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심 대표변호사 심규덕입니다.
상대방에게 사과문을 받아두면
그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공개해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본인이 직접 잘못했다고 쓴 건데
그대로 보여주는 게 왜 명예훼손인가요?”
“사실을 인정한 문서니까
SNS에 올려도 괜찮은 것 아닌가요?”
하지만 사과문에 적힌 내용이
사실이라는 점과
그 내용을 제3자에게 공개할 수 있다는 점은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상대방이 작성한 사과문이라도
단체채팅방이나 SNS에 공개하면서
작성자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만한
구체적인 사실을 전달했다면
명예훼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과문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자유롭게 공개해도 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사과문을 썼다고 공개까지 동의한 것은 아닙니다
사과문에는 보통 누가, 언제, 어떤 행동을 했고,
그로 인해 어떤 피해가 발생했는지가 구체적으로 적혀 있습니다.
이를 제3자에게 보여준다면
단순히 “사과를 받았다”는 사실만 전달되는 것이 아닙니다.
상대방이 특정한 잘못을 했다는 내용까지
함께 알려지게 됩니다.
따라서 사과문에 적힌 내용이
상대방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수 있다면
사실 적시 명예훼손이
문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개인적인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두 사람 사이에서 작성한 사과문이라면
작성자가 해당 문서를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하는 것까지
허락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반대로 처음부터 회사나 학교 등에
공식적으로 제출하기 위한 문서였거나
온라인 공개에 동의했다는 내용이
별도로 확인된다면
평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결국 사과문의 작성 목적과
예정된 공개 범위를 함께 봐야 합니다.
실명을 가렸어도 상대방이 특정되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사과문을 공개하면서
이름만 가리면 괜찮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명이 없다고 해서
항상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직장명, 직책, 사건이 발생한 날짜, 당사자 사이의 관계,
구체적인 사건 내용 등을 통해 주변 사람들이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다면 피해자의 특정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회사 이름과 부서, 직책,
최근 있었던 사건을 그대로 적은 상태에서 이름만 가렸다면
같은 회사 사람들은 누구에 관한 사과문인지 쉽게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공개 전에는
이름뿐 아니라 주변 정보까지 포함해
실제 당사자를 특정할 수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과문 자체가 모든 사실을 확정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사과문은 사건을 입증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과문에 적힌 문장이
곧바로 법적으로 확정된 사실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작성자가 왜 사과문을 썼는지,
어떤 상황에서 작성했는지,
상대방의 요구에 따라 표현을 사용한 것인지,
사과의 범위가 어디까지였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사과문에는
객관적인 사실과
감정적인 표현,
도덕적인 책임을 인정하는 문장이
섞여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사과문을 공개하면서
그 내용을 마치 수사기관이나 법원이
확정한 사실인 것처럼 표현한다면
오히려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본인이 인정했으니 범죄가 확정됐다.”
“이 사람은 이미 범죄자다.”
라는 식으로 내용을 확대해서 전달한다면
원래 사과문에 적힌 범위를 넘어서는
표현이 될 수 있습니다.
단체채팅방이나 SNS에 올리면 공연성이 문제될 가능성이 큽니다
사과문을 공개한 장소도 중요합니다.
여러 사람이 참여한 단체채팅방이나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SNS에 게시했다면
여러 사람이 해당 내용을 인식할 수 있으므로
공연성이 문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특정한 한 사람에게만
사과문을 전달한 경우라면
공연성 여부를 별도로 살펴봐야 합니다.
한 사람에게 전달했다고 해서
무조건 공연성이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사람이 다른 사람들에게
내용을 전달할 가능성이 구체적으로 있었고,
전달한 사람 역시
그 가능성을 알고 있었다면
전파가능성을 이유로
공연성이 인정될 여지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의 직장 동료에게
사과문을 보내면서
“회사 사람들에게 전부 보여달라”고 했다면
처음부터 추가 전파를
예상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변호사와의 법률상담이나
수사기관,
법원 등에 증거로 제출한 경우는
상대방의 평판을 떨어뜨리기 위해
불특정 다수에게 퍼뜨리는 행위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공익을 위한 공개라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과문에 적힌 내용이 진실하고 그 내용을 공개한 주된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면 위법성이 부정될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공공의 이익은
사회 전체의 문제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직장,
학교,
아파트 입주민 모임,
동호회처럼
특정 집단 구성원의 안전이나
공동의 이해관계와 관련된 내용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동일한 피해가 반복될
구체적인 위험이 있고
그 피해를 직접 입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범위에서 정보를 제공했다면
공익적인 목적을 주장할 여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다툼에서 받은 사과문을
상대방에게 망신을 주거나,
직장생활을 어렵게 만들거나,
보복하기 위한 목적으로
SNS에 공개했다면
“다른 사람들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이유만으로
공익성이 쉽게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공개 대상이 누구였는지,
얼마나 넓게 퍼뜨렸는지,
이름과 사진까지 공개할 필요가 있었는지,
사과문 전체를 올리지 않고
필요한 내용만 전달할 방법은 없었는지를
함께 살펴보게 됩니다.
조롱이나 욕설을 덧붙였다면 더 불리할 수 있습니다
사과문 원본만 게시하는 경우와
사과문에 조롱이나 욕설을 덧붙여
확산시키는 경우도 구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이런 인간이니 다들 조심하세요.”
“회사에서도 반드시 잘라야 합니다.”
와 같은 공격적인 표현을 붙이고
지인들에게 공유를 요청했다면
피해 예방보다는
상대방을 공격하려는 목적이
더 강했다고 평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사과문의 내용뿐 아니라
함께 작성한 게시글,
제목,
해시태그,
댓글,
공유 요청 문구까지
전체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사과문은 공개보다 증거로 활용하는 것이 안전할 수 있습니다
사과문을 받은 목적이
형사고소나 손해배상청구를 위한 것이라면
SNS에 먼저 공개하기보다
증거로 보존하는 방법을 우선 검토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자문서라면
작성일,
전송자,
파일명,
원본 대화가 확인되도록 저장하고,
종이 문서라면
문서 전체와 서명 부분이 보이도록
촬영하거나 스캔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사과문을 작성하게 된 전후의
카카오톡이나 문자도 함께 보관해야 합니다.
회사나 학교에
피해 방지 조치를 요청할 필요가 있다면
모든 구성원에게 사과문을 배포하기보다
인사담당자,
학교 책임자,
감사담당자 등
실제로 처리 권한이 있는 사람에게
필요한 범위에서 전달하는 방법을
먼저 검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합의서에 비밀유지 조항이 있다면 별도의 책임도 생길 수 있습니다
사과문을 받을 때
합의서를 함께 작성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때 합의서에
사건 내용,
사과문,
당사자 관계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는
비밀유지 조항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무시하고
사과문을 공개했다면
명예훼손 여부와 별개로
합의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문제까지
추가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과문을 공개하기 전에는
문서 자체만 볼 것이 아니라
함께 작성된 합의서나
카카오톡 약속까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미 공개했다면 추가 확산부터 막아야 합니다
이미 사과문을
SNS나 단체채팅방에 공개한 상태라면
계속 확산되도록 방치하는 것은
신중해야 합니다.
다만 분쟁에 대비해
증거를 먼저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게시물 전체,
게시 시각,
작성 계정,
댓글,
공유 내역,
조회 범위,
단체방 참여자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보존한 뒤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공개 범위를 제한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사과문 공개로 피해를 입은 사람이라면
게시물 URL,
작성자 계정,
단체방 참여자,
재전송된 자료,
주변 사람들의 반응 등을
가능한 범위에서 확보해야 합니다.
화면 일부만 잘라서 저장하면
게시물의 전체 맥락이나
누가 작성했는지를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앞뒤 내용까지 함께 보존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치며
상대방이 직접 작성한 사과문이라고 해서
그 내용을 마음대로 공개할 권리까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사과문 작성은
잘못을 인정하거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행동일 수 있지만,
불특정 다수에게 자신의 잘못을
공개하는 데 동의했다는 의미와는 다릅니다.
따라서 사과문을 공개하기 전에는
내용이 사실인지,
누구에게 전달하려는 것인지,
상대방이 특정되는지,
공개할 필요성이 실제로 있는지,
공익적인 목적이 있는지,
비밀유지 약정은 없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증거가 필요하다면
SNS에 공개하기보다
수사기관,
법원,
변호사,
처리 권한이 있는 담당자에게
필요한 범위에서 활용하는 것이
더 안전한 방법일 수 있습니다.
상담 전에는
사과문 원본,
작성 전후의 대화,
합의서,
게시물과 댓글·공유내역,
공개 상대방과 범위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FAQ
Q1. 상대방이 직접 서명한 사과문이면 내용이 모두 사실로 확정되나요?
사과문은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지만
그 자체가 판결문과 같은 확정력을 갖는 것은 아닙니다.
작성 경위와 문구,
당시 대화와 사과의 범위를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Q2. 이름만 가리고 사과문을 공개하면 괜찮을까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직책이나 근무지,
사건 발생 시점,
당사자 관계 등을 통해
주변 사람들이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다면
피해자 특정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Q3. 회사 인사팀에 사과문을 제출하는 것도 명예훼손인가요?
업무상 처리 권한이 있는 담당자에게
피해 방지나 사실확인을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 자료를 제출한 경우라면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한 경우와는
다르게 판단될 수 있습니다.
다만 사건과 업무의 관련성,
전달 목적과 범위를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Q4. 이미 SNS에 사과문을 올렸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를
검토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나중에 분쟁이 생길 가능성에 대비해
게시물 전체,
댓글,
공유 내역,
게시 시각 등을
먼저 증거로 보존해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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