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불송치 받았다면 무고로 맞고소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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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불송치 받았다면 무고로 맞고소할 수 있을까요 

김강희 변호사


성범죄 불송치 받았다면 무고로 맞고소할 수 있을까요


사건 개요


회사 동료로부터 갑자기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는 통보를 받은 의뢰인이 있었습니다. 고소인이 진술한 일시·장소는 실제로 두 사람이 마주친 적조차 없는 시간대였고, 의뢰인은 그 시각 다른 장소에 있었다는 사실을 통신사 위치기록과 동석자 진술로 뒷받침할 수 있었습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고소인의 진술은 회차를 거듭할수록 세부 사실이 바뀌었고, 결국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이 아니라 범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으로 불송치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의뢰인은 억울함을 벗은 것으로 끝내고 싶지 않았습니다. "고소당한 사실 자체로 이미 회사에 소문이 났고 몇 달을 조사받으며 일상이 무너졌는데, 이대로 넘어가야 하느냐"는 것이 상담의 요지였습니다. 실제로 이런 사건에서 무혐의 결정을 받은 뒤 상대방을 무고로 맞고소할 수 있는지를 묻는 상담이 적지 않습니다. 다만 여기서 흔히 오해가 생깁니다. 내가 무혐의를 받았다고 해서 상대방이 자동으로 무고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무고는 불송치·무혐의와는 별개로 처음부터 다시 증명해야 하는 독립된 범죄입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불송치·무혐의 결정문은 무고 고소의 훌륭한 출발점이 될 수 있지만 그 자체가 증거의 전부는 아닙니다. 결정문에 담긴 판단 이유를 어떻게 재구성하고, 부족한 고의 입증을 어떤 자료로 채우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갈립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불송치 결정의 이유가 혐의없음(범죄인정안됨)인지 아니면 단순히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인지입니다. 둘째, 신고 내용의 핵심 부분이 객관적 진실에 반한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지입니다(형법 제156조). 셋째, 상대방이 신고 당시 이미 허위임을 인식하고도 신고했다는 고의를 뒷받침할 자료가 있는지입니다. 넷째, 무고죄의 공소시효(형사소송법 제249조에 따라 10년) 안에서 어떤 순서로 절차를 밟을지입니다.

이 네 가지 중 가장 많은 사건이 걸려 넘어지는 지점은 셋째, 고의 입증입니다. 판례는 신고자가 진실이라고 확신하지 못한 사실을 신고했다는 사정만으로는 무고의 고의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보고 있고, 반대로 신고사실이 허위라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신고한 경우에 비로소 고의를 인정합니다. 불송치 결정문 한 장만 들고 가서는 이 문턱을 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불송치·무혐의 결정문에서 무고 입증의 실마리를 뽑아내기


가장 먼저 하는 작업은 결정문 원문을 받아 이유 문구를 정밀하게 분석하는 것입니다. 같은 "혐의없음"이라도 내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1) 결정문의 이유 유형부터 확인합니다.

경찰 불송치·검찰 불기소의 사유는 혐의없음(범죄인정안됨),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죄가안됨, 공소권없음, 각하로 나뉩니다. 범죄인정안됨은 수사기관이 피의사실 자체가 애초에 성립하지 않는다고 적극적으로 판단한 것이고, 증거불충분은 유죄를 뒷받침할 증거가 부족했다는 것일 뿐 허위 여부까지 판단한 것은 아닙니다. 전자라면 무고 입증의 절반은 이미 결정문 안에 들어 있는 셈이고, 후자라면 별도의 적극적 증명을 더 준비해야 합니다.

2) 진술 신빙성에 대한 수사기관의 판단을 그대로 재구성합니다.

불송치 결정문에는 대개 고소인 진술이 왜 믿기 어려운지에 대한 이유가 구체적으로 적혀 있습니다. 진술이 조사를 거듭하며 바뀐 지점, 객관적 증거(통신기록·CCTV·카드내역 등)와 어긋나는 지점, 목격자 진술과 배치되는 지점이 그것입니다. 이 부분을 그대로 무고 고소장의 허위성 입증 자료로 옮겨 씁니다. 수사기관이 이미 한 차례 검토를 거친 판단이므로, 같은 논리를 다시 세우는 것보다 설득력이 큽니다.

3) 신고 시점 전후의 정황으로 '고의'를 별도로 채웁니다.

무혐의만으로는 고의가 자동으로 증명되지 않으므로, 신고 이전에 상대방이 다른 사람에게 보낸 문자·메신저 대화, 신고 직전의 갈등 정황(금전 문제·인사 불이익·이별 통보 등 신고 동기로 볼 만한 사정), 신고 이후 진술을 맞추려 한 정황을 별도로 수집합니다. 동기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고의가 증명되지는 않지만, 결정문의 허위성 판단과 결합하면 "처음부터 허위임을 알고 신고했다"는 그림을 완성하는 데 결정적인 조각이 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무고죄 고소장을 설계하고 절차를 관리하기


재료가 갖추어지면 이를 형법 제156조의 요건에 맞춰 배치하고, 절차상의 리스크까지 함께 관리합니다.

1) 목적·신고·허위성·고의 네 요건을 순서대로 배치합니다.

고소장은 상대방이 (1) 나를 형사처분 받게 할 목적으로 (2) 수사기관에 (3)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사실을 (4) 허위임을 인식하면서 신고했다는 네 요건을 각각 별개의 증거로 뒷받침하는 구조로 씁니다. 앞선 단계에서 정리한 결정문 발췌와 정황 자료를 이 네 항목에 맞춰 배치하면, 수사기관이 사건을 처음부터 검토할 때 쟁점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2) 무고 고소의 문턱이 낮지 않다는 점을 전제로 신중하게 접근합니다.

법원과 수사기관은 무혐의·무죄 판결을 소극적 증명으로만 보고, 신고 내용의 핵심이 객관적 진실에 반한다는 것이 적극적으로 입증되어야 무고를 인정합니다. 이 기준을 넘지 못한 채 무고 고소를 진행하면 오히려 상대방으로부터 명예훼손이나 무고 맞고소로 역풍을 맞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결정문만 믿고 서둘러 고소장을 내기보다, 앞선 단계의 자료가 이 문턱을 넘는지부터 냉정하게 점검합니다.

3) 공소시효와 절차 순서를 함께 설계합니다.

무고죄는 형사소송법 제249조에 따라 공소시효 10년으로 비교적 여유가 있는 편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문자·통화기록 등 정황 증거는 소실되기 쉽습니다. 따라서 불송치·무혐의 결정을 받은 직후, 기억과 자료가 온전할 때 증거를 확보해 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아울러 무고 형사고소와 별도로 고소로 인한 정신적·경제적 손해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병행할지도 이 단계에서 함께 판단합니다.


결론


불송치·무혐의 결정을 받았다는 것은 억울함이 일단 소명되었다는 뜻이지, 상대방의 무고가 저절로 증명되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결정문의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그 안에 어떤 판단이 담겼는지를 먼저 정확히 읽어 내는 것이 무고 대응의 출발점입니다.

결정문만으로 부족한 고의 입증을 어떤 자료로 채울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자료가 무고죄의 높은 입증 문턱을 넘을 만한지는 사안마다 다릅니다. 억울하게 고소를 당했다가 혐의를 벗은 상황이라면, 결정문을 손에 쥔 지금이 다음 대응을 점검해 볼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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