치 장소, 인도확인서와 점검기록도 중요합니다. 여러 제품을 빌렸다면 계약별로 소유자와 현재 위치를 구분합니다. 명의자와 실제 사용자가 다르거나 사업장 이전으로 위치가 바뀌었다면 누가 언제 인도받고 관리했는지를 자료로 설명해야 합니다.

🔍 반환거부에는 불법영득의사가 문제 됩니다

대법원은 횡령죄에서 반환거부란 소유자의 권리를 배제하려는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라고 보고, 반환을 거부한 이유와 주관적 의사를 종합해 판단합니다. 정당한 사유가 있는 반환거부라면 불법영득의사를 단정할 수 없지만, 단순히 다툼이 있다고 주장한다고 정당한 이유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업체의 회수 요청을 계속 피하면서 물품을 팔거나 담보로 제공하고, 제3자에게 넘기거나 소재를 숨긴 정황은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오래된 대법원 판례도 빌린 기계를 반환기일에 돌려주지 않은 채 소유자의 승낙 없이 제3자에게 대가를 받고 다시 빌려준 사안에서, 정당한 이유가 없다면 반환거부와 불법영득의사가 문제 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반대로 제품을 계속 보관했고 반환 일정을 협의했으며, 업체의 회수 거부나 장소·비용 협의 때문에 지연됐다는 자료가 있다면 처분하거나 숨길 의사가 있었는지 별도로 다툴 수 있습니다.

📦 물품의 현재 상태와 이동 경로를 보존합니다

조사 전에 가장 먼저 할 일은 물품을 임의로 옮기거나 처분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상태를 객관적으로 남기는 것입니다. 제품 전체와 제조번호, 설치 장소가 함께 보이도록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고, 수리·점검·이전 내역을 확보합니다. 폐업·이사·보관창고 이동이 있었다면 날짜, 운반업체, 새 장소와 담당자를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반환 의사가 있다면 업체에 제품별 회수 가능 일시와 장소를 서면으로 제시하고 답변을 보존할 수 있습니다. 다만 증거를 만들기 위해 사실과 다른 날짜를 적거나, 이미 처분한 물품을 보유한 것처럼 사진을 꾸미거나, 제3자에게 허위 진술을 부탁해서는 안 됩니다. 물품이 분실·훼손·양도된 경우에는 그 경위를 숨기지 말고 관련 자료와 함께 법적 의미를 검토해야 합니다.

🚓 두 번 불출석했다면 일정을 바로 정리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00조는 수사기관이 필요한 때 피의자의 출석을 요구해 진술을 들을 수 있도록 합니다. 같은 법 제200조의2는 범죄혐의에 관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거나 응하지 않을 우려가 있는 때 체포영장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합니다. 두 번 불출석했다는 사실만으로 즉시 체포되거나 유죄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연락을 계속 피하면 절차상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담당 수사관과 연락해 사건번호, 혐의 내용, 출석요구 일시와 불출석 사유를 확인하고 가능한 조사 일정을 구체적으로 조율해야 합니다. 질병·출장 등 사유가 있었다면 이를 뒷받침할 자료를 제출하고, 새 일정과 준비할 자료를 문자나 서면으로 남깁니다. 조사에서는 기억나지 않는 내용을 추측해 채우지 말고, 계약 체결부터 연체·해지·반환요구·물품 상태를 시간순으로 설명해야 합니다.

🧭 이전 사건과 집행유예는 별도로 봅니다

과거 사기 사건에서 혐의없음 처분이나 무죄판결을 받았더라도 현재 렌탈 사건의 횡령 성립 여부는 현재 계약과 물품 처리 자료로 판단합니다. 이전 사건의 결과가 이번 사건의 무혐의를 보장하지도 않고, 과거 조사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현재 혐의가 인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당시 결과가 수사기관의 불기소처분인지 법원의 무죄판결인지 처분서·판결문으로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다른 사건의 집행유예 기간 중이라면 새 사건의 범행 시점과 판결 확정 시점, 현재 집행유예 기간, 새 사건의 죄명과 결과에 따라 영향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는 횡령죄의 구성요건을 완화하거나 강화하는 자료라기보다 신병 판단과 양형, 집행유예 효력 문제에서 별도로 검토할 사항입니다. 막연히 불리할 것이라고 보고 진술을 포기하거나, 반대로 민사 분쟁이니 아무 영향이 없다고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됩니다.

✅ 계약·물품·연락을 세 묶음으로 준비합니다

첫째, 계약서·약관·인도확인서에서 소유권과 반환 조건을 표시합니다. 둘째, 제품별 모델명·제조번호·현재 위치·상태·이동 내역을 사진과 함께 정리합니다. 셋째, 월별 납부내역과 미납액, 계약 해지 통지, 업체의 회수 요구와 본인의 답변을 날짜순으로 배열합니다. 넷째, 반환을 제안했다면 일시·장소와 업체 답변을 보존합니다. 다섯째, 경찰 출석요구서와 통화·문자, 불출석 사유와 새 출석 일정을 정리합니다. 여섯째, 이전 사건의 처분서 또는 판결문과 현재 집행유예 판결문을 구분해 준비합니다.

렌탈료 미납 사건의 핵심은 채무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타인의 물품을 어떤 권원으로 보관했고 반환 요구 뒤 어떤 의사로 어떻게 행동했는지입니다. 물품을 실제로 보존하고 있다면 그 상태와 반환 협의 과정을 객관자료로 보여주고, 이미 처분·분실된 경우에는 사실을 감추지 않은 채 경위를 검토해야 합니다. 출석 요구를 더 미루지 않고 계약과 물품의 흐름을 정확히 설명하는 것이 대응의 출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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