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건개요
화물자동차 운송업계에서는 운전기사가 운송회사와 이른바 지입계약이나 화물자동차 임대차계약을 맺으면서, '차량인수금'이나 '권리금'이라는 이름으로 회사에 적지 않은 돈을 지급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문제는 계약 관계가 틀어져 계약을 끝내려 할 때 발생합니다.
회사가 "그 돈은 돌려줄 수 없는 권리금"이라며 반환을 거부하면, 기사로서는 이미 낸 돈을 떼이는 것은 물론 그동안의 운송대금마저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기 쉽습니다.
이 사건 의뢰인도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의뢰인은 화물운송업에 종사하기 위해 한 운송회사와 화물자동차 임대차계약 및 화물운송계약을 체결하였고, 회사의 요구에 따라 차량인수금 명목의 금원 가운데 일부를 먼저 지급하고 나머지는 운송 매출에서 차감하기로 약정하였습니다.
그런데 계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회사는 계약을 맺기 전 차량을 보여주지 않은 채 먼저 계약을 체결하게 한 뒤, 타이어가 낡아 운행이 위험할 정도의 차량을 인도하였습니다. 또한 운송업계에서 통상 회사가 부담해 온 유류비를 갑자기 기사에게 떠넘기며 유류카드 사용을 일방적으로 정지시켰고, 차량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로 기사가 상당 기간 운행하도록 두었습니다. 중고 차량인데도 신차 가격을 기준으로 한 과도한 할부 부담까지 기사에게 지운 사정도 있었습니다.
결국 의뢰인은 더 이상 계약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보아 회사에 계약 해지 의사를 밝혔습니다. 의뢰인은 이미 지급한 차량인수금의 반환과 그동안의 운송대금 지급을 요구하였으나, 회사는 차량인수금은 돌려줄 수 없다고 하면서 운송대금도 "한두 달 뒤에 주겠다"는 말만 되풀이한 채 정산을 미루고 연락마저 피하였습니다.
이에 의뢰인은 법무법인 법승을 찾아 사건을 의뢰하였습니다.
✦ 변호사의 조력
법무법인 법승은 사건을 검토한 뒤, '권리금'이라는 명칭에 얽매이지 않고 그 돈의 실질이 무엇인지를 따지는 데 변론의 중심을 두었습니다. 계약서의 문구만이 아니라 계약을 맺게 된 동기와 경위, 당사자가 실제로 의도한 바를 함께 살펴보면, 의뢰인이 낸 차량인수금은 계약이 끝나면 돌려받기로 한 보증금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러웠습니다.
무엇보다 이 사건 계약서 어디에도 그 돈이 어떠한 경우에도 반환되지 않는 소멸성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지 않았고, 회사가 계약 당시 의뢰인에게 그러한 설명을 하거나 동의를 받은 사실도 없었습니다. 법무법인 법승은 이 점을 근거로, 그 돈이 돌려받을 수 없는 권리금이라는 점을 회사가 증명하지 못하는 이상 보증금으로서 반환되어야 한다는 논리를 세웠습니다.
나아가 법무법인 법승은 계약의 구조 자체가 소멸성 권리금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계약이 끝나면 영업용 차량번호는 의뢰인이 아니라 회사로 되돌아가므로, 회사는 같은 차량번호로 다른 기사에게 다시 임대하여 또다시 보증금 성격의 돈을 받을 수 있는 반면, 만약 의뢰인의 돈을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고 보면 회사가 하나의 차량번호로 여러 기사에게서 거듭 거액을 챙기게 되어 부당하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였습니다.
또한 의뢰인의 해지가 회사의 채무불이행에 따른 적법한 해지임을 주장하면서도, 설령 그렇게 인정되지 않더라도 회사가 의뢰인의 해지에 아무런 이의 없이 차량을 돌려받고 기존 계약 관계가 끝났음을 전제로 행동한 이상 양측의 묵시적 합의로 계약이 끝났다고 보아야 한다는 예비적 주장도 함께 준비하였습니다. 그동안 의뢰인이 성실히 수행한 운송업무에 대한 미지급 운송대금 청구는 매출내역 등 객관적 자료로 뒷받침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법무법인 법승은 주위적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까지 대비하였습니다. 이 사건 계약이 기사의 절박한 사정과 업계 관행에 대한 경험 부족을 이용하여 현저하게 균형을 잃은 것으로서 민법 제104조에 따라 무효이고, 그렇다면 회사가 받은 차량인수금과 의뢰인이 제공한 운송 용역의 가치는 모두 법률상 원인이 없는 이득이므로 부당이득으로 돌려주어야 한다는 주장을 예비적으로 구성한 것입니다. 이처럼 보증금 반환과 운송대금 청구를 중심에 두면서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예비적으로 더해,
어느 한 갈래가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의뢰인이 권리를 회수할 수 있도록 청구를 층층이 설계하였습니다.
✦ 본 결과의 의의
1심 법원은 의뢰인의 주위적 청구를 전부 받아들였습니다. 법원은 회사가 의뢰인에게 차량인수금(보증금)과 미지급 운송대금을 합한 청구금액 전부를 지급하고, 여기에 더해 계약 해지 다음 날부터 상사법정이율 연 6%, 소장 송달 다음 날부터는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더하여 지급하라고 판결하였습니다. 소송비용도 회사가 모두 부담하도록 하였고, 판결금에 대한 가집행도 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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