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관에게 성희롱 신고당했는데 징계랑 형사처벌 둘 다 받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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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관에게 성희롱 신고당했는데 징계랑 형사처벌 둘 다 받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직장 내 성희롱 신고 이후 사내 징계와 별도로 형사 고소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특히 신고 대상이 상급자인 경우, 회사 징계위원회 절차와 경찰·검찰 수사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당사자가 두 절차를 혼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회사에서 시말서 쓰고 넘어갔으니 이제 끝난 것 아니냐”, “피해 직원과 이미 오해를 풀었다”는 생각으로 안심하는 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그런데 사내 조사가 마무리된 뒤에도 피해자가 별도로 고소장을 접수하면, 회사 징계와 무관하게 경찰 조사가 새로 시작되고 처벌 여부가 처음부터 다시 판단됩니다.

최근 대법원은 업무·고용 관계에서 지위나 권한을 이용한 성적 언동의 범위를 폭넓게 인정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고, 사내 징계의 정당성 판단 기준과 형사처벌 성립 요건을 각각 별도로 발전시켜 왔습니다.

아래에서는 상관이 부하직원에게 성희롱으로 신고당했을 때 징계와 형사처벌이 왜 별개로 진행되는지, 어떤 경우에 형사처벌까지 이어지는지, 그리고 지금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징계와 형사처벌은 하나의 사건이라도 서로 다른 절차로 동시에 진행됩니다

사내 징계위원회와 수사기관은 같은 사실관계를 서로 다른 목적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직장 내 성희롱이 발생하면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4조에 따라 사업주는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성희롱이 확인되면 지체 없이 징계, 근무장소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 이 절차는 회사와 가해자·피해자 사이의 근로관계를 정리하는 내부 절차입니다.

반면 피해자가 경찰에 고소하거나 진정을 넣으면, 그 순간부터는 회사와 무관하게 국가의 수사권과 형벌권이 작동하는 별도의 절차가 시작됩니다. 회사 징계위원회가 어떤 결론을 내렸는지는 수사기관의 판단을 구속하지 않고, 반대로 형사 절차의 결과도 회사 징계의 정당성을 자동으로 좌우하지 않습니다.

이중처벌금지 원칙(헌법 제13조 제1항)은 같은 범죄행위에 대해 형벌을 거듭 부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원칙으로, 형벌 상호간에 적용되는 것이지 회사의 징계와 형사처벌 사이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법원도 성질과 목적을 달리하는 제재가 함께 부과되는 것을 이중처벌로 보지 않는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같은 성희롱 사실이라도 회사 징계와 형사처벌은 목적과 절차가 다른 별개의 제재이므로, 하나를 받았다고 다른 하나가 면제되지 않습니다.


2. 발언 수준의 성희롱과 신체접촉을 동반한 추행은 형사처벌 여부에서 갈립니다

지위를 이용한 신체접촉이나 반복적 압박이 있었는지가 형사처벌 여부를 가르는 핵심입니다.

남녀고용평등법상 직장 내 성희롱은 업무와 관련해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그런 요구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말합니다. 이 정의 자체는 징계·손해배상의 근거가 될 뿐, 형법상 범죄 구성요건은 아닙니다.

그러나 언동이 신체접촉으로 이어지거나 지위·권한을 이용한 압박이 더해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폭행·협박을 수단으로 추행하면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폭행·협박 없이도 업무·고용관계에서 보호·감독을 받는 사람을 위계 또는 위력으로 추행하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 제1항(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각각 적용됩니다.

실무에서 특히 문제되는 것이 ‘위력’의 범위입니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고 있습니다.

위력이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을 말하고,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아니하며 폭행·협박뿐만 아니라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도 포함되고, 현실적으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될 것을 요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20. 7. 9. 선고 2020도5646 판결).

즉 실제로 폭행·협박을 하지 않았더라도, 상급자라는 지위 자체가 압박으로 작용했다고 인정되면 위력에 의한 추행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상급자·부하 관계, 반복 여부, 거절 의사 표시 여부 등이 판단의 핵심 자료가 됩니다.

발언만으로는 형사처벌까지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지위를 이용한 신체접촉이나 반복적 압박이 확인되면 위력에 의한 추행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3. 사내 조사에서 성희롱이 인정돼도 형사처벌이 자동으로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내 조사와 형사재판은 같은 행위를 서로 다른 증명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남녀고용평등법상 성희롱 여부를 판단할 때 법원은 ‘성인지 감수성’을 반영해,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평균적인 사람의 관점에서 당사자 간의 관계, 행위 장소와 상황, 상대방의 반응, 행위의 내용과 정도, 반복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핍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기준에서 성희롱 인정 범위를 비교적 넓게 보아 왔습니다.

사업장 내의 성희롱이 고용환경을 매우 악화시킬 정도로 심하거나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경우, 그에 대한 징계는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쉽게 징계권을 남용하였다고 보아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두22498 판결).

반면 형사재판에서는 검사가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범죄사실을 증명해야 유죄가 선고됩니다(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 사내 조사에서 성희롱이 인정돼 중징계를 받았더라도, 형사 절차에서는 위력이나 추행의 고의 등 구성요건이 별도로, 더 엄격한 기준으로 심리됩니다.

실무적으로는 사내 징계에서 해고·정직까지 갔더라도 형사 절차는 혐의없음으로 종결되는 경우가 있고, 반대로 사내 조사는 경미하게 끝났는데도 고소 이후 수사가 확대돼 기소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두 절차의 결론이 다르다고 해서 어느 한쪽이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사내 조사와 형사재판은 판단 기준과 증명 정도가 다르므로, 회사 징계 결과만으로 형사처벌 여부를 예단할 수 없습니다.


4. 유형에 따라 형량 구간이 달라지고 공무원이면 징계 수위도 커집니다

적용 법조에 따라 형량 상한이 다르고, 신분에 따라 징계의 범위도 넓어집니다.

형사처벌로 이어지는 경우 적용 법조에 따라 형량이 달라집니다. 폭행·협박을 수단으로 한 강제추행(형법 제298조)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이고, 폭행·협박 없이 업무상 위력만으로 추행한 경우(성폭력처벌법 제10조 제1항)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문자메시지·SNS 등 통신매체를 이용한 성적 언동은 성폭력처벌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죄가 별도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행위가 반복되거나 여러 피해자를 상대로 이뤄졌다면 각 행위가 별도로 기소돼 형량이 누적되거나 상습성이 양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초범인지, 피해자와 합의했는지, 사내 조사 단계에서부터 진지하게 반성했는지 등은 처벌 여부 자체를 좌우하지는 않지만 양형에서는 중요하게 참작됩니다.

공무원이거나 공공기관 소속이라면 국가공무원법과 공무원 징계령에 따른 별도의 징계위원회가 구성되고, 성희롱은 통상 중징계 사유로 분류돼 파면·해임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파면·해임은 퇴직급여 감액 등 형사처벌과는 별개의 불이익을 수반하므로, 일반 기업 소속보다 결과가 더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같은 성희롱이라도 신체접촉·위력 행사 여부에 따라 적용 법조와 형량이 달라지고, 공무원 등 신분이 있으면 징계 수위도 함께 커집니다.


5. 신고 이후 조사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고소장 접수 전 사실관계와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이후 대응 전체를 좌우합니다.

형사 절차는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및 피고소인 조사 → ②경찰 수사 및 송치 → ③검찰(수원 관내는 수원지방검찰청) 처분 결정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사내 징계 절차는 이와 별도로 회사 자체 조사와 징계위원회 의결 절차를 거칩니다.

성희롱으로 신고당한 상급자 입장에서는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사실관계와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1. 회사의 조사·징계 절차가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는지, 어떤 진술과 자료가 확보됐는지부터 확인합니다.

  2. 피해자가 주장하는 구체적 발언·행동의 일시·장소, 목격자 유무, 문자·메신저 기록 등 객관적 자료를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3. 고소장이 접수됐거나 접수될 가능성이 있다면, 진술 방향을 정하기 전에 형사·노동 사건을 함께 다뤄본 변호사와 먼저 상담합니다.

사내 조사 단계에서의 진술이 이후 형사 절차의 증거로 그대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회사가 요구하는 소명 자료라도, 형사상 불리하게 쓰일 수 있는 부분은 신중하게 검토한 뒤 제출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마치며

성희롱 신고를 받은 상급자 대부분은 “정말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는 생각과 “이제 회사에서도, 밖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불안 사이에서 초기 대응이 늦어지곤 합니다.

성희롱으로 상처받은 직원 입장에서는 사내 조사 단계에서부터 구체적인 정황과 자료를 정리해두는 것이 이후 형사 고소로 이어지더라도 도움이 됩니다. 반대로 신고당한 상급자 입장에서도 “친하니까 괜찮을 줄 알았다”는 생각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으며, 실제 상대방의 반응과 관계, 반복 여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직장 내 성희롱 사건에서 신고를 당한 쪽과 신고를 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내 징계와 형사 절차가 각각 어떤 기준으로 움직이는지에 따라 대응 방향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확인해 왔습니다.

징계 절차와 형사 절차가 동시에 시작된 상황이라면, 초기 대응 하나하나가 이후 결과를 바꿀 수 있습니다. 지금이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회사에서 이미 징계를 받았는데, 피해자가 고소하면 형사처벌도 또 받나요?

A. 받을 수 있습니다. 회사 징계와 형사처벌은 목적과 절차가 다른 별개의 제재이고, 이중처벌금지 원칙은 형벌 상호간에만 적용되므로 징계를 받았다는 사실이 형사처벌을 막아주지 않습니다.

Q. 신체접촉 없이 부적절한 말만 했는데도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나요?

A. 발언만으로는 형사처벌까지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지위를 이용해 반복적으로 성적 언동을 하거나 압박한 정황이 인정되면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으로 처벌될 수 있어 단정할 수 없습니다.

Q. 피해자와 합의하면 형사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합의는 처벌 여부 자체보다 양형에서 유리하게 참작되는 사정입니다. 강제추행이나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은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므로, 합의했다고 사건이 자동으로 종결되지는 않습니다.

Q. 사내 조사에서 무혐의로 끝나면 형사 고소도 안심해도 되나요?

A. 안심할 수 없습니다. 사내 조사는 사규 위반 여부를, 형사 절차는 범죄 구성요건 충족 여부를 각각 다른 기준으로 판단하므로 사내 조사 결과가 수사기관의 판단을 구속하지 않습니다.

Q. 공무원인데 성희롱으로 신고당하면 어떻게 되나요?

A. 국가공무원법과 공무원 징계령에 따른 별도의 징계 절차가 진행되고, 성희롱은 통상 중징계 사유로 분류돼 파면·해임까지 가능합니다. 형사처벌까지 받으면 별도로 당연퇴직 사유에 해당할 수도 있어 결과가 더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사내 조사 단계의 진술이 형사 절차의 증거로 그대로 쓰일 수 있어,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진술 방향을 정하기 전에 미리 상담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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