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마약전문 우지훈 변호사입니다.
자녀 방에서 낯선 봉지를 발견했거나, 배우자의 휴대폰에서 석연치 않은 대화를 봤거나, 혹은 경찰로부터 갑작스러운 연락을 받는 순간 대부분의 가족은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라 얼어붙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정보는 대부분 당사자를 위한 것이었지만, 정작 이 상황을 가장 먼저 마주하는 사람은 가족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자녀나 배우자, 형제자매의 마약 문제를 처음 알게 된 가족을 위해, 지금 당장 무엇을 확인하고 준비해야 하는지를 정리해보았습니다.
1. "저도 처벌받는 건 아닐까요" 가장 먼저 드는 걱정
많은 가족들이 이 사실을 알고도 신고하지 않으면 자신도 처벌받는 것은 아닌지부터 걱정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족에게는 마약 사용 사실을 수사기관에 신고할 법적 의무 자체가 없습니다. 특정 사실을 알고도 신고하지 않으면 처벌하는 '불고지죄'는 국가보안법 등 일부 영역에 한정된 예외적인 제도이며, 일반 범죄에 대해서까지 신고 의무를 부과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형법은 친족이나 동거하는 가족이 본인을 위해 범인을 숨겨주거나 증거를 없앤 경우 이를 처벌하지 않는 특례를 두고 있는데, 형법 제151조 제2항 및 제155조 제4항은 친족, 호주 또는 동거의 가족이 본인을 위하여 범인도피죄, 증거인멸죄 등을 범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가족애를 인간의 본능으로 보고, 서로를 고발하라고 요구하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조항입니다. 이러한 친족 특례를 두는 이유는 가족애를 인간의 본능으로 보기 때문이며, 형법이 사람에게 기대할 수 있는 행위만 의무로 부과한다는 기대가능성의 원칙에 따른 것입니다.
다만 이 특례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이미 벌어진 일을 숨기거나 증거를 없애는 것과, 앞으로도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마약을 구해다 주거나 보관해 주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마약을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를 은닉하도록 도와주거나 유통 과정에 관여한다면 방조범이나 공범으로 별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가족이 피의자의 마약이나 마약 사용 도구를 은닉하거나 수사를 방해하려는 의도로 증거를 없애는 행위, 피의자가 마약을 보관하는 것을 알고도 방관하거나 은닉을 도와주는 행위는 증거인멸죄나 방조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숨겨주는 것'과 '도와서 계속하게 하는 것' 사이에 선을 긋는 것이 중요합니다.
2. 당사자를 다그치기 전에, 먼저 확인해야 할 것들
사실을 알게 된 직후에는 화가 나고 당황스러운 마음에 당사자를 다그치거나 무작정 부인하라고 종용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이미 수사기관이 증거를 일부 확보한 상태라면, 섣부른 부인은 오히려 반성하지 않는 태도나 증거 인멸 정황으로 비칠 위험이 있습니다.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언제부터 어떤 경위로 시작됐는지, 이미 경찰 연락을 받았는지, 조사 일정이 잡혀 있는지와 같은 사실관계부터 차분히 파악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가족이 이 단계에서 정보를 정리해 두는 것만으로도, 이후 변호인이 사건을 파악하고 방향을 잡는 데 걸리는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3. 형사처벌과는 별개로, 가족이 신청할 수 있는 치료 절차
당사자가 처벌보다 중독에서 벗어나는 것이 더 급한 상황이라면 치료보호 제도를 알아두실 필요가 있습니다. 치료보호는 검사나 시·도지사가 치료보호기관에 의뢰하는 절차이지만, 본인이나 보호자가 직접 치료보호기관에 신청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치료보호 이용 절차는 본인 또는 보호자가 치료보호기관에 신청하는 것에서 시작되며, 이후 마약류 중독 판별 검사와 치료보호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치료비 지원 여부와 기간이 정해집니다. 아직 마약류 사범으로 적발된 적이 없더라도 본인이 치료보호기관에 직접 신청해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알아두시면 좋습니다.
법원이 선고하는 보안처분인 치료감호와 달리, 치료보호는 행정적 절차로 운영되기 때문에 형사 절차와 별개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치료감호가 법원의 선고로 이뤄지는 보안처분인 반면, 치료보호는 검사 또는 시·도지사가 치료보호기관에 의뢰하는 행정적 절차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치료보호 대상자로 인정되면 최대 1년간 건강보험과 국가·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치료비 부담도 덜 수 있습니다.
4. 변호사 선임, 당사자가 아니어도 할 수 있습니다
당사자가 스스로 변호사를 알아볼 정신적 여유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행히 형사소송법은 피의자·피고인 본인뿐 아니라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도 독립하여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가족이 먼저 나서서 변호인을 선임하는 것이 절차적으로 가능합니다.
마약 사건은 초기 진술과 증거 확보 단계에서 결과가 크게 갈리는 경우가 많으므로, 경찰 조사 일정이 잡히기 전이나 연락을 받은 직후처럼 이르면 이를수록 상담의 효과가 큽니다. 가족이 먼저 사실관계를 정리해 마약전문변호사와 상담하고, 이후 당사자와 함께 대응 방향을 정하는 흐름이 현실적으로 가장 안정적입니다.
5. 마무리하며
가족이 마약 문제를 알게 된 순간의 충격과 혼란은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다만 그 이후의 대응은 침착할수록, 빠를수록 결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신고 의무가 없다는 사실에 안심하시되 어설픈 은닉이나 방조로 이어지지 않도록 선을 지키시고, 치료가 필요하다면 치료보호 제도 등을 적극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형사적 대응이 필요하다면, 당사자를 대신해서라도 마약전문변호사와 먼저 상담해 방향을 잡아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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