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 지시로 프로포폴 대리처방했는데 간호사도 처벌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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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지시로 프로포폴 대리처방했는데 간호사도 처벌되나요 

김강희 변호사


원장 지시로 프로포폴 대리처방했는데 간호사도 처벌되나요


사건 개요


수면내시경이나 미용 시술을 하는 의원에서는 프로포폴을 자주 씁니다. 문제는 처방·투약이 이뤄지는 방식입니다. 원장이 환자를 진료하고 프로포폴 사용을 결정하지만, 실제로 처방을 전산에 입력하거나 처방전을 발급하는 손은 간호사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원장이 시술실을 오가며 바쁘거나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내가 지시했으니 처리해 두라"는 말 한마디로 간호사가 원장 명의의 처방을 대신 입력·발급하는 관행이 굳어진 병원도 있습니다.

이런 관행은 대개 별 문제 없이 지나가지만, 프로포폴 재고 불일치나 오남용 정황을 계기로 수사가 시작되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수사기관은 처방전을 누가 실제로 작성·발급했는지를 캐묻고, 그 결과 원장뿐 아니라 실행 행위를 한 간호사까지 함께 입건되는 사례가 드물지 않습니다. 간호사 입장에서는 "나는 원장 지시를 따랐을 뿐인데 왜 나까지"라는 억울함이 앞서지만, 실무에서는 그 항변이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원장의 지시에 따랐다는 사정만으로 간호사의 형사책임이 자동으로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처방 내용을 실제로 누가 결정했는지, 간호사의 역할이 어디까지였는지에 따라 책임의 범위와 수위는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 차이는 사건 초기에 사실관계를 얼마나 정확히 기록으로 남겨 두었는가에서 갈립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프로포폴은 2011년부터 향정신성의약품(마약류관리법상 관리대상)으로 지정되어, 일반 전문의약품과 달리 취급 자체가 법으로 엄격히 제한된다는 점입니다. 둘째, 같은 법 제4조 제1항과 제30조는 마약류취급의료업자(의사)가 아닌 자가 향정신성의약품 처방전을 발급하는 행위 자체를 금지합니다 — 간호사는 이 법이 정한 마약류취급자가 아닙니다. 셋째, 의료법 제17조의2는 직접 진찰한 의사만 처방전을 작성·교부할 수 있도록 정하는데, 처방 '내용'을 결정하는 것과 그 내용을 전산에 입력·발급하는 '행위'를 법원이 구분해 온 법리가 향정신성의약품에도 그대로 적용되는지가 다투어집니다. 넷째, 원장의 지시를 따랐다는 사정이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로 인정되어 책임 자체가 없어지는지, 아니면 형을 정할 때 참작되는 사유에 그치는지입니다.

이 네 지점은 순서대로 맞물려 있습니다. 프로포폴이라는 물질의 성격(향정신성의약품)과 실제 처방 결정이 누구의 손에서 이뤄졌는지가 먼저 확정돼야, 정당행위 여부나 양형까지 논의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간호사 행위의 실질을 정확히 규명해 책임의 성격을 가른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간호사가 정확히 무엇을 했는가"를 사실관계 차원에서 재구성하는 것입니다. 막연히 "원장이 시켰다"는 진술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런 사건에서 다음 순서로 접근합니다.

1) 처방 결정과 처방전 작성·발급을 분리해 기록으로 재구성합니다.

법원은 처방 '내용'을 결정하는 의료행위와, 결정된 내용을 전산에 입력하거나 종이에 옮겨 교부하는 '작성·교부' 행위를 구분해 온 흐름을 보여 왔습니다. 원장이 프로포폴의 종류·용량·투여방식을 실제로 정했고 간호사는 그 결정된 내용을 그대로 옮기기만 했는지, 아니면 간호사가 재량으로 용량이나 투여 여부를 판단했는지를 EMR 처방 입력 로그, 원장의 구두·메신저 지시 내역, 근무일지 등으로 시점별로 재구성합니다. 이 구분이 뒤에 이어지는 모든 판단의 출발점이 됩니다.

2) 향정신성의약품에 대한 별도 규율을 전제로 방어논리를 짭니다.

일반 전문의약품이라면 원장이 내용을 결정하고 작성·교부만 위임한 경우 무면허 의료행위로 보지 않는 판단이 나온 예가 있습니다. 그러나 프로포폴은 마약류관리법 제4조·제30조의 별도 규율을 받는 향정신성의약품이어서, 원장이 내용을 결정했더라도 마약류취급자가 아닌 간호사가 처방전을 발급한 행위 자체가 독자적으로 문제될 여지가 있습니다. 이 점을 전제로, 간호사의 행위가 '취급'이 아니라 원장의 결정을 그대로 전달한 '기계적 전달'에 불과했다는 사실관계를 최대한 두텁게 만드는 데 변론의 초점을 둡니다.

3) 지시의 구체성과 업무상 종속관계를 함께 입증합니다.

간호사에게 독자적 판단의 여지가 전혀 없이 원장의 구체적 지시에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었던 근무 구조, 지시를 거부했을 때 예상되는 인사상 불이익, 관행이 이미 병원 차원에서 굳어져 있었던 사정 등을 소명합니다. 이는 위법성 자체를 없애지는 못하지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기대 가능성이 낮았다는 점에서 형을 정할 때 실질적으로 반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형사·행정 절차에서 원장과 책임을 분리하고 면허를 지킨다


책임의 성격이 정리되면, 그다음은 실제 절차에서 그 결과를 지켜 내는 문제입니다. 형사처분과 별개로 면허에 대한 행정처분까지 이어질 수 있어, 두 절차를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1) 원장과의 관계를 공동정범이 아닌 종된 지위로 재배치합니다.

수사 초기에는 실행 행위자인 간호사가 정범처럼 취급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처방을 결정하고 발급을 지시한 주도권이 원장에게 있었다는 사실관계를 앞세워, 원장을 교사범 또는 공동정범의 중심으로, 간호사를 그 지시에 따른 종된 지위로 재구성하는 변론 전략을 세웁니다. 이는 공범 사이의 책임 배분에서 실질적인 차이를 만듭니다.

2) 초범·근무환경·협조 태도를 양형자료로 정리합니다.

동종 전과가 없다는 점, 지시를 거부하기 어려웠던 고용관계상 종속 구조, 수사 개시 이후 사실관계 확인에 성실히 협조한 태도 등을 정리해 검찰 단계에서는 기소유예를 포함한 선처를, 재판 단계로 넘어간 경우에는 양형에 유리한 자료로 제출합니다. 이런 자료는 시간이 지날수록 흩어지므로 사건 초기에 정리해 둘수록 유리합니다.

3) 간호사 면허에 대한 행정처분에도 함께 대응합니다.

마약류관리법 위반은 형사처분과 별개로 의료법 제65조·제66조 및 의료관계행정처분규칙에 따라 간호사 면허 자격정지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행정처분은 사전통지와 의견제출 절차를 거쳐 확정되는데, 이 단계에서부터 처방 결정의 실질이 원장에게 있었다는 사실관계와 형사 절차의 진행 경과를 함께 제출해 처분 수위를 낮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형사 절차만 신경 쓰다 행정처분 통지 기한을 놓치면 방어 기회 자체를 잃을 수 있습니다.


결론


"원장이 시켜서 했다"는 사정은 억울함의 근거는 될 수 있어도, 그 자체로 형사책임을 없애 주지는 않습니다. 프로포폴은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별도 규율을 받는 물질이고, 처방전을 실제로 작성·발급한 사람에게도 법적 책임이 미칠 수 있다는 점이 이런 사건의 출발점입니다.

다만 처방 내용을 누가 결정했는지, 간호사의 역할이 기계적 전달에 그쳤는지, 지시를 거부할 수 없었던 근무 구조가 있었는지에 따라 책임의 범위와 수위는 분명히 달라집니다. 지금 이런 상황에 놓여 있다면, 사실관계를 기록으로 정리하고 형사·행정 절차를 함께 준비할 수 있도록 이른 시일 안에 상담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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