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앞에서 심한 말을 들었다면 누구라도 모욕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 직장 내 갈등이나 이웃 간 다툼, 단체 모임처럼 여러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는 감정이 격해지면서 거친 표현이 오가기도 합니다.
이런 다툼이 사안에 따라서는 형사사건으로 번지기도 하는데요. 형법 제311조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단, 모욕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입니다.
이때 피해자는 “다른 사람들도 들었는데 모욕죄가 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반대로 순간적으로 욕설을 한 사람은 “말다툼 중 한마디 한 것뿐인데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나?”라고 걱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여러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거친 말을 했다고 해서 곧바로 모욕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누구를 대상으로 한 표현인지, 공연성이 인정되는지, 해당 표현이 형법상 ‘모욕’에 해당하는지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대법원은 모욕죄가 보호하는 법익을 사람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 즉 외부적 명예라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상대방이 기분이 나빴다거나 다소 무례한 표현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모욕죄가 바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당사자의 관계, 발언에 이르게 된 경위, 표현 방법과 정도, 당시 상황과 전체적인 맥락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사례를 통해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야, 이 개새끼야”라고 말했다면?
- 대법원 2026. 5. 29. 선고 2023도14750 판결
이 사건에서 피해자는 병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해왔고, 병원 총괄이사인 피고인과 갈등을 빚고 있었습니다.
사건 당일 피해자가 병원으로 들어가려는 피고인에게 큰 소리로 “야 야 야 야 야.”라고 반말로 불렀고, 피고인은 뒤를 돌아보면서 “야, 이 개새끼야.”라고 큰 소리로 욕설했습니다.
당시 주변에는 이를 지켜보는 행인들도 있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제1심은 무죄로 판단했지만 원심은 이를 뒤집어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다시 달리 봤습니다.
대법원은 욕설이라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형법상 모욕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당사자의 관계와 발언에 이르게 된 경위, 전체적인 맥락, 표현 방법과 정도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취지였는데요.
이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먼저 피고인을 큰 소리로 반말로 불렀고 피고인이 이에 대응해 불만과 분노를 거칠게 나타내면서 단발적·즉흥적·충동적으로 욕설한 점 등이 중요하게 고려됐습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해당 발언이 피해자의 감정을 상하게 할 수는 있지만 객관적으로 피해자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모욕행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환송했습니다.
다만 이를 두고 “개새끼라는 욕설은 모욕죄가 아니다”라고 일반화해서는 안 됩니다. 핵심은 단어 자체가 아니라 그 말이 나오게 된 경위와 전체적인 상황입니다.
당사자의 관계, 발언 경위, 표현 방법과 정도, 당시 상황과 전체적인 맥락 등을 종합해 객관적으로 상대방의 외부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표현인지 판단해야 합니다.
따라서 같은 욕설이라도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모욕죄 성립 여부는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 주세요.
단어 하나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모욕죄는 단순히 “얼마나 심한 말을 했는가”만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순간적으로 나온 욕설인지, 특정인을 겨냥해 반복적으로 표현했는지, 어떤 갈등 상황에서 나온 말인지, 표현의 내용과 정도가 어느 수준인지 등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그렇기에 단순히 모욕죄로 고소를 당한 경우라면 “상대방이 먼저 시비를 걸었다”거나 “화가 나서 한 말이었다”는 사정만으로 책임을 피할 수 있을 것이란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됩니다.
그러한 사정은 판단 요소 중 하나일 뿐이고 전체적인 발언 경위와 표현 방법, 당시 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하기 때문입니다.
녹음파일, 문자메시지, 게시글, 단체대화방 기록, 사진이나 영상처럼 당시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결국 모욕 사건은 문제된 표현 외에도 대상 특정 여부, 공연성, 사건의 맥락을 함께 살펴야 하며 자신의 사건이 기존 판례와 어떤 점에서 같고 다른지를 구체적으로 검토해 대응 방향을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초기 진술과 증거 정리가 이후 대응 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사건 초기에 법률적 쟁점을 정확히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범죄의 구성요건을 충족시키지 않는다면 그 부분을 소명하고 혐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면 친고죄라는 특성상 합의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처럼 혐의 인정 여부에 따라 대응 방향도 달라지니 초반에 내 상황을 정확히 분석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니 지금 관련 문제에 연루되었다면 사건의 골든타임인 조사 받기 전 단계부터 변호사의 검토를 받아 현명하게 위기를 극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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