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간소송 소장 받았을 때 대응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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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간소송 소장 받았을 때 대응방법 

배재용 변호사

소장을 받고 가장 먼저 물으시는 건 대개 "얼마를 물어줘야 하나요"입니다.

이해합니다. 다만 이 질문은 순서가 뒤바뀐 것입니다. 금액은 출발점이 아니라 결과입니다.

상간소송의 결론을 정하는 건 억울함의 크기가 아니라 상대방이 확보한 증거가 어느 수준인지, 그리고 사실관계가 어떻게 정리되는지입니다. 이 두 가지가 확인되어야 비로소 다툴 것인지, 금액만 줄일 것인지, 빨리 정리할 것인지가 정해집니다. 순서대로 보겠습니다.


1. 상대방이 실제로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부터 확인하세요

소장 뒤에는 증거 목록이 붙어 있습니다. 대부분 이 부분을 제대로 읽지 못한 채 상담에 오십니다. 소장 본문의 표현이 워낙 강해서 끝까지 읽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재판에서 판단의 기준이 되는 건 소장에 적힌 표현이 아니라 실제로 제출된 자료입니다. 감정을 잠시 내려두고 목록을 항목별로 확인해야 합니다.

증거는 대체로 세 등급으로 나뉩니다.

강한 증거 — 숙박 기록, 함께 살았던 정황, 신체적 관계를 명확히 보여주는 자료

책임 자체를 다투기는 어렵습니다. 이 경우 싸움의 초점은 "책임이 있느냐"가 아니라 "얼마냐"로 옮겨갑니다.

중간 증거 — 반복적으로 단둘이 만난 기록, 신체 접촉을 암시하는 대화

다툴 여지가 있고, 금액을 낮출 여지는 더 큽니다.

약한 증거 — 호칭이나 애정 표현, 잦은 연락 정도

전면적으로 다퉈볼 수 있는 구간입니다. 실제로 이 정도만으로는 부정행위로 평가되지 않는 사건도 있습니다.

특히 메신저 캡처는 반드시 앞뒤를 함께 봐야 합니다. 일부만 잘라낸 캡처는 실제 대화와 의미가 전혀 다른 경우가 많고, 전체 대화가 복원되면서 상황이 뒤집히는 사건도 있습니다. 캡처 몇 장이 결정적으로 보이더라도 그것만으로 포기하실 이유는 없습니다.


2. 날짜 세 개를 정리하세요

기억에 의존하지 마시고, 종이에 적으면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첫째, 언제부터 언제까지 연락하고 만났는지.

둘째, 상대방 부부 사이가 언제 깨졌는지. 따로 살기 시작한 시점, 이혼 이야기가 오간 시점, 이혼소송이 접수된 날짜입니다.

셋째, 원고가 언제 알게 되었는지.

두 번째 날짜가 특히 중요합니다. 대법원은 아직 이혼하지 않았더라도 이미 부부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깨져 있었다면, 그 이후의 만남에 대해서는 위자료 책임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습니다.

상대방이 "우리 부부는 아무 문제 없었다"고 주장하더라도, 실제로는 몇 년째 따로 살고 있었거나 이미 이혼소송이 진행 중이었다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다만 이 부분은 소송을 당한 쪽에서 증명해야 합니다. "그 사람이 부부 사이가 끝났다고 말했다"는 진술만으로는 부족하고, 주민등록 기록이나 이사 자료, 이혼소송 기록 같은 객관적인 자료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날짜 정리가 단순한 기억 확인이 아니라 자료 확보 작업이 됩니다.


3. "몇 년 전 일인데 왜 이제 와서 소장이 오죠?"

상담에서 정말 자주 나오는 질문입니다.

흔히 "3년이 지나면 소송을 못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절반만 맞습니다.

상간소송은 성격이 두 가지로 나뉩니다. 부정행위 자체를 문제 삼는 청구라면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안 날부터 3년입니다. 그런데 "당신 때문에 우리 부부가 이혼하게 됐다"는 취지의 청구라면, 3년은 이혼이 성립한 때부터 계산됩니다.

2026년 1월 대법원이 이 점을 명확히 정리했습니다. 그래서 관계를 정리한 지 4년, 5년이 지난 뒤에 소장을 받는 일이 실제로 생깁니다. 상대방 부부가 최근에야 이혼했다면, 시간이 오래 지났다는 사정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그런 성격의 청구라면 이쪽에서 쓸 수 있는 카드도 생깁니다. 부부가 깨진 데 대해 양쪽 책임이 비슷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배우자에 대한 위자료 청구부터 받아들여지지 않고, 그렇게 되면 상간자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겉으로는 같아 보이는 소장이라도 청구의 성격에 따라 결론이 갈립니다. 이건 소장을 직접 읽어봐야 판단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4. 위자료, 실제로 얼마나 나오나요

대부분 3,000만 원 정도를 청구받습니다. 그 숫자를 보고 밤잠을 설치시는 분이 많은데, 실제로 인정되는 금액은 청구액보다 훨씬 낮은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실무상 인정되는 범위는 대체로 500만 원에서 3,000만 원 사이이고, 1,000만 원에서 2,000만 원 구간이 가장 흔합니다.

금액을 올리는 사정이 있습니다. 관계가 길었거나 반복된 경우, 함께 살았던 경우, 임신이 있었던 경우, 자녀가 알게 된 경우, 소송이 시작된 뒤에도 관계를 이어간 경우, 상대 배우자에게 조롱하거나 모욕적인 말을 한 경우입니다.

내리는 사정도 있습니다. 기간이 짧았던 경우, 이미 관계를 정리한 경우, 상대방이 미혼이라고 속인 경우, 그 부부가 이혼하지 않고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경우,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는 경우입니다.

한 가지 더 알아두실 점이 있습니다. 위자료는 상대방 배우자와 함께 부담하는 성격입니다. 혼자 전액을 지급했다면 그 배우자에게 몫을 청구할 수 있고, 반대로 그 배우자가 이미 위자료를 지급했다면 이쪽 부담은 그만큼 줄어듭니다. 상대 부부가 이미 이혼하면서 위자료를 주고받았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5. 대응 방향은 결국 셋 중 하나입니다

앞의 과정을 거치면 방향이 보입니다.

전면적으로 다투기. 상대방이 기혼이라는 사실을 정말 몰랐거나, 만났을 당시 이미 그 부부가 깨져 있었거나, 제출된 증거가 약한 것들뿐일 때 선택합니다. 성공하면 지급할 필요가 없지만, 재판이 길어지고 사생활이 법정에서 드러납니다.

책임은 인정하되 금액을 다투기. 가장 많은 사건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사실관계가 명확한데도 무조건 부인하면 오히려 금액이 올라갑니다. 인정할 부분과 다툴 부분을 나누는 판단이 핵심입니다.

조정으로 빨리 끝내기. 증거가 확실하고, 직장이나 가족에게 알려지는 위험이 지급 금액보다 크다고 판단될 때 선택합니다. 이 경우 합의서에 다시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조항과 비밀유지 조항을 반드시 넣어야 합니다. 이걸 빠뜨려서 같은 일로 다시 분쟁이 생기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세 가지 중 무엇이 맞는지는 성향이 아니라 앞의 1번과 2번에서 정해집니다. 증거와 날짜를 확인하지 않은 채 "일단 다 부인하겠다"거나 "빨리 합의하고 끝내겠다"고 정하면, 대부분 더 비싼 결과로 이어집니다.


정리하면

  1. 상대방이 가진 증거가 어느 수준인지 확인합니다.

  2. 날짜 세 개를 정리하고, 뒷받침할 자료를 찾습니다.

  3. 청구의 성격을 확인합니다.

  4. 그다음에 방향을 정합니다.

소장을 받으면 당장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하지만 이 사건에서 결과를 바꾸는 건 빠른 행동이 아니라 정확한 정리입니다.

혼자 판단하기 어렵다면 소장과 증거 목록을 그대로 가지고 상담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어떤 자료가 제출되었는지, 청구의 성격이 무엇인지에 따라 대응 방향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서류를 직접 보지 않고는 정확한 조언을 드리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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