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송달 궐석재판 유죄 확정, 소송촉진법 재심으로 다시 재판받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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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송달 궐석재판 유죄 확정, 소송촉진법 재심으로 다시 재판받는 법 

강대현 변호사

어느 날 갑자기 통장이 압류되거나 여권 발급이 거부되는 등의 상황에서야, 자신도 모르는 사이 형사재판이 진행돼 유죄판결이 확정된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소를 옮기거나 연락이 닿지 않는 사이 법원이 공시송달로 재판을 진행했기 때문입니다. 본인이 재판 사실 자체를 몰랐는데도 판결은 이미 확정되어 전과기록에 남고 형 집행 절차까지 진행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다시 재판받을 방법이 있는지, 있다면 어떤 절차를 얼마나 서둘러 밟아야 하는지 이 글에서 정리하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공시송달 궐석재판이란 — 나도 모르게 진행되는 재판의 요건

형사재판은 원칙적으로 피고인이 법정에 출석해야 진행됩니다. 하지만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는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피고인에게 소환장 등이 송달되지 않아 송달불능보고서가 법원에 접수된 때부터 6개월이 지나도록 피고인의 소재를 확인할 수 없으면, 법원은 대법원규칙이 정한 절차에 따라 피고인의 진술 없이 재판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흔히 말하는 공시송달에 의한 궐석재판입니다. 요건은 명확합니다 — 송달불능보고서 접수, 그로부터 6개월 경과, 그 기간 내내 소재불명이 이어질 것.

다만 모든 사건에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사형, 무기 또는 장기 10년을 초과하는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중대사건은 이 특례에서 제외되어 궐석재판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즉 벌금형이나 비교적 가벼운 징역형이 예상되는 사건 — 사기, 무면허운전, 명예훼손, 폭행처럼 흔한 생활범죄 — 에서 이 절차가 실제로 자주 쓰입니다. 문제는 피고인 본인이 이사·해외체류·연락처 변경 등으로 소재가 파악되지 않으면, 자신이 형사입건된 사실 자체를 모른 채 절차가 6개월여 만에 그대로 종결돼 버린다는 점입니다.

  • 요건 1 — 피고인에 대한 송달불능보고서가 법원에 접수될 것.

  • 요건 2 — 그 접수일로부터 6개월이 경과할 것.

  • 요건 3 — 그 기간 내내 피고인의 소재를 확인할 수 없을 것.

  • 예외 — 사형·무기·장기 10년 초과 징역·금고 사건은 궐석재판 자체가 불가능.

송달불능보고서 접수 후 6개월, 그 기간 내내 소재불명 — 이 요건을 채우지 못하고 진행된 궐석재판은 그 자체로 위법하다.

가령 회사원 A씨가 이직하며 이사를 하고 새 주소로 전입신고까지 마쳤는데, 그전에 발생한 사소한 사기 고소 건이 아직 처리되지 않고 있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검찰이 옛 주소로 소환장·공소장을 보내 송달불능보고서가 접수되고, 그 뒤 6개월 동안 A씨의 새 주소를 확인하려는 별도 시도가 없었다면, A씨는 자신이 형사입건된 사실조차 모른 채 공시송달로 재판이 진행돼 벌금형이나 집행유예가 확정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드물지 않게 벌어지는 이런 상황이 이 글에서 다루려는 문제의 출발점입니다.

뒤늦게 판결을 알았다면 — 상소권회복과 재심, 두 갈래 길

판결 확정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경우 대응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형사소송법 제345조의 상소권회복청구이고, 다른 하나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의2의 재심청구입니다. 둘 다 "자기 또는 대리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를 요구한다는 점은 같지만 적용되는 국면이 다릅니다. 상소권회복은 항소기간(판결선고일로부터 7일) 자체를 넘긴 경우 그 기간을 되살려 항소심에서 다시 다투는 절차이고, 재심은 이미 확정된 판결 자체를 깨고 제1심부터 다시 재판받는 절차입니다.

실무적으로 궐석재판으로 진행된 사건은 판결문 자체도 공시송달로 송달되어 항소기간이 이미 지나버린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때문에 소송촉진법은 상소권회복이 아니라 별도의 재심 규정(제23조의2)을 따로 마련해 두었습니다. 궐석재판으로 유죄가 확정된 사람이 나중에 판결 사실을 알았을 때 쓰도록 만들어진 전용 구제수단이라는 뜻입니다.

궐석재판으로 확정된 판결은 상소권회복이 아니라 소송촉진법 제23조의2가 정한 별도의 재심 규정으로 다툰다.

재심 청구의 핵심 요건 — "책임질 수 없는 사유"란

재심이 받아들여지려면 공판절차에 출석하지 못한 데 피고인 본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가 있어야 합니다. 실무상 인정될 여지가 큰 사례로는, 이사 후 전입신고까지 마쳤는데도 수사기관·법원이 종전 주소로만 송달을 시도한 경우, 해외 체류나 파견근무로 국내 주소로 송달이 애초에 불가능했던 경우, 수사 단계에서 이미 정확한 주소·연락처를 진술했음에도 송달 실무상 착오로 송달불능 처리된 경우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인정되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소환장을 실제로 받고도 고의로 출석하지 않은 경우, 수사기관의 출석요구에 불응하며 잠적한 경우, 주소 변경 신고를 게을리하며 연락 자체를 피한 경우 등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인정받기 쉽지 않습니다. 결국 재심 청구가 받아들여지는지는 소재불명이 피고인의 회피 의도에서 비롯됐는지, 아니면 절차상 어쩔 수 없는 사정이었는지를 법원이 기록을 통해 개별적으로 판단하는 문제입니다.

  • 인정 여지 — 전입신고 후에도 종전 주소로만 송달, 해외체류로 송달 불가, 송달 실무 착오.

  • 인정 어려움 — 소환장 수령 후 고의 불출석, 출석요구 불응 잠적, 주소신고 의무 해태.

실무에서는 이 두 부류의 경계가 애매한 사례도 많습니다. 예컨대 수사기관에 한 번 진술한 주소에서 이후 별다른 신고 없이 자연스럽게 이사한 경우, 법원은 그 이사가 재판을 피하려는 의도였는지 아니면 생업이나 가정사에 따른 통상적인 이주였는지를 정황— 이사 시점과 고소·수사 개시 시점의 선후관계, 이사 후 다른 공적 신고(전입신고·건강보험·국민연금 주소변경)를 성실히 했는지 여부 — 을 통해 판단합니다. 재심청구서를 준비할 때 이런 정황 자료를 함께 제출해 두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를 인정받을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재심청구 기한 — 판결 사실을 안 날부터 14일

소송촉진법 제23조의2는 재심청구 기한을 판결이 있었던 사실을 안 날부터 14일로 못박고 있습니다. 이 기간은 새로운 증거 발견 등을 이유로 사실상 기한 제한 없이 청구할 수 있는 형사소송법상 일반 재심사유와 비교하면 매우 짧은 편입니다. "안 날"의 기준은 통상 판결문·집행 관련 서류를 실제로 송달받거나, 수사기관·교정기관으로부터 형 집행 통보를 받거나, 신용정보 조회나 범죄경력 확인 등을 통해 확정판결 사실을 구체적으로 인식한 시점으로 봅니다.

14일이라는 기간은 순식간에 지나갑니다. 판결 확정 사실을 안 즉시 변호인을 선임해 재심청구서를 준비해야 합니다. 이 기한을 넘기면 재심청구 자체가 부적법 각하되어, 다른 요건을 다 충족했더라도 확정판결을 다툴 방법이 사실상 사라집니다. 기한 계산 자체에 다툼이 생길 수 있으므로, "언제 알았는지"를 뒷받침할 자료 — 형 집행통지서 수령일, 신용정보 조회일, 벌금 미납 안내문 수령일 등 — 을 함께 챙겨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재심청구 기한은 판결이 있었던 사실을 안 날부터 14일 — 이 기간을 넘기면 다른 요건을 갖췄어도 재심청구는 부적법 각하된다.

누가, 어디에 청구하나 — 청구권자와 절차

재심청구권자는 형사소송법 제424조에 따라 정해집니다. 검사, 유죄선고를 받은 사람 본인, 그 법정대리인, 그리고 유죄선고를 받은 사람이 사망했거나 심신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그 배우자·직계친족 또는 형제자매가 청구할 수 있습니다. 청구는 원판결을 선고한 제1심 법원에 합니다 — 항소심에서 확정된 사건이 아니라 궐석재판이 이루어진 바로 그 제1심 법원입니다. 재심청구서에는 재심을 청구하는 취지와 이유, 원판결 사건번호 등을 적고, 판결 사실을 알게 된 경위와 시점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함께 첨부합니다.

재심청구인이 재심청구서에 송달받을 장소를 기재하지 않거나 신고를 게을리해 송달이 되지 않으면, 법원은 다시 공시송달로 절차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애초에 공시송달로 유죄가 확정된 사건을 다투는 재심절차에서마저 송달주소 관리에 소홀하면 같은 문제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뜻이므로, 재심 단계에서는 송달받을 주소·연락처를 명확히 신고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재심청구의 효과 — 집행정지와 다시 여는 재판

재심청구가 적법하게 접수되면 법원은 재판의 집행을 정지하는 결정을 해야 합니다. 재량이 아니라 법이 정한 의무입니다. 이미 벌금이 부과돼 재산 압류가 진행 중이거나 자유형 집행이 예정된 상태였다면, 재심청구를 통해 그 집행 절차를 우선 멈출 근거가 생긴다는 뜻입니다. 이후 법원이 재심개시결정을 하면 사건은 다시 제1심 공판절차로 돌아가, 피고인이 실제로 출석한 상태에서 처음부터 심리가 진행됩니다.

이 단계에서는 궐석재판 당시 제출되지 못했던 방어자료 — 알리바이, 참고인 진술, 정상관계 자료 등 — 를 새로 제출할 수 있습니다. 궐석 상태에서는 검사 측 증거만으로 유죄가 인정되는 경우가 많았던 반면, 재심이 개시되면 피고인 측의 반박과 양형자료 제출 기회가 다시 열리는 셈입니다. 다만 재심은 유죄 자체를 무조건 뒤집어주는 절차가 아니라 "다시 재판받을 기회"를 주는 절차이므로, 실제 결과는 새로 제출하는 증거와 변론의 내용에 좌우됩니다.

앞서 든 A씨의 사례로 돌아가면, 재심이 개시된 뒤 A씨가 고소인과의 합의서, 채무 변제 자료, 초범이라는 정상관계 자료를 새로 제출할 수 있다면 벌금액이 줄거나 선고유예로 결과가 바뀔 여지가 생깁니다. 궐석재판 당시에는 이런 자료를 낼 기회 자체가 없었으므로, 재심은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아도 최소한 방어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기회를 되찾아 주는 절차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다투는 지점 — 6개월 요건과 소재확인 노력

재심 단계에서 자주 다투어지는 쟁점 중 하나는, 애초에 원심 법원이 소송촉진법 제23조가 정한 6개월 요건과 소재확인 절차를 제대로 지켰는지입니다. 실무에서는 수사기관의 주소 조회, 통신사 가입자 조회, 가족을 통한 소재 확인 등 최소한의 노력 없이 형식적으로 송달불능보고서만 받아 곧바로 공시송달로 넘어간 사례가 문제되곤 합니다. 이런 경우 재심을 청구하며 원심 절차 자체의 하자를 함께 주장할 여지가 있습니다.

6개월이라는 기간의 계산도 다툼거리입니다. 첫 송달불능보고서가 접수된 날이 정확히 언제인지, 그 사이 피고인의 주소가 새로 확인돼 재송달이 시도됐다면 그 시점부터 기간을 다시 계산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등은 기록을 세밀히 살펴야 판단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재심청구서를 준비할 때는 재심 요건(책임질 수 없는 사유, 14일 기한)뿐 아니라 원심 절차의 적법성까지 함께 검토해 두면 재심개시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원심이 6개월 요건과 소재확인 절차를 제대로 지켰는지는 재심 단계에서 함께 다툴 수 있는 별개의 쟁점이다.

자주 묻는 질문

Q. 공시송달로 진행된 재판인지 어떻게 확인하나요?

A. 관할 검찰청 민원실이나 제1심 법원에 판결문 등본 발급을 신청해 송달 방법란을 확인하면 됩니다. 형 집행 관련 통지서를 받았거나 신용정보에 벌금 미납 기록이 확인된 경우에도 사건번호를 조회해 송달 경위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Q. 재심 대신 상소권회복을 신청해도 되나요?

A. 판결이 이미 확정됐다면 원칙적으로 재심 절차를 이용해야 합니다. 다만 아직 판결이 확정되기 전 단계, 즉 항소기간만 도과한 상태라면 상소권회복청구가 우선 검토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확정 여부부터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Q. 14일을 넘기면 정말 방법이 없나요?

A. 소송촉진법 제23조의2가 정한 14일을 넘기면 그 조항에 따른 재심청구는 부적법 각하될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형사소송법이 정한 일반 재심사유(새로운 증거 발견 등 별도 사유)에 해당한다면 그 사유로는 별개로 검토할 여지가 남아 있습니다.

Q. 재심청구를 하면 벌금이나 형 집행이 바로 멈추나요?

A. 재심청구가 접수되면 법원은 재판의 집행을 정지하는 결정을 하도록 되어 있어, 이미 진행 중이던 집행 절차를 멈출 근거가 생깁니다. 다만 결정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으므로 청구와 동시에 집행정지를 함께 신청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재심이 열리면 형이 더 무거워질 수도 있나요?

A. 형사소송법 제439조에 따라 재심에서는 원판결의 형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습니다(불이익변경금지 원칙). 궐석재판 당시보다 불리한 결과를 걱정할 필요 없이 새로운 방어자료를 제출할 수 있는 절차라는 뜻입니다.

Q. 이사할 때마다 전입신고를 하면 이런 문제를 막을 수 있나요?

A. 전입신고와 실제 우편물 수령 여부는 별개일 수 있어 완전한 예방책은 아니지만, 주소를 정확히 유지하고 수사기관의 출석요구에 성실히 응하는 것이 공시송달로 궐석재판이 진행될 가능성을 가장 확실히 줄이는 방법입니다.

맺음말

공시송달로 진행된 궐석재판은 절차 요건이 형식적으로 갖춰졌다면 그 자체로 위법은 아니지만, 정작 당사자는 재판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유죄가 확정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억울함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판결 사실을 알게 된 순간부터 14일이라는 짧은 기한 안에 재심청구를 해야 하므로, 뒤늦게라도 사실을 알았다면 지체 없이 준비를 시작해야 합니다.

재심이 받아들여지려면 소재불명이 본인의 책임 있는 사유가 아니었다는 점, 그리고 원심의 송달 절차 자체에 문제가 없었는지까지 함께 살펴야 하는 만큼 기록 검토가 꼼꼼해야 합니다. 수원지방법원 관할 사건을 비롯해 공시송달로 확정된 사건을 다수 접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재심청구 기한과 요건을 놓치지 않도록 돕고 있습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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