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채팅이나 트위터에서 상대가 먼저 유도해 사진이나 대화를 이끌어낸 뒤 곧바로 고소하는 사례가 알려져 있습니다. 합의금을 목적으로 반복하는 경우도 있어, 이런 상황이면 함정수사라 처벌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옵니다.
상대가 유도했으면 함정수사인가요?
먼저 구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함정수사 법리는 수사기관이 개입한 경우에 적용되고, 사인이 유도한 경우에는 그대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상대가 경찰이 아니라 일반인이라면 애초에 다른 문제입니다.
대법원은 2005년 10월 28일 선고한 판결에서 기준을 정리했습니다. 범의를 가진 사람에게 단순히 범행의 기회를 제공하거나 범행을 쉽게 하는 수사방법은 경우에 따라 허용될 수 있지만, 본래 범의가 없는 사람에게 수사기관이 사술이나 계략을 써서 범의를 유발해 검거하는 함정수사는 위법하다고 보았습니다.
위법한 함정수사에 기한 공소제기는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해 공소기각 판결로 이어집니다. 무죄가 아니라 절차를 이유로 사건이 끝나는 구조입니다.
수사기관이 위장해 접근하기도 하나요?
수사기관이 직접 개입하는 경로도 법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5조의2는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신분비공개수사와 신분위장수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신분을 감추고 접근해 자료를 수집하거나, 위장 신분으로 계약과 거래를 하는 방식입니다.
같은 법 제25조의3은 절차를 정하고 있습니다. 신분비공개수사는 상급 경찰관서 수사부서의 장 승인을 받아야 하고 수사기간이 3개월을 넘지 못합니다. 신분위장수사는 검사가 법원에 허가를 청구해야 합니다. 이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면 다툴 여지가 생깁니다.
유도당한 사정은 어디에 반영되나요?
사인이 유도한 사안으로 돌아오면, 처벌 자체를 면하기는 어렵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는 목적과 내용, 도달만 갖추면 성립하고 상대가 유도했는지를 성립요건으로 두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유도 정황은 양형과 처분 단계에서 의미를 가집니다. 상대가 먼저 요구한 흐름, 같은 방식으로 여러 사람을 고소한 이력, 합의금 액수의 제시 방식이 자료가 되면 기소유예나 감경 판단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유도 정황은 처벌 자체를 막지는 못해도 처분 단계에서 반영될 수 있습니다. 대화 전체를 확보해 그 흐름이 드러나는 부분을 표시해 두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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