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이머 승부조작 제안 받기만 하고 신고 안 하면 처벌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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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게이머 승부조작 제안 받기만 하고 신고 안 하면 처벌되나요 

김강희 변호사


프로게이머 승부조작 제안 받기만 하고 신고 안 하면 처벌되나요


사건 개요


대회를 앞둔 어느 날, 낯선 계정에서 메시지가 옵니다. "이번 세트만 져 주면 얼마를 주겠다"는 식의 제안입니다. 대부분의 선수는 답장도 하지 않고 그대로 무시하거나 차단합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얼마 뒤 같은 사람이 다른 선수에게도 접촉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리그 사무국과 수사기관이 조사에 나섰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무시하고 넘어갔던 그 메시지가 갑자기 불안의 근원이 됩니다.

실제로 상담을 청하는 선수들의 사연은 대개 이렇습니다. "저는 대꾸도 안 하고 그냥 무시했는데, 그때 신고를 안 한 게 문제가 되는 건 아닌가요." 아무 것도 받지 않았고 응하지도 않았지만, 조사가 시작됐다는 소식만으로 자신도 연루자로 지목될까 봐, 그리고 '알고도 신고하지 않은 것' 자체가 죄가 되는 건 아닌지 걱정하게 되는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제안을 받았을 뿐 금품이나 이익을 취득하지 않았다면 그 자체만으로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신고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어떻게 남겨 두고 있었는가에 따라, 나중에 조사 국면에서 소명이 쉬워지기도 하고 반대로 의심을 사는 빌미가 되기도 합니다.


핵심 쟁점


이런 상담에서 실제로 짚어야 할 지점은 네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 제안을 받은 것만으로 배임수재죄(형법 제357조 제1항)가 성립하는지—이 죄는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해야 완성되므로, 제안 자체가 아니라 이익의 수수 여부가 관건입니다. 둘째, 신고하지 않은 부작위 그 자체를 처벌하는 일반 조항이 있는지입니다. 셋째, 소속 구단·리그·게임사와 맺은 표준계약서·행동강령상의 신고의무는 형사처벌과는 어떻게 다른 성격인지입니다. 넷째, 이후 수사가 개시됐을 때 그동안의 침묵이 어떤 증거법적 위치에 놓이는지입니다.

네 가지가 뒤섞여 막연한 불안으로만 남아 있으면, 실제로는 문제 되지 않는 부분까지 걱정하느라 정작 챙겨야 할 지점(증거 확보, 신고 시점)을 놓치게 됩니다. 형사책임의 경계선을 먼저 긋고 나서 남은 위험을 관리하는 순서가 필요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형사책임이 실제로 발생하는 지점을 정확히 가르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내가 정말 처벌 대상인가"를 감정이 아니라 구성요건으로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위험의 경계선을 짚습니다.

1) 배임수재죄의 완성 요건을 정확히 확인합니다.

형법 제357조 제1항의 배임수재죄는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했을 때 성립하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핵심은 '취득'입니다. 승부조작을 실제로 실행했는지와 무관하게, 대가로 돈이나 이익을 받은 시점에 이미 범죄는 완성됩니다. 반대로 말하면 제안을 받고도 아무런 금품이나 이익을 받지 않았다면, 이 조항의 구성요건 자체를 충족하지 못합니다. 참고로 상대방에게 재물을 건넨 쪽은 배임증재죄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 되는데, 이 역시 선수 본인의 책임과는 별개입니다.

2) '묵시적 승낙'으로 오인될 만한 정황이 없었는지 점검합니다.

실무에서 애매해지는 지점은 완전한 무시가 아니라 대화를 이어간 흔적입니다. 금액을 되묻거나, 조건을 흥정하거나, "생각해 보겠다"는 식으로 답을 미룬 메시지가 남아 있으면, 나중에 이를 부정한 청탁에 대한 묵시적 동의 정황으로 해석하려는 시도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당시 주고받은 대화 전체를 다시 확인해, 명확한 거절 또는 무응답이었다는 사실관계를 스스로 먼저 정리해 두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3) 일반 형법에는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처벌하는 조항이 없다는 점을 확인합니다.

시민 일반에게 범죄를 인지하면 신고해야 할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어기면 처벌하는 '불고지죄'는 국가보안법처럼 극히 예외적인 특별법에만 존재합니다. 배임수재나 업무방해와 같은 일반 형법 조항은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부작위 자체를 범죄로 규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즉 제안을 받고 신고하지 않은 것 자체를 처벌하는 별도의 형사 조항은 존재하지 않으며, 책임은 어디까지나 이익을 취득했는지, 승부조작에 가담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침묵이 만드는 위험을 줄이고 증거를 선점하기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확인만으로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신고를 미룬 시간만큼 유리한 자료가 사라지고, 계약상 불이익은 별도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함께 챙깁니다.

1) 당시 대화 기록을 지금 바로 확보해 둡니다.

제안을 받은 메신저 대화, 상대방 계정 정보, 주고받은 시각을 캡처·백업해 둡니다. 이후 리그 사무국이나 수사기관이 관련자를 특정하는 과정에서 본인 이름이 언급될 경우, 이 자료가 "받았지만 응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할 유일한 근거가 됩니다. 대화를 지우거나 계정을 차단만 하고 기록을 남기지 않으면, 정작 필요할 때 소명할 자료가 없어집니다.

2) 소속 구단·리그·게임사에 뒤늦게라도 사실을 알려 기록을 남깁니다.

대부분의 프로 리그 표준계약서와 게임사 운영정책은 승부조작 제안을 인지한 즉시 신고할 의무를 계약상 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형사처벌은 아니더라도 출전정지·계약해지·손해배상과 같은 사적 제재를 받을 수 있어, 선수 생명에는 형사책임 못지않은 타격이 됩니다. 시점이 늦었더라도 지금이라도 사실관계를 정리해 알리는 편이, 나중에 제3자의 진술이나 통신기록으로 먼저 이름이 언급되는 것보다 훨씬 유리합니다.

3) 만에 하나 애매하게 응했거나 소액이라도 받은 사실이 있다면 즉시 자진신고를 검토합니다.

대화 도중 금액을 흥정했거나, 아주 적은 금액이라도 실제로 받은 사실이 있다면 이는 이미 배임수재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할 여지가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형법 제52조에 따라 수사기관에 자수하면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받을 수 있는 임의적 감면 규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수사가 다른 경로로 먼저 시작된 뒤 뒤늦게 밝혀지는 것과, 스스로 사실관계를 들고 나가 협조하는 것은 이후 처분 수위에서 큰 차이를 만듭니다.


결론


승부조작 제안을 받고 응하지 않았다면, 그 사실만으로 형사처벌을 받지는 않습니다. 배임수재죄는 이익을 취득했을 때 완성되는 범죄이고,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처벌하는 일반 조항도 없습니다.

다만 그 안도감이 침묵으로 이어지면, 나중에 조사가 시작됐을 때 스스로를 방어할 자료가 남아 있지 않게 됩니다. 대화 기록을 지금 확보해 두고, 계약상 신고의무가 있다면 뒤늦게라도 이행하는 것이 형사책임과는 별개로 선수 생활을 지키는 길입니다. 지금 그런 제안을 받아 두고 계시다면, 어떤 자료를 남기고 어디에 어떻게 알려야 할지 지금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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