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간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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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간 계약 

김진영 변호사

부부간 계약은 취소 가능하다?


부부 사이에 주고받은 각서나 계약이 지키기 힘든 약속이 되는 근거는 또 있었습니다. 지금은 사라진 민법 828조입니다.

"부부간의 계약은 혼인 중 언제든지 부부 일방이 이를 취소할 수 있다. 그러나 제3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부부가 살고 있는 아파트가 아내 명의로 돼 있는데, 남편이 자기 명의로 바꾸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남편 명의로 넘겨주기로 계약서나 각서를 썼더라도 나중에 아내가 입장을 번복한다면 법률적으로 소유권을 넘겨달라고 청구하기는 어렵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부부간 계약 취소를 인정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애정관계로 이루어진 부부 사이에 계약이행을 강제하면 가정생활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부부 사이의 약속은 법이 개입하는 것보다는 부부가 자유로이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부부간 계약만 특별하게 대우할 필요가 있느냐는 반론도 끊임없이 제기되었습니다. 이런 움직임으로 2012년 2월 10일 이조항은 삭제되었습니다. 따라서 현대는 부부간 계약도 혼인 전인지 혼인 중인지 가릴 것 없이 일반 계약과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부부 사이에는 결혼생활에 금이 가지 않기 위해 마지못해 상대의 약속을 들어주는 사례도 빈번하지 않습니까. 실제로 부부간 계약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한쪽의 종용이나 협박과 같은 방식이 동원되는 일도 흔합니다. 부부간 계약이행이 안 되면 불가피하게 소송으로 해결하라는 뜻인데, 부부 사이의 특수한 상황을 법원이 어떻게 가려내고 판단할지가 관건이라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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