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소 후 기소유예, 가능한가요?
⚖️ 기소 후 기소유예, 가능한가요?
법률가이드
성폭력/강제추행 등미성년 대상 성범죄수사/체포/구속

⚖️ 기소 후 기소유예, 가능한가요? 

오치원 변호사

검찰 수사를 마치고 사건이 법원에 넘어갔는데도 합의서에 “기소유예를 바란다”는 문구가 있으면 기소유예를 받을 수 있는지 묻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기소유예는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기 전에 선택하는 불기소처분입니다. 이미 기소되어 형사재판이 시작되었다면 대응의 중심은 기소유예가 아니라 공소사실에 관한 판단과 선고형을 정하는 양형으로 옮겨갑니다. 특히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는 피해자의 정확한 나이, 피고인의 나이, 적용 죄명과 행위 내용에 따라 법률관계가 크게 달라지므로 용어부터 구분해야 합니다.

🧭 기소유예와 집행유예는 다릅니다

기소유예는 혐의가 인정되더라도 범행의 동기와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을 고려하여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 처분입니다. 이에 반해 집행유예는 법원이 유죄판결을 선고하면서 일정 기간 형의 집행을 유예하는 제도입니다. 전자는 재판 전 검찰 단계의 처분이고, 후자는 재판 단계의 유죄판결이라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이미 공소가 제기되었다면 법원은 공소사실이 증명되었는지 심리합니다. 검사는 제1심판결 선고 전까지 공소를 취소할 수 있지만, 이는 기소유예와 같은 처분이 아닙니다. 따라서 재판에 넘겨진 뒤 제출하는 처벌불원서에 기소유예를 희망한다는 표현이 있더라도, 그 문구만으로 사건이 기소유예로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 나이에 따라 적용 조항이 달라집니다

형법 제305조 제1항은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한 간음 또는 추행을 폭행·협박이나 동의 여부와 별개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조 제2항은 19세 이상의 사람이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을 간음하거나 추행한 경우에도 강간죄·유사강간죄·강제추행죄 등의 예에 따라 처벌하도록 규정합니다.

따라서 “미성년자”라는 표현만으로 적용 죄명을 판단할 수 없습니다. 행위 당시 피해자가 13세 미만인지, 13세 이상 16세 미만인지, 피고인이 19세 이상인지부터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피해자가 동의했다고 주장하는 경우에도 의제강간·의제강제추행의 연령 요건에 해당한다면 그 동의로 범죄 성립이 배제되는 구조가 아닙니다.

💬 성착취 목적 대화는 별도 범죄입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5조의2는 19세 이상의 사람이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아동·청소년에게 성적 행위를 하도록 유인·권유하거나 성적 욕망·수치심·혐오감을 유발할 수 있는 대화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하는 등의 행위를 처벌합니다.

성관계 혐의와 성착취 목적 대화 혐의가 함께 기소되었다면 각 죄의 구성요건과 증거를 따로 살펴야 합니다. 대화의 전체 흐름, 상대방의 연령을 알게 된 시점, 표현의 내용과 반복성, 실제 만남과의 관계가 중요합니다. 죄명이 여러 개라는 이유만으로 형량을 단순히 더하거나, 반대로 하나의 합의가 모든 쟁점을 자동으로 해소한다고 단정해서도 안 됩니다.

📄 합의와 처벌불원서의 의미

피해 회복과 처벌불원 의사는 중요한 양형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는 처벌불원 의사만으로 공소를 제기할 수 없게 되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닙니다. 합의가 이루어져도 법원은 범행의 내용, 피해자의 나이와 피해 정도, 범행 횟수, 피고인의 전력, 반성 여부와 재범 위험성 등을 함께 살핍니다.

피해자가 미성년자라면 합의 과정에서도 피해자 보호와 적법한 의사 확인이 중요합니다. 직접 연락이나 반복적인 합의 요구가 오히려 2차 피해나 추가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합의의 방식과 문구를 신중히 정리해야 합니다. 이미 작성된 처벌불원서의 문구가 현재 절차와 맞지 않는다면 그 의미를 과장하지 말고, 피해 회복과 선처 의사를 보여 주는 자료로서 어떻게 제출할지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 집행유예는 어떻게 판단되나요

형법 제62조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할 경우, 형법 제51조의 사정을 참작해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으면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도록 정합니다. 다만 법정형의 하한이 높은 범죄에서는 작량감경 등 구체적인 형의 결정 구조를 거쳐 집행유예가 가능한 선고형 범위에 들어오는지부터 검토해야 합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성범죄 양형기준도 피해자 연령과 범죄 유형을 구분하고, 처벌불원 또는 실질적 피해 회복, 진지한 반성, 동종 전과, 계획성, 반복성 등 여러 인자를 종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합의서나 반성문 한 가지가 결과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관계와 양형자료가 서로 모순되지 않도록 체계적으로 제시되는지가 중요합니다.

🔍 재판 단계에서 확인할 사항

먼저 공소장에 기재된 죄명과 행위 일시·횟수를 기준으로 인정하는 사실과 다투는 사실을 구분해야 합니다. 수사 단계 진술, 휴대전화 대화, 포렌식 자료, 피해자 진술 사이에 차이가 있다면 그 의미도 확인해야 합니다. 혐의를 인정하는 사건이라면 형식적인 반성문을 반복하기보다 피해 회복 경과, 재범 방지 교육이나 상담, 생활환경과 사회적 유대관계 등 실제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하는 편이 타당합니다.

무엇보다 다른 사건의 집행유예 사례를 그대로 대입해서는 안 됩니다. 같은 죄명이라도 피해자의 나이, 행위 횟수와 내용, 피고인의 전력, 합의 여부 및 재범 위험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기소된 뒤에는 가능한 처분의 이름부터 정확히 구분하고, 공소사실 대응과 양형 준비를 사건 기록에 맞춰 진행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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