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부도 위기에 몰리면 근로자들이 가장 먼저 걱정하는 것은 밀린 임금과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지입니다. 회사 명의 부동산에 이미 은행 근저당이 잡혀 있으면 "저당권자가 경매대금을 다 가져가고 나면 남는 게 없지 않을까"라는 불안이 커집니다. 그러나 근로기준법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은 근로자의 생계와 직결되는 임금·퇴직금 가운데 일정 부분을 저당권자보다도 먼저 변제받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어떤 범위의 임금·퇴직급여가 근저당보다 앞서는지, 그 기준 시점은 언제이고, 실제 배당절차에서 어떻게 받아내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임금채권 우선변제의 기본 구조 — 근로기준법 제38조가 만드는 순위
근로기준법 제38조 제1항은 임금, 재해보상금, 그 밖에 근로관계로 인한 채권을 사용자의 총재산에 대하여 질권·저당권 또는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에 따른 담보권에 따라 담보된 채권을 제외하고는 조세·공과금 및 다른 채권보다 우선하여 변제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임금채권의 '일반 우선변제'입니다. 담보물권보다는 뒤지지만, 세금이나 다른 일반채권보다는 앞선다는 의미입니다. 문제는 회사 재산에 이미 근저당이 설정돼 있는 경우인데, 이때는 원칙적으로 저당권자가 임금채권자보다 먼저 배당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같은 조 제2항은 여기에 예외를 하나 둡니다. 최종 3개월분의 임금과 재해보상금만큼은 질권·저당권 등 담보된 채권에도, 조세·공과금에도, 다른 채권에도 우선하여 변제되도록 정한 것입니다. 이것이 '최우선변제'입니다. 실무에서 배당순위를 정리하면 대략 네 단계로 나뉩니다. 최종 3개월 임금·최종 3년 퇴직급여 등 최우선변제 채권이 가장 먼저이고, 그다음이 저당권보다 법정기일이 앞선 조세·공과금, 그다음이 저당권 등으로 담보된 채권, 마지막이 최우선변제 대상이 아닌 나머지 임금채권과 조세·일반채권입니다.
1순위 — 최종 3개월분 임금, 재해보상금, 최종 3년간 퇴직급여등 (최우선변제)
2순위 — 저당권 설정보다 법정기일이 앞선 국세·지방세 등 조세·공과금
3순위 — 질권·저당권 등 담보권으로 담보된 채권
4순위 — 최우선변제 대상이 아닌 나머지 임금채권, 조세·공과금, 일반채권
근로기준법 제38조는 임금채권을 일반채권보다 앞세우는 '우선변제'와, 담보물권보다도 앞서는 '최우선변제'로 나눠 이중으로 보호한다.
최우선변제의 범위 — 근저당보다 앞서는 최종 3개월 임금과 3년 치 퇴직급여
최우선변제 대상은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근로기준법 제38조 제2항에 따른 최종 3개월분의 임금과 재해보상금이고, 다른 하나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12조 제2항에 따른 최종 3년간의 퇴직급여등입니다. 두 법 모두 근로자의 최저생활 보장이라는 공익적 요청에서 담보물권의 효력을 일부 제한한 것으로, 회사 재산에 은행 근저당이 아무리 크게 잡혀 있어도 이 범위만큼은 경매대금에서 저당권자보다 먼저 떼어 근로자에게 배당됩니다.
예를 들어 3년 넘게 근무한 근로자가 퇴직할 때 퇴직금 900만 원을 받지 못했고, 퇴직 직전 3개월치 임금 450만 원도 밀려 있었다고 가정하면, 이 1,350만 원은 회사 부동산에 설정된 근저당권자보다 먼저 배당받을 수 있는 최우선변제 대상입니다. 은행이 그 부동산에 5억 원짜리 근저당을 잡아 두었더라도, 경매대금 배당표를 작성할 때는 이 1,350만 원을 먼저 떼어 근로자에게 지급한 다음 남은 금액을 근저당권자에게 배당하는 순서로 계산됩니다.
다만 최종 3개월을 넘는 나머지 밀린 임금은 최우선변제 대상이 아니라 앞서 살펴본 일반 우선변제 채권으로 취급되어 근저당권자보다 뒤로 밀립니다. 또한 확정급여형 퇴직연금(DB형)의 급여나 확정기여형 퇴직연금(DC형)의 부담금처럼 이미 외부 금융기관에 적립되어 사용자의 총재산과 분리된 급여는 애초에 사용자 재산을 놓고 다툴 대상 자체가 아니므로 최우선변제 논의와는 별개입니다. 임금이 정확히 몇 개월치 밀렸는지, 퇴직급여가 사내 적립(퇴직금제)인지 외부 적립(퇴직연금제)인지부터 확인해야 실제로 받을 수 있는 범위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최종 3개월"·"최종 3년"의 기준 시점 — 배당요구 종기가 가르는 계산법
실무에서 가장 자주 다툼이 생기는 지점은 '최종 3개월'을 언제부터 거꾸로 셀 것인가입니다. 경매절차에서 집행법원이 정하는 배당요구 종기를 기준으로 계산 방식이 갈립니다. 배당요구 종기 시점에 이미 근로관계가 종료된 근로자라면 그 퇴직일부터 거꾸로 3개월 사이에 지급사유가 발생한 임금 중 미지급분이 최우선변제 대상이 됩니다. 반대로 배당요구 종기 당시에도 계속 재직 중인 근로자라면 배당요구 종기부터 거꾸로 3개월을 계산합니다. 최종 3년간의 퇴직급여등도 마찬가지로 배당요구 종기 이전에 퇴직급여 지급사유, 즉 퇴직이 실제로 발생해 있어야 최우선변제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 기준을 놓치면 생기는 함정이 있습니다. 예컨대 퇴직한 지 5개월이 지난 뒤에야 경매가 개시되고 배당요구 종기가 잡혔다면, 퇴직일로부터 거꾸로 3개월 사이의 미지급 임금만 최우선변제를 받고 나머지 2개월치는 최우선변제 대상에서 빠져 저당권보다 뒤지는 일반 우선변제 채권으로 취급됩니다. 계산 시점을 정확히 짚지 않으면 실제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을 스스로 줄이는 셈이 됩니다.
배당요구 종기 전 퇴직 — 퇴직일부터 소급 3개월 사이 발생한 미지급 임금
배당요구 종기 당시 재직 중 — 배당요구 종기부터 소급 3개월 사이 발생한 미지급 임금
최종 3년 퇴직급여 — 배당요구 종기 이전에 퇴직으로 지급사유가 발생했을 것
최종 3개월분 임금의 기준일은 근로관계 종료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 이미 퇴직했다면 퇴직일, 아직 재직 중이라면 배당요구 종기에서 각각 거꾸로 3개월을 센다.
근저당이 입사 전부터 있었어도 못 이기는 이유 — 대법원 판례가 정리한 기준
흔히 오해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저당권이 내가 입사하기 전부터 이미 설정돼 있었으니 그 저당권이 당연히 우선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대법원 2011. 12. 8. 선고 2011다68777 판결은 이 오해를 정면으로 정리했습니다. 최종 3개월분의 임금채권은 사용자가 사용자 지위를 취득하기 전에 이미 설정되어 있던 질권이나 저당권에 담보된 채권에도 우선하여 변제되어야 한다는 것이 판결의 결론입니다.
이 판결의 논리는 명확합니다. 근로기준법 제38조 제2항은 근로자의 최저생활을 보장하려는 공익적 요청에서 일반 담보물권의 효력을 일부 제한하고 최종 3개월분 임금과 재해보상금에 최우선변제권을 인정한 규정이므로, 합리적인 이유나 근거 없이 그 적용 대상을 축소하거나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실무적으로 보면 저당권자 입장에서는 담보를 설정한 시점이 아무리 빨라도, 그 부동산을 사용하는 사업주가 바뀌거나 새로 근로자를 고용하는 순간부터는 최종 3개월분 임금채권이라는 우선순위 리스크를 항상 안고 있는 셈입니다.
조세채권과의 순위 다툼 — 저당권보다 법정기일이 앞선 국세는 예외
국세기본법상 원칙적으로 조세는 일반채권보다 우선하지만, 저당권이 국세의 법정기일보다 먼저 설정되어 있었다면 그 저당권으로 담보된 채권이 국세보다 우선합니다. 반대로 국세의 법정기일이 저당권 설정보다 앞선다면 국세가 저당권보다 우선합니다. 이 조세·저당권 간의 순위 다툼과 별개로, 최우선변제 대상인 최종 3개월 임금과 최종 3년 퇴직급여등은 두 경우 모두보다 앞섭니다. 즉 저당권이든, 저당권보다도 앞서는 국세든, 최우선변제 임금채권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다만 최우선변제 대상이 아닌 나머지 임금채권은 사정이 다릅니다. 이 부분은 저당권으로 담보된 채권과 저당권보다 법정기일이 앞선 조세·공과금보다는 뒤지고, 저당권보다 법정기일이 늦은 조세·공과금이나 일반채권보다는 앞섭니다. 배당표를 받아 들었을 때 압류된 국세가 근저당보다 앞서 있다고 해서 임금채권 전체가 밀리는 것은 아니며, 최종 3개월·최종 3년에 해당하는 부분과 그 밖의 부분을 나눠서 순위를 확인해야 정확한 배당액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배당표가 한 번에 이 네 단계를 모두 반영해 작성되기 때문에, 근로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최우선변제 대상 구간(최종 3개월·최종 3년)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그보다 뒤로 밀리는 일반 임금채권 구간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스스로 계산해 보는 것이 유리합니다. 집행법원이 작성한 배당표만 그대로 믿기보다, 자신의 재직 기간과 미지급 기간을 근거로 최우선변제 해당 금액을 미리 정리해 두면 배당기일에서 이의를 제기할 근거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회사가 이미 도산했다면 — 임금채권보장법 체당금(대지급금)으로 받는 법
경매 배당으로도 임금·퇴직금을 다 받지 못하거나, 회사 명의 재산 자체가 남아 있지 않은 경우에는 임금채권보장법에 따른 체당금, 즉 대지급금 제도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사업주가 파산선고를 받았거나 지방고용노동관서로부터 도산등사실인정을 받은 경우, 국가가 사업주를 대신하여 근로자에게 임금과 퇴직급여등을 지급하는 제도입니다. 지급 범위는 최종 3개월분의 임금 및 최종 3년간의 퇴직급여등으로, 경매절차에서 최우선변제를 받는 범위와 사실상 같은 틀을 씁니다.
신청 절차도 정해진 기간이 있습니다. 도산대지급금을 지급받으려면 파산선고 결정이나 도산등사실인정이 있은 날부터 2년 이내에, 퇴직 당시 사업장을 관할하는 지방고용노동청이나 지청을 거쳐 근로복지공단에 지급청구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국가가 먼저 근로자에게 지급한 뒤에는 그 금액만큼 사업주를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하는 구조이므로, 근로자 입장에서는 회사의 재산 상태나 경매 결과와 무관하게 정해진 범위 안에서 지급받을 길이 열려 있는 셈입니다.
경매를 통한 최우선변제와 체당금 제도는 서로 배타적이지 않고 함께 검토할 대상입니다. 회사 부동산이 경매로 넘어가는 절차가 이미 진행 중이라면 배당요구를 해 두는 동시에, 사업장이 사실상 문을 닫은 상태라면 도산등사실인정 신청도 병행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경매 배당으로 이미 지급받은 금액이 있다면 체당금 지급액에서 그만큼 조정되므로, 두 절차를 동시에 진행할 때는 각 단계에서 받은 금액을 정확히 기록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배당절차에서 실제로 받아내는 법 — 소명자료와 이의 절차
최우선변제권이 법으로 정해져 있다고 해서 저절로 배당받는 것은 아닙니다. 경매절차에서 임금채권자로서 배당요구를 하면서, 그 채권이 실제로 임금·퇴직금 채권이라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소명자료를 함께 제출해야 합니다. 근로계약서, 임금대장, 미지급 임금 확인서, 4대보험 가입 이력, 퇴직금 산정내역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 소명자료가 부실하면 집행법원이 임금채권으로서의 최우선변제를 인정하지 않을 수 있어, 배당요구서 접수 자체보다 자료 준비가 더 중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배당표가 작성된 뒤 자신이 받을 금액이 예상과 다르다면 배당기일에 출석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배당기일에 출석하지 않으면 이의 제기 자체가 제한될 수 있으므로 기일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의가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다른 채권자와 다툼이 이어지면 배당이의소송을 통해 정당한 배당액을 다시 다툴 수 있습니다.
근로계약서, 임금대장, 미지급 임금 확인서 등 소명자료 사전 준비
배당요구 종기 이전에 배당요구서 접수(종기를 넘기면 배당 자체가 불가)
배당기일 출석해 배당표 확인 및 필요시 이의 제기
이의가 해결되지 않으면 배당이의소송으로 다툼
자주 묻는 질문
Q. 임금채권이 왜 근저당보다 우선하나요?
A. 근로기준법 제38조 제2항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12조 제2항이 최종 3개월분 임금과 재해보상금, 최종 3년간의 퇴직급여등을 질권·저당권 등 담보된 채권보다도 우선하여 변제하도록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근로자의 최저생활 보장이라는 공익적 요청에서 담보물권의 효력을 일부 제한한 결과입니다.
Q. 근저당이 입사 전부터 설정돼 있었다면 어떻게 되나요?
A. 대법원 2011다68777 판결은 근로자가 입사하기 전, 즉 사용자가 사용자 지위를 취득하기 전에 설정된 저당권에도 최종 3개월분 임금채권이 우선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저당권 설정 시점과 무관하게 최우선변제권은 그대로 인정됩니다.
Q. 최종 3개월치가 아닌 나머지 밀린 임금은 못 받나요?
A. 최우선변제 대상이 아닌 나머지 임금채권도 일반 우선변제권은 인정되어 담보채권보다는 뒤지지만 조세·공과금이나 다른 일반채권보다는 앞섭니다. 다만 배당재원이 부족하면 순위에 따라 일부만 받게 될 수 있습니다.
Q. 회사 재산이 아예 없으면 방법이 없나요?
A. 사업주가 파산선고를 받거나 도산등사실인정을 받은 경우 임금채권보장법에 따른 체당금(대지급금) 제도를 통해 국가가 사업주를 대신해 최종 3개월분 임금과 최종 3년간 퇴직급여등을 지급합니다. 파산선고 또는 도산등사실인정이 있은 날부터 2년 이내에 청구해야 합니다.
Q. 배당절차에서 임금채권자임을 어떻게 증명하나요?
A. 근로계약서, 임금대장, 미지급 임금 확인서, 퇴직금 산정내역 등 임금·퇴직금 채권임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배당요구 시 함께 제출해야 합니다. 소명자료가 부실하면 배당절차에서 임금채권으로 인정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Q. 배당표에 불만이 있으면 어떻게 하나요?
A. 배당기일에 출석해 배당표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고, 그래도 다툼이 해결되지 않으면 배당이의소송을 통해 정당한 배당액을 다시 다툴 수 있습니다. 기일에 출석하지 않으면 이의 제기 자체가 제한될 수 있어 기일 확인이 중요합니다.
맺음말
회사 재산에 근저당이 잡혀 있다는 사실만으로 밀린 임금과 퇴직금을 포기할 이유는 없습니다. 최종 3개월분의 임금과 최종 3년간의 퇴직급여등은 근로기준법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라 담보물권보다도 앞서는 최우선변제 대상이고, 저당권 설정 시점이 근로자의 입사보다 앞서더라도 이 원칙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다만 '최종 3개월'과 '최종 3년'을 계산하는 기준 시점, 그리고 배당절차에서 요구되는 소명자료를 정확히 갖추지 못하면 법이 정한 권리를 다 찾지 못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회사 경영 상태가 흔들리는 조짐이 보인다면, 임금과 퇴직금이 최종 3개월·3년 범위에 들어오는지부터 미리 점검해 두고, 경매나 도산 절차가 시작되면 배당요구 종기와 소명자료 준비 시점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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